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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1 결전
1시간을 가까이 한솔과 미레는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꽃을 활짝 핀 채 잔디밭을 종횡무진으로 뛰어 다녔다.
그러나.. 그 우월한 육체능력을 발휘하던 미레도 체력만큼은 아직 그리 뛰어난것은 아닌것인지 눈꺼플이 무거운듯 꾸벅꾸벅 고개를 끄덕인채로 졸기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진가 보네."
어떻게든 잠에서 꺠기 위해 무거운 눈꺼플을 들어올리려고 애쓰는 미레를 보며 웃음지은 그녀는 잘듯 말듯한 경계선에 줄다리기를 하는 미레의 몸을 들어올려 품에 안았다.
"아우.."
미레는 그녀의 품에 안기자마자 따스하고 안락함에 저항하던 수면에 완전하게 져버렸고.. 무거운 두눈꺼플을 굳게 닫은채 곧이어 안정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자?"
한솔은 신기한 것을 보는마냥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의 품안에서 곤히 잠든 미레를 바라보며 물었고 그녀는 쓴웃음을 지은채로 미레가 꺠지 않게 고개만을 끄덕여 수긍했다.
그재서야 한솔은 자신 역시 소리를 내면 안된다고 생각한것인지 자신의 입을 틀어 막고.. 자신을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길티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그에 따라 길티 역시 소리를 새지 않게 조용한 발걸음으로 한솔에게 다가갔고 그 몸을 조용히 자신의 머리위에 올렸다.
길티에 탑승한 한솔은 여전히 소리를 새지 않고 손을 들어올려 그와 그녀에게 인사를 건낸 뒤 그대로 길티와 함께 그 자리에서 떠나갔다.
덕분에 다시 그와 그녀 그리고 잠들어있는 미레만이 잔디밭에 남게됐다.
"한솔이가 있으면 미레가 심심할 일은 없겠네."
잠든 미레의 뺨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있는 중인 그는 놀아준다고 하기 보다는 같이 놀던 방금전의 모습을 떠올린채 말했다.
"이중 나이차가 제일 적게 나서 그런걸려나?"
"그냥 단순하게 재능있는게 아닐까?"
그럼에도 8살 이상이 나는 나이차였기에..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나이였기에 단순히 한솔이가 아이를 잘 도보는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걸로 걱정이 하나 더 줄었네."
건강을 책임져줄 의사도 있고 아이와 놀아줄 상대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의 짐이 조금 줄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하게 걱정이 사라진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어느정도 마음이 가벼워진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
그녀는 품에 안긴 미레의 몸을 고쳐 안아 그 사랑스러운 얼굴이 잘 보이게 만들어 그 얼굴을 언제까지라도 보고싶다는 마음으로 바라봤다.
"역시 남..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의 모습을 보니 이미 정리했을 그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올뻔 했지만 그는 그 말을 목구멍안으로 삼킨채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이미 한번 정한 일을 번복 할리 없다는것은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시간 정도 남았는데.. 어떻게 할까?"
그는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싸구려 전자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 한 뒤 그녀에게 물었다.
헬기에 탑승해 제주도로.. 코세이의 본거지가 있는곳으로 출발하기 까지 약 3시간이 남아 있었기 떄문이었다.
"이대로 있는건 안될까?"
쾌청하게 개인 맑은 하늘과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야외에서 일광욕을 즐기기에는 최적인 날씨였기에..
그녀는 이렇게 가족 3명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멍하니 있고 싶은 기분이었다.
좀더 특별한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이런 평온한 일상을 계속 이어갈수 있게..
몇주 뒤에도 이런식으로 내리쬐는 태양빛을 쬐며 멍하니 있을수 있는 평화로운 세계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왜 안돼겠어."
그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와 그녀 그리고 그녀의 품에 안긴 미레 이렇게 3명은 하나의 덩어리인것 마냥 서로가 꼭 붙어 감싸안은채로 벤치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그들은 편안한 고요함 속에서 떠나기 직 전까지 서로의 체온을 마음속 깊이 느낀채 출발하기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3시간 후..
헬기 승강장에 연구소의 모든이들이 모였다.
헬기의 앞에 서 있는것은 그와 그녀 경철 할배 자드 였고 그런 헬기의 반대편에 서있는것은 나라 한솔 길티 파도 솔도 라도 시도 그리고.. 나라의 품에 안겨 아직까지 잠이들어 있는 미레였다.
"미레를 잘 부탁할게."
그녀는 자신들이 떠나는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마이 페이스로 이렇게 사람이 모여있는 와중에도 평온한 얼굴로 자고 있는 미레의 볼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이 아이는 제가 잘 돌볼테니까요."
"그렇다고.. 이상한 바람같은건 넣지마라?"
눈을 가늘게 뜬 채로 그녀는 나라의 얼굴을 지긋히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소리인가요."
화가난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는 감정이 먼저 떠올른 나라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녀의 옆에 있는 그로 시선을 돌렸다.
"당신도 고생이네요."
"응? 별로 고생은 안하는데?"
나라의 말에 공감하기는 커녕 이해조차 못한 태도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이 부부들은.."
결국 나라는 어쩔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언니 걱정하지마! 미레는 한솔이가 잘 돌볼테니까!"
그들의 사이에 끼어들듯 한솔이 활기찬 목소로리로 말했다.
"여러 의미로 너가 가장 불안하다만.."
나라쪽은 그나마 그런짓은 안한다고 부정이라도 하지만 이쪽은 호시탐탐 하이에나마냥 틈을 노려 미레에게 이상한걸 교육하려고 노리고 있는 입장이었던지라 그녀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활기찬 한솔의 얼굴을 지긋히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허허허! 이런게 바로 수라장! 이라는건가! 복이 넘치는구나 미도!"
헬기의 몸체이 기대어 있던 할배는 세 여자의 중심에 있는 그를 보고 유쾌하다는듯 웃어보였다.
[나라면 쫄려서 질질 쌌을것 같은데 말이지..]
그와는 반대로 끔찍하다는듯한 태도로 표정을 일그러트리는 자드
"하하핫! 저 녀석이 그런걸로 질질 쌀거 같냐?"
얼굴에 철판을 깐것도 모자라 합금으로 도배를 한것 같을 정도로 낮짝이 두꺼운 그가 그런일로 어떻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경철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쪽은 좀더 반응해 줬으면 좋겠지만.. 말이지!"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것인지 싱글벙글 웃고있는 그의 뺨을 쭈욱 잡아 당겼다.
아파하게할 목적으로 제법 힘을 담아 뺨을 늘렸던 그녀였지만..
그는 아파하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태연한 얼굴로 '왜그래?" 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그냥 이건 내 업보로 달고 살 수밖에 없겠네."
"여러가지 의미로 고생이 많네요."
반쯤 포기한 태도를 취한 그녀를 향해 나라는 심심한 위로롤 표했다.
"그 고생중 너도 포함되어있다만?"
"그러니까.. 저는 좀 빼달라고요."
그렇게 그들은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작별의 말 대신 평소와 다를바 없는 잡담이나 사담을 교환했다.
그리고.. 슬슬 그들에게 잠시간의 작별이 될 시간이 다가왔다.
"다녀올게."
그가 떠나가는 이들으대표로 반대편에 있는 이들에게 말했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무사하게 돌아오도록 하세요."
그리고 남겨지는 이들의 대표로서 나라가 대신 답했다.
"응.. 잘부탁할게."
그는 짧게 대답한 뒤.. 마지막으로 남겨진 이들의 얼굴을 쭈욱 흟어본 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자고 있는 미레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다.
"............"
그녀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련이 남은 얼굴로 굳게 입을 다물었다.
마음같아서는 마지막으로 한번더 얼굴을 자세하게 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보게된다면 자신의 결심이 왠지 모르게 흔들릴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일부로 자고있는 그 사랑스러운 얼굴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럼.."
그는 마지막으로 나라의 얼굴을 쓰다듬은 뒤.. 그대로 등을 돌려 헬기의 조종석안으로 들어갔고 그런 그를 따르듯 다른 이들 역시 차례대로 헬기에 몸을 실었다.
그에 따라 남겨진 이들은 조용히 헬기에서 멀어진 곳으로 이동한 채 헬기가 소음을 흘리며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빠랑.. 언니랑 할아버지랑 자드랑 아저씨.. 무사하게 돌아오겠지?"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속 에서 한솔은 시무룩한 얼굴을 한채 중얼 거렸다.
"당연하지.. 당연히 돌아와야지."
그 소음속에서도 확실하게 들린 한솔의 말에 나라는 아이의 몸을 조금 강하게 껴안은채로 말했다.
한솔의 불안은 당연한일이라는것을 나라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 자신도 똑같은 감정을 품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별거 아닌척 연기하기는 했지만.. 위험한곳에 발을 디디려는 그들의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괜찮아.. 다들 무사하게 돌아올거야."
나라는 점 차 지면에서 떠나가는 헬기를 바라본채로 한솔에게 말했다.
단지.. 그것은 한솔에게 말하는것과 동시에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헬기는 어느새 높은 위치에까지 떠올랐고 이 내 자신들이 있는 연구시설의 반대편쪽으로 방향을 튼채 완전하게 떠나갔다.
남겨진 이들은 그런 헬기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하게 사라질때까지 지켜봤고.. 시야에서 사라 진 뒤에도 아쉬운듯 그 곳을 지긋히 바라봤다.
하지만..
"저희는 저희가 해야할일은 하도록 해요."
이대로 언제까지 그들이 떠나버린 하늘을 쳐다보고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나라는 그런 미묘한 분위기를 개선하려는듯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곳에서 가장 연장자라고 할 수 있는 이는 나라였기에 자신이 솔선수범해서 일을 진행하는 역활을 하지 않으면 안돼는 입장이었다.
"자! 자! 해산하세요! 가서 일과를 진행하도록 하세요."
나라는 좀더 큰 목소리를 흘리며 그 자리에 있는 이들을 복돋았고.. 그에 따라 그들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채 자신이 할일을 하기 위해 각자의 장소로 떠나 갔다.
그렇게 승강장에는 나라와 아직까지 잠들어있는 미레만이 덩그러니 남겨졌다.
"자.. 그럼 저는 뭘해야할까요."
사실상 의사인 나라에게는 환자라고 할 수 있는 지금 할수 있는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찾아본다면 뭔가 해야할일을 만들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그런 자잘한일로는 지금의 감정을 뒤덮을수 있을것 같지 않았기에 나라는 고민했다.
하지만.. 그런 나라의 고민은 곧 사라지게 됐다.
"아..? 아우? 아...! 아? 아우!"
어느새 조용히 잠에서 꺤 미레가 무엇인가를 찾듯 눈과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그런 미레가 찾는것은 이 상황에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아빠와 엄마인 그와 그녀..
하지만 이미 떠나가버린 그와 그녀를 찾을수 있을리가 없었고.. 그 에 따라 미레의 큰 두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고였고.. 이내 커다란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제가 할일은 이거였죠."
나라는 새삼스럽게 자신의 중요한 역활을 깨달은채..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울음을 터트린 미레를 달래기 위해 그 등을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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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라스트 배틀이 진행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