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 오랜만이네 (27/92)


#27. 오랜만이네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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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은 혹여라도 잘못 본 건 아닌지 핸드폰을 들어 강 여사와의 문자를 다시 한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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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잘 받았어? 나도 지금 송화궁이야. 이리 넘어와. 차 한잔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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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강 여사님도 여기 계세요? 저희 어디로 가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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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라운지로 오면 돼. 입구에서 직원한테 내가 초대해서 왔다고 하면 들여보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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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빨리 갈게요.

공동으로 이용하는 영역을 제외한 매, 란, 국, 죽 센터는 회원들의 전화기나 생체 인증으로만 들어가는 곳이었다.

영숙이 전에 왔을 때 매 센터를 구경이나 해보려고 기웃댔었는데 겉 문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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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야, 내가 강 여사님께 특별히 부탁해서 너랑 둘이 들어온 거니까. 너 처신 잘해라. 망신 안 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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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염려 마세요. 제가 아주 얌전히 있을게요.”

직원의 안내로 들어서게 된 매 회원들의 라운지는 자신들의 로비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고가의 자재로 만들어진 듯했고, 한옥과 유럽 명품가구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었다. 과연 귀부인들의 살롱에 걸맞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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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체스터필드에 앉아 있던 강 여사가 영숙과 혜미를 앉은 채로 맞이했다.

주위엔 몇 명의 여자들이 함께 앉아 있었다. 매 센터라 그런지 왠지 다들 한눈에 보기에도 고상해 보이는 부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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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쟁쟁한 사람들이겠지? 금싸라기 인맥들이 여기 다 모여 있을 거야.’

소문에 여기서 부동산, 미술품, 주식 관련하여 알토란같은 고급 정보들을 나눈다고 했다.

영숙과 혜미는 강 여사 앞으로 쪼르륵 달려와 허리를 직각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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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여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송화궁 회원이 되어서 오늘 이런 데서도 뵙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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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네. 차나 한잔하자고 불렀지. 그런데 이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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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며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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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미입니다. 평소에 존경하던 분이신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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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둘째 며느리?”

시어미는 멘토라 하고 둘째 며느리는 존경한다 하고. 둘 다 뭔 아부를 그리도 퍼부어대는지 강 여사는 둘의 닮은 모습이 어쩐지 재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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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둘이 쿵짝이 잘 맞는구만. 현서랑은 안 맞을 만하네.’

강 여사는 곁에 있는 다른 지인들에게도 그 둘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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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분들에게도 소개해줘야지. 진성 채 회장님 안사람 되는 한영숙 씨랑 그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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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 양반? 얘기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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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그분이시군.”

알은 체 해오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째 빈정대는 듯하여 영숙은 기분이 좀 싸했지만, 티는 낼 수 없었다. 대신 얼굴 근육이 아플 만큼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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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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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사람이 인사를 주고받은 후 자리에 앉자 강 여사가 영숙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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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처음이지? 자네는 요즘 무슨 차를 마시고 있나?”

영숙이 인터뷰에서 본 내용으로는 강 여사는 차 애호가였다.

영숙은 순간 막막했지만 예전에 집에서 현서가 차를 내렸던 기억을 되살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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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엔 벽라춘이랑 기문 홍차를 즐기고 있어요. 저도 워낙 차를 좋아해서 직접 내려 먹은 적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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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풀때기 냄새 나는 게 뭐 좋냐며 돈 지랄이라고 구박했는데, 지금 도움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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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 기문 홍차 마실 정도면 기본은 하는 거지. 그럼 어디 차 좀 내려와 봐.”

강 여사의 지엄한 어조에 눈을 끔뻑이던 영숙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 혜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르며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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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네가 가서 직원한테 차 좀 내 오라고 해.”

그러자 혜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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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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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걔 말고 너 말이야.”

그런데 강 여사가 일어서려는 혜미를 도로 앉히고 영숙을 향해 턱짓을 까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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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이. 네가 타 와. 여기 있는 분들까지 다 드시게 찻잔 개수 맞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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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저요?”

영숙은 당황하여 주위에 있는 여자들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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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어려 보이는 여편네들도 많은데 왜 나더러 이런 심부름을 시키는 거지? 애들 말로 셔틀…… 뭐 그런 건가? 빵 셔틀… 아니, 차 셔틀?’

자존심이 상해 욱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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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자네가 가서 직접 가져와 봐. 각종 좋은 차와 다양한 다구가 준비되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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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건 매 센터 직원들이 더 잘할 텐데.”

영숙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어물거렸다. 앉아 있는 다른 여자들도 모두 자신을 빤히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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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은 고품격 매 회원이라 이거야, 뭐야?’

대놓고 서열이라도 정해지는 것처럼 느껴져서 열등감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러나 차마 티를 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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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난 자네가 내린 차를 마시고 싶어서. 내가 멘토라는데 얼마나 차에 대해 잘 아나 보고 싶거든.”

영숙은 곤란했다. 지금껏 차를 제대로 내려 본 적도 없고 먹지도 않는데, 차를 우리라니.

그러나 결국 영숙은 찍소리도 못하고 주섬주섬 다구를 챙겨 가지고 왔다. 그러고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녹차를 팔팔 끓고 있는 물에 담갔다.

그것을 지켜보던 혜미가 영숙에게 눈짓을 했지만, 영숙은 차를 우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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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이 녹차는 물 온도에 맞춰 넣으셔야죠. 끓고 있는 물에 넣으시면 안 돼요.”

조그맣게 속삭이는 혜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영숙은 허둥지둥 헤매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차를 내려 강 여사의 앞에 가장 먼저 가져갔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되는지 내려놓는 손이 파르르 떨렸다.

강 여사는 아무 말 없이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딱 한 모금이나 마셨으려나.

별안간 강 여사의 커다란 호통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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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 너 지금 나한테 거짓말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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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왜, 왜 그러세요?”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는 강옥희를 보며 영숙은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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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은 나지도 않고 떫고 쓰고! 지나치게 뜨겁고! 데일 뻔했잖아!”

강 여사는 찻잔을 던지듯 덜그럭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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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모른다고, 못하면 못한다고 하지, 왜 사람을 속이려 들어! 한영숙이, 네 눈에는 내가 우스워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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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 아니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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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차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왜 나를 기만해?”

강 여사는 노발대발하여 직원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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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있는 이 면상들 내다 치워!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못하게 하고.”

그때 혜미가 잽싸게 강 여사를 향해 몸을 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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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강 여사님, 저는 아니고 어머니만 그러신 건데. 저까지 같이 내보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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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그 시어미에 그 며느리네. 어찌 이렇게 이기적이고 가식적인 인간들인지.”

오혜미의 하는 모양을 보니 강 여사는 더 기가 막혀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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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내쫓아 버려.”

강 여사의 호령에 직원들이 영숙과 혜미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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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들, 정말 죄송하지만 출구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매 회원님의 초대로만 이곳에 계실 수 있는 건데, 들으셨다시피 이제는 초대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서…….”

끝내 영숙과 혜미는 울기 직전의 얼굴로 직원들과 함께 라운지를 나와야 했다.

문이 굳게 닫힌 다도실 안에서는 강 여사와 다른 여자들이 호쾌하게 깔깔대는 웃음소리만 들려왔다.

***

이후 식사 시간이 무르익어갔다.

도하는 신선한 참다랑어의 뱃살이 올려져 있는 현서의 접시를 보았다. 젓가락을 끄적이기만 하고 많이 먹지 못하는 모습이 자꾸 그의 눈길을 잡아챘다.

루카스가 그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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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 잘 못 먹네? 참치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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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늘은 입맛이 덜 도네.”

빙긋 웃으며 대답한 현서는 가만히 의자를 밀며 일어났다. 루카스가 그녀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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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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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전화통화 좀 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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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응.”

현서는 곧장 룸에서 나가 음식점 문밖으로 나왔다.

잘 꾸며진 정원이 있는 음식점이어서 밖은 단정하게 깎인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이 조금 어둑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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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이모님. 먼저 재워주셔요. 저도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갈게요.”

길지 않은 통화를 마치고 난 현서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정원에 남아 바깥 공기를 쐬었다.

어색하게 눌려 있던 공기에서 나와 찬 공기를 들이켜니 그나마 조금 나은 것 같다.

저녁 공기가 맑아 잠깐 동안 심호흡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잔디 위로 길게 늘어선 자신의 그림자 뒤에서 제 것보다 훨씬 더 키가 큰 그림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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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뒤를 돌아보자 가로등의 역광이 비추고 있는 전남편의 실루엣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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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광 속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그의 표정이 점점 더 잘 보였다.

그런데 뒤돌아서 막상 보게 된 그의 표정은 돌아보기 전 그가 말을 건넬 때에 상상되던 그의 표정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전남편은 그 지난 시간이 그에게도 역시 잔인했던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가 다시 무겁게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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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냈어?”

현서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도 많았는데 그중 그에게 말해줄 수 있는 답은 너무도 없었다.

홀로 도현을 키우며 겪었던, 다사다난했던 시간의 기억들이 그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남편이 없는 곳에서 출산했던 기억, 또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탄생했음에 감동을 느꼈던 기억, 새롭게 만난 아기가 너무나 예쁜데, 너무나 예뻐서 더 슬펐던 그런 기억, 아빠와 엄마에게서 한 글자씩을 따와 아기의 이름을 짓던 기억, 아빠가 없는 아이를 먹이고 입히기 위해 돈을 벌고 아빠가 있는 아이들보다 무엇 하나 못한 점이 없이 키우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그런 무수한 기억들이.

그 모든 기억에 아기에게 절반의 핏줄을 물려준 아빠는 없었다.

함께 탄생을 기뻐하고 너무나 예쁜 아이를 함께 예뻐해 주고 함께 이름을 짓고 함께 시간을 보냈어야 할 아빠가 없었다.

그런데 무어라 말할 수가 있을까. 이 남자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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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디 있었어?”

현서는 많은 답을 덮어두고 그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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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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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몇 걸음 더 다가왔다. 조금 더 가까워지자 얼굴이 더 잘 보였다.

그러나 현서가 방어하듯 한 걸음 물러나 버리자 그가 발을 멈추었다.

이내 그가 탄식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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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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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서는 크게 벌어진 두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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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찾아 헤맸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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