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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250화 (25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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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1 결전

그녀에게 밧줄을 맡기고 수면을 향해 뛰어든 그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역시나 강한 물살이었다.

만약 밧줄이 없었다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고 휩쓸려 가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그의 몸에는 풀리지 않을 정도로 꽉 묶인 밧줄이 묶여져 있었고 그 밧줄의 끝에는 자신의 체중은 물론이고 물살에도 지지 않는 강인한 근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맡겨져 있었다.

그야말로 생명줄을 맡기기에는 그만큼 믿음직한 존재도 없었다.

단지.. 밧줄의 내구도는 그녀로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기에..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힘에 져서 밧줄을 놓친다는 일이 없는 만

큼 신경 써야 하는 문제는 몹시 줄어들어 그로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찌 됐든..

그는 강한 물살 속에서 밧줄의 길이를 조절함과 동시에 그대로 악어의 몸체를 향했다.

솔직히 말해 조금이라도 실패했다면 물속이라고는 해도 그 육중한 몸체와 무식한 힘으

로 인해 온몸이 산산조각 나버릴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거친 물살과 수면

아래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다재다능한 그의 재능이 발휘됐다.

아슬아슬하게 밧줄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은 채로

악어의 무방비해 보이는 새하얀 뱃가죽에 접근할 수 있었던 그는 그대로 악어의 배에 어

디선가 꺼낸 식칼 한 자루를 그 부드러워 보이는 배에 박아 넣었다.

등 가죽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연한 부위였기에 그의 식칼은 악어의 배에 쑥하고 들어가

박혔다.

하지만.. 거대한 크기의 악어에게 있어서 그의 식칼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작았다.

그야말로 모래의 알갱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수준의 식칼은 악어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줄 수 없었다.

비록 등 가죽보다 약하다고는 해도 배 쪽에는 단단한 근육으로 감싸져 있었고 그것을 어

떻게 꿰뚫었다고는 해도 식칼의 크기는 물론 길이 역시 턱없이 부족해 거대 악어의 몸

에 치명상을 주는 것은 힘들었다.

그렇기에..

칼날을 박아 넣은 채 흔들리는 몸체를 고정시킨 상태로 그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악어 자체를 죽이는 것은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았다.

비록 깊은 상처를 줄 수는 없었지만.. 칼날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찌 됐든 자신이 가진

날 붙어 이들이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정도의 미비한.. 상처라고도 부를 수 없을 것

같은 수준이라고는 해도 어찌 됐든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 지 점을 계속해서 도려내고 깎아내고의 반복을 한다면 분명 악어에게 치명

상을 입힐 수 있는 부위에까지 도달할 수도 있을 것.. 물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소름 끼칠 정도의 집요함과 집중력이라면 언젠가 악어의 살

과 근육을 도려내 그 내장까지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었다.

현재 거대 악어는 잠수함을 삼키기 위해 헤엄치고 있는 상태였다.

거리 자체는 아슬아슬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잠수함 엔진

의 한계점이었다.

그다지 좋은 물건이라고도 할 수 없고 정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제법 연식이 되는 물건

인 잠수함의 엔진으로 최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을 것이었다.

만약 자신이 상처를 후벼파고 있는 사이 엔진의 트러블로 속도가 늦춰지면.. 잠수한 채

로 일행들이 먹힐 것은 불 보듯 뻔한 일로.. 겉에서부터 상처를 입히며 안쪽으로 진행

하는 긴 시간을 들이는 방법은 무리였다.

그렇다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이 악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안쪽에서부터 엉망

진창으로 헤집어 두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확실했다.

아무리 겉이 단단하고 질기고 두껍다고는 해도 내장까지 그렇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거기에.. 겉면과는 다르게 내장의 경우 바늘 크기의 구멍이 나는 것만으로도 기능의 문

제가 일어날 수도 있을 정도로 예민한 부위로.. 이 지나칠 정도로 큰 악어를 죽이는 것

은 일도 아닐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침입하는 것은 까다로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입을 통해서 들어가는 것이 빠르고 간단했지만.. 자칫하면 그

톱날 같은 이빨에 갈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 거대한 위장 속에서 몸이 단숨에 녹아버릴지

도 몰랐다.

그야말로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마음대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 확

률이 몹시 높았기에 입을 통해서 들어가는 것은 역시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부위는 다름 아닌.. '항문' 이었다.

들어가는 구멍이 아니라 명백하게 배출을 위한 구멍..

하지만 그 원래의 목적은 어찌 됐든 그 배출을 위한 구멍은 확실하게 안쪽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보통 들어갈 수 있다고는 해도 그 더러울 수밖에 없는 곳을 자진해서 기어들어간다는 발

상은 물론이고 실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꺼려해야 했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

법을 가리지 않는 그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망설임이나 고민할 이유는 없었고.. 그는 그

대로 악어의 가죽에 칼날을 박아 넣으며 이동을 개시했다.

당연 거칠게 흔들리는 악어의 몸에서 칼날을 박아 넣으며 움직인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

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안정적인 상태로 악어의 커다란 배를 타고 이동하여 목적

지의 입구 근처까지 올 수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악어의 구멍은 입을 벌리고 있는 탓인지 상당히 느슨해져 있는 상

태였다.

원래대로라면 그 좁디좁은 구멍을 억지로 뚫고 들어갔어야 했지만 느슨해진 상태인 그

구멍에 기어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상태라면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

았다.

그렇게 그는 배출을 위한 구멍에 그 몸을 집어넣은 뒤 암벽 등 발을 하는 요령으로 그

내벽에 식칼을 쑥하고 박아 넣으며 그대로 안쪽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아갔을 때쯤 하천의 물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물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대로 된 호흡을 취할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코는 물론 폐까지 썩게 만들 정도의 악취 때문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가 기어들어가고 있는 구멍은 절대로 깨끗한 곳은 아니었고.. 분류를 한다면 더러운

곳이 나오는 통로였다.

당연 그 안의 냄새가 향기로 울리는 없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대로 반대편을 향해 뛰쳐나가거나 격한 구토와 함께 위안에 있는 것

들을 게워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히히히! 냄새! 히히히히!"

웃었다.

역하고 고약한 냄새가 자신의 후각이나 폐는 물론 온몸을 감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 얼굴에는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딱히 냄새를 못 느낀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이들보다 후각이 민감한 편인 그에게 있어서 이 냄새는 더욱더 민감하게 받

아들여지고 있었다.

단지 그는 참고 있는 것뿐이었다.

눈알을 뽑히거나 지져지거나 얼굴의 가죽 근육을 깎아내는 고문에 조차 버텨낸 그에게

있어서 아무리 역한 냄새라고는 해도 참아내지 못할 것은 없었다.

거기에..

지금은 동료들을..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었기에 이 정도의 역한 냄새를 그

는 웃으면서 참아낼 수 있었다.

이 정도로 참아서 일행은 물론 그녀를 구할 수 있다면 오히려 싼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악어의 내부에 들어올 수 있었고.. 그 이후는 생각 이상으로 간단했다.

악어 자체의 크기만큼은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였지만.. 그 구조 자체는 일반 악어와 별

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삼두 악어와 비교하면 더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거대 악어는 평범한 악어

의 그 구조 그대로였기에 악어의 해부도에 대한 지식이 머릿속에 있었던 그에게 있어서

는 크기야 컸지만 악어와 다를 바 없는 악어의 내부에 어떤 장기가 무엇이고 어디에 위

치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여기네."

자신의 크기를 훌쩍 넘기는 생생한 움직임을 하는 핑크빛의.. 그로테스크한 장기들을 헤

집으며 그는 악어의 생명유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장기의 근처에까지 도달할 수 있

었다.

그다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그 장기는.. 다름

아닌 '심장' 이었다.

거의 모든 생물들이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위..

그는 심장을 발견하자마자 가차 없이 손에 가진 식칼을.. 크지만 뱃가죽보다 더욱 무르

고 연약해 보이는 그 겉면에 박아 넣었다.

크기에 비교하자면 그의 식칼은 얇은 바늘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중요한 부위에 바늘 크기 정도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식칼에 의한 공격은

악어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일격이었다.

그 일격에 악어의 몸이 미칠 듯이 요동쳐 그 안에 있던 그에게도 당연하게 지대한 영향

을 끼쳤다.

지진이 일어난 듯 흔들리는 악어의 내부..

그러나 그는 칼날을 박아 넣은 상태 그대로 악어의 심장에 매달려 어딘가에 굴러가는 것

은 막을 수 있었다.

단지.. 양손을 심장에 박힌 식칼의 손잡이에 집중하고 있었던 탓에 추가적인 타격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는 이용할 수 없는 양손 대신.. 자신의 얼굴을 반수 형태로 변화 시켰다.

찢어진 입과 그 사이에 드러나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상태로 변화 시킨 그는 인간이

라면 절대로 벌릴 수 없을 정도의 각도까지 입을 벌린 채 그 거대한 악어의 심장을 향

했고 칼날만큼 단단하고 날카로운 그의 송곳 같은 십수 개의 이빨은 별다른 저항 없이

악어의 심장을 물어뜯었다.

비릿한 냄새와 맛이 그의 감각을 가득 채웠고 동시에 그의 얼굴과 입가에는 심장에서 흘

러나온 액체로 더럽혀졌다.

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 비릿한 덩어리와 액체들은 목구멍 안쪽으로 삼

켜가며 빠른 속도로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악어의 몸체에 느껴지는 진동이 더욱더 거세졌지만 그는 어떻게든 양손에 담

을 수 있는 힘을 담아내며 악어의 심장에 달라붙은 상태에서 거칠게 턱과 목을 움직이

며 악어의 심장을 마구잡이로 물어뜯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격하게 흔들리던 진동은

거짓말처럼 조용히 멈췄다.

고요해진 악어의 내부..

"퉷..!"

그는 반 이상을 물어뜯은 심장을 힐끔 바라본 뒤 볼 안 가득히 매워져 있던 악어의 심

장을 토해내듯 뱉어 냈다.

악어의 움직임이 멈춤 건과.. 더 이상 제구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심장의 상태

를 보고 악어가 어떤 상태가 됐는지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별것도 아니네."

그는 달라붙어있던 심장에서 뛰어내린 뒤 웃으며 말한 뒤  여러 가지 덩어리와 액체로

범벅이 된 그는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악취를 킁킁 거리며 맡아봤다.

"지독하네! 히히히!"

아까 항문의 입구를 지나쳐 왔을 때보다 더 심각한 냄새가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지만 목

표를 완수한 그에게 있어서는 얼굴을 찌푸릴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제 나가야겠다."

더 이상 이곳에 있어도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 그는 그 질척거리는 상태에서 발걸음을 옮긴 채 악어의 입이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일이 바빠서 낮에 올리지를 못했네요 ㅠㅠ

연말이 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p.s

눈치빠르신분들은 하ang문이라는걸 이미 눈치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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