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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0 탄생
지하주차장에서 시끄러운 재회를 끝낸 그들은.. 올 때와는 다르게 몹시 빠른 속도로 연구시설에 돌아갈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속도는 물론 장애물도 없는 하늘을 헬기로 날아갔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얼마 걸리지 않아 그들 각각이.. 며칠 전 혹은 몇 주 전 머물렀던 연구시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그 탓에 개조 트럭을 헬기로 나를 수 있을 리는 없었고.. 나중에 회수하기로 마
음먹고 지하주차장에 방치해두기로 했다.
굳이 그런 식으로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귀중한 개조 트럭을 방치하면서까지 급하게 연구시설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가 그들에게
는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코세이의 계획' 때문이었다.
세계 멸망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고세이 때문이었다.
사실상 지금도 코세이로 인해.. 이 세계는 멸망 가도를 걷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이제 와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코세이가 실행하려는 이번 계획은 얼마 남
지 않은 인류는 물론이고 다른 동물들조차 살수 없는 상태로 만들 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계획의 상세 내용을 그는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코세이에 의해 '알게됐다.'
그를 괴롭히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장대한 계획을 자랑하기 위해서인지.. 아무
런 이유 없는 변덕인지 종잡을 수 없는 코세이의 진위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했지
만.. 코세이는 그 구체적인 계획안을 자신의 머릿속에 직접적으로 주입시켰고.. 그 사
항에 관한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에도 들어있었다.
어찌 보면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정말로 조잡하기 짝이 없는 계획..
하지만 그것을 생각한 인물과 그것을 실행하려는 인물이 '코세이' 라는 점에서는 웃을
수가 없었다.
그 코세이의 계획이란 인간들을 좀비로 만들었던 바이러스의 강화 판을 전 세계에 살포
하는 것이었다.
굳이 퍼질 대로 퍼진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가 들끓는 이 세상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
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 바이러스 자체가 기존의 바이러스와는 틀리고.. 애초에 그 바
이러스의 감염 대상 자체가 틀렸다.
그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별다른 효과는 없었지만 '좀비' 이미 감염되어 변모
한 좀비들에게 있어서는 그 효과가 확실했다.
그 효과는 좀비의 진화를 촉진시키는 효과였다.
코세이가 개량을 한.. 어느 정도 자아를 가지고 있고 끈질긴 생명력과 재생력을 자랑하
는 그 '불사병'으로 진화시키는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었다.
즉.. 안 그래도 인류에게 위협적인 좀비가 더욱더 위협적으로 변화한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여기까지라면 그도 이 계획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지
만.. 적어도 지금 같이 초조함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선인도 아니고.. 정의의 사자는 더더욱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오지랖이 넓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좀비들이 강화되는 것은 조금 골치 아픈 일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아주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물론 다른 생존자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
와.. 그의 주변에 있는 소중한 인간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코세이의 이 계획이 대수롭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그 계획의 후반부에 있다.
코세이는 그 불사병바이러스를 뿌린 뒤.. 조금 시간을 두고 '핵'을 쏠 예정이었다.
핵.. 현시대에서 최종 결전 병기라고 할 수 있는.. 최악이자 최흉의 병기를.. 코세이
는 쏠 생각이었다.
폭발력은 물론이고 그 여파로 사람은 물론 생명체조차 제대로 살수 없는.. 세계로 만
들 예정이었다.
이것이 만약 보통 사람이라면.. 자기도 피해를 입는.. 이 자폭.. 혹은 자살에 가까운
행동을 할리가 없다고 웃으며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계획의 실행법은 '코
세이' 였다.
코세이라면 하고도 남는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그 사실은 100% 확신할 수가 있었다.
이유? 이유는 없다.
그 미치광이.. 아니 미치광이조차 이성적으로 보일 정도로 코세이의 머릿속은 혼돈했다.
그야말로 혼돈.. 진의 따위는 읽을 수 없는.. 아니 진의라는 것 자체가 있을지 의심조
차 되는 그런 존재였다.
그저 하고 싶으니까 한다.
재미있으니까 한다.
이유 없이 한다.
그런 시답잖은 이유만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실행시키는 것이 코세이..
그렇기에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다.
이 계획을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들었다.
특히나.. 지금에 와서는 더욱더 그 부담감은 늘어났다.
코세이의 그 계획은..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생명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
지만.. 그 계획은 '미래'를 빼앗아가는 일이었다.
자신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소중한 존재들은 물론이고.. 곧 태어날 '아
이'의 미레라는 이름을 지어준것이 무색하게.. 그 미래를 빼앗아가는 일..
그렇기에 그는 코세이의 계획을 막지 않으면 안됐다.
어떻게해서든 막지 않으면 안됐다.
초조하고 불안한 감정에 어꺠가 무겁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그 계획을 저지하지 않으
면 안됐다.
그러나.. 다행히도 코세이는 바로 이 계획을 실행시킬 생각은 아니었다.
계획까지는 약 한달정도가 남아 있었다.
바이러스를 쏘는 날은 5월5일.. 어린이날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날..
이 날로 계획을 잡은것은.. '곧 태어나지 않을 '아이들이 불쌍하니까!' 라는 이유였다.
거기에..핵을 쏘는 날은 5월8일.. 어버이날이라고 할 수 있는 날.
이 날에 핵을 날리는 이유는 '부모가 될수 없는데 살아있어봤자 가치가 없으니까!' 라
는 이유였다.
라는 제정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자기 멋대로인 말도 안 되는 이유였다.
하지만.. 분노와 살의를 부르는 그 이유가 붙은 덕분에 그에게.. 그들에게 있어서는 다
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 당장 계획이 실행된다면 어떻게 해볼새도 없이 이 세계가 멸망 가도를 향해 무서
운 속도로 가속해갈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유예기간이 존재했
다.
그것은 즉.. 멸망의 길을 피할수 있는.. 계획의 중심에 있는 그 혼돈을 막을수 있다
는 말이기도 한것이었다.
그는 이 모든 계획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부 전했다.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아무도 모르게 일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왜냐하면 이 계획을 저지하는데 있어서 목숨이 몇개 있어도 모자를 일이었기 떄문에..
기껏 모두가 무사한 이 상황에서 또 다시 그들을 사지로 모는것같은 일은 피하고 싶었
다.
하지만.. 자신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코세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존재
는 아니었다.
자신 혼자만으로는 혼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코세이를 다 막아낼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는 이것을 모두에게 알렸다.
그 계획을 조용히 듣고 있던 이들은 다들 한마음이 되어 '미친놈' 이라고 코세이를 매
도 한채 분노했다..
살아있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 개새끼..! 지금 가자! 당장..! 아이에게.. 미레한테.. 그런 끔찍한 세계에 태어나
게 둘수없어..!"
자신의 뒤에 있는 벽을 후려쳐 파괴한 그녀가 분노의 형상을 띄운채 외쳤다.
"진정해라."
그런 분노에 미쳐날뛸것 같은 그녀에게 경철은 차분한 말로 달랬다.
"진정하게 생겼어..!? 그 미친새끼떄문에 이런 사단이 난건데..! 그것도 모자라서..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생각이 만만인데!? 이게 진정하게..."
경철의 차분한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녀는 격한 소리를 경철에게 토해냈다.
하지만.. 그런 차분해 보이는 경철의 투박하고 거대한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는것
을 눈치챘고.. 경철이 생각이상으로 차분한것이 아니라는것을 눈치챌수 있었다.
"하아.. 미안 머리에 열이 올랐나봐..."
경철 덕분에 조금 차분해진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 앉은채 사과의 말을 건냈다.
"뭐.. 당연한 반응이니 사과할일은 아니지... 열이뻗치는건 너뿐만이 아니니까 말이
야.."
그렇게 말한 경철은 조용히 감았던 눈을 뜨며 이 이야기를 듣고있던 다른 사람들을 쭈
욱 둘러봤다.
"그것들을 죽여할 이유가 늘었군..."
[개새끼들..개새끼들...!]
할배와 자드..
이런 몸이 된것도 모자라 눈앞에서 소중한 존재들을 살육당한 그들은 이렇게 된 모든 원
인인 코세이에 대한 분노를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들어낸채 있었다.
"용서할수 없어요...!"
"나쁜놈들!"
나라와 한솔 역시 원흉인 코세이를 용서할수 있을리 없었다.
평범하게 살아온 자신들을 이런 세계로 몰아넣은 코세이를 원망하지 않고 있을정도로 그
들은 자비롭지도.. 아니 부처라도 그 행위를 용서할수없을것 같을정도로 코세이가 벌인
일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코세이에 의해 복제된 4인조.. 실험체로서 고문에 가까운 실험을 받게된 그
들 역시 자신들의 창조주이자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있는 코세이에게는 격한 분노를 나타
내고 있었다.
이 안에 있는 존재들.. 심지어 코세이가 아니었다면 태어나지도 않았을 길티역시 분노
를 표출하고 있을정도로..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코세이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뭐가 어찌됐든.. 우리가 결국 할일은.. 그 빌어먹을 개새끼를 족치는 일이겠지."
경철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앞주머니에서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담배를 꺼내.. 그것을
입에 물었고.. 오래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는 지포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려고 했지
만.. 자신의 옆에 있는 그녀의 불룩한 배를 보고는.. 불붙이는것을 멈춘 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빼냈다.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쓴웃음을 지으며 경철은 담배를 도로 주머니에 넣은채 말했다.
그와 그녀를 만나게한 지금.. 자신과 했던 약속은 지켜졌기에.. 금연을 해금하려고 했
던 경철이었지만.. 조금더 아주 조금만 더 금연을 지속하기로 마음먹었다.
"응.. 그러니까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싶어."
조용히 분노를 삭히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가 말했다.
마음같아서는 다들 이대로 쳐들어가 꺵판을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의 싸움만큼은 만반의 준비를 한채 쳐들어가고 싶었고.. 초조함은 있지만 어느정도
준비할수있는 시간의 여유도 존재 했다.
거기에.. 코세이가 있는 곳 역시 그는 알고 있었다.
코세이의 본거지 라고 할수있는 곳.. 그곳은 다름아닌 '제주도' 였다.
거기야말로 코세이의.. 태양교단이라고 하는 집단의 본거지였다.
다행히도 그곳에 갈 수단.. '헬기' 도 존재하고 있었기에 이동수단도 아쉽지 않은 상황
이었다.
덕분에 코세이의 본거지에 쳐들어가는 준비에 집중하기에는 어느정도 충분한 시간을 마
련할수 있을것이었다.
"녀석이 계획을 실행하기 까지 약 1달.. 여유를 가지고 계산해봤을때. 2주정도의 시간
이 우리가 준비할수 있는 시간이야. 그 안에 어떻게든 최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
고..."
그 이후는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나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자
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 누구도 그의 의견에 토달지 않은채 수긍했다.
2주... 14일
최후의 결전까지 남은 2주의 시간.. 물론 준비의 시간이기는 했지만.. 어찌보면 그것
이 그들에게 있어서는 짧지만.. 편하게 있을수 있는 안식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마지막 시즌4의 시작입니다!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이번 에피소드를 재외하면 2개 남은거니.. 이제 다음달안에 완결이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