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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264화 (26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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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2 종막

몸 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된 것도 모자라 그 이상의 힘이 몸에 돌고 있는 것을 느낀 그녀는 주채할 수 없을 정도로 남아도는 힘을 주먹의 한점에 모아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흡혈귀에게 마음껏 휘둘렀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강렬한 주먹세례에 정신없이 당한 흡혈귀는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그 흉측한 몸에 눈에 띄게 상처가 늘어나고 있었다.

살이 터지고 피가 흐르고 박살 난 뼈가 외부로 튀어나오는 등의 크고 작은 상처들이 그

녀의 연격에 의해 생겨났고.. 비록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흡혈귀라도 몸의 기능을 담담

하는 중요한 부분들이 그 정도로 파괴되자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내출혈로 인해 얼굴의 색이 푸르게 변하고 안 그래도 흉측한 얼굴이 부어올라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된 흡혈귀는 부어오른 얼굴로 인해 그 흉포성을 띄고 있는 붉은 눈조

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칵..."

폐를 다쳤던 그녀와 마찬가지로 내장의 상태가 엉망이 된 흡혈귀는 그녀보다 더욱더 많

은 피와.. 부러진 이를 지면에 토해내며 지면에 쓰러졌다.

흡혈귀는 그런 만신창이의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흡혈귀는 자신이 토해낸 피 웅덩이 속

에서 꿈틀 거리며 몸을 일으켜 부어오른 얼굴을 들어 올린 채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자신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향해 적의를 불태웠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승자이자 강자였던 흡혈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패자이자 약

자로 탈바꿈된 상태라는 것을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안쓰러운 모습에 동정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당연했다.

눈앞의 이 존재가 자신에게 한 행동을 생각하면 유쾌해야 할지언정 동정의 감정을 조금

이라도 품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적의를 불태우는 흡혈귀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때마다 흡혈귀는 위험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더욱더 큰소리로 울부

짖으며 한쪽 팔은 부러지고 한쪽 팔은 날아가고.. 양쪽 다리는 이미 그녀가 부숴버린

지 오래였기에 제대로 서는 것도 못하고.. 그렇다고 주먹을 휘두르지도 못한 채 그저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부어오른 얼굴만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이빨이 모두 부서져 잇몸밖

에 남지 않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위협의 소리만을 내뱉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 때보다 더욱 처참한 몰골의 흡혈귀에게 팔을 뻗었다.

그러자 흡혈귀는 자신의 유일하게 움직이는 머리를 움직여 그녀의 손을 입에 집어넣은

뒤 턱을 강하게 닫았다.

하지만 방금 전의 일격으로 흡혈귀의 입안에 남아있는 이는 한 개도 남지 않았다.

그 날카로운 송곳니는 물론이고 다른 부위의 이도 방금 전 피를 토해낼 때 전부 뱉어냈

다.

그렇기에 그녀의 손을 무려고 했지만 가장 중요한 이가 없었기에 그 손에 작은 상처조

차 입힐 수가 없었다.

"먹고 싶냐? 그럼 처먹어보던가!!"

그녀는 날카로운 소리를 흘리며 자신의 손을 입에 물고 있는 중인 흡혈귀의 후두부를

한 손으로 붙잡고 입안에 들어가 있는 한쪽 손을 거칠게 흡혈귀의 입안에 쑤셔 넣은

뒤 그 안쪽을 있는 힘껏 휘저었다.

규격 이상의 물건(주먹)이 입안을 막무가내로 해 집은 탓에 흡혈귀의 턱관절은 기괴한

소리를 흘리며 박살이 났고 그로 인해 입안에 꽉 들어찬 그녀의 주먹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이 고문과도 같은 일을 끝내지 않았다.

그녀는 흡혈귀의 후두부를 붙잡고 있던 손을 이동시켜 빠져버린 턱을 억지로 올려 닫은

뒤 다시 꽉 물리게 된 주먹을 꽉 쥔 채로 흡혈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렸다.

괴로움을 모르는 흡혈귀라고는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도 없었던 탓에 거칠게 고

개를 움직여 그녀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나 다 죽어가는 흡혈귀와 비교해 월등하게 힘이 남아도는 상태인 그녀에게서 제대로

된 저항 따위는 할 수 없었다.

"난.. a형이야."

그녀는 흡혈귀를 높게 들어 올린 상태에서 부어오른 흡혈귀의 얼굴을 날카롭게 노려본

채로 말했다.

그 직후..

그녀는 흡혈귀의 후두부를 맨바닥에 처박았다.

굉음과 함께 격돌한 바닥에 산산조각 나며 흡혈귀의 머리가 지면에 박혔지만 그녀의 공

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시 흡혈귀의 머리를 들어 올려 재차 지면에 찍어 내렸다.

그것을 다섯 번씩 반복할 때쯤..

굴곡이 있어야 할 흡혈귀의 후두부가 평평해져 있을 정도로 심한 손상을 입었다.

두개골의 뼈가 박살 났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모습..

하지만 그런 치명적인 부상에도 흡혈귀는 아직 살아 있었다.

물론 살아있다고는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명력이 꺼질 거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지켜볼 생각도 없었고.. 이대로 편하게 숨을 거두게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물론 그녀에게 가학적인 욕구는 물론이고 취미 같은 것도 없었다.

단지 있는 것은 '복수심' 이었다.

원한은 절대로 잊지 않고 절대로 갚게 한다.

그것이 그녀의 모토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당한 굴욕적인 일의 복수를 실천하는 중이었다.

복수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복수는 그저 허무할 뿐이다.

라는 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녀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허무하던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던가 하는 것 따위는 상관없이 받았으니 돌려주는 것뿐

인 간단한 일이었다.

물론.. 그 집요할 정도의 뒤끝은 전혀 간단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녀는 더 이상 흡혈귀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마지막 일격을 박아 넣기

로 했다.

"지옥에서 보자 망할 년아"

삐뚤어진 미소를 지은 그녀는 흡혈귀의 턱에서 손을 때어 놓은 뒤 그 손을 흡혈귀의 무

방비한 가슴의 중앙에 쑤셔 박았다.

바로 흡혈귀의 가장 무른 부위이자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심장 부분이었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악!!"

여태껏 그 어떤 공격에도 비명조차 내지르지 않던 흡혈귀는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며 몸

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시끄러운 소리에 눈가를 한번 찌푸린 뒤 흡혈귀의 몸을 내동댕이 치

듯 입과 심장에서 자신의 양손을 빼냈다.

그에 따라 흡혈귀의 몸은 지탱 접을 잃고 무기물처럼 힘없이 지면에 추락했다.

완전하게 죽어 버린 것인지 흡혈귀는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지면에 널브러졌

고.. 그런 흡혈귀의 시체를 냉정하게 바라보던 그녀는 확인사살로 그 흡혈귀의 머리를

짓밟아 박살냈다.

"끝났다."

자신의 발에 묻은 흡혈귀의 체액을 적당하게 털어낸 그녀는 더 이상 흡혈귀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등을 돌려 그가 누워있는 장소로 향했다.

"하아.. 다행이다."

그의 목에 난 상처가 회복된 것을 본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 몸을 꽉 껴안았

다.

조금 낮기는 하지만 체온도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었고 심장도 확실하게 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그녀는 안심할 수 있었다.

"끼히히히히히힛! 스테이지 2 클리어 축하해! 축하! 축하! 축하하하하 콘크레츄레이셔

어어어어언!"

하지만 그녀의 그런 감정을 깨버리는 시끄러운 목소리가 아무것도 없는 공강 안에 울려

퍼졌다.

코세이의 목소리에 기분이 확 상한 그녀는 얼굴을 찌푸린 채 목소리가 들려오는 부분으

로 고개를 돌렸다.

아래층에서 봤던 스피커와 똑같이 생긴 사각의 스피커가 천장에 달려 있었다.

단지.. 넓이가 넓이다 보니 곳곳에 똑같은 스피커들이 몇 개씩 매달려져 있었다.

그 탓에 안 그래도 시끄러운 코세이의 목소리가 더욱더 시끄러워졌기에 그녀는 바로 귀

를 틀어막고 싶은 충동 감어 휩싸일 정도였다.

"그런 의미로 스테이지 3을 바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코세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계음과 함께 넓은 공간의 천장이 반으로 갈라지기

시작했고 그 갈라진 천장의 안에서 수십 개의 인영이 소리 없이 낙하했다.

"1층에서 봤던 영웅불사병들이야! 아까는 수가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 2배

를 준비해봤어어어어어어! 곱빼기! 주모! 여기 영웅불사병 곱빼기 단 한그르으으으으으

읏! 끼히히히히히히!"

코세이의 혐오스러운 목소리에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그녀는 그런 코세이의 말에 놀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천장에서 내려온 존재들을 바라봤다.

확실히.. 외관적으로 봐도 일반적인 불사병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

웠다.

물론 그 외에는 다른 불사병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들이 평범한 불사병이 아

니라는 것은 상황상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니까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잖아.."

불사병이든 영웅이든 딱히 상관은 없었다.

확실히 일반 불사병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존재들이었기는 하

지만.. 결국 몸의 강도는 불사병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공격 한 번이면 최소 빈사상태로.. 두 번이면 확실하게 보내버릴 수 있을 자신이 있었

다.

단지 문제라면 잠들어있는 그를 지키며 싸워야 하는 게 난점이기는 했지만.. 힘이 넘쳐

흐르는 지금의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당당하게 가슴을 편 채 그를 지키듯 누워있는 그의 앞에 섰다.

"전원 박살내주마."

그녀는 손가락으로 불사병의 무리를 가리키며 당당하게 선언했다.

"끼히히히히히! 멋져! 멋있어! 너무 멋있어어어어어! 주인공인가!? 히로인이 아니라 주

인공이었나!? 키햐아아아아아! 최고다아아아아아 영계쨔으으으으응!! 이라고 할까? 영계

쨔응 뭐 잊은 거 없어? 잊은 거? 저기 뒤에 잠자는 피라미드 속의 왕자님이 어째서 잠

들었는지 잊지 않았어?"

코세이의 말에 그녀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세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괴물인 미도가 영웅을 잡은 탓에 레벨업의 반동으로 잠든 거잖아? 그러면 그러면 그러

어어어며어어어언! 영웅인 영계쨔응이 괴물인 진조 흡혈귀를 잡았으면... 어.떻.게.될.

까아아아아아아아!? 슬슬 반응이 올 거 같은데? 끼히히히!"

코세이의 말이 끝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시야가 새까매지는 것을 느꼈다.

"윽..!?"

당황한 그녀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눈꺼풀을 눌러 잡은 채 몰려오는 수마에 감기려는 눈

을 억지로 열었다.

괴물인 흡혈귀를 죽임으로써 그 힘을 손에 얻은 반동으로 그녀에게는 그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수마가 덮쳐오고 있었다.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고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집요한 그 감각에 그녀는 천근의

무게가 실려있는 듯 한 눈꺼풀을 어떻게든 열어젖힌 채 온몸에서 분출하는 식은땀에 몸

이 차갑게 식어가는 감각을 느낄 수밖에 있었다.

"그런 상태로 이 인원수를 상대할 수 있겠어? 응? 응? 가능할까? 가능할까아아아아? 아

니면 자면서 싸우는 무술 같은 거라도 배웠나? 배웠나? 배웠나아아아아아아!? 끼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히히! 어쩔 거야?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싸울 거야? 응? 어떻게 싸울꺼

야아아아아아?"

코세이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수마에 저항하는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 순간..

"그럼"

"선수 교체다."

코세이의 목소리가 아닌 남자 2명의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들려왔고.. 곧이어 그

녀와 불사병들의 사이를 완벽하게 차단할 만큼의 커다란 등 2개가..

잘 단련된 근육으로 둘러싸인 등과 파충류의 피부를 연상케하는 단단해 보이는 비늘에 둘러싸인 등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 작품 후기 ============================

굳이 누군지 말 안해도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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