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좀비 얼론 (Zombie Alone)-205화 (20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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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9 재회

경철은 눈앞에 벌어지는 일에.. 인지를 초월하는 말도 안돼는 현상에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런 씨부...."

그 탓인지.. 자신도 모르게 거친 말이 토해져 나왔고.. 주변에 무장한 병사들이 있다

는 것도 잠시 까먹은 채 눈앞에 벌어지는.. 건물을 단숨에 박살 내며.. 그 안에서 솟아

나는 것 같은 존재...

'거인' 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존재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들은 여럿 봐왔기에.. 특수한 존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내성이 있

던 경철이었지만.. 눈앞에 있는 거인은 그런 경철의 내성을 훌쩍 뛰어넘을만한 존재였

다.

일단 크기.. 아직 전부 일어서지 않은.. 상반신만 일어나 있는 상태였는데도 불구하

고.. 4~5층 높이의 건물과 비슷한 높이.. 만약 저 거인이 똑바로 선다면 적어도 10층 이상의 높이는 될 법 싶었다.

거기에.. 크기도 크기였지만.. 그 외형 자체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물론.. 저 크기의 외형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크기뿐만이 아닌 그 겉을 구성하

고 있는 요소들 자체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추악했다.

살을 녹여 붙여 만든 것 같은.. 아니.. 그 덩어리 사이에서 삐져나온 인간의 머리나 다

리.. 팔 같은 것이 삐져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사람의 형태를 한 무엇인가를

녹여서 붙인 듯 보였다.

꿈에 나올까 두려울 정도의 추악하고 흉물스러운 외모..

그런 추악한 외형을 가진 생물의 크기가 무려 10미터에 달하는 형태..

아무리 이형의 존재들에 내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급의 존재를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은 일단 무리였다.

아무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그렇다고 소리를 내지도 못한 채 그저 건물을 헤집으

며 기상하려는 거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

거인은 결국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주변에 거한 진동을 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

고..

그제야 다들 제정신을 차린 것인지 공포의 기색이 밴 얼굴로 입을 쫘악 하고 벌렸다.

"도,도망가아아아아!"

거인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던 어느 적 병사가 소리쳤고.. 기상한 거인은 그 소리에 반

응하듯 자신의 발 근처에 있는 병사를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으아아아아아!?"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려고 했던 병사였지만.. 그저 허리를 숙인 채 팔을 뻗는 것만

으로 거인은 병사를 잡을 수 있었고.. 병사는 강제적인 부유감을 느끼며 비명을 내질렀

다.

하지만.. 그 비명은 얼마 가지 못 했다.

[아아아아아]

거인의.. 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쫙 하고 벌어졌고.. 비명을 내지르던 병사는 그 입

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거인은 턱이라고 생각되는 살덩이 부분을 상하로 움직여며 저작.. 이라고 생각되는 행동

을 취했고.. 이내 그 입가 근처에 붉은 선 하나 가 주르륵하고 흘러나왔다.

명백하게 방금 전의 남자가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

"으아아아아아!"

그것을 시작으로 주위의 병사들이 패닉에 빠진 채 자신들의 무기를 내버려 둔 채 도망가

기 시작했고.. 그런 남자들만큼 난리를 치지 않았지만.. 경철도.. 저런 괴물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해 도망을 가려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때..

콰앙!

도망 가려는 사람들을 막으려는 듯 거인은.. 자신의 발을 거칠게 지면에 부딪쳤다.

그 탓에 지진에 버금가는 진동이 도망 가려는 이들을 덮쳤고.. 제대로 중심도 잡지 못

한 채 그대로 넘어지거나..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기 위해 어정쩡한 자세로 중심을 잡는

다거나 하며.. 제대로 도망가지도 못한 채 그 진동에서 몸을 가누기 위해 안간힘을 썼

다.

그것이 바로 거인의 노림수였다.

거인은 울리는 땅을 더욱더 거칠게 밟아가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이들에게 닥치는 대로

손을 뻗어 집어 들었고.. 그다음으로 쩌억 하고 벌려진 추악한 입에.. 낚아챈 인간들

을 차례대로 넣어가며 저작질을 시작했고.. 그런 와중에도 남아있는 인간들을 욕심쟁이

마냥.. 마구잡이로 낚아챘다.

"망할...!"

경철 억시 거인이 일으킨 진동에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중심

을 유지한 채로 먹혀가는 병사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자신의 차례가 된 것인지.. 거인의 거대하고 추악한 손이 경철을 향해 손을 뻗

었다.

"흐읍!"

이대로 잡히면 끝장이라는 것은 방금 전의 남자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알고 있던 경철은

자신의 능력을.. 발동했다.

물론.. 몸에 암석을 두른다고 해서 거인의 손에서 벗어날수는 없었고.. 거인의 입에 들

어가서 살아남을수 있을리도 없을것이었기에..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었다.

단지.. 그것인 '암석을 두르기만 한 경우' 에 한해서..

당연히 경철도 그런것은 자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경철은 몸을 암석으로 두르는 능력을 응용했다.

머릿속에 하나의 이미지를 떠올린채.. 그것을 모방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둘러진 암석

을 움직였다.

경철이 머릿속에 이미지 한것은.. '성게'나 '고슴도치' 같은 가시로 자신의 몸을 보호

하는 생물..

그것에 맞게 경철의 온몸을 두른 암석도 날카로운 형태를 띄운 형태의 암석이 온몸에 돋

아나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후..

보기에도 따끔해보이는 경철의 날카로운 가시투성이의 몸에 거인의 손이 닿았고.. 살을

꿰뚫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

거인의 고통에찬 비명과 함께 지면을 내려 앉게 만들려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그 거체

를 이용해 지면을 방방 뛰며 아까와는 비교도 안돼는 진동을 선사했다.

그나마 다행히.. 경철은 지면의 콘크리트에 발을 고정시킨 상태였기에 넘어지거나 하지

않고 넘어갈수 있었지만... 경철의 뾰족한 암석이 거인의 심기를 건들인것인지..  흉축

한 주먹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린채.. 경철을 내려다 보고 있는듯 보였다

"망할..!?"

주먹으로 자신을 내리치려 한다는것을 어렵지않게 짐작할수 있었던 경철은.. 잽싸게 몸

을 원래대로 만든채 그 커다란 거체를 민첩하게 움직여 달렸고.. 그 직후 경철이 있던

자리에 거인의 거대한 주먹이 내리쳐지며.. 커다란 굉음과 충격을 선사했다.

"큿!?"

아슬아슬하게 직격은 피할수 있었지만.. 충격파에 의한 풍압에의해 경철의 거체는 건물

의 외벽을 박살낸채 건물의 안까지 날려져 버렸다.

"젠장할..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순식간에 몸을 단단하게 만든 덕에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거하게 바닥을 굴른 탓

에 머리가 지끈 거린 경철은 자신의 상처투성이 민머리를 강하게 누른채.. 자신이 날려

져온 길목을 바라봤고.. 거대한 거인의 발이 보이는 이 상황에 욕을 내뱉지 않고는 참

을수가 없었다.

그러던 그때..

또다시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신창이로 만들고 들어온 건물의 구멍을 통해 보니.. 거인의 발이 움직이는것

을 확인할수 있었다.

"하아..."

거인이 자신이 있는 반대편으로 이동하는것을 확인할수 있던 경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

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런 존재를 상대로 어떻게 해볼수 있을것 같지는 않았기에.. 경철의 입

장에서는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그저 소란을 피울 생각이었는데.. 왜 저딴게 튀어나온...이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경철은.. 순간 자신의 목적과 함께 현재의 상황을 떠올렸다.

자신 혼자 잠입한것이라면 저 거인이 뭘하든 말든 내버려두면 될일이었지만.. 이 곳에

는 자신뿐만이 아닌.. 그녀와 길티.. 거기에 그도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새삼스럽게 꺠

닫게 된것이었다.

즉.. 이대로 저 거인을 내버려 둔다면 나머지의 인물들이 피해를 입을 확률은 몹시나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별수없나..."

경철의 결단은 빨랐다.

당연하게도.. 경철의 안에는 그들을 두고 도망간다는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자신이 들어온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간 경철은.. 진동에 의

해 불안정한 자신의 몸을 콘크리트 바닥에 고정 시킨 뒤.. 허리춤의 홀더에서 권총 한

정을 뽑아냈다.

물론.. 이런 권총하나로 저 무지막지 큰 거인을 해치울수 있을리는 없었다.

권총은 그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여기다아아아아아아!!"

경철은 우렁찬 목소리로 거인을 향해 소리친채 권총을 허공에 쏘아 재끼며 자신의 존재

감을 어필했다.

몇분 전까지만해도.. 자신이 하고 있던 일..

단지 몇십분전의 상황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 떄는 살아남을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별다른 문제는.. 오히려 자신에게 적이

모이지 않아 초조할정도로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전장에서 갈고닦

아진 자신의 생존본능이 경종을 칠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경철의 몸이 단단하다고는 해도.. 저 중량과 크기는 솔직하게 말해.. 반칙이라

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싸움에는 분명 기술도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것이 체격이었다.

체격이 크다는것은 그만큼 육체적능력의 강함에 대한 증명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거인은 그 예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자! 여기다! 멀대같은 새끼야! 나는 여기있다!!"

긴장에 의해 미끄러운 손바닥을 꽉 쥔채 경철은 거인을 향해 목이 찢어져라 외치며 탄환

이 바닥날때까지 허공에 발포 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앞으로 나아가려던

거인이 그 움직임을 멈춘채 고개를 돌려 양손을 번쩍 들어올린채 있는 경철을 발견했다.

거인은 그대로 쿵쾅 거리는 소리와 상당한 진동을 일으키며 경철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드디어 봤나..! 하지만 기뻐할수가 없군."

경철은 쓴 웃음을 지은채.. 명백하게 자신을 인식한 거인을 올려다 본채 솔직한 마음

을 입밖으로 꺼냈다.

이것이 다른 일반적인 병사나 괴물.. 혹은 영웅이었다면 기뻐할수 있을것도 같았지

만.. 저 무식하게 큰 거인은 예외엿다.

하지만...

"그래 덤벼라..! 빌어먹을 거인새끼야!"

경철은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한번 잃었다고 생각한 목숨.. 그와 그녀를 위해서 쓰다 죽는거라면 나름의 값

어치는 있을것이라고 경철은 생각했다.

비록 그에게 사과를 하지 못하고 죽는것이 마음에 남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여기에까

지 도달해 그의 도움이 된것으로 어느정도 상쇄됐기에.. 아쉬움은 남았지만 나쁘지는 않

았다.

물론.. 바보같이 죽임당하는걸 기다릴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발버둥칠 생각이었다.

단지.. 이 거인을 상대해서 살아남을수 있을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경철은..

"미도..! 지옥에서 보자..!"

이 어디간에 있을 그에게.. 전달될리 없는 작별의 인사를 입밖에 토해냈다.

그리고 그 직후.. 조준을 끝맞춘듯 보인 거인의 거대한 팔이 벼락을 연상캐하는 느낌으

로.. 경철을 향해 내리쳐졌다.

"아저씨이이이이이!!"

그 순간... 익숙한.. 매우 익숙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경철의 귀에 들려왔고.. 경

철은 자연스럽게 그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돌렸다.

거인의 발 근처에 있는 한 건물의 문 앞.. 거기에는 있었다.

자신이 사과를 건내야할 그 존재가.. 그것만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던.. 자신의 목적

을 이루기 위한 그 상대가 그곳에 있었다.

"미도..!"

경철은 그 이름을 불렀다.

그 직후.. 자비나 기다림 따위는 모른다는듯 거인의 주먹은 무서운속도로 경철이 있는 지면을 향해 내리쳐졌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만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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