49. 미쳐버릴 것 같으니 허락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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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미쳐버릴 것 같으니 허락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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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미쳐버릴 것 같으니 허락해 줘
2022.04.18.
혼자 미로 정원 앞에 남아 있던 아이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밝던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으음? 비가 오려나?”
딱 그 말을 한 순간이었다.
툭, 투두둑. 쏴아아-.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더니 요란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아이샤는 넋이 나간 얼굴로 잠깐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와아! 비 온다! 안 그래도 더웠는데!”
아이샤는 눈이라도 만난 강아지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이미 아이샤의 머릿속에 미로 정원에 있는 메이아는 잊힌 지 오래였다.
그때였다.
“델카인, 메이아가 지금 여기 안에 있다고?”
“그렇긴 한데…….”
뒤에서 라크하와 델카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미로 정원에 메이아가 있다는 걸 자각한 아이샤는 천천히 라크하를 돌아보았다.
우르릉.
때마침 번개가 번쩍 치며 라크하의 얼굴이 빛에 반사되었다.
칼날처럼 서슬 퍼런 보라색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아이샤는 얼어붙고 말았다.
“……오, 오빠?”
“이렇게 비가 오는데. 메이아가 혼자 미로 정원에 있다고?”
라크하가 말을 씹어먹듯 험악하게 중얼거렸다.
들고 있던 우산을 얼마나 세게 쥐고 있는지 그의 손등 위로 힘줄이 돋았다.
“언제 들어간 거지?”
“한…… 10분 전?”
“…….”
10분 전이라면 아직 비가 오지 않았을 때였다.
싸늘하게 굳은 라크하의 표정에 아이샤는 부르르 떨었다.
그러곤 우산을 쓴 델카인에게 주춤주춤 다가가 붙었다.
그게 신호라도 된 것처럼 델카인과 아이샤는 동시에 외쳤다.
“형! 잘못했어!”
“우, 우리도 비가 올 줄은 몰랐단……!”
“젠장.”
라크하가 욕을 읊조리더니 곧장 미로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런 라크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이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야…… 델카인, 망했는데?”
끄덕. 델카인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간만에 네 말에 동의하는 바야.”
“그래도 네가 짠 계획보단 더 잘 흘러가는 것 같긴 한데.”
“대신 우린 죽겠지.”
[햇살 좋은 날, 돌발 상황 발생! 그리고 운명적 만남.]
의도치 않았지만 계획은 더욱 이름에 걸맞게 흘러가고 있었다.
***
이게 어떻게 된 일인 걸까. 내 눈이 이상한 건가 싶어 눈을 여러 번 깜빡여 보았다.
여전히 리타는 보이지 않았다.
“리타 씨……?”
돌아오는 대답도 없었다. 나 혼자 너무 정신없이 빨리 걸어서 앞으로 왔나?
다급히 뒤를 돌아왔던 길을 따라 걸었다.
하지만 미로처럼 되어 있는 후원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긴 어려웠다.
‘길을 잃어버렸다.’
망연자실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던 나는 생각을 바꿨다.
안 좋게 생각하면 길을 잃은 거고 좋게 생각하면 정원 구경인 거니까.
“날씨도 좋은데 걷다 보면 출구가 나오겠지, 뭐.”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점차 끼기 시작했다.
“이러다 비까지 오면 큰일인데.”
그때였다. 투둑. 툭. 쏴아아.
비가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어찌나 시원하게 내리는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입고 있던 옷이 홀딱 젖었다.
우르릉. 엎친 데 덮친 격, 천둥까지 치려는 듯 하늘이 낮게 울었다.
“어쩐지 날씨도 너무 좋고, 운수가 좋다더니…….”
제발 조금 뒤면 그치는 소나기이길.
우선 마땅히 비를 피할 곳은 없기에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시야가 흐릿했다.
“헉, 헉.”
젖은 옷이 무겁게 몸을 짓누르며 숨이 가빠지고 걸음이 느려졌다.
게다가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요란하게 몸을 때려대는 빗줄기가 아프게 느껴졌다.
‘그래도 점점 빗줄기가 약해지고 있긴 한데…….’
그냥 넝쿨 아래에서 앉아 있다가 비가 완전히 그치면 움직일까?
나는 양팔을 감싸 안으며 쭈그려 앉았다. 몸이 벌벌 떨렸다.
고개를 들자 내 키보다 한참 높은 미로 벽이 보였다.
가시가 없는 덩굴식물이 얽혀 있는 벽.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올라가 입구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한번 올라가 볼까?”
여태껏 메이아의 몸으로 지내온 결과 저 정도 벽은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얼굴을 흠뻑 적시고 있는 비를 손으로 훔쳐 닦은 뒤 넝쿨을 잡았다.
‘튼튼해.’
줄기가 질겨서 올라가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천천히 발을 디뎌가며 올라가자 무사히 가장 위쪽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역시 이 몸, 아무래도 연약하진 않다니까.
뿌듯해하며 위치를 살피려던 때였다.
“어…… 어엇?”
주르륵! 발이 미끄러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부러지진 않아도 최소 타박상이겠구나.
눈을 질끈 감고 다가올 고통을 기다리는데, 내가 부딪힌 건 딱딱한 땅이 아니었다.
“……?”
내 몸을 감싸는 안정적인 품과 함께 익숙한 향기가 코를 간질였다.
“라크하?”
나는 무심코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눈을 천천히 떴다.
날카로운 눈매 속 보석을 세공한 듯한 보라색 눈동자.
정말 라크하였다.
“공작님께서 여긴 어떻게…….”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 시간대라면 한창 라크하는 업무처리로 바쁠 때니까.
날 급하게 받아내기라도 한 건지 발아래에는 우산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몸이 차가워.”
라크하의 날렵한 턱선 아래로 똑똑, 빗방울이 타고 흘렀다.
나를 안아들고 있느라 점차 빗물에 젖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불편했다.
“이러다 공작님도 감기 걸려요, 내려주세요.”
“이렇게나 벌벌 떨면서 어떻게 안까지 걸어가겠다는 거지?”
몹시 화가 난 듯 소름 끼칠 정도로 낮은 음성. 빗물에 젖은 기다란 속눈썹이 잘게 떨렸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자 그의 목소리가 누그러졌다.
이윽고 작은 한숨이 정수리 위로 흩어졌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으니 허락해 줘.”
라크하의 보라색 눈동자가 지금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파도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내가 대답이 없자 그가 나를 달래듯 다정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응? 저택 안까지만.”
“……알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라크하가 부드럽게 미소 짓더니 내 머리를 제 가슴팍으로 당겨 안았다.
따뜻한 손길에 일순 심장이 쿵 울렸다.
묘한 느낌에 나는 내 손을 심장 언저리에 가져다댔다.
잠시, 아주 잠시지만 문득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샤워를 하는 사이에 갈아입을 옷은 준비되어 있었다.
쭈뼛거리며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라크하는 벽난로 앞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직 추울 테니, 불 앞으로 가지.”
“씻고 나왔더니 이제 괜찮아요.”
방으로 돌아가서 쉴 생각을 하는데, 라크하가 의자에 걸려 있던 담요를 집어 들었다.
집어 들어 내 어깨 위로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러곤 그는 담요가 겉옷이라도 되는 것처럼 단단히 여몄다.
“이러면 답답-.”
내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라크하가 내 볼 위로 손을 올렸다. 볼과 맞닿은 손은 따뜻했다.
“아직 몸이 차갑군.”
“공작님 손이 따뜻한 거예요.”
나는 슬그머니 라크하의 눈을 피하며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간질거리며 얼굴에 열이 올랐다. 방금 전까지 따뜻했던 라크하의 손이 미지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잠깐, 열이 나는 것 같은데.”
“그, 그냥 체온이 돌아오는 것뿐이에요.”
붉어진 얼굴이 들키고 싶지 않아 고개를 푹 숙였다.
비를 홀딱 맞아서 문제라도 생긴 걸까. 내 제어를 벗어난 몸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은 해 보는 게 좋겠어.”
“네……?”
고개를 들어 라크하를 올려다본 순간이었다.
그의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툭, 가볍게 이마가 맞닿았다.
“!”
더운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라색 눈동자와 마주쳤다.
나는 숨을 쉬는 것도 잊고 크게 뜬 눈으로 라크하를 바라보았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는 소리와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만이 고요히 울렸다.
이내 불그스름한 그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아직 열이 없긴 한데…….”
라크하가 천천히 이마를 떼어냈다. 나는 그제야 참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
“더 쉬었다 가도록 해.”
내가 멀거니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라크하가 나를 장작불 앞에 앉혔다.
얼결에 나는 방으로 돌아가기는커녕 꽃잎처럼 날리는 불티를 보게 되었다.
꿈이라도 꾼 것처럼 몽롱한 얼굴로 앉아 있는데, 별안간 라크하가 내게서 등을 돌렸다.
“어디 가세요?”
“쌍둥이들을 잡아 오려고.”
갑자기 쌍둥이들은 왜?
“애들이 사고라도 저질렀나요?”
“쌍둥이들이 그대를 미로 정원으로 유인했으니 벌을 내리고 사과를 시켜야지.”
“아…….”
쌍둥이들이 리타를 시켜서 뭔 일을 꾸몄던 거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실이었다.
문득 미로에 갇혀 있을 때가 다시 떠올랐다. 빠져나가려고 해도 나갈 수 없었던 그곳이.
‘나…… 설마 쌍둥이들에게 미움을 산 건가?’
그럴 수도 있었다. 며칠간 쌍둥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긴 했었으니까.
불안한 마음에 나는 입술을 짓씹었다.
그때 라크하가 몸을 숙여 나와 눈을 맞추었다.
“메이아.”
“네?”
“걱정 마. 애들이 그대에게 보복을 하지 못하게끔 단단히 혼을 내 놓을 테니.”
순간 머리가 띵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내가 멍해진 사이에 라크하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보내면 쌍둥이들이 크게 혼나겠구나.
“잠깐만요!”
화들짝 놀란 내가 라크하를 붙잡던 때였다.
실수로 담요를 밟으며 라크하의 몸 위로 넘어졌다.
그와 동시에 쾅! 문이 노크 없이 열렸다.
“언니! 괜찮아?! 내가 미안해!”
“형수님, 괜찮…… 헉.”
등 뒤에 있는 문 쪽에서 쌍둥이들이 헛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 미안! 형수님, 형! 좋은 시간 보내!”
쿵. 델카인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문이 닫혔다.
나는 한 박자 늦게 쌍둥이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했다.
나와 라크하가 서로 몸을 겹친 채 키스라도 할 것처럼 가깝게 붙어 있었으니까.
쌍둥이들이 아주 오해하기 좋은 자세였다.
***
델카인은 비를 맞은 메이아가 걱정된다고 무작정 뛰어가던 아이샤를 따라갔을 뿐이었다.
그런데, 형과 형수님이 금방이라도 입을 맞출 것처럼 붙어 있을 줄이야.
아이샤보다 먼저 정신을 차린 델카인이 다급히 외쳤다.
“미, 미안! 형수님……. 좋은 시간 보내!”
“…….”
곧장 문을 닫고 나가려고 했으나, 아이샤는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샤, 뭐 해. 빨리 나와!”
델카인이 작은 목소리로 외치며 아이샤를 쭉 잡아당겼다.
쿵!
얼마나 당황했는지 귀가 아플 정도로 문이 세게 닫혔다.
델카인은 아이샤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간 후에야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성과가 너무 좋은 것 같은데……?”
하지만 아이샤의 눈동자엔 초점이 없었다.
델카인이 손을 들어 아이샤의 눈앞에 휘휘 젓고 나서야 아이샤의 입에서 첫 마디가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돼.”
“뭐가. 말이 안 되는데.”
“언니가 우리한테 관심을 안 가지면 어쩌지?”
고저 없는 목소리. 아이샤의 눈에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다.
아직 넋이 나간 채 마구잡이로 중얼거리는 말이었다.
델카인은 이마를 짚으며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형수님의 관심이 형한테 가는 건 당연하다니까. 우리는 그냥 우리 곁에 붙잡아…….”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아이샤가 고개를 세차게 내저으며 외치더니 델카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불안감이 가득 들어찬 눈은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처럼 요동쳤다.
“어떻게든 결혼하게끔 만들어서 붙잡아둔다고 되는 게 아니었어!”
“대체 무슨 생각을 했기에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거야.”
델카인은 피곤한 듯 눈가를 꾹 눌렀다. 언제쯤 대화가 잘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샤의 눈에는 델카인이 어떤 표정인지 보이지 않았다.
“방금 봤잖아! 아기가 생기기 직전의 상황!”
“방금 상황이 왜 아기가 생기기 직전이냐고.”
“치, 침실에서 성인 남녀가…….”
마지막엔 말끝을 흐리던 아이샤는 주변을 슬쩍 바라보더니 델카인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곤 델카인이 귀를 가까이 대자, 비밀 얘기라도 하는 듯 속삭였다.
“입술을 10초간 맞추면, 아기가 생긴대.”
“…….”
델카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너…… 그걸 믿냐?”
“어제 하녀들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고!”
때는 어젯밤, 배가 고팠던 아이샤가 간식거리를 찾으러 주방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다 하녀들이 쭈그려 앉아 속닥이는 걸 엿듣게 되었다.
-내 친구가 이번에 결혼을 했는데, 글쎄 뭐야. 벌써 임신을 했대!
-어머 어머,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침실에서 누워 있다가 딱 눈이 맞아서 키스를 했는데! 유독 키스가 길어지고 특별했다지 뭐야.
-길어 봤자, 10초는 되겠어?
-쉿. 어쨌든 그랬는데…….
달그락. 몰래 하녀들의 얘기를 듣던 아이샤가 접시를 떨구며 얘기는 끊겼었다.
하지만 그날, 아이샤는 제대로 들었다.
‘침실에서', '키스 10초' 그리고 '임신'
“확실해. 내가 제대로 들었어. 무려 경험담이었다고!”
“야…… 이 멍청아. 내가 그러니까 책 좀 읽으라고 했지.”
델카인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하지만 아이샤는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책에 그런 것도 나와?”
“책에는 뭐든 무척 정확하게 설명되어 있어.”
방금 전 아이샤가 그랬던 것처럼 델카인이 아이샤를 향해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아이샤는 순순히 델카인에게 귀를 내주었다.
“황새가 물어온 바구니, 라는 책인데.”
델카인은 진지한 얼굴로 황새가 물어온 바구니에 대한 책 내용을 알려주었다.
대략 남녀가 결혼하고, 서로의 동의하에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황새가 아기를 물어와 준다는 내용이었다.
아이샤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말도 안 돼. 유치하다며 네가 땔감으로 썼던 책 아니야?”
“어쨌든, 아기가 생길 걱정은 말라고. 중요한 건 따로 있잖아. 우리가 짠 계획이 성공했다고.”
“맞아! 나 계획을 세워서 성공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이샤는 언제 심각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코끝을 쓱 닦으며 델카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델카인, 우리 간만에 좋은 파트너였어.”
쌍둥이들의 우애도 함께 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