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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에필로그
습기를 머금은 특유의 냄새와.. 어둡침침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감도는 어느 한 지하실..
"이정도면 충분하겠네~"
어두운 지하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밝고 청량한 목소리로 한명의 여성.. 백은과도 같은 반짝임을 자랑하는 머리카락과 백옥같은 새하얀 피부와 단아한 외모의 여성.. 하지만 그런 여성의 한쪽 눈에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투박하고 무미건조한 검은색의 안대로 가려져 있었다.
그런 이질적인 느낌을 풍기는 여성의 손에는.. 역시나 어울리지 않는 길다란 쇠막대기가..
끝부분이 고열로 뜨겁게 달구어진 쇠막대기가 들려져 있었다.
"에잇!"
힘찬 소리와 함께 끝부분이 달구어진 쇠막대기의 끝부분이.. 테이블위에 올려져 있는 '그' 의 머리를.. 정확하게는 그의 '왼쪽눈'을 향해 꾹 하고 눌러졌고 그와 동시에 치지직 거리는 살이 타는 소리와 함께 달구어진 쇠막대기는 그의 눈가부분을 굽는것과 동시에 처참하게 일그러트려갔다.
고문.. 그것도 몹시 잔혹하고 강도 높은 고문을 행하는 여성의 얼굴에는 청순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잔혹하고 가학적인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후후후후 좋은 냄새~"
살이 타는 냄새를 비강속으로 마음껏 빨아들인 여성은 유쾌한 웃음소리를 내며.. 쇠막대기를 그의 눈가에서 떄어 냈고.. 방금전 지져진 그의 왼쪽눈은 화상으로 인해 추악하게 일그러져 있는 상태였다.
그것을 만족스럽다는듯한 태도로 씩하고 웃은 여성은.. 그 직후 나머지 한쪽눈에 거침없이 쇠봉을 짖눌렀고.. 마찬가지로 고기 굽는 소리를 흘리며 그의 한쪽 눈.. 역시 눈을 뜰수 없게 일그러트렸다.
"어머나 어머나.. 너무 멋진 얼굴이됐네!"
여성은 미소와 함께 가볍게 손뼉을 치고는 화상으로 추악하게 일그러진 그의 얼굴.. 이미 눈동자가 어딨는지 전혀 알수없는 형체로 변화된 그의 추악한 얼굴을 바라보며 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역시 비명이 없으니까 허전하네."
폐와 성대가 없는.. 그저 머리뿐만인 그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올일은 없었기에..
1주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잔혹하고 악랄한 고문을 계속해서 행한 여성이 그의 소리를 들은일은 없었다.
하지만 비명이 없다 뿐이지 그의 얼굴에 상처를 줄떄마다 나오는 반응은.. 여성의 여러 욕구를 채워주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소리가 없는것은 썰렁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여성으로서는 1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가지 고문을 그에게 가했다.
귀를 자르거나 코를 자르거나.. 입술을 도려내거나 눈을 빼내거나.. 이를 몽땅 빼버린다거나 하는 간단한(?) 고문에서 부터 피부를 도려내고 근육을 도려내고 핏줄을 잡아 뜯는 둥의 강도높은 고문이라거나.. 오늘처럼 달구어진 봉을 곳곳에 지져버리거나 하는 등 각종의 고문에 의한 반응을 보는것만으로도 그를 '살려둔채; 괴롭히는 재미가 충분히 있었고.. 이렇게 심한고문을 하면 정신은 물론 그 육체가 망가지기는 커녕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터였지만 그의 육체는 하루정도가 지나있으면 재차 '가지고 놀' 수 있을정도로 고문의 상처가 어느정도 재생되어 있었기에 죽을일은 없었고.. 이런 악랄한 고문을 하루도 빠짐없이 받는다면 육체보다는 정신쪽의 문제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터였지만.. 그는 정신줄을 놓거나 자포자기를 하거나.. 미쳐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고문의 풀코스를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쳐버리기는 커녕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채 당당한 태도로 여성을 노려보기까지 했다.
물론.. 고문을 가할때마다 느껴지는 그 악랄한 고통에 몸부림 치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의 두 눈동자에는 여성에 대한 적의와 살의가 확실하게 담겨 있었다..
틈을 보인다면 목을 물어뜯어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포기라고는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의 강철같은 강인한 정신에 의해 그는 현재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고도 할수있었다.
만약 그가 빠르게 굴복했거나.. 망가졌더라면 분명 여성은 그를 아무런 미련도 없이 죽였을것이었다.
그의 탓에 한쪽눈을 빼앗긴것은 여성으로서는 수만번 죽여도 용서하지 못할 행위이기는 했지만.. 망가진 '장난감'을 계속해서 가지고 놀정도로 할일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가 망가진다면 여성은 망설임없이 그를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망가지기는 커녕..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재생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상처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그 투지는 꺼지지 않고.. 오히려 활활 타올라 가고 있었다.
특히나 오늘은 다른날에 비교해 유난히 그 눈은 빛나고 있었다.
그렇기에.. 여성은 그 눈을 달군 쇠막대기로 지져버렸다.
단지.. 화상으로 일그러진 살속에 눈동자가 파뭍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포기한듯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궁금하네.. 언제까지 그렇게 유지할수 있을지!"
여성은..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그에게 분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기쁘다는듯한 태도를 보인채 그의 양쪽 귀를 살포시 동시에 잡은 뒤..
"오늘은 이걸로 마지막!"
라고 말하며 동시에 그의 귀를 종이라고 찢는듯한 느낌으로 찢어버렸다.
그와 함께 붉은 선혈이 그의 귀에서 주륵 하고 흘러 나왔고.. 여성의 새하얀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흐르며 여성의 손가락을 더럽혔다.
"그럼 내일보자"
자신의 손을 더럽힌 그의 피를 피보다 더 붉은 혓바닥으로 핧은 여성은 잘라낸 귀를.. 이가 하나도 없는 그의 입에 쑤셔넣은 뒤.. 그대로 등을 돌려 그에게서 멀어져 갔고..
덜컹..하는 소리가 울려퍼짐에 따라 지하실에는 '그'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겨졌다.
1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일과라고도 할수있던 여성의 고문시간이 끝나자 그는 겨우 안심할수 있었다.
더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되기 떄문에..라는 이유떄문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 집요하고 잔혹한 고문에 정신을 못차릴뻔도 했었지만.. 하루가 지나니 그 고통도 어느정도 버틸수 있을정도로 내성이 생겨버렸기에 별거 아니다..라고 할정도의 작은 고통은 아니었지만 참아내지 못할정도의 고통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걱정하는것은 여성이 '고문'을 그만두는것.. 즉 자신에게 흥미를 잃는것이야말로 가장 피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여성의 흥미가 끊어지는 그 순간이 자신의 완전한 죽음이라는것은 여성의 말과 태도 행동거지로 파악이 끝난 상태였기에.. 그는 어떻게든 여성이 자신에게 계속되는 흥미를 나타낼수 있게 '연기' 했다.
물론.. 연기가 아닌 부분도 다소 있었지만.. 어느정도는 여성의 취향(?)에 맞춘것이었기에 연기라고 한다면 연기라고도 할수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그는 여성의 흥미를 계속 끌어내어 아직까지 목숨을 부지할수 있었다.
이런 집요한 고문을 받으면서까지 버티는 이유는 간단했다.
언젠가 자신을 구해주러 올 '동료' 들을 기다리기 위해서 였다.
언제 올지 알수도 없고.. 확실하게 온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희망찬 관측을 할수 있다고생각할수도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할배와 자드.. 그리고 한솔과 길티가 언젠가 자신의 몸을 가지고 올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로서 기다리는것 밖에 할수 없는 그에게 있어서 최우선의 목표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것이 최우선의 일이었다.
단지 걱정인것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탓에 자신의 몸이 쇠약해져 버리는것만큼이 걱정이라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도 느껴지는 자신의 육체는 생각만큼 쇠약해지지 않았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것이 누군가 자신의 몸을 케어하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더욱더 힘을 낼수 있게 됐다...
그리고 고문을 당하기 직전..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병원에서 늑대인간에게 잘려.. 잃어버렸던 오른팔이 자신의 육체가 있는곳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솔직히 이 건에 대해서는 그도 몹시 놀랄수밖에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찾으러 갈 생각이었던 그였지만.. 거리상으로 본다면 월수로 걸릴만한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른팔이 생각지도 못하게 몸의 근처까지 온것은 그로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에게 있어서는 예상하지 못했을뿐.. 굉장한 '행운' 혹은 '기적' 이라고 밖에 말할수 있는 상황이었다.
누가 어째서 어떻게 그 팔을 거기까지 옮겨준지 알 방도가 없었지만.. 그는 거리거 멀어져 제대로 조작할수 없는 몸을 어떻게든 집중하여 조작하였고.. 오른팔을 원래의 장소에까지 가져갈수 있었다.
그 순간 따로 떨어져 나가있던 오른팔이 자신의 육체와 일체화되는 감각을 느끼며 그는 자신의 비어있던 오른팔이 완전하게 돌아온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오른팔이 붙을것을 확인한 그는 이 팔을 가져온 누군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손동작으로 표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직후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림에 따라.. 여성의 고문시간이 돌아왔다는것을 자각한 그는 그 대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제스쳐를 육체가 있는 쪽의 누군가에게 전한뒤 링크를 끊었다.
이 후 평소보다 조금 더 심한 고문을 당했지만 그의 기분은 고조된 상태였다.
자신의 팔이 돌아온것은 예정외였지만.. 이것은 곧 무엇인가 움직임이 있을거라는 신호라고 생각됐기 떄문이었다.
즉.. 일행이 이쪽으로 올 움직임을 보이는것.. 자신의 몸이 이쪽으로 옮겨져 온다는 신호라고 생각했다.
그탓에 그의 가슴속에 약하게 타고 있던 희망의 불씨가 점차 거세져 갔다.
반격의 때가.. 복수의 순간이 곧 온다.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린 그의.. 두 눈동자는.. 일그러진 살덩이에 파뭍혀 보이지 않는 그 두개의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하게 불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걸로 에피소드 8은 종료!
드디어 다음화는 기대하시던 에피소드 9입니다!
p.s
본편 종료란게.. 에피소드 8의 본편 종료라는겁니다!
이 소설의 완결은 에피소드12 예정이라 구상하고 있는 외전을 재외한다면 소설 본편의 이야기는 에피소드12에서 완결날 예정이니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