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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내 아이야? (42/92)


#42. 내 아이야?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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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그래서, 급한 일은 뭐예요?”

금세 태연해진 현서에게 도하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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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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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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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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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지금 급한 사람이 할 질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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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아이 아닌 거 알고 왔으니까 솔직히 말해, 이현서.”

도하의 무거운 목소리가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진 채 현서는 도하를 향해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도하가 여기 온 이유를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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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조금은 두려운 듯한 표정으로 묻는 현서를 똑바로 바라보던 도하는 깊은 호흡을 내쉬었다. 이 순간이 두려운 건 현서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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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 누구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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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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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야?”

현서는 마른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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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때문에 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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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게 급한 일이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서 당황했지만 그녀는 아닌 척 무어라도 말하기 위해 입을 오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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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아이 아니에요.”

순간 도하의 얼굴이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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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두 돌 조금 넘었고요.”

도하는 꼼짝 않고 현서의 말을 들었다. 과연 아이는 그 정도로 보였었는데, 역시 그런 거였다.

그의 눈빛에 찰나의 슬픔이 스쳤다. 역시 그가 간절히 바라던 일은 일어날 수 없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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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따로 있어요.”

루카스는 아니었지만 또 다른 남편이라고?

누가 되었든 다른 남자를 ‘남편’이라고 부르는 현서의 목소리를 듣는 건 고통이었다.

역시나 희망은 바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도하는 납득하기 싫어서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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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편은 어디 있는데?”

이상했다. 주말에 현서와 아이는 아이 아빠가 아닌 루카스와 집에서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루카스는 현서를 제 여자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은 아닌 게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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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있어요. 아이 아빠는…….”

도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현서와 재회한 이후로는 희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희망을 놓기는 싫었다. 더구나 현재 현서의 상황을 봐서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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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내 새로운 소원이 생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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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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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라지고 난 이후 내 소원은 너를 찾는 거였는데, 그건 이미 이루어졌으니……. 지금부터 내 소원은 네가 이혼하는 거야.”

현서는 경악하여 입이 딱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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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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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들이 루카스를 아빠라고 부르는 걸 봤어. 아빠도 아닌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는걸. 그만큼 네 남편 놈이 존재감도 없는 놈이란 거 아니야. 아이 아빠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적어도 이런 상황은 만들지 말았어야지, 안 그래?”

현서도 이 복잡한 상황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는 아이 아빠가 채도하 본인인 줄도 모르고 저런 말이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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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현남편이 고작 그런 놈이라면, 난 더더욱 네가 그 결혼을 끝내기를 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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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했어요!”

현서는 거짓말을 할수록 일이 자꾸 꼬여가는 것 같아서 충동적으로 소리쳤다.

도하는 잠시 얼어 붙어 있었다. 잠시의 충격 후엔 그의 표정이 안도감으로 점점 녹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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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이 아빠는 누군데?”

갈수록 미궁에 빠져들 것 같았다.

그럼 이현서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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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연애했던 남자가 있어요.”

현서가 나직하게 대답했다. 도하는 눈을 질끈 내려감았다.

연애했던 남자. 그 말에 울컥 치미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너는 그렇게 빨리 연애를…….

나는 너만 생각했는데. 다른 누구에게도 틈을 보일 새가 없었는데.

그나마 서류상 결혼한 남자가 없다는 것에 안주해야 하나. 비록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딴 놈이랑 뜨겁게 연애해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안절부절못하던 현서는 도하의 표정을 살폈다. 도현의 친부를 자꾸 캐묻는 채도하 때문에 조마조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딴 놈이랑 연애했다는 거짓말에 그의 얼굴에 비친 실망의 기색이 묘하게도 그녀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는 것 같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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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지금은 혼자인 거야?”

도하가 탄식하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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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으니까요.”

현서는 이번에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그 말에 도하는 더 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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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헤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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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헤어질 이유야 수없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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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새끼인지, 혹시라도 만나게 되면 죽여버려야지.”

도하가 낮게 읊조리자 현서는 크게 당황하여 그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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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도 모르면서 왜 그래요? 내 잘못으로 헤어졌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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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일 리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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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내 잘못일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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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너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도하는 그 말을 하며 가슴이 욱신거렸다. 방금 뱉어낸 그 말이 곧 제게 되돌아온 탓이었다.

그럴 사람이 아닌 이현서가 저를 떠났으니, 저와의 문제 역시 제게 있는 게 되니까.

도하는 스스로를 꾸중하는 심정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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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완벽한 여자는 세상에 또 없어…….”

현서는 그의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것 같았다.

채도하가 이현서를 향해 저런 칭송을 하다니. 저 말을 결혼 생활 중에 들었더라면 달라졌을 수도 있을까.

전남편의 이런 모습은 옆에서 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때 도하가 제 나름 상황을 정리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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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어떤 놈이든 남편이 아니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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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니면 뭐가 달라져요. 그게 오빠랑 무슨 상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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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야. 내가 루카스보다 더 네 아이 예뻐해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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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서는 우뚝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아닌 척 해봐도 도하가 도현을 언급할 때마다 가슴이 아픈데, 예뻐해 줄 수 있다는 그 말에는 유독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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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랑 다시 가족이 되고 싶어. 네 아이도 함께.”

도하는 진심이었다. 현서의 아이라면 제 아이처럼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서는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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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는 없어요.”

아이 생각을 하면 도하 앞에서도 감정을 숨기기가 어려웠다.

자신이야 끝내 함께하지 못한 사랑을 간직할 수라도 있다지만, 어찌해도 안타까운 건 도현이 끝내 아빠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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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기다려서 이만 들어가 봐야겠어요.”

현서는 눈물이 나오기 전에 얼른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도하는 이대로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더는 붙잡을 말이 없어 그녀의 모습만 눈에서 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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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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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혜미야. 이것 좀 봐라.”

영숙은 송화궁에서 나온 뒤 집으로 향하지 않고 곧바로 주혁의 집에 들렀다. 심심하기도 했고 채 회장도 저녁 일정이 있어서 늦을 예정이라 좀 더 놀다 들어가도 될 것 같았다.

작은아들 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갈 생각이었다. 마침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온 혜미도 집에 있었다.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온 화장품들을 훈장처럼 테이블 위에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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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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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천연 화장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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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궁 거네요. 어디서 나셨어요?”

화장품 용기 위에 박힌 송화궁 로고를 보며 혜미가 묻자 영숙은 천연덕스레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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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서 사귄 친구에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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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누구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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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매화 회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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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러네요. 여기 매화 그림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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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화 제품도 다 써보게 되네.”

호기롭게 훔쳐 온 거지만 티가 날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 거에서 한 개씩 없어진 거야 뭐,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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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여요.”

투명한 병에 담긴 제품을 보며 혜미가 말했고 영숙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혜미를 보며 의기양양했다. 물론 이러려고 혜미 집에 들른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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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써보고 후기 말해줄게.”

 

***

영숙이 훔쳐 온 남의 화장품을 바르고 난 다음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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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얼굴이 왜 이래!”

당혹스럽게도 얼굴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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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야!”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얼굴이 가렵고 화끈거려서 거울을 보니 웬 모르는 여자가 앉아 있는 듯했다. 붉고 퉁퉁 부어서 꼴이 아주 흉했다.

덜컥 겁이 났다. 당장에 수습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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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댁! 얼음찜질 좀 하게 준비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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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모님.”

기가 막혔다. 비싼 화장품인데 이런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니.

찜질을 해보는데도 진정이 되지는 않았다. 오후가 되자 영숙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채 회장이 오늘은 이른 퇴근을 해서 저녁 식사를 집에서 하겠다고 하는데, 이 꼴을 보면 뭐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가뜩이나 사고치고 다니지 말라고 툭하면 눈을 부라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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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째야 해?”

이쯤 되니 괜히 송화궁이 원망스러웠다. 비싼 돈 내는 회원들이 쓰는 거라고 해서 기대를 했더니만 사람 얼굴을 이 꼴로 만들어 놓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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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비싸게 파는 데서 뭐 이따위로 제품을 만들어?”

짜증을 내던 영숙은 원인을 알아야 수습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송화궁에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씩씩대며 전화를 걸자 금세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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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화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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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화장품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

영숙은 다짜고짜 소리부터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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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무슨 문제가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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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거기서 만든 물건을 발랐는데 얼굴이 홀랑 뒤집어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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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셨습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실례지만 어느 제품을 바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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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화 회원이라 매화 제품을 발랐는데 뭐가 이따위야? 싸지도 않은 게.”

영숙은 매화 회원인 양 행세를 하며 당당하게 불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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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제품을 바르셨다는 말씀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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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내가 매화 회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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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회원님, 알러지 있으신 재료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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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딴 건 있는지 없는지 몰라요.”

그런 알러지가 있을 수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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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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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피부 탓을 하는 거예요? 천연 재료라고 다 순한 게 아니었어? 저자극 천연 제품들이라고 그렇게 홍보를 해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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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하지만 일반적으로 순한 재료라도 누군가에겐 알러지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 저희가 매화 센터 회원분들께는 사전에 알러지 테스트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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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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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지만 알러지 테스트를 거치신 게 맞으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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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생각해보니 그, 그랬었지요. 테스트! 이제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분명 괜찮았던 거 같은데…….”

영숙은 당황하여 작아진 목소리로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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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하지만 어느 제품인지 라벨에 쓰여 있는 번호를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가 파악하고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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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영숙은 여러 개의 제품 중 어느 거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몰라 우선 전부 다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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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감사합니다. 회원님께서 방금 불러주신 번호는 매화 회원님들이 사용하시는 각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일련번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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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그게 무슨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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