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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9 재회
하지만..
경철에게 그 거대한.. 거인의 공격에 의한 충격은 물론이고.. 목숨을 잃는 상황도 다가오지 않았고..
그것을 자각한 경철은 적어도 몇십 미터 정도가 떨어져 있던 그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과 자신의 거체가 그에게 안겨져 있는.. 그야말로 꼴사나울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공주님 포옹의 상태가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포옹한 상태의 그가 무서
운 속도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거인의 일격에 피해를 입지 않고.. 그에게 안긴 채로 건물의 안까지 엄청난
속도로 피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건물 안에 들어온 그의 몸이 멈춘 그 순간..
"으큭..!"
그의 고통에 찬 신음과 함께.. 온몸의 뼈와 근육이 비명을 내리는듯한 소리가 그의 전
신에서 들려왔고.. 그의 몸은 하체에서부터 천천히..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같이 바
닥에 쓰러졌다.
그 탓에 경철을 안고 있던 양팔도 힘이 빠졌고.. 경철은 자연스럽게 바닥에 엉덩방아
를 찌게 됐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고통보다는 눈앞에 있는 그의 심각한 상태가 더 문제였다.
"어이!? 괜찮냐!"
전신의 뼈와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듯 보이는 그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지 못
한 경철은 당혹감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아..괘,괜찮아.. 능력 때문에 몸에.. 부하가 간 것뿐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회
복..될꺼야.."
방금 전 그가 사용한 능력..
그것은 바로 그의 팔을 앗아갔던 늑대인간이 사용했던 '가속' 능력이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속도를 올린 채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반사 신경은 물론 동체시력도 보통 이상인 그 조차도 눈으로 좇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
도를 자랑하던 그 가속능력. 을 사용해 경철의 위기에서 구해낸 것..
하지만 이 굉장한 능력에는 커다란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의 몸이 능력을 감당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가 평범한 인간이었고.. 늑대인간을 죽여 영웅이 되어 그 능력을 얻을 수 있었
다면.. 육체의 강화로 가속의 능력을 버틸 수 있는 신체가 됐을 터였지만.. 그는 반쪽
짜리 인간이었다.
정확하게는 '코세이'를 모방하다 실패하여.. 인간의 요소가 섞여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는 영웅으로서 능력을 얻을 수는 있었지만.. 다른 인간들과는 다르게 육체
적 변화가 적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원래대로라면 100의 힘을 받았어야 할 그는 반 정도 혹은 그것
보다 낮은 힘밖에는 얻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그건 그렇고.. 아저씨 진짜 살아있었구나..."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동자만을 움직인 채 경철의 상처투성이 얼굴을 바라본 그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아.. 덕분에.."
그 모습에 경철도 울컥했는지 눈시울이 붉어져갔고..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
은 채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이 감상에 빠지는 것을 내버려 둘 생각이 없는 거인은.. 그와 경
철을 찾으려는 듯 거대한 손을 휘둘러 그들이 있는 건물의 지붕을 단번에 날려 버렸다.
"아저씨! 내가 미끼가 될 테니까! 어서 도망가!"
"망할 새끼.. 가능하겠냐!"
경철은 거친 말을 내뱉으며 연체동물같이 흐느적거리는 그의 몸을 잽싸게 어깨에 들쳐
맨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눈앞에 있는 벽을 부수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빌어먹을 저딴 걸 어떻게 쓰러트려야 하는 거야!? 약점이라던가는 없는건가..!"
그가 떨어지지 않게 어깨에 꽉 붙들어 맨 채 달리며.. 경철은 목만을 움직여 자신들을
잡기 위해 움직이는 거인의 모습을 확인한 채 불만을 토해냈다.
"약점이라면 있어..!"
"진짜냐!? 어디에 있는거냐!"
알려준다면 당장이라도 돌격할 기세를 품은 채 경철이 물었다.
"목 안쪽..."
"망할..."
그에게서 약점을 들은 경철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목 안쪽.. 그것은 즉 저 거인의 입속 안으로 들어가야 된다는 것을 뜻했고.. 경철은
그 입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목격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약점은 없는거냐!?"
"목안쪽의 핵을 파괴하는 것밖에는 없어!"
"칫..!"
경철은 절망적인 상황에 혀를 칠 수밖에 없었고.. 재차 고개를 돌려 거인의 상태를 확
인했다.
"입 다물어라! 혀 깨문다!"
거대한 손이 경철과 그를 잡기 위해 뻗어졌고..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경철은.. 그를 품
에 안은 상태로.. 후방을 향해 뒤로 도약했고.. 예상외의 방향으로 몸을 튼 경철에 의
해 거인의 손은 아무것도 없는 지면을 흟었다.
단지.. 거인의 위협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것은 좋았지만.. 그 탓에 거인과의 거리는
벌어지기는 커녕 줄어들어 버린..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 쳐했다.
"아저씨..! 버텨줘! 내 몸이 회복될때까지만!"
가속의 영향으로 박살난 전신은.. 점점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리의 무리를 거듭한 육체가 완전하게 재생되는데에는 어느정도 시간인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방법이 있는거냐!?"
"있어! 그러니까..."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어차피 한번 버렸던 목숨이다! 까짓거 해주마!"
씩 학고 호전적인 미소를 지어 보인 경철은.. 품에있는 그를 어깨위로 올린 뒤.. 거인
과 멀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위험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발 밑을 향해 달려갔다.
"큰 놈일수록 발밑이 불안한 법이지!"
경철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외친채 거인의 가랑이 사이 아래로 들어갔다.
단지.. 자신만만 하게 외치기는 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그것도 그럴것이.. 언제 밟혀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위험 지대라고 할 수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철이 말한대로.. 커다란 그 몸의 움직임은 육중하고 둔했기에.. 어찌보면
이 곳이 가장 안전한 범위라고 말 못할것도 아니었다.
그 증거로.. 거인은 자신의 가랭이 사이의 지면에 위치한 경철과 그를 잡기 위해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유연하지 못한 거인의 몸은 가랭이 사이의 지면에까지는 닿지 않았
고.. 그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을 쥐었다 폈다하는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할수 밖
에 없었다.
"이걸로 어느정도 버틸 수 있겠군."
겨우 안심할수 있었던 경철이었지만.. 그 안심의 시간은 금방 끝이났다.
손으로는 경철과 그에게 닿지 않은것이라고 판단한 거인이.. 이번에는 '발'을 이용하기
로 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똑똑한 새끼군..!"
"아저씨!"
자신들을 향해 들어올려진 발을 찡그린 얼굴로 올려다보는 경철을 그가 급박한 목소리
로 불렀다.
하지만 경철은 당황하거나 다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조용히 자신의 다이아몬드
의수를 들어올렸다.
"걱정마라! 어떻게든 해주마!"
그렇게 외친 경철은 자신의 능력을 발동해.. 다이아몬드 의수를 변화시켰고.. 사람의
손을 띈 형태의 의수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며 '갈고리' 의 형태로 변화시켰고.. 평범
한 상태의 왼손으로 지면을 힘차게 내리쳤다.
그러자 지면의 돌들이 빠른속도로 뭉쳐가며 끝이 뾰족하게 생긴.. 자신의 몸보다 더
큰 말뚝형태의 돌을 만들었다.
직 후..
힘차게 밟아 내려진 거인의 발바닥과 경철의 말뚝이 충돌했다.
허나.. 온 무게와 힘을 실은 거인의 일격에 말뚝은 무참하게 박살났다.
하지만 경철도 이정도의 물건으로 거인의 발을 어떻게 할 수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
았다.
경철의 목적은 단 하나.. 아주 잠깐의 틈을 만드는것 뿐..
"으랏차아아아아!!"
말뚝과 충돌해 아주 잠시간 거인의 발이 허공에서 체공해 있던 그 타이밍을 노린 경철
은.. 변화시킨 팔의 갈고리를.. 허공에 체공한 거인의 복숭아뼈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단단하게 박아 넣었다.
"큭..! 생각이상으로 흔들리는군....!"
한손으론 움직이지 못하는 그의 몸을 붙잡고.. 갈고리로 변화시킨 손은 거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갈고리를 더욱더 깊게 박아 넣었다.
그 탓에 거인의 발에 데롱데롱 매달린 상태가 되어 밟히는 위협에서 벗어날수 있었던 경
철과 그였지만.. 그 대신 호들갑스럽게 거인이 발을 움직이는 바램에 그 격렬한 진동
을 온몸으로 체험할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5분..아니 3분만..!"
자신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는것을 확인한 그는 자신이 회복될때까지의 시간을 계산하여
그것을 경철에게 전했다.
3분..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
하지만 이 흔들리는 진동을 고스란히 느낄수밖에 없는 거인의 몸체에서 3분은 몹시 길었
다.
"하..! 로데오하는 기분으로 버텨주마!"
경철은 약한 모습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고 자신만만 미소를 지은채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한손으로는 그의 몸을 붙잡고 있다는 패널티탓에 한손만으로 버티는것은 경철에
게 있어서도 상당히 부담이 었고.. 그에따라 경철의 표정이 조금씩 조금씩 일그러져갔
다.
티를 안내기 위해 별거 아닌 척 하려고 있는 경철도.. 어쩔수없이 무리하고 있다는 기
색을 흘려낼정도로 몹시 힘에 부치는 상황..
거인이 발을 흔들지 않는다면 어느정도 버틸 수 있을터였는데.. 댄스라도 추는것마냥 매
달린 발쪽을 미친듯이 흔들어대는탓에 경철의 체력과 힘을 빠른속도로 빼앗아갔다.
"크그그그극!!"
상처투성이의 민머리에 힘줄이 튀어나온것도 모자라.. 터질것 같은 경철의 얼굴에는 방
금 전 괜찮은척하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저 안간힘을 다해 버티기 위한 처절한 모습 뿐..
이대로 가다가는 경철의 힘이 다해 떨어져 나가는것도 시간 문제였다.
그러나...
"그어어어어어어어어어!!!"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경철의 귀에.. 괴성이 들려왔
다.
좀비를 닮은듯한.. 하지만 좀비와는 확연하게 다른 그 소리..
"길티인가!?"
"길티!?"
경철과 그가 동시에 그 이름을 불렀고... 그 소리가 들려오는 허공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린 두 사람이 본것은.. 건물의 옥상위에.. 거대한 에어컨의 실외기를 번쩍 들어올린
길티의 모습이 있었다.
길티의 커다란 목소리에 발광하던 거인은 거짓말 처럼 움직임을 멈추었고..
소리의 근원지인 길티 쪽으로 그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그 순간 길티는 자신들이 들고 있던 거대한 실외기를 있는 힘껏 거인의 안면에 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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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신노출.. 공주님안기.. 경철.. 성공적
p.s
이제 이번 에피소드도 3화정도 남았습니다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