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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219화 (219/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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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0 탄생

D-7

비가 질척질척 내리는 오후..

비가 심할정도로 내린 덕분에 점심식사를 배달하기에는 여러모로 에로사항이 있었기에 오늘만큼은 모두가 식당에 모여 점심식사를 했다.

덕분에 밖은 우울한 느낌이 가득한데 반해 식당안만큼은 왁작지껄 시끄럽고 밝은 소리들로 한 가득 들어차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밝은 분위기도 잠시...

식기가 부딪치는 시끄러운 소리가 흐르며 한쪽 구석 자리에서 4명의 인간이 자리에 벌떡 일어났고.. 그 에 따라 시끄럽게 떠들던 다른 이들은 말소리를 멈춘채 이질적인 소리를 흘린 4인을 주시했다.

4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파도 솔도 라도 시도였고..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잡아먹을듯한 눈으로 노려본채.. 적의를 드러내고 있는 상태였다.

"(내 반찬 너가 먼저 먹었잖아!)"

"(너야말로 내 국의 건더기 가져갔잖아!)"

솔도와 라도는 소리없는 분노를 상대방에게 부딪쳤고...

"(넌 조리하다가 하나 집어먹었잖아.)"

"(간을 본것 뿐이라고!)"

파도와 시도 역시 앞의 두사람과 다를바 없는 느낌으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들이 어째서 이렇게 적의를 확연하게 드러낸채 싸우고 있는것인가.. 하는 것은 다름아닌 '식사' 때문이었다.

별다른 욕구도 없고.. 감정의 표현도 평소에는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 4인방이지만.. 유독 음식.. 식사에 관련되면 상당히 욕심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예민해지는 상태가 됐다.

덕분에 강한 식탐을 가진 예민한 4인조의 경우 가장 만만한 서로의 반찬 등을 뺐거나 빼앗기거나 하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런식으로 대립하는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단지 평소였다면 이정도까지 시끄러워지지는 않았고.. 이런 상태가 되기전.. 가장 믿고 따르는 '한솔'이 그들을 안정시킴으로서 허무할정도로 조용히 끝나게 되는것이 평소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한솔은 근처에서 그리도 시끄럽게 싸우고있는 4인방은 안중에도 없는지 멍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본채로 아무것도 찍혀있지않은 포크를 자신의 입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명백하게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음..? 한솔이 어디 아파?"

한솔에게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그가 평소라면 일갈해야할 한솔이 멍한 상태로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사람들.. 그녀와 나라에게 물었다.

"그,글쎄에에에!?"

"그.글쎄에에요!?"

한솔의 상태가 이상한 이유가 자신들이라는것을 알고 있는 그녀와 나라는 식은땀을 뻘뻘흘린채로 모른다는듯 얼버부렸다.

"으음..그럼 물어봐..."

"아니야!? 우리가 알아서 할게!"

"그,그래요! 이런건 같은 성별인 저희들에게 맡겨주세요!"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있는 요리를 코로들어가는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없을정도로 빠르게 흡입해 햄스터마냥 볼을 빵빵하게 만든 상태로 혼이빠진듯한 한솔이에게 달려가.. 흡사 납치라도 하는것 같은 기세로 들어올린 뒤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뭘까..?"

그런 그녀들이 펼친 일련의 납치(?)를 의아하다는듯 바라본 그 였지만.. 이내 더 거칠어지는 4인방의 싸움으로 시선을 돌렸다.

"(죽여주마..!)"

"(너야말로 산산조각내주마!)"

"(오늘 먹은 그밥이 네 마지막밥이될꺼야.)"

"(내가 할소리야!)"

4인조의 손에는 방금전 까지 식기로 사용했던 젓가락이 들어져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걸로 뭘 어쩌겠다는것인가..? 라고 생각할수도 있을테지만.. 전투기술.. 즉 살인기술이 몸에 배워져 있는 상태인 그들에게 있어서 젖가락만 있다면 사람 한명을 죽이는것도 우수울정도의 흉기로 탈바꿈됐기에.. 웃고 넘길수 있는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만..."

그런 그들을 말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그 였지만.. 그 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이가 있었다.

"이녀석들! 그만두지 못하겠냐!"

묵직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거대한 몸체를 잽싸게 이동해 4인조에게 다가간.. '경철'은 날카로운 소리로 일갈한 채 당장이라도 싸울기세인 그들의 목덜미를 단번에 낚아채듯 잡은 뒤 그대로 들어올렸고.. 싸우려던 4인조는 꼴사나운 자세로 경철의 손에 의해 허공을 데롱데롱 매달린 상태가 됐다.

솥뚜껑깥은 커다란 손을 가지고 있는 경철이기에 가능한.. 묘기에 가까운 기술로 4인조를 단숨에 제압한 경철은 그대로 방향을 바꾸어 자신쪽으로 돌아보게 만들고는.. 상처투성이의 흉악한 자신의 얼굴을 들이댄채 그들 한명 한명을 순서대로 노려봤고 방금전까지 으르렁 거리던 4인조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문채 주눅든 모습으로 축 늘어졌다.

"이번에는 또 뭐가 문제인거냐!?"

경철은 주눅든 4인방을 닥달했고.. 서로의 눈치를 보며 서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술을 움직였다.

다들 하나같이 서로가 자신의 반찬을 빼앗아먹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아.. 또냐."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경철이었지만.. 너무나도 예상 그대로인 상황에 어이가 없어 한숨이 절로 나왔다.

"너희들 형제잖냐? 서로 양보는 못할 망정 서로의 물건을 탐하는것도 모자라.. 서로 죽일 기세라니..."

그들의 식탐이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고.. 이해도 할 수 있었고

자신 역시 어렷을적에는 다른 형제들과 음식으로 다툰적이 제법 있는 편이었기에 어느정도 공감도 할수 있었지만.. 그들의 자제심.. 특히나 형제라고 할 수 있는 자신들 사이에서는 유독 그것이 심하게 부각됐고 심지어는 서로 적의와 살의를 뿜어내는 상황에까지 도달해버리는 상황 만큼은 이해도 공감도 해줄수가 없었다.

"싸우는것까진 좋다고 쳐도.. 너희들은 너무 지나쳐."

그렇게 말한 경철은 4인조르 동시에 바닥에 내려 놓고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4인조를 팔짱을끼고 입을 다문채 내려다 봤다.

"흐음.. 좋아. 너희들 1신간 후 진료실로 와라."

무엇인가 생각이 난것인지 경철이 그런 말을 내뱉었고.. 그것을 들은 4인조는 '왜?' 라는 얼굴로 경철을 동시에 바라봤지만 경철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등을 돌려 성큼성큼 식당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1시간 후 진료실..

"취미..인가요?"

진료실의 주인인 나라는 진료대의 위에 앉아있는 경철에게 물었다.

"그렇지."

경철은 짧게 답한채 자신의 상처투성이 민머리를 거칠게 끄덕였다.

"확실히.. 먹는것 외에 취미나 관심분야가 있다면 조금 덜 해질지도 모르겠네."

나라와 마주본채로 앉아 있던 그는 경철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동의 했다.

그들이 식(食)에 집착하는 이유는 고통밖에 몰랐던 그들에게 첫 '락'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기 떄문이었다.

즉.. 그들이 그렇게도 먹는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흡사 갓태어난 새끼오리가 가장 처음보는 존재를 엄마라고 생각하는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되는 것으로.. 처음 느낀 그 행위와 감각밖에 모르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에 집착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할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녀석들에게는 먹는것 외에도 각자가 빠지거나 몰두할만한 무엇인가가 필요하지."

의식주..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 요소라고 말할수 있는 3요소..

하지만 인간은 그것만으로 살아갈수 있을정도로 단순한 생물은 아니었고.. 그런 당연한 요소외에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갈망하기 마련이었다.

총알이 빗발치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조차 그런 요소가 나타나기도 하고.. 쌀한톨이 아쉽던 병원에서도 사람들은 그런 의식주외의 요소에 몰두하기도 하고 열광하기도 했다.

"나의 경우에는 '담배' 나 자신의 '단련' 이었고.."

물론..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담배' 도 끊은 상태였고.. '단련'역시 이런 몸이 된 상태에서는 무의미하기에 그만둔 상태였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명상'과 길티의 '단련' 정도가 경철이 몰두하는 일이었다.

"선생의 경우에는 '독서' 였지."

나라의 경우에는 독서로.. 그다지 빨리 읽지는 않지만.. 시간이 날때마다 한권씩 읽어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책의 경우 그다지 중요도가 높지 않은 탓에 어느 집을 들어가도 한두권씩은 있을정도였기에.. 어떤의미로는 이런 세계에서 가장 타당한.. 혹은 가장 합리적인 취미라고도 말 할수 있는 취미였다.

"요근래에 전혀 읽지 못했지만요.."

코세이와의 결전에 관련된 준비에 동참한 탓에 피로가 쌓여 일찍 잠들기도 했고.. 여러모로 바쁜일상을 보내고 있는 탓에 최근은 한글자도 읽을수가 없었고.. 그 전에는 그를 찾기 위한 여행의 탓에 독서를 할 정도의 여유도 없었다.

"근데.. 미도의 취미는 뭐에요..?"

씁슬한 미소로 책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나라는 문뜩.. 자신이 그의 취미를 알지 못한다는것을 깨닫고 그것을 물었다.

"나? 뭘까?"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도 알지 못한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린채 경철에게 그답을 요구했다.

"너는... 음.. 그걸 취미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만..."

경철은 자신의 상처투성이 민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으며 말끝을 흐렸다.

"뭔데요? 미도의 취미가?"

나라는 궁금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경철을 닥달했다.

"음.. 뭐... '빨빨되며 돌아다니는거..?' 일려나..?"

"아....."

경철은 자신도 확정하지 못한다는듯한 애매모호한 말투로 말했지만.. 왠지 모르게 나라는 그 대답이 너무나도 이해가 갔다.

가만히 있는것보다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무슨일인가를 돕거나...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는 등등.. 병원에 있었을 당시 그의 경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서포트로서 돌아다니는 경우도 자주 있었기는 하지만.. 그런일이 아니더라도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할 일을 찾아내고.. 괜찮다고 사람들이 하는데도 기어코 그 일을 완료한뒤 기묘한 웃음소리를 흩뿌리며 다른 장소를 찾아 방황하는 일은 어느의미로 그의 일상..이라고 할까.. 취미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기에 나라는 확연하게 경철의 그말을 이해할수 있었다.

"빨빨되며 돌아다니는것 보다는.. '일' 이 취미? 같은 느낌일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이미 취미가 아니라 중독아니냐..?"

경철과 나라는 동시에 일 중독자(?)인 그를 지긋히 바라봤다.

"그러고보니.. 어제 화기청소를 하고 누구를 도와줘야 한다고 하고 떠나지 않았던가..?"

"저도 의약품 정리하는걸 도움받은 뒤에.. 무슨일을 해야한다고 떠나는걸 봤는데.."

어제의 일을 떠올린 두 사람은 그렇게 중얼 거린채 재차 그를 바라봤다.

"미도 어제 대장님일을 돕고 제 일을 돕고.. 또 뭘 했나요?"

나라는 시선집중으로 인해 의아한 표정으로 있는 그에게 물었다.

"어제? 으음.. 시도랑 솔도랑 같이 헬기의 정비를 했고.. 그 이후에는 할배랑 자드랑 독 만들기.. 그 이후에는 미미랑 같이 물품들을 옮겼고... 그 이후에는..."

그의 입에서 어제 했던 일에 관한 내용들이 주르륵 하고 나열됐다.

솔직히 예전의 시대였다면 과다업무로 신고당할지도 모를정도의 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건 중독이군."

"워커홀릭이네요."

두 사람은 그가 심각할정도의 일중독이라는것을 단언했다.

아무리 그가 여러모로 다재다능하다고는 하지만.. 그 업무량은 혼자서.. 그것도 하루에 소화해내기는 무리가 있는 양으로.. 그야말로 자는것 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움직였다는 이야기 이기도 했기 떄문이었다.

"딱히 중독은 아니야? 그냥 좋아서 하는 일.."

"그게 중독이다."

"워커홀릭 그자체잖아요!?"

두 사람의 날카롭가 냉정한 태클에 말문이 막혀버린 그는 무안한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파트2의 내용은 4인방의 취미(?)상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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