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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1 결전
"얼핏봐도 수가 장난이 아니군. 아까보다 2배는 더 많아 보이는것 같은데 말이지.."
할배는 웃음기가 빠진 진지한 얼굴을 한채로 자신의 짧은 수염을 어루만지며 미칠듯이 달려오는 불사병때를 바라봤다.
[빡치긴 하지만.. 그냥 튈까?]
"어디로? 참고로 말하지만 날아서 도망가는건 무리다."
방금전 경철과 그를 들고 버티는것만해도 제법 힘든일이었는데 여기에 할배와 자드까지 끌고 날아오르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일이었다.
"어찌됐든 이대로 계속 상대하다가는.. 우리들의 체력이 한계겠지."
"저 수를 상대하다가는.. 코세이에게 가기도 전에 지칠꺼같은데."
경철과 그도 대군의 불사병을 상대하는것은 꺼려졌기에 그런 감상을 내뱉었다.
그들이 아무리 인간을 초월한 존재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체력이 무한적으로 있는것은 아니었다.
물론 평범한 인간보다 월등한 체력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저런 대군을 상대로.. 그것도 지원군이 얼마나 더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 불사병들을 상대하는것은 득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들의 주 목적은 코세이를 죽이는것이지.. 불사병들을 처리하는 일은 아니었다.
"헬기로 다른곳에 이동하는건 어때?"
그녀가 헬기의 몸체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봤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겠지."
헬기가 착륙하자마자 불사병들이 등장한것으로 보아 헬기의 소리나 모습을 보고 찾아온것은 명백했다.
분명 어디에 착륙을 시킨들 저 바퀴벌래같은 불사병떄 들은 또 다시 나타날것은 분명했다.
[망할! 그럼 결국 저 새끼들을 족쳐야 한다 이말이잖아! 더럽게 귀찮네!]
컨테이너 박스의 구멍으로 보이는 불사병들의 대군을 노려본채 자드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 순간..
"이쪽이다!"
그들이 아닌 제 3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모든이들은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맨홀 뚜껑을 열고 상반신만 내밀고 있는 중인 복면남자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호오! 지상도 공중도 안돼면 지하란건가!"
할배는 깨달음을 얻은 얼굴로 외쳤다.
"일단 저 남자를 따라간다!"
타이밍좋게 등장한 남자의 존재는 의심스러웠지만.. 어차피 여기에 있어봤자 귀찮은 상황이 벌어지는것은 확정이었기에.. 그나마 불확정한 남자를 따라가는 쪽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한 경철은 서둘러 그 거체를 움직여 남자가 있는 맨홀의 구멍으로 달렸다.
그에 따라 다른이들도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일행은 어둡고 습하고 냄새나는 하수도 안으로 들어올수 있었다.
"이쪽이다!"
복면남자는 어두운 하수도의 한쪽 방향을 가리킨채 서둘로 달려나갔고 나머지의 인간들도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
얼마쯤 달렸을까?
하수도의 바닥에 고인 물들을 힘차게 밟으며 달려가던 일행의 뒷 편에서 난잡하게 물을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따라왔나."
가장 후방에 있던 경철은 뒤를 바라본채 혀를 쳤다.
일반 좀비였다면 허무하게 닫혀진 맨홀 뚜껑의 앞에서 서성이거나 두드리는 정도가 다였겠지만 어느정도의 지능을 가진 불사병들은 당연하게도 눈앞에서 맨홀 뚜껑으로 들어간 그들을 추적해온것이었다.
초조함을 느끼며 달려가던 중 갑작스럽게 선두에 선 남자가 그 발걸음을 멈췄다.
이유는 간단했다.
남자의 바로 앞이 막혀져 있기 때문이었다.
[뭐야 길을 잘못든건가?]
"부수면 되니까 상관은 없지만.."
보통 이런 상황에서 막힌 길에 들어온다면 자신들을 인도한 남자에게 뭐라고 할법도 했건만..
이런 콘크리트의 벽 따위는 그들에게 있어 아무런 장해가 되지 않았기에 처해진 상황에 비해 몹시 차분할수 있었다.
그러나 차분한 그들과는 다르게 복면의 남자는 명백하게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양손을 벌려 벽을 감싸는듯한 형태를 취했다.
"기,기다려! 부수면 안돼!"
"안부수면 못지나가잖아?"
그녀는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한 말을 내뱉었다.
"부수지 않아도 된다고!"
이대로 시간을 끌면 진심으로 벽을 파괴할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남자는 서둘러 벽의 한쪽 면을 자신의 몸으로 밀었다.
그러자 벽은 스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비밀문과도 같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남자가 왜 벽을 부수지 못하게 했는가에 대한 의도를 파악할수 있던 이들은 서둘러 열려진 벽의 틈새안으로 기어 들어갔고.. 모든이들이 안쪽으로 들어온것을 확인한 남자는 그대로 문을 아까의 상태로 되돌렸다.
그리고 얼마 후..
"어,없다! 먹..머먹이..! 어...없다...!"
"이이이기길..아니아니..다다!"
자신들을 추적해온듯 보이는 불사병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추적해왔다고 생각하고 보니 눈앞에는 막힌 벽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것을 보고 자신들이 길을 잘못들었다고 착각한 모양이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발자국소리가 점차 벽쪽에서 멀어져가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그렇게 완전하게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때쯤..
"후우.."
복면의 남자가 자신의 가슴을 가볍게 쓸어내린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런 안심도 잠시..
"움직이지마?"
남자의 목에 어느새인가 날이 시퍼렇게 선 식칼 한자루가 겨누어져 있었고.. 그런 남자의 목에 칼을 들이댄 그는 무표정한 얼굴을 한채 복면의 남자를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뭐야..!?"
남자의 얼굴은 복면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어느새 자신의 목에 칼날이 들이밀어진 이 상황속에서 명백하게 당황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것이 티가 날 정도로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젠장.. 기껏 살려줬더니.."
남자는 비통 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야말로 속담을 연상캐하는..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위협한다 라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경함하고 있는 중인 남자에게 있어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남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움을 구하려고 하는듯 눈동자를 굴려 할배와 자드 그녀 경철 순으로 바라봤지만 그의 행동을 나무라거나 말릴 생각은 그들에게 전혀 없어 보였기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그러나..
"무실이라는게 증면되면 사과하지. 그에대한 사죄의 선물도 주지."
거구의 몸을 이끌고 남자의 앞에 선 경철은 통나무같은 두꺼운 팔로 팔짱을 낀채 남자를 위압적인 모습으로 내려봤다.
"무실이고 나발이고.. 나는 그냥 위험할것 같아서 구해준것 뿐..."
"우리를 말인가? 손에서 칼을 만들고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는 존재들을?"
경철은 남자의 말을 막아서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좋아 그 전 싸움을 못봤다고 치자. 하지만 저 쪽은 명백하게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있지."
경철은 자신의 뒤쪽을 가리켰다.
가리킨것은 인간의 형태는 하고있지만 한쪽손에 거대한 악어의 머리를 달고있는 존재인 할배였다.
누가봐도 '괴물' 이라고 밖에 표현할길이 없는 모습..
일단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저 모습을 보고 도와줘야한다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드는 생각은 단연코 '괴물' 이었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있는 자신들을 꺼리낌없이 도와줬다는것.. 그것도 그런 황금같은 타이밍에 노린듯 구해줬다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취한 행동은 조금 거칠다고 할 수 있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뭐,뭐야.. 그런 이유였던건가.."
경철의 말에 남자는 안심한듯 한 소리로 중얼 거리고 조용히 손을 들어올렸다.
"움.직.이.지.마?"
그는 명확하게 남자를 향해 경고의 말을 하며 찌를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위치까지 칼날을 들이밀었다.
"아,알았어..알았으니까..! 그럼 내 복면을 벗겨봐!"
남자의 말에 그와 경철은 눈빛으로 시선을 교환했고.. 경철이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는것에 따라 확실하게 목에 칼날을 들이민채로 남자의 말에 따라 그 복면을 내렸다.
그에 따라 눈만 들어나 있던 남자의 얼굴이 확연하게 들어났다.
"문신..?"
남자의 복면에 의해 가려졌던 뺨의 부분에는 하트2개를 겹쳐놓은듯한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경철과 그녀 그리고 그의 얼굴에 새겨진 문양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영웅인가?"
"맞아..! 당신들과 동류라고!"
자신의 정체가 들어남에 따라 자신의 무실이 들어날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남자가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더 수상한데?"
그러나 벽에 기대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더욱더 의심의 눈초리를 만든채 남자를 바라봤다.
"아니..왜!?"
단번에 자신의 안위가 날아간것에 다시한번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뀐 남자가 울것같은 얼굴로 말했다.
"영웅치고 제대로된 인간은 못봤으니까."
그런 그녀의 말에..
남자는 '너희들도말이지!' 라고 토해져 나올것 같은 말을 어떻게든 목구멍안으로 삼킨채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너는 뭘 죽였지?"
경철은 일단 남자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했다.
"....꼭 말해야돼..? 알았어! 말할게! 말할테니까! 들이밀려고 하지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듯 보인 남자였지만 그의 날카로운 칼날이 당장이라도 밀어넣어질것 같았기에 서둘러 말했다.
"서큐버스! 서큐버스라고..!"
남자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채 토해내듯 외쳤다.
[서큐버스? 그 개변태새끼들? 우와아.....]
남자의 대답에 명백하게 싫은 표정을 지은 자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위험한 존재냐?"
가공속의 서큐버스라면 알고 있었지만 실존하는 서큐버스에대해서는 알지 못했기에 그런식으로 확인할수 밖에 없었다.
[인간한테야 위협적이긴 하지만 우리한테는 날파리급 정도일려나..? 애초에 그 변태새끼들 능력이 유혹하고 떡쳐서 정기를 보충하는 새끼들인데. 애초에 그 유혹이 우리들한테는 안통하니까. 신체능력이야 인간보다 위기는 하지만 그래봤자 우리랑 비교하면 약하기 짝이 없고.. 오히려 불사병이나 좀비쪽이 더 위협적일걸.]
"흠? 그런것 치곤 반응이 별로인데?"
경철은 방금전 자드의 태도가 명백하게 꺼려하는 느낌이었기에 그런 말을 꺼냈다.
[아니 뭐.. 그렇긴한데.. 그 변태새끼들 반영체니까 물리공격같은걸로 떄려죽어도 못죽이거든? 근데.. 그 녀석들을 유일하게 죽일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
"그게 뭐지?"
[존나게 떡쳐서 이기면 죽일수 있어.]
그 순간 남자를 제외한 이들의 눈이 점처럼 변했다.
"그러니까.. 즉 복상사 시키는것 외에는 죽일 방법이 없다 이말인가?"
할배는 자드의 말을 재차 정리하듯 조금더 정확한 표현으로 바꾸어 말했다.
[맞아. 즉.. 서큐버스를 죽여서 영웅이 된 저 새끼는 그 음마새끼들보다 더한 씹변태같은 새끼라는거지.]
자드는 싫은 표정으로 위협당하는 남자를 가리켰다.
"아,아니야!? 아니라고! 그런게 아니..힉!?"
자드의 말에 격하게 반응하던 남자였지만 차가운 칼날이 살갗에 닿은것을 느끼고 다시 굳어졌다.
"흠.. 그럼 이 남자의 목적은..."
경철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고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밖에서부터 천천히 깎여나가 죽을래? 아니면 안에서부터 하나씩 빼내어져 죽을래?"
그는 절대영도급의 차가운 목소리로 남자의 귓가에 속삭였다.
"히익!? 아니야! 아니라고!! 딱히 저 여자를 노린게 아니라고!"
"허허허! 거짓말이군!"
남자가 반론했지만 거짓말탐지기급으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수 있는 할배가 그것을 지적했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여줄게"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힉..!? 아니..! 그야 보답으로 해주게 해준다면 좋을지도..라는 생각은 했지만..."
"아저씨 빨리 죽여버리자."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한 남자였지만 그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자신의 생명을 깎아내는 말이었다.
"아니! 트,틀려 틀리다고..!"
"뭐가 틀리다는거야? 명백하게 미미를 노렸잖아? 내 여자를 노렸잖아? 그러니까 죽어. 천천히 고통받으면서 죽어"
그녀와 관련된 탓인지 평소보다 더 차갑게 식은 그의 모습은 남자에게 있어서는 공포 그자체였다.
"..........."
단지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는 그녀만큼은 얼굴을 살짝 붉힌채 부끄러워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아니야! 아니라고..! 딱히 저 여자랑 하고싶다거나 그런게 아니라고! 애초에 나는..."
남자는 절박한 표정으로 그녀를 쟈외한 나머지의 남자들을 바라본 뒤..
"양성애자라고!!"
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진실...."
할배는 굳어진 미소를 지은채 그렇게 중얼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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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왕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