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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9 재회
낮인지도 밤인지도 알 수 없는 어둡고 습한 지하 감옥..
지정된 위치라고 할 수 있는 투박한 테이블위에 덩그러니 올려진 그의 머리는 몹시 초췌해져 있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아슬아슬한 단계까지 진행되는 실메리아의 고문.. 드릴로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다거나.. 아슬아슬하게 뇌에 닿을 말듯 꼬챙이를 찔러넣는다거나 하는 등 의 엽기적인 고문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당했기에 어찌보면 저정도로 끝나는것이 대단하다고 볼수도 있었다.
단지.. 실질적으로 그가 저렇게 초췌해진 이유는 그런 도를 넘어선 고문보다도 '코세이'의 방문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실메리아의 고문이 끝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나 불쑥 찾아온 코세이는.. 대화의 캐취볼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듯 자신이 하고 싶은말.. 정말로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헛소리에 가까운 말들을 그가 반응하듯 말듯 상관없이 주절주절 떠들었다.
물론.. 상당히 신경쓰이고 짜증나는 일이기는 했지만.. 실상 이정도로 타격 받을 그가 아니었다.
사실.. 그의 정신을 깎아 먹는것은 코세이의 헛소리가 아닌.. 그 헛소리 속에 섞인 '진실' 이었다.
1시간이나 2시간 가까이 혼잣말에 가까운 헛소리를 나불나불 되던 코세이는 도저히 짐작도 할수없는 타이밍에 그의 귓가에 다가와 이렇게 속삭였다.
'기억 돌려줄까?'
그 단 한마디.. 그 단 한마디를 아무런 전조도 없이 뜬금없는 타이밍에 그의 귓가에 속삭여... 그의 마음을 심란하게 흔들어 놓은 뒤.. 그가 마음속 깊이 두려워하고 있는 주제를 꺼내어 그를 조롱하며 괴롭혔다.
도를 넘어선 고문에도 버텨내던 그 였지만..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은..
독을 품은 뱀의 이빨같은 코세이의 말이 쉴새 없이 그를 괴로운 독에 중독 시켜갔다.
그 탓에 그는 점점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무거워지는 자신의 마음에 짖눌려간채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실없이... 고문이 끝나고 몇시간 뒤 코세이는 당연하다는듯 그의 앞에 나타났다.
"코세이와!"
[할망구의!]
"세계멸망시가아아아안!"
아니나 다를까.. 의미를 알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나타난 코세이의 오른손에는 인형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과 원피스를 입고있는 여성형태의 인형.. 명백하게 실메리아를 닮은 그 인형을 오른손에 끼운채로 교육방송을 연상캐하는 느낌으로 1인극을 시작했다.
"안녕 어린이 여러분...이라고 해봤자! 어린이는 한명뿐이네! 그럼 안녕 어린이! 근데 어린이라고 치기에는 고추가 너무 크네? 그럼 안녕 어른이! 친구! 우리 친구에게 세계가 멸망해가는 꼴을 자세하게 설명해줄 코세이 선생님이야!"
[나는 그 조수 할망구! 2천살 쳐먹고 들이대는 할망구구구!]
코세이는 소름끼치도록 실메리아의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로 복화술을 시전했다.
"그래 할망구! 설명이 끝나면 나가 죽으렴!"
[어머나 멋져요! 코세이님! 박아주세요!]
영문을 알 수 없는 저질스러은 대화의 교환을 나눈 뒤.. 코세이는 지면을 강하게 발로 내리쳤다.
"칠판 등.장!"
그렇게 외친 코세이의 발 밑에는 칠판과 같은 직사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실체는 단순하게 콘크리트 '벽' 이라고 밖에 말할수 없는 물건이었다.
"자! 그럼 오늘은 코세이 선생님이 세계멸망 진행도를 알려주겠어요! 어른이 친구는 잘 보고! 제 위대한 계획이 질질 싸도록 하세요! 끼이히힛!"
자신의 가랭이 사이에 거칠게 손을 돌진한 코세이는 그 바지 가랭이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찾듯 뒤적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목적의 물건을 찾아냈는지.. 그것을 휙 하고 꺼내 허공에 들어올렸다.
꺼낸것은 분필.. 분홍색의 빗깔을 띄고 있는 단순한 분필이었다.
"자! 그럼 앞서..! 코세이 선생님의 일생을 걸었던 세계멸망계획들을 간략하게 말해볼까요!"
[저요!저요! 2천살쳐먹은 할망구인 제가 잘알아요!]
"그래! 개똥같은 할망구가 대답해보렴!"
[미칠것 같은 매력의 소유자이신 코세이님은 그 강대한 힘으로 전부 쓸어버릴려고 하셨어요!]
"역시 2천살 할망구는 달라! 잘 알고있네! 그랬지! 그랬어! 근데 어디선가 튀어나온 어른이 친구가 날 수백..아니지 내가 딸칠떄까지 방행한걸 포함하면.. 수천번! 그래! 수천번이나 방해를 받아버렸죠! 그래서 선생님은 생각했답니다! 내가 직접 움직이면 선생님의 사생팬이..' 끼아아악 코세이오빠아아아아 세계멸망 다이스키이이이!' 라고 쫒아다닐게 뻔했기에.. 선생님은 직접 나서는것을 그만두고 대가리가 제법 높으신 인간분들을 뒤에서 조종하기로 했죠!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의 계획대로 어른이 친구가 나타날 낌새를 보이지 않았죠! 그래서 선생님은.. 단번에 세계멸망의 가도를 달리기 위해! 높으신분을 폭군으로서 완성시켜버렸죠오오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또또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주기네에에에! 하면서 닥치는대로 인간들을 죽이게 시켰죠! 근데 너무 과했던건지.. 어른이 친구가 나타나서 제가 귀여워했던 폭군을 죽여버리고 말았어요오오오! 으허허허헝 내 폭군쨔으으으응...!!"
혼잣말을 신명나게 내뱉던 코세이는.. 과할정도로 눈물을 바닥에 흩뿌리기 시작했고.. 그 양이 상당했기에.. 지면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후우.. 폭군쨔응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그렇지만 괜찮아요! 그 이후 다른 여러 폭군들을 키웠으니까요! 뭐.. 그 폭군쨔응들 전원 어른이 친구한테 끔살당했지만요! 끼히히히히!!"
[코세이 선생님 울지마세요!]
"아니 안우는데요? 안우는데? 안웁니다만? 해맑게 웃고있으니 노 프로브럼! 하지만 제 아랫도리는 격하게 울고있다는것은 비미이이이이이일!"
웃었다 울었다 웃었다를 바쁘게 왔다갔다한 코세이는 휙 하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이크! 어른이 친구가 지루해 하기 시작했네요! 그럼 다시 흥미진진한 코세이 선생님의 세계멸망의 역사를 진행해보록 할까요! 어디까지 이야기했었더라...?"
[폭군들이 다 죽었다는것부터요!]
"오오! 그랬죠 그랬죠! 역시 할망구! 2천살 쳐먹은 주제에 치매에 안걸리는 회색빛 뇌세포 갱장해요오오오! 자! 그럼! 그 이후..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됐냐고요? 뭐긴 뭐겠어요! 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반복했죠! 어차피 시간은 남아돌만큼 있었으니까요! 그 이후에도 폭군 독재자 전쟁광 기타 등등 여러가질 키웠죠! 그렇게 어른이 친구와 선생님의 끝나지 않는 레이스가 시작됐죠! 그래서 결과는... 두두두두두두두! 네! 졷투더망! 망했어요! 망했어! 전부다 망했어요! 어른이 친구가 다 도륙을 내버렸죠! 터미네이터마냥 어딘가에 튀어나와 전부 죽여버렸어요! 그것도 조금만 더 가면되는 그 순간에 나타나서 아주 개 g랄 발광을 떨어줘서 전부 망해버렸죠! 그 떄마다 선생님의 머리카락은.. 멀쩡했지만 그 대신 아랫도리 털이 전부 빠져버리는 탈모에 시달려야했죠... 그래도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세계를 멸망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선생님은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냈어요! b급영화 2346편 째에 찾아냈죠! 그떄는 맨날.. 푸아그라랑 1등급 스테이크로 처절하게 끼니를 떄우며 어렵게 지낸 자신에게 포상으로... 1키로 5분짜리 개 사료를 배가 터지게 먹었죠! 으음.. 그떄 먹었던 개사료의 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 어이쿠! 또 어른이 친구가 지루해할뻔했네요! 그럼 여기서 질문! 선셍님이 영감을 받은 b급영화는 뭘까요오오오오!"
코세이는 거의 쉬지도 않은채 머신건처럼 말을 내뱉었고.. 드디어 그 시끄러운 소리가 멈춰선 순간... 척! 하고 손가락으로 몹시 지쳐보이는 그의 머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코세이를 죽일듯한 기세로 노려볼뿐.. 아무런 말도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래서 예습복습이 중요하다고 하는거죠! 게으른 어른이 친구는 책상위에 올라가서 손들고 서있으세요! 라고 할까... 몸뚱아리를 세탁했는데.. 안말라서 집에다 두고왔다고요? 어쩔수 없네! 내일엄마한테 다림질해서 잘 챙겨달라고 해! 자 그럼.. 수업의 흥이 꺠지지 않게 단번에 답을 공개 해볼까요! 두구두구두구구두구두구구두..참고로 가죽구두를 삶아먹으면 생각이상으로 맛있죠! 특히나 마감제의 그 죽을것 같은 맛이 일품이니까 한번 드셔보세...요는 훼이크고 정답 공개! 정답은 바로...! 조오오오옴비이이이이! 그래요! 좀비에요! 전염병마냥 순식간에 움직이는 시체를 생산하는.. 그 좀비죠! 좀비였죠! 그래요.. 그랬어요! 선생님의 3천..흠!흠! 신사의 나이는 비밀이니 잊어주세요! 자 아무튼! 선생님은 그 좀비물을 보고 영감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만들기로 했어요! 뭘? 뭐긴 뭐겠어요! 좀비! 사람을 좀비로 만들수 있는 좀비 바이러스으으으으! 라고는 해도.. 좀비란건 사실 허구속 존재잖아요? 애초에 좀비는.. 약에 취하게 만든 사람들을 노예로 부려먹는게 원조고.. 영화속의 그런거랑은 별로 연관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난항을 겪었죠! 선생님이 아무리 왠만한 지식이나 기술을 몸에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학적으로 그것을 실현하는것은 거의 불가능했어요! 하.지.마아아아아안! 선생님은 과학뿐만이 아니라 마법에도 능통한 대대대대마대마뿅가는대마술사아아아아! 덕분에 아직까지 동정이지만요..."
코세이는 인생을 다 산듯한 얼굴로 바닥에 털푸덕 쓰러진채 애꿑은 바닥을 긁으며 눈물을 삼켰다.
[코세이 선생님! 그 동정 제가 따먹어드릴게요! 꺄핫!]
"좋아! 할망구에게 따먹히기전에 힘내서 설명해볼까요!"
그렇게 말한 코세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튼! 선생님은 마술과 과학을 접목시켜 좀비바이러스! 는 아닌듯 맞는듯 한 영문을 알수없는 물건을 완성시킬수 있었어요! 그런데.. 만든것은 좋았는데.. 이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선생님 혼자로는 무리였죠... 그.래.서! 우리 음탕해 빠진 할망구를 꼬셨어요!"
[네 선생님! 음탕한 저는 고민도 안하고 받아들였죠! 꺄핫~]
"네 맞는말이에요! 쳐 맞는말! 쳐맞고싶지 않으면 교태부리지마 이 암퉤지할망구야아아아! 흠!흠! 빌어쳐먹을 할망구떄문에 옆길로 샜네요! 어쨌든 할망구를 꼬시는데 성공한뒤 저는 별로 할일이 없었죠! 노예할망구가 알아서 세팅을 해줬으니까요! 어떤 세팅이냐고요? 바로 이 조직! 중2병 가득한 이 태양교단을 만든거죠! 솔직히.. 이딴 이름 누가 생각했는지 머리를 열어서 구경해보고 싶네... 아? 생각해보니 나였네? 어쩔수없네요오오오! 뇌짝! 뇌짝! 뇌짝좀 보자 어른이 친구도 궁금해하더라아아아아! 끼히이이이이이이!"
괴성을 내지른 코세이는.. 자신의 말대로.. 자신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은채 그대로.. 머리를 반으로 갈랐다.
"제 뇌의 색깔은 어떤가요오오오! 핑크 핑크!? 체리보이의 핑크으으으! 입니까!?"
[따먹고싶을만큼 이쁜 핑크색이에요!]
"역시 나! 수천년 동안 동정을 지켜온 보람이 있었구마아아아안!"
자신의 머리를 반으로 쪼개 뇌를 노출시키고서도 코세이의 기세는 줄어들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텐션이 더 높아진듯 그 목소리에는 흥분의 색이 더욱 진하게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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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년 동정.. 대대대대대갓마법사 인정합니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