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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91화 (19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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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9 재회

결국 그는 찾아올지도 모르는 무서운 현실에 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니.. 변화는커녕 코세이의 이마가 자신의 이마에 닿지 조차 않았다.

그것을 깨달은 그가 감았던 눈을 뜨려던 그 순간..

"히..히히히히히히!!!!! 끼히히히히히히!!"

고막을 찢어 발길 기세의 기괴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가 그를 맞이했고.. 눈

을 뜬 그는.. 바로 정면에서 자신을 바라본 채 추악하게 웃고 있는 코세이를 볼 수 있

었다.

"너 방금 졸았지? 응? 응? 졸았지!? 매우 졸았지!? 오줌 지릴 정도로 쫄았.. 오우 이

런! 하반신은 커녕.. 상반신도 없으니까 싸지는 못하겠지만.. 어쩄든 간! 졸았네! 졸았

어! 히히히히히!!"

그는 너무 웃어서 배라도 아픈 것인지 몸을 기역 자로 구부린 채 아직 남아있는 웃음기

를 토해낸 뒤 겨우 안정된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폈다.

"기억이랑 힘을 빼앗은 건 맞지만.. 되돌리는 건 무리지롱! 그렇게 편리한 능력은 없

엉!"

코세이는 혀를 반쯤 내민 채 그를 조롱했다.

"(속였구나..!?)"

진실을 토해낸 코세이로 인해..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

그러졌고.. 그야말로 찢어 죽일듯한 기세로 코세이의 얼굴을 노려봤다.

"낼름낼름낼름낼름"

그러나 코세이는 조금도 주눅 든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그에게 기분 나

쁠 정도로 유연하게 혀를 움직이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아무런 제제도 하지 못하고.. 그저 노려볼 수밖에 없는 그는.. 자신의 안에 불타는 분

노를 처리하지도 못한 채 답답하고 짜증 나는 기분을 그대로 누적해야 했다...

그러던 그때..

"어머나? 제 '장난감'이랑 뭐하시는거에요?"

거친 문소리를 내고 한 명의 여성... 이 방의 주인인 '실메리아' 가 들어와 그의 머리

를 들어 올린 채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코세이와.. 이를 갈며 그런 코세이를 노려보는

그를 보며 물었다.

"오랜만에 만난 칭구칭구에게 딥키스!"

그렇게 말한 코세이는 자신의 날름거리는 혀를 그의 얼굴 가까이에까지 가져간 채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서 혀를 날름날름 거리는 행동을 반복했고.. 명백하게 그 기분 나쁜

행위에 그의 안에 있던 분노는.. 마른 장작을 한가득 내던져 놓은 아궁이마냥 활활 피

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후후.. 불공평하네요.."

실메리아는 천천히 코세이와 그가 있는 쪽으로 다가 간 뒤.. 그대로 코세이의 등 뒤에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꾹 하고 눌렀다.

"그러니까 공평하게 저에게도 해주세요."

색기를 품고 있는 요염한 목소리로 실메리아는 달콤한 말을 코세이에게 속삭였다.

빼어난 미녀의 유혹.. 남자라면 좋아 자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코세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보였고.. 그 탓에 들고 있던 그의 머리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히익..!? 징그러! 이 할망구야!?"

굉장한 미녀인 실메리아를.. 바퀴벌레를 보는 것 같은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실메

리아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이동했다.

"후후후.. 부끄러워하는 사춘기 소년같네요."

"부끄러워하는 사춘기 소년이 아니라.. 할망구에게 강간당하기 직전인 사춘기 소년이다

만!? 엉망진창으로 당하기 직전이라 언제나 발딱 서던 거시기도 존재를 감추고 사춘기

소녀로 클래스 체인지 할 기세다만!!"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코세이는 미녀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실메리아에게 심한 욕설

보다 더한 말을 토해냈다.

하지만..

"후후후.. 그럼 여기서 먹어버릴까요.."

기죽거나 기분 나빠하는 기색조차 없이 태연한.. 아니 오히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요염한 미소와 함께 코세이게게 걸어갔다.

"오지마라! 더 이상 다가오면 패버린다! 진짜로 패버린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다!? 피오줌 질질 싸게 만들어준다!"

오만상을 찌푸린 코세이는 실메리아에게 진심을 담은 경고를 날렸다.

"그럼 저랑 기분 좋은 걸 해볼..."

그러나 실메리아는 그 경고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가 코세이와의

거리를 단번에 줄였다.

그 직후..

"이 빌어쳐먹을 할망구가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코세이의 다리가 실메리아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찼고.. 그와 동시에 실메리아

의 몸이 지면에서 붕 뜨며 투박한 벽을 향해 날아갔다.

"흐윽..!?"

커다란 굉음과 함께 벽과 충돌한 실메리아의 몸은 벽에 반쯤 박혀버렸고.. 그 막강한

방어력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부상을 입은 것인지 도톰한 입술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왔

다.

웬만한 물리 공격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진조 흡혈귀

실메리아를 발로 차는 것뿐인 공격으로 부상을 입힌 코세이의 힘이 실메리아를 압도한다

는 증거였다.

코세이는 화가 잔뜩 난 것인지 씩씩거리는 모습으로 벽에 반쯤 박힌 실메리아에게로 성

큼성큼 다가갔다.

"내가.. 말했지!"

실메리아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선 코세이는 자신의 손바닥을 새하얗고 튼튼해 보이는 이

로 거칠게 물어뜯었다.

상당히 많이 물어뜯은 탓에  많은 양의 혈액이.. 주륵 하고 그의 손바닥에서 흘러나왔

다.

하지만 흘러나온 혈액은 한 방울도 지면에 흐르는 일 없이 코세이의 손바닥 안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은 움직임으로 꾸물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검'을 닮은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피 오줌 질질 싸게 해준다고! 이 개같은년아!"

코세이는 어느새 완벽한 검의 형태가 된 혈액을 부여잡은 채 그것을 벽에 박혀있는 실메

리아의 복부를 향해 깊숙하게 쑤셔 넣었다.

"하으!?"

별다른 저항 없이 피의 칼날이 실메리아의 복부를 꿰뚫자 새하얀 원피스를 붉게 적셔가

며 그 입에서는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내가! 내가! 오랜만에! 스트레스 좀 풀고 있는데! 내 산통을 다 깨 놔? 아아아

앙!?  그 헐어빠진 구멍에 집어넣고 싶냐아아아아! 얼마든지 쑤셔넣어주마아아!"

거친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토해내며 코세이는 복부에 박힌 검을 뽑아낸 뒤 재차 실메

리아의 복부에 있는 힘껏 쑤셔 넣었다.

"좋아? 좋아? 좋냐고!? 갈 거 같냐! 응? 응? 갈 거 같냐? 응? 갈 거 같지? 가지? 가

지? 지옥으로 가지? 끼히히히히히히히!!!"

제정신인 사람이 낼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뛰어넘은 소리를 토해내며 코세이는 무아지경

으로 실메리아의 복부에 피의 검을 쉴 새 없이 쑤셔 박았다.

살과 내장을 꿰뚫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점차 작아지는 실메리아의 고통에 찬 신음이 어

둡고 습기 찬 지하실 안에  울려 퍼졌다.

이미.. 실메리아의 복부가 피투성이는.. 물론.. 내장안 까지 엉망진창이 됐을 때쯤 돼

서야 코세이는 그 행위를 멈췄고.. 그 표정은 미치광이 혹은 악귀와 같았던 방금 전의

모습이 거짓말같이 느껴질 정도로 몹시 차분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지구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분리수거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몹시 차분해진 코세이는 맞는 말이면서도.. 방금 전까지 실메리아의 복부를 엉망진창으

로 갈기갈기 찢어발겼던 상황에서 튀어나오기에는 무리가 있는 말을 진지하게 내뱉었다.

"후우.. 현자 타임이 올 때마다 왜 이리 현명해지는 걸까... 무섭군 무서워... 나의

현명함이 무서워"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얼굴로 코세이는 자신의 얼굴을 한쪽 손으로 가린 채 중얼거리

고는.. 이내 손을 치워 엉망이 된 채 벽에 박혀있는 실 메디아를 바라봤다.

"살아있냐?"

"......................"

그러나 정신을 잃은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죽은 것인지 실메리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묵묵부답이었다.

"흐음.. 대답이 없다. 2천 살 먹은 할망구의 시체인 모양이다."

팔짱을 낀 채로 실메리아의 상태를 살핀 코세이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역시나.. 실메리아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저..저질러 버렸다아아아아아아! 내가.. 내가...! 내가 할망구를 죽이다니...! 아니

야 난 죽일 생각이없었어! 없었다고오오오오!"

절규한 코세이는 바닥을 네발로 긴 채 이 일련의 사건을 바닥에서 지켜보고 있던 그의

머리로 다가갔다.

"나,나는 나쁘지않지? 그치? 그치? 2천 살 먹은 할망구가 추파를 던진 게 나쁜 거지?

아니 뭐 나도 평소에는.. 그냥 날려버리는 정도로 참았을 텐데.. 최근 들어 '교주'를

연기하는게 너무 스트레스받았단 말이지.. 맨날'꿇어라! 이것이 너희들과 나의 눈높이

차이다! 같은 것만 줄곧 해대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단 말이야아아아아! 젠자아아아

앙! 그런 캐릭터랑 나랑은 안맞는단 말이다! 컨셉미스라고오오오오!  너도 그렇게 생각

하지? 응? 그렇게 생각하지? 아니 근데.. 어떻게 하지? 실상 관리는 저 할망구가 다했

는데? 뒤지면 여러 가지 의미로 골치 아파지는데!? 어쩌지 어쩌지!? 일단 시체를 토막

내서 가방에 쑤셔 박고 몰래 빠져나가서 뒷산에 묻..."

그를 향해 말하고 있었지만.. 혼잣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모습으로 코세이는 정서

불안장애를 가진 인간처럼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무엇인가를 혼자 중얼거렸지만...

"쿨럭..! 쿨럭..!"

그 순간 미동도 하지 않았던 실메리아가 고개를 조금 들어 올린 채 기침을 했고.. 그

와 함께 바닥에 대량의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살아있네! 살아있어! 할망구가 살아있네! 역시 할망구야..! 바퀴벌레만큼

혐오스러운 것도 모자라 생명력도 바퀴벌레그으으으으읍! 끼얏호오오오오오!"

여전히 네발로 기는 상태로 바닥을 미끄러지듯 이동해 실메리아의 앞까지 온 코세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할망구! 할망구! 살아있냐? 응답하라! 0016년!"

"네...."

코세이의 시끄러운 소리에 대답한 실메리아였지만.. 그 소리는 몹시나 나약하고 허약하

기 짝이 없는.. 모기소리보다 더욱더 작고 가냘픈 소리였다.

"오케이! 살아있으면 됐어! 자! 자! 자! 고쳐볼까용~ 쓉촹이난 할망구의 뱃살을 복구해

봅시다앙!"

바보 같은 말투와 소리를 흘리며 자신의 예복 안으로 쑥 하고 손을 집어넣은 코세이는

자신의 배를 손으로 잡았고 그대로 그 부분을 거침없이 뜯어냈다.

"으아아앙 기모찌이이이잉!"

새하얀 예복을 붉은색으로 물들이며 자신의 내장과 살점을 맨손으로 뜯어낸 코세이는 그

것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엉망이 된 실메리아의 복부에 쑤셔 박았다.

그리고 잠시 후..

놀랍게도.. 실메리아의 복부에 쑤셔 박은 코세이의 살과 내장 덩어리가 실메리아의 복

부 부근에서 꿈틀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상처 부위와 하나로 합쳐지며.. 점차 내

장을 형태를 띠어가기 시작했다.

"모자라나? 어휴..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해둔 거야..? 음...뭐 그 미친

놈이 나였지만! 히히히히히!"

더 이상 상처 부위가 재생되지 않는 것을 본 코세이는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재차 자신

의 복부에서 살점과 내장을 거침없이 뜯어낸 뒤 그것을 실메리아의 덜 재생된 복부 쪽

에 박아 넣었다.

"좋아.. 할망구의 쳐진 뱃살.. '복.구.완.료오오오오오!"

어느새 수십 번을 찔린 상태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상처가 복구된 것

을 확인한 코세 이는 환호를 내질렀다.

단지.. 상처는 회복됐지만.. 그 안색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흡혈귀 할망구의 안색이 좋지 않다고요? 그럼 피를 먹여보세요! 축 처진 젖가슴이 탱

탱... 은 무리 군. 이 할망구는 무리야 이미 끝났어. 2천 년 동안 숙성돼서 재기 불능

이야.. 쯧쯧..."

코세이는 혀를 한참 동안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뒤.. 벽에 박힌 실메리아의 머리

를 잡고는 벽에서 그 몸을 뽑아냈다.

"그럼 나는 이 할망구 헌혈시키러 가볼게! 나중에 보자!"

실메리아의 몸을 한 손으로 대롱대롱 매달은 채로 코세이는 바닥에 옆으로 눕혀져있는

그에게 손을 들어 올린 채 말했다.

그리고는 실메리아를 대롱대롱 매단 채로 유일한 통로인 철문으로 향하여.. 그대로 문

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 직전.. 움직임을 멈춘 코세이는 그대로 고개만을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

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참.. 잊고 있었는데..."

코세이는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듯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살피는듯한 행동을 취

한 뒤...

"사실은 나 네 '기억' 돌려줄 수 있다? 그러니까.. 다음에 올 때는.. '기억' 돌려줄

게! 끼히히히히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코세이는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 미련 없이 고개를 돌린 채 실메리아를 동반하며 밖으로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미도보다 더 미친놈이라는 설정이라.. 쓰면서도 머리가 돌아버릴것 같은 느낌이..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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