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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맛있네 (38/136)

38. 맛있네2022.03.11.

리타를 따라 도착한 방은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창가에 올라가 있는 아이샤 때문이었다. 나는 오는 길에 리타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16548705143555.png-탄신 연회에 입을 드레스 치수를 재기 위해 마담께서 오셨는데, 만나지 않겠다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 하지 뭐예요!

  들으면서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리타의 말 그대로였다.

16548705143562.jpg“아가씨!! 내려오세요!”

16548705143566.png“그럼 전부 꺼져!”

16548705143562.jpg“일단 내려오셔서 저희랑 대화를…… 꺄악!”

아이샤가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듯이 한쪽 발을 창밖으로 내밀었다.

16548705143574.png“허…….”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기가 차서 헛웃음밖에 튀어나오지 않았다. 아이샤가 상식을 벗어나는 아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나올 줄이야. 더 기가 막히는 건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델카인이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점이었다.

16548705143579.png“아. 형수님, 왔어?”

내가 온 걸 알아챈 델카인이 고개를 들어 활짝 웃었다. 아니, 웃을 때가 아니잖아.

16548705143574.png“으응, 안녕. 델카인.”

16548705143579.png“아이샤를 말리러 온 거야?”

잠깐, 델카인이라면 지금의 아이샤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잘 알지 않을까? 나는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델카인을 향해 물었다.

16548705143574.png“응, 이럴 땐 어떻게 말리면 좋을까?”

16548705143579.png“말릴 필요가 있을까?”

16548705143574.png“하지만 이러다가 정말 뛰어내리기라도 하면…….”

16548705143555.png“어떡하면 좋죠, 시터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리타가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굴렀다. 여기서 태연한 사람은 오로지 델카인뿐이었다.

16548705143579.png“형수님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는데 쟤 저기서 떨어져도 안 죽어.”

그러고 보니 아이샤는 평범한 사람과 다르긴 하지. 나는 뒤늦게 델카인의 여유로움을 납득했다.

16548705143579.png“그리고 굳이 형수님이 나서서 말릴 필요도 없는 이유가 뭐냐면…….”

책을 착 덮은 델카인이 생긋 웃더니 나를 향해 숙여보라는 듯 손짓을 했다.

16548705143574.png'비밀로 해야 하는 얘기인가?'

나는 델카인의 키에 맞춰 몸을 숙였다.

16548705143579.png“지금 아이샤가 형수님을 안 보고 있는 것 같지?”

델카인의 물음에 나는 흘깃 아이샤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딱 봐도 하녀들에게 생떼를 부리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16548705143574.png“응, 그런 것 같은데.”

내가 서 있는 곳을 향해 시선조차 주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델카인이 눈꼬리를 휘어 웃었다.

16548705143579.png“잘 봐. 신기한 걸 보여줄게.”

그 순간, 쪽. 볼에 델카인의 입술이 귀엽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16548705143566.png“야아아아아!!!!”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던 아이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향해 뛰어왔다.

16548705143566.png“지금 나도 못한 뽀뽀를 네가…… 응? 네가?!”

아이샤가 덥석 델카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아이샤의 손에 붙잡힌 상황인데도 재미있다는 듯 델카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16548705143579.png“그러게 누가 거기서 그러고 있으래.”

16548705143566.png“이익! 이…… 야비한 놈이!”

한결같이 투닥거리는 둘을 보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16548705143574.png“아이샤, 말조심해야지.”

16548705143566.png“언니까지 나한테 이렇게 매정하게 대하기야……?”

내 경고에 아이샤의 얼굴에 배신감이란 감정이 두둥실 떠올랐다. 이러다가 내게 삐치기라도 하면 곤란했다. 이미 하녀들은 나를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내가 아이샤를 마담에게 데려다주길 바라는 것처럼.

16548705143574.png“아니야, 그럴 리가 있겠어.”

16548705143566.png“안 그래도 마담한테 가기 싫어서 짜증 나 죽겠는데…….”

아이샤는 무척이나 서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와그작 일그러트렸다. 어떻게든 아이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나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16548705143574.png“아이샤, 나랑 같이 마담을 보러 가면 뽀뽀를 해줄게.”

16548705143566.png“……뽀뽀?”

아이샤는 잔뜩 일그러져 있던 얼굴을 폈다. 하지만 아직 완벽히 넘어온 표정은 아니었다. 괜히 가기 싫다고 창문에 뛰어내리려는 행동까지 취한 게 아닌 듯했다. 나는 고민하다 한 가지 더 제안을 했다.

16548705143574.png“응, 거기에 칭찬 도장도 하나 줄 거야.”

그럼 4개째 주는 거니까 아직 10개가 되려면 여유가 있었다. 어떻게든 10개가 되지 않게끔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 내 속도 모르고 칭찬 도장까지 준다고 하자, 아이샤는 혹하는지 폴짝폴짝 뛰며 외쳤다.

16548705143566.png“좋아, 좋아! 갈래! 지금 당장 가자!”

그러면서 아이샤는 델카인을 향해 승자의 미소를 짓더니 내 손을 잡아당겼다. 그와 동시에 하녀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아인티아의 최강 악동, 똥강아지 아이샤를 다룬 나를 향한 존경의 눈빛이었다.

16548705143574.png'그런데 왜 앞으로 무슨 일만 있으면 나를 부를 것 같지?'

문득 델카인이 나서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6548705233276.png

  *** 아이샤는 당당하게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걸어갔다. 하지만 문 앞에 선 순간 내 손을 뒤로 이끌며 나를 애처롭게 올려다보았다.

16548705143566.png“그냥…… 없던 일로 할까? 언니? 내가 기분이 좋아서 잠시 미쳤던 것 같아.”

칭찬 도장에 뽀뽀까지 해 준다고 했는데 막상 코앞에서 망설일 줄이야. 뭐가 싫고 두려워서 그러는 걸까? 마음 같아서는 아이샤를 앉혀두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우리 뒤를 따라온 하녀들의 눈치가 보였다.

16548705143574.png“약속한 건 꼭 지켜야 하는 거야, 아이샤.”

16548705143566.png“……알았어.”

얼마나 긴장한 건지 나를 잡고 있는 아이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저 탄신 연회를 위한 옷 치수를 재고, 디자인을 고르면 끝일 텐데. 이렇게까지 긴장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16548705143566.png“후아.”

심호흡을 한 아이샤가 눈을 질끈 감더니 문을 벌컥 열었다. 그와 동시에 방안에서 마담으로 보이는 여인이 우리 앞으로 후다닥 달려왔다.

16548705143562.jpg“어머, 어머, 아이샤 영애! 드디어 오셨군요!”

잔뜩 반가워하는 그녀와 달리 아이샤의 표정은 썩어갔다.

16548705143562.jpg“언제 오시나 하염없이 기다리느라 이 마담이 눈이 빠질 뻔했답니다.”

마담이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제 한쪽 눈을 꾹 눌렀다. 그때였다.

16548705143562.jpg“어? 어머나! 내 눈이……!”

툭, 데구르르. 그녀의 손 위로 눈알이 굴러떨어졌다.

16548705143566.png“히익.”

16548705143574.png“헉…….”

아이샤와 나는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16548705143574.png‘저, 정말 눈이 빠졌잖아?’

깜짝 놀란 나는 고개를 번쩍 들어 마담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한쪽 눈이 없기는커녕 멀쩡했다. 그럼 손에 있는 눈알은 뭐란 말인가. 의문도 잠시, 마담은 버건디 색으로 화장한 눈을 접어 웃으며 손에 들린 눈알을 들어 올렸다.

16548705143562.jpg“짜잔, 가짜랍니다. 어때요, 이 정도 서프라이즈 선물이면 아가씨의 마음에 드셨을는지요?”

16548705143566.png“개구려! 엄청 싫어!”

16548705143562.jpg“슬프네요……. 특별히 준비해 왔는데 말이죠.”

마담은 보는 사람이 마음 아플 정도로 어깨를 툭 떨구며 우울한 얼굴을 했다. 괜히 보는 내가 더 마음이 찡해져 나는 마담에게 조심스레 위로의 말을 건넸다.

16548705143574.png“깜빡 속을 정도로, 멋있는 마술이었어요.”

마담은 손수건으로 눈가를 콕 찍어 닦더니 덥석 내 손을 잡았다.

16548705143562.jpg“어쩜 이리 상냥하신지! 혹시 당신이 이번에 오셨다는 시터님이신가요?”

16548705143574.png“아, 네. 맞아요.”

16548705143562.jpg“저희 드레스 숍에 한번 놀러오셔요. 제가 최선을 다해 드레스 한 벌을 제작해 드릴게요!”

16548705143574.png“제안은 감사합니다만, 괜찮아요. 마음만 받을게요.”

나는 정중히 마담의 제안을 거절했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단둘이 드레스 숍에서 만난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마담이 내 손을 놓더니 흑, 하는 애처롭게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휙 뒤돌았다.

16548705143562.jpg“시터님도 제가 마음에 드시지 않는 거겠죠? 드디어 첫만남부터 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니었네요…….”

마담이 울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보자 괜히 마음이 약해졌다.

16548705143574.png‘내가 저렇게 마음 약한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말이라도 한 번쯤 가겠다고 하면 되는 거였는데. 죄책감이 든 나는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16548705143574.png“좋아요, 방문할-.”

16548705143566.png“안 돼! 언니, 속지 마! 저건 연기야! 고객을 만들려는 술수라고!”

술수……? 아이샤의 외침에 나는 일순간 정신을 번뜩 차렸다. 멍하니 두 눈을 깜빡이고 있자니 마담이 다시 우리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는 아이샤의 말이 맞다는 걸 깨달았다. 울적해 보이던 마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마담은 간드러지게 웃더니 아이샤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16548705143562.jpg“이런. 눈치도 빠르지. 이래서 내가 아가씨가 좋다니까요! 이리 와요.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최고로 귀엽고 발랄하게 만들어 줄게요!”

16548705143566.png“꺼져, 이빌레아! 오지 마!”

16548705143562.jpg“어머나, 아가씨께서 제 이름을 불러주시다니. 아아, 전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마담은 아이샤가 뭔 말을 하거나 움직일 때마다 진심으로 좋아했다. 실은 마담은 아이샤의 사생팬이 아닐까?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진득한 애정이었다. 지레 겁을 먹은 아이샤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더니 이내 내 뒤로 숨었다.

16548705143566.png“언니…… 나 악몽 꿀 것 같아.”

16548705143562.jpg“아가씨께서 꿈에서도 절 찾아주시면 저야 영광이죠. 자, 준비해 줘요.”

마담이 주변에 있는 직원들에게 눈짓하자, 직원들이 줄자를 들고 다가왔다. 마치 악당 보스의 명령을 따르는 똘마니들 같은 모습이었다.

16548705143574.png'구, 굳이 이렇게 무섭게 치수를 재야 해?'

경악하며 직원을 말리려던 찰나. 내 뒤에 있던 아이샤가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가위를 집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형형한 빛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16548705143566.png“오기만 해 봐. 다 잘라버릴 거야."

16548705143562.jpg“아가씨. 제가 그럴 줄 알고, 줄자를 몇 개 준비해 왔게요?”

16548705143566.png“이빌레아는 거머리야!”

16548705143562.jpg“어머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거머리라는 걸 어찌 아시고.”

아이샤의 독설에도 흔들림 없는 마담을 보고 있자니 감탄이 절로 튀어나왔다. 승자가 보이지 않는 팽팽한 결투였다. 하지만 그 결투에도 끝은 있었다. 벌컥.

16548705330968.png“아이샤.”

문이 열리며 라크하가 들어온 순간, 아이샤의 얼굴이 더욱 창백하게 질렸다. 반면에 마담은 악마처럼 더욱 화사하게 웃었다. *** 아이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얼굴로 직원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때 한 직원의 손이 몸에 닿자 매정할 정도로 세게 쳐냈다. 짝!

16548705143566.png“누가 손 닿으래!”

16548705143562.jpg“앗! 죄, 죄송합니다.”

아프겠다. 아이샤에게 맞은 손등을 잡고 허리를 숙이는 직원을 보고 있자니 괜히 내 눈살이 더 찌푸려졌다.

16548705143574.png“……누가 몸에 손대는 걸 싫어하는 건가?”

나는 하녀들이 가져다준 슈크림 빵을 입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함께 옆에 서 있던 라크하가 내 혼잣말을 들었는지 짤막하게 대답을 했다.

16548705330968.png“아마도 그럴 거다. 목욕부터 환복까지 전부 혼자 알아서 할 정도이니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먼저 말을 걸 줄은 몰랐는데. 표정이 굳었던 건 내가 잘못 봤던 건가?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멀뚱히 바라보자 라크하가 내게 물었다.

16548705330968.png“왜 그러지?”

16548705143574.png“아뇨, 그냥…….”

나는 다시 아이샤 쪽을 돌아보며 서둘러 말을 돌렸다.

16548705143574.png“의, 의외라서요! 아이샤가 누가 몸 대는 걸 싫어할 줄은 몰랐거든요.”

16548705330968.png“아이샤가 그대에겐 특별하게 굴긴 하지.”

16548705143574.png“그랬던 거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라크하의 말에 공감했다. 오히려 나에게는 매번 스킨십을 하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 아이샤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게 많았는지 라크하가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16548705330968.png“그러다 보니 마담 이빌레아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아이샤를 맡으려고 하지 않아.”

16548705143574.png“큰일이네요. 아직 성장기인 만큼 앞으로 계속 치수를 재야 할 텐데요.”

아이샤는 잔뜩 가시를 세운 선인장처럼 온 신경을 세운 채 굳어 있었다.

16548705143574.png“……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16548705330968.png“물어봐도 늘 말을 하지 않으니, 별수가 없군.”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거려나. 어쩐지 착잡한 마음이 들어 나는 슈크림 빵을 입에 넣으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그러다 문득 옆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우뚝 멈췄다. 라크하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16548705143574.png'아차, 너무 돼지처럼 먹었나.'

나는 멋쩍게 웃으며 들고 있던 접시를 라크하에게 내밀었다.

16548705143574.png“드실래요?”

16548705330968.png“…….”

하지만 빵을 권해도 라크하는 그저 지그시 나를 지켜보기만 했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눈동자만 굴리던 그때, 라크하가 내게 허리를 숙였다. 서로 숨결이 얽힐 만큼 가까운 거리에 조각 같은 그의 얼굴이 다가왔다.

16548705143574.png“왜, 왜요?”

화들짝 놀란 내가 몸을 뒤로 내빼려고 하자, 라크하가 나직이 말했다.

16548705330968.png“가만히 있어.”

나긋하면서도 은근히 강압적인 명령조에 나는 그만 얼어붙었다. 그런 나를 향해 라크하가 느리게 손을 뻗었다. 그의 손길이 닿은 곳은 내 입술 근처였다. 입술 근처에서 느껴지는 노골적인 손길에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라크하는 엄지로 내 입술 근처를 찬찬히 쓸고 나서야 내게서 떨어져 나왔다. 당황한 나는 버벅거리며 입을 열었다.

16548705143574.png“이, 이게 무슨…….”

16548705330968.png“크림을 묻히면서 먹을 정도로 맛있었나 봐?”

크림? 나는 황급히 눈을 아래로 내렸다. 내 입술에 닿았다가 떨어진 그의 엄지손가락에 크림이 묻어 있었다.

16548705143574.png‘혼자 우걱우걱 먹은 걸 넘어서서, 입에 생크림까지 묻히면서 먹었던 거야?’

추태도 이런 추태가 없었다.

16548705143574.png“하하, 마, 맞아요! 엄청 맛있더라고요. 자자, 한 입 드셔보세요.”

창피한 나머지 나는 횡설수설하며 한 개 남짓 남은 슈크림 빵을 라크하에게 내밀었다.

16548705330968.png“흐음.”

내가 내민 슈크림 빵을 지켜보던 라크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16548705330968.png“그럴 필요가 있을까?”

16548705143574.png“네?”

라크하가 크림이 묻은 엄지손가락을 제 입술 근처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불그스름한 혀로 크림을 느리게 핥았다.

1654870541451.png

16548705330968.png“맛있네.”

뇌쇄적인 모습에 홀린 듯 라크하를 바라보던 그 순간이었다. 쿠당탕!

16548705143566.png“안 돼!”

아이샤가 직원들을 밀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기어코 직원들과 트러블이 난 건가 싶었는데. 흉흉한 아이샤의 보라색의 눈동자가 정확히 나와 라크하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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