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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1 결전
"미도!"
악어의 입속에서 빠져나온 미도를 보자마자 그녀는 새까만 날개를 펄럭인채 그에게 다가갔다.
"이 바보 걱정했잖..."
"안돼 나한테 다가오지마."
날아오며 양손을 뻗어 걱정했던 그의 몸을 껴안으려던 그녀였지만 그는 손바닥을 보인채로 포옹에 대한 거부의 의사를 표했다.
한걸음만 더 접근하면 바로 껴안을 수 있는 거리에까지 접근했던 그녀는 그의 거부행동에 몸을 움찔하고 반응한채 불안한듯한 표정을 그에게 보였다.
"그런거 아니야?"
그녀의 표정에서 그 의도를 바로 파악할수 있었던 그는 그녀를 안심시키듯 미소지은 뒤.. 여러 액체로 더러워진 자신의 몸을 가리켰다.
"지금 냄새가 장난이 아니니까."
"냄새..?"
그의 말에 그녀는 코를 벌름거리며 그의 주변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9#@($$*!!!!"
그저 그가 무사하다는 사실만을 머릿속에 넣은채로 날아왔던 그녀는 냄새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에 자각하고 냄새를 맡은 그녀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비명을 내지르며 자신의 코와 입을 뭉개버릴정도로 거칠게 짖누른채로..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에게서 떨어졌다.
천년의 사랑도 식어버릴것 같을 정도의 역하고 고약한 악취..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의 냄새를 꼽자면 사람의 시체가 짖무를때까지 썩었을때 나는 냄새였다.
그녀의 인생상 최악이라고 자부할수 있었던 그 냄새를 처음 맡았을떄는 먹은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가까이 토해내.. 사람이 마지막 토해내는것은 초록색 액체(위액)라는것을 깨닫게 해준 냄새였다.
하지만 지금 그의 주변에서 나고 있는 냄새는 그 냄새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정도의 역겨운 냄새로 감싸져 있었다.
이런걸로 그에 대한 사랑이 식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그의 곁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게 할정도의 냄새였다.
"그치? 히히히"
자신도 그 역겨운 냄새를 알고 있었던지라 그녀가 후다닥 도망가는 상황에서도 별로 상처받은 일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미도! 무사하냐!"
그녀가 그 악취에 당해버려 굳어진 사이 잠수함을 타고 그에게 접근한 경철이 그의 안위에 대해 물었다.
"나? 나는 괜찮아. 냄새나는것만 빼고"
"냄새?"
그의 말에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던 경철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킁킁 거리며 주변의 냄새를 맡았다.
"별다른 냄새는....!?"
처음에는 그가 말할정도의 격한 냄새를 못느꼈단 경철이었지만.. 어느 순간 뇌가 썩어버릴것 같은 악취가 단번에 밀려왔고.. 그 태연하던 얼굴은 한순간에 굳어졌다.
단지 그 악취를 맡아버린 경철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 냄새를 막기 위해 입과 코를 가리는것은 아니었다.
경철이 취한 행동은...
"흡..!"
물에 뛰어드는것이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거구를 흐르는 수면위를 향해 뛰어든 경철은 머리부터 돌진하여 수면 깊숙한곳으로 기어 들어갔다.
[뭐야? 근육맨을 왜 또 물에 기어들어간거야?]
경철이 수면을 향해 뛰어든것을 본 자드는 구멍에서 머리를 빼꼼 하고 내민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가 경철이 뛰어든 이유를 설명하기도 전에.. 자드는 그 이유를 확연하게 그 몸으로 체험하게 됐다.
일행중 오감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자드는 당연히 후각도 남들에 비해 뛰어났다.
그것은 즉 그의 주변에 풍겨오는 고약한 냄새를 다른 누구보다도 더 확실하게 맡을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웨에에에엑!?]
자신의 뻥뚫린 코로 들어온 그 냄새를 맡자마자 자드는 자신의 입을 반쯤 벌린채로 장난이나 연기가 아닌 진심의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웨엑..!? 뭐,뭐야 이 냄새..우웨에엑! 미도..이새끼 도대체 무슨짓을...우읍...!]
자드는 지금 당장 안에 있던 내용물들이 모두 쏟아져 나올것 같은 기세로 강렬한 토악질을 하며 부모의 원수를 노려보는것 같은 증오섞인 눈으로 그를 노려본채 물었다.
"냄새? 그런 격렬한 반응을 할정도로 냄새가 나는건가?"
[노친네 방귀 냄새가.. 고급향수일정도야.. 우욱..!]
"그정도인가!? 도대체 무슨짓을 했길래 그런 지옥같은 냄새가 날 수 있는거지!"
자신의 파급력(?)을 알고 있는 할배는 이제껏 본적없을정도로 놀란 얼굴로 자신의 의문을 입에 담았다.
"이 악어 몸에 들어갔다 나왔을뿐이야?"
[도대체 뭘 어떻게 들어갔길래.. 이런 엿같은 냄새가...으읍..! 나는....거야..!!]
"침입할때 항문으로 들어가서 안을 휘저었거든.. 아마 쌓여있던 음식물들이랑 내장이나 피랑 점액이랑 위액같은게 아마 섞여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덕분에 안그래도 심한 악취가.. 강렬한 다른 냄새들과 섞인 탓에 현재 그의 근처는 생물이 살아갈수 없지 않을까 할정도의 수준이었다.
[미친..미친..! 우웩...!]
자드는 수십번의 구역질로 괴로운지 눈물까지 질질 흘리며 거친말을 토해냈다.
"흠.. 이 냄새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본거지에 가기도 전에 다 죽을판이군."
그녀는 하늘위에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숨을 참고 있는 모습
경철은 어디까지 기어들어간것인지 수면아래에 들어가고 올라올 기색조차 없었다.
거기에 자드의 경우에는 울며불며 욕설을 내뱉와중에도 계속 구역질을 하며 괴로움을 표출 했다.
"내 쪽은 저번일로 후각이 마비가 되서 느끼지 못하니까.. 상관없다만 이대로는 안될거 같군."
농담이 아니라 이대로 가다가는 그의 몸에 베인 냄새로 파티가 진심으로 전멸할 판이었다.
"내 배낭에 비누가 있긴한데.. 그걸로 냄새를 뺄수 있을까?"
"자드나 다른이들의 반응으로는.. 아마 무리겠지."
경철도 그녀도 자드도 모두가 왠만한 역한 장면이나 냄새를 맡아본적이 있는 무리였다.
아니.. 애초에 반쯤 썩은 시체들이 돌아다니는 세계이다 보니 그런 역한 냄새를 맡아보지 않는게 이상한 일이었고 어떤 의미로 일상에서 자주 맡을수 있다고도 할 수 있는 냄새들이었기에 그 정도 역한 냄새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어느정도 참아 낼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반응은 그런 그들이 참지 못하고 각자가 살기 위한 액션(?)을 취한 것으로 보아 비누정도의 향으로 그 냄새를 없애는것은 무리라고 생각됐다.
"그래도 시험해 볼 수 밖에 없겠군.. 일단 이동하도록 하자!"
[노!노! 저 새끼가 여기 타는 순간 뒤진다! 진짜로 뒤진다! 이정도 떨어져있는데도 냄새로 뒤질거 같은데 여기 타는 순간 성불할거라고!]
"흐음.. 그렇다고 하는데.. 미도 헤엄쳐서 갈 수 있겠냐?"
"음...."
그는 물살의 상태를 봤다.
자신이 쓰러트린 거대 악어의 덕분에 거센 파도처럼 물살이 강했던것에 비교해 지금은 상당히 잔잔해진 상태였다.
"이정도라면 어떻게든 될거 같은데?"
"그럼 일단 상류로 선행해 다오. 이쪽은 다른 인간들을 정리해 따라갈테니."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히히히"
그럭저럭 참을수 있는 정도인데? 리고 생각한 그 였지만 자신이 조금 특수하다는것은 자각하고 있었음으로 별다른 말 없이 악어의 거대한 머리 위에서 뛰어내려 하천을 헤엄쳐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가 헤어쳠 가는것을 지켜본 할배는 경철과 그녀 그리고 자드가 안정이 될때까지 기다린 뒤.. 유현에게 부탁해 자신들이 도망왔던 길을 재차 거슬러 올라갔고 헤엄치는것보다도 훨씬 빠른 잠수함은 깔끔한 포즈로 헤엄치고 있는 그를 발견할수 있었다.
그대로 방치하고 자신들끼리 선행하는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좋지 않았기에.. 그녀가 쥐고 있던 밧줄을 이용해 그를 잠수함에서 최댛나 멀리 떨어질때까지 줄을 늘인 상태로 그를 끌고 이동했다.
그리고 20분 후..
그들은 오랜만이라고 생각되는 육지에 도달할수 있었다.
정확하게는.. 하천 중앙에 위치한 바위가 모여 만들어진 일종의 섬같은 느낌의 곳이었다.
물론 섬이라고 치기에는 상당히 적었기에.. 그렇게 부르는것은 어폐가 있었지만 어찌됐든 그나마 제대로된 지면에 발을 디딘 일행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그의 냄새를 빼는 작업이었다.
비누 한개가 닳고 닳도록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나 다를까 그의 역한 냄새는 빠지지 않았다.
물론 그만큼 비누로 빡빡 문지른 만큼 처음의 냄새와 비교헤 조금 중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의 몸 주변에서 역한 냄새가 풍겨왔다.
비유하자면 몇십년을 방치한 하수구의 냄새가 몇년 방치한 하수구의 냄새로 바뀐정도의 차이정도였다.
여러가지 의미로 위험한 이 냄새를 지우기 위해 일행은 별의별 시도를 다 했다.
그녀가 가지고 왔던 여행용의 샴프와 린스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치덕치덕 바르고 1시간을 내버려 둔 뒤 물로 씼어냈낸다거나.. 치약을 묻힌 타올로 온몸을 박박 밀어버린다거나.. 세안도구의 위주를 이용한 방법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가지고 있는 전투식량(카레맛)이나 고추장 같은 조미료까지 발랐으며 마지막에는 휘발유를 끼얹기 까지 했다.
결국 냄새가 완전하게 가지 않아 꼭지가 돌아버린 자드는 그대로 불을 붙여서 태워버리자는 의견까지 나올정도 였다.
물론 자드의 그 방무가네 의견은 당연하게 기각됐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정착한 곳에서 만 하루 정도를 그의 역한 냄새를 없애는 작업에 미칠듯이 몰두했고 그 노력에 보답받아 겨우 그 역한 냄새를 사라지게 할 수 있었다.
"하아.. 설마 이런 부비트랩이 숨어있을줄이야."
겨우 그의 곁에 다가가 마음대로 숨을 내쉴수 있던 경철이 얼굴을 일그러트린채 중얼 거렸다.
[코세이 그 새끼가 뭔가 장치라도 해둔거 아니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 냄새는 보통이 아니었다고.. 우읍...]
지금은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냄새를 떠올리자 다시 구역질이 올란 자드는 자신의 입을 꽉 다문채 인상을 썼다.
"어쩌면 내부에 침입한 적을 쫒아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이 중 이 냄새에 피해를 입지 않았던 할배는 냉정하게 자신의 추측을 입에 담았다.
"그게 사실이면.. 그 악어 만든 인간은 정말 최악이 아닐까..?"
뒤늦게 였지만 역시나 그에게 배인 냄새에 피해를 입은 유현 역시 한마디 거들었다.
"하아.. 다행이다. 진짜로..."
역한 냄새는 사라지고 평소의 그에게서 나는 좋은 냄새에 안도한 그녀는 그의 몸을 꽉 껴안은채로 목덜미에 얼굴을 박은채 그 향기를 즐겼다.
"그래도 진짜 다행이군. 우리도 머리에 피가 몰렸다고는 하지만.. 그런것까지 동원하려고 했다니."
"허허허! 사실 그 안이 나왔을때는.. '제정신이 아니군' 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래도 그때는 이 지독한 냄새에 얼른 탈출하고 싶었으니까.."
[천만다행이지않냐 미도?]
경철 할배 유현 자드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 집중됐다.
"그렇네.. 아무리 나라도..."
그들이 결국 뿌리거나 바를것이 없었던 와중에 최후의 방법으로 그에게 뿌리려고 했던 것은...
"소변을 뿌려지는건 좀 그러니까. 히히히"
바로 소변이었다.
가진 액체류는 전부 시험해 봤기에 그들에게서 시험해보지 않고 만들어 낼 수 있는것..
그것은 다름아닌 소변이었다.
물론 제정신인 상태였다면 그런 의견이 나올것은 없었지만 그만큼 그떄의 그들은 반쯤 정신을 놓고 있는것과 동일한 선상이었기에 그런 무서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내 미도가 소변투성이가 안돼서...":
그녀는 재차 안심한듯 그의 몸을 꼭 껴안은채 말했다.
[카카카카! 오줌받이가 될뻔했네!]
자드의 그말에 모두가 안심한듯 웃음을 터트렸고 그 역시 자드의 말에 웃었다.
웃었지만...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와서 소변정도 뿌려지는것 정도는 별거 아니지 않나?' 라고.. 말이다.
원래부터 다른 인간과 감성이 조금 어긋나있던 그였지만.. 너무나도 극한의 경험을 한 탓인가.. 그의 기준점은 터무니없이 높은곳에 위치해져 버린 탓에 여러가지 의미로 초월한 존재가 되어버린 그.. 였다.
============================ 작품 후기 ============================
에피소드 11도 이제 끝물이네요..
에필로그 포함해서 2회만 나가면 끝입니다!
드디어 다음 에피소드는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코세이와의 진짜 결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