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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0 탄생
다시.. 욕탕의 탈의실
"일단.. 제가 가져온 걸 빌려드릴 테니.. 씻고 나서 그거라도 입도록 하세요."
남자들은 둘째치고 같은 여자로서 치녀 상태인 채로 내버려 둘 수도 없었기에.. 갈아입기 위해 가져온 자신의 속옷을 건네기로 했다.
다른 여성진들도 있는데 굳이 나라가 자신의 속옷을 건네기로 한 것은.. '사이즈'상 그나마 나라의 것이 가장 타당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임신을 하고 있어 배가 불룩 튀어나온 상태였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와.. 여성으로서는 크다고 할 수 있는 신장과 볼륨감 넘치는 가슴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속옷이 중학생 체형의 파도에게 맞을 리도 없었고.. 한솔의 경우 아직 한 자릿수의 나이대인 아이였기에 당연하게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나마 중학생 같은 신장과 외형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속옷이 중학생 외형의 파도에게 가장 잘 들어맞았기 때문이었다.
"중삐리와 사이즈가 비슷한 30살이라니.."
그녀는 비아냥이나 그런 것이 아닌.. 진심으로 동정한다는듯한 말투와 눈빛으로 나라
를 바라봤다.
"큭...!"
그녀의 그런 반응에 발끈 한 나라였지만.. 현실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아무 말도 못한 채 분한 듯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다들 탈의를 한 마당에.. 이대로 이곳에 머무를 이유도 없었기에 여성진은 그 상태 그대로 욕탕에 향했다.
"대빵 큰 욕조오오오오!!"
들어가자마자 한솔이.. 제법 큰 욕조를 보고 활기를 띤 목소리와 함께 욕조 안으로 뛰
쳐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전에 그녀가 한솔의 작은 몸을 번쩍 들어 올렸다.
"야 꼬맹이! 씻고 들어가야지!"
"어차피 물에 들어가면 깨끗해지는데 왜 씻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녀에 의해 허공에 매달린 상태가 된 한솔은 몸을 버둥거리며 반론의 말을 내뱉었다.
"남자분들도 사용해야 하니까.. 웬만하면 깨끗하게 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래! 니 때나 기타 등등이 둥둥 떠다니는 욕조 물은 남자 놈들한테 넘겨주고 싶지는
않겠지?"
한솔을 부드럽게 달래는 나라의 말에 편승해 그녀가 이유를 보충했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사람이니까 때도 나오고 오줌도 나오고 똥도 나오고 방귀도 나오는 거잖아?"
한솔은 그런 두 사람의 말에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지만.. 수치심 따위는 어디론가 날려버린 듯한 털털함에 두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만..."
"이런 세상이니.. 수치심 같은 건 두 번째 문제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솔에게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너무 없어 보였다.
"모르는 아저씨가.. 알몸을 보여주면 식량을 주겠다고 너한테 말하면 어떻게 할 거야?"
"벗는것만으로 식량을 얻어먹을 수 있는 거니까! 당연히 벗어야지!"
그녀의 질문에 한솔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답했고.. 그 대답은 그녀와 나라
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는 하지만..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답이었다.
"역시..."
"으음.. 이건 좀 위험하네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본 채 한솔의 문제점에 대해 공통의 감상을 가졌다.
한솔이 어떻게 그 어린 몸으로 혼자서 살아왔는지 알고 있었고.. 거기에 남자밖에 없
는 집단과 생활한 탓에 일반적인 여자아이와 비교해 상당히 수치심이 옅다고는 알고 있
었다.
당연 수치심이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생존하는데 도움이 되는 물건
도 아니었던지라.. 당연 한솔에게 있어서 그런 감정은 쓸모없는.. 생존에 있어서 필요
하지 않은 것이었고.. 같이 생활했던 그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덕분에 그런 성향이
더 두드러졌다.
그 탓에.. 다른 수치심은 물론 성적 수치심 역시 한솔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이 집단에서 그런 몹쓸 짓을 하는 인간이 있을 리는 없다고 생각되기는 하지
만.. 어떠한 일로 인해 외부의 인간과 접촉할 일이 생겨.. 그 외부의 인간이 그런 한솔
의 성향을 파악하고 못된 짓을 할 가능성은 무지막지하게 높았다.
몹쓸 짓을 당할뻔한 적도 몇 번 있었고.. 실제로 끝까지 당할뻔했던 입장인 그녀로서
는 특히나 한솔의 이런 상태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미루고 미루어왔지만.. 드디어 이 녀석도.. 알 때가 온 거 같네.."
"그래도.. 너무 빠르지 않을까요..?"
"이런 세상이잖냐.. 이왕 알아야 할 거면 후다닥 알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게
차라리 낫겠지."
"그것도 그렇네요..."
그녀와 나라는 아직까지 그녀의 양손에 의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상태인 한솔
을 바라봤다.
사실 좀 더 뒤에 알려줄 생각이었던... 진짜배기 '성 지식' 을 한솔이 좀 더 크고 나
서 알려줄 생각이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이 정도로 성적 수치심이 전무하다시피 한 한
솔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거기에.. 최근 들어 자주 그에게 내뱉던 그 '폭탄발언' 들을 생각하면.. 진실을 깨닫
고 그런 마을 함부로 내뱉지 못하게 하는 것도 어떤 의미로 중요했다.
아니.. 어찌 보면 이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일단 탕에 들어가서 시작해볼까."
"그렇네요.. 이대로 있다가는 감기 걸릴지도 모르니까요."
그녀와 나라는 그대로 한솔을 데리고 샤워기 앞으로 데려 간 뒤.. 비치되어있는 샴푸
와 비누로 각각 머리와 몸을 씻겼고.. 덕분에 말끔해진 한솔은 자신이 원래 하려던..
탕으로의 다이빙을 실현했다.
"히히히! 엄청 크네! 그치?"
그와 나라 한솔이 실랑이를 버릴 동안.. 이미 샤워를 끝내고 탕 속에 들어간.. 그것도
모자라 탕의 수면 위를 익사한 시체처럼 둥둥 떠나니고 있던 파도에게 말했고.. 물속이
었던지라 수첩과 펜은 캐비닛에 넣어둔 상태였고.. 얼굴은 수면 안에 박혀 있어 입모양
은 물론 고개를 끄덕일 수도 없던 파도는 그 대신 한쪽 손을 수면 안에서 들어 올려 오
케이 사인을 만들어 긍정했다.
그렇게 한솔은 넓은 탕 속을 잠수하거나 헤엄치거나 하며 신나게 돌아다녔고.. 그와 반
대로 파도는 조용하고 고요하게 탕 안을 시체처럼 둥둥 떠다니며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얼마 후
머리를 감고 샤워를 끝낸 그녀와 나라가 동시에 탕의 안에 발을 집어넣으며 들어왔다.
"꼬맹이! 수영 그만해!"
신나게 탕 안을 헤엄치는 중인 한솔을 척!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녀가 외쳤고.. 그
에 따라 한솔은 수영을 멈춘 채 자신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린 뒤 의아해하는 얼굴
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지금부터.. 한솔이의 성교육을 시작할 거예요."
"성교육이 뭐야?"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한솔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고.. 고개를 갸웃거린 채 의문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
"뭐 차차 알게 될 테니까.. 이리로 와"
그녀는 자신의 배를 조심스럽게 붙잡은 채로 탕 안에 천천히 들어간 뒤 어깨 까지 잠
근 상태에서 한솔을 손짓을 불렀고.. 한솔은 의문투성이의 얼굴임에도 그에 따라 가볍
게 헤엄쳐 그녀의 근처에까지 도달했다.
"일단.. 한솔이는 남자랑 여자의 몸이 어떤 차이인지 알고 있나요?"
그녀보다 조금 늦게 탕 속 안으로 들어온 나라가 한솔과 눈을 마주친 채로 물었다.
"남자랑 여자... 으음... 아! 고추! 고추야! 오빠는 이만한 고추가 있었는데.. 한솔이
한테는 없어!"
라고 한솔은 밝은 목소리로 그때 봤던 그 크기를 나타내는 손동작을 취했다.
"에..? 그만해요..!?"
한솔이 손으로 표현해낸 그 크기가 나라의 상상을 뛰어넘는 크기였기에.. 놀란 얼굴로
그 진실을 확인하듯.. 휙 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노,노코멘트로...."
그녀는 그런 나라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돌린 채 그렇게 말했다.
"그정도 크기라니..."
충격을 받은듯한 태도로 방금 전 한솔이 표현한 크기를 자신의 손을 재현하는 나라..
"남의 남자 물건 사이즈에 왜 이리 집착하는 건데!?"
"아,아니거든요..!? 그, 그냥 조금 충격이었을 뿐이에요!"
그녀의 닦달에 당황한 나라가 자신의 손을 물속으로 잽싸게 감춘 채로 외쳤다.
"빌어먹을 도둑고양이가..."
"그러니까..!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것보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고요."
"그래.. 지금은 일단 이 꼬맹이의 인식부터 바꿔놔야지.. 그리고 다음은 네년이다 도둑
고양이다."
"당신 뒤끝이 너무 쌔지 않아요!? a형!? a형인가요!?"
눈앞의 한솔을 교육하는 것인 우선이었던 터라 평소라면 싸움이 시작됐을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한솔에게 남자와 여자의 구조적 차이에서부터.. 남성기와 여성기의 자세한 기
능.. 그리고 성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떤 방식으로 임신을 하는지 등을 한솔에게
하나씩 하나씩 전달해 나갔다.
단지..
이런 식의 정보만 전했다고 한다면.. 그냥 평범하게 일반적인 성교육이었을 터..
하지만 어쩌다 보니 두 사람은 조금 과격한.. 성교육이라기에는 수위가 너무 높고 야시
러운 그런 내용들까지도 한솔에게 전달해버렸다.
사실상 평범한 아이였다면.. 내용의 반은커녕 거의 대부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내
용이었다.
단지.. 한솔은 그런 평범한 아이들과 비교해 상당히 이해력이 좋고.. 눈치도 빨랐으면
똑똑한 아이였기에.. 전부..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성교육에 의해 두 사람이 내뱉은
그 수준 높은 성 지식(?)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자,잠깐..!? 우리 너무 나가지 않았냐..?"
"핫..!? 너무 흥분해버려서 그만..!?"
두 사람은 겨우 자신들이 너무 도가 지나친 지식들을 피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
고.. 그 지식의 전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솔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아...."
그 충격적인 지식을 전달받고.. 진실의 문(?)을 열어버린 한솔의 얼굴은 수치심이라고
1g도 없었던 그때와 사뭇 다른... 토마토와 같은 붉은빛을 뿜어낸 터질 것 같은 얼굴
을 부끄러운 듯 양손으로 가린 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몸을 바들바들 떨며 어쩔 줄 몰라 하던 한솔은 결국..
"한솔이..한솔이 더럽혀져버렸어어어어어!!"
그렇게 외치며 탕 속에서 벌떡 일어난 한솔은 그대로 탕 밖으로 얼굴을 가린 채 뛰쳐나
가버렸다.
"엇..!? 야 꼬맹이!?"
"기,기다리세요!?"
충격을 받고 뛰쳐나간 한솔이를 잡기 위해 그녀와 나라도 탕 안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
로 뛰쳐나갔다.
"우아아아아앙! 더럽혀졌어어어어어! 후배위하는 후배위를 알아버렸어어어어어어!! 으아
아아앙!"
빨가벗은 상태로 울며불며 탈의실 밖으로 뛰쳐나간 한솔이를 잡기 위해.. 두 사람도 옷
을 입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알몸 상태에서 그런 한솔의 뒤를 쫓았고...
그렇게 30분이 넘게 알몸 여성 3인방의 술래잡기가 펼쳐지게 됐다.
다행히 다른 이들에게 발견되지 않고 그 술래잡기는 종료됐지만..
그녀와 나라는 그렇게 수치심에 대해 떠벌린 주제에.. 그 수치심을 잊어먹고 알몸으로
복도를 뛰어다닌 자신들에게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었고... 이번 욕실에서의 성교육 사
건으로 인해.. 한솔은 물론이고 그녀와 나라도 여러 가지 의미로 타격을 받아버린.. 참
으로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시간 후...
"오? 제법 크군!"
자신의 우락부락한 근육을 뽐낸 채 가장 먼저 욕실에 입장한 경철이 생각 이상으로 넓
은 공간을 보고 그런 감탄을 내뱉었고.. 그 직후 알몸 상태인 남자 전원이 우르르 욕
실 안으로 들어왔다.
여자들의 입욕시간이 끝나고 자신들의 입욕시간이 됐기에 단체로 몰려온 것이었다.
"응..? 저건 뭐지?"
왁자지껄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던 중.. 경철이 탕 안에 해초 같은 무엇인가가 둥둥 떠
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 해초를 잡아 들어
올렸다.
"으음? 사람..? "
머리카락이란 것을 깨달은 경철은 잡아당기던 머리카락에서 손을 때고 조심스럽게 탕 속
에 양손을 집어넣은 뒤 그 정체불명의 존재를 번쩍 들어 올렸다.
"................."
그 정체는 다름 아닌.. '파도'
그녀들과 같이 입욕했던 '파도' 였고.. 당연히 탕에 들어가 있던 탓에 실오라기 걸치
지 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
"!?"
그리고.. 경철이 들어 올림에 따라 조용히 감고 있던 눈이 번쩍 떠진 파도는 놀란 듯
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어 올린 채 이곳저곳을 둘러 본 뒤.. 조용히 얼굴을 붉혔다.
"(부끄럽게도.. 너무 따뜻해서 잠들어버린 모양이야.)"
파도는 쑥스러움이 드러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니.. 이년아... 부끄러워할 부분은 거기가 아니잖아..?]
자드는 모든 걸 자포자기한 탈력감 넘치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채.. 알몸의 남자들...
풍년인 '고추밭'을 바라본 채 중얼거렸다.
============================ 작품 후기 ============================
기승전고추!
그리고 더럽혀진 한솔이..
아니 어른의 계단을 올라간 한솔이..?
뭔가 철컹철컹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