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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84화 (18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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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한솔의 뒤를 따라간 그녀들은 새하얀 복도를 걸어.. '진료실' 이라고 적혀진 문 앞까지 도달했다.

"다 왔지?"

한솔은 문 앞에 멈춰 선 채 뒤를 돌아보며 세 사람이 확실하게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

한 뒤 전원이 뒤에 있는 것을 확인한 한솔은 조용히 진료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 뒤를 이어 그녀와 경철 나라가 순서대로 의료실 안에 들어갔다.

들어간 의료실은.. 그다지 특이할 것 없어 보이는.. 몹시 평범한.. 어디에나 있을법한

병원의 진료실이었다.

세 사람이 방안을 둘러보는 사이.. 앞서 나간 한솔은 커튼이 쳐져 있는 앞쪽에서 그들

에게 손짓했고.. 구경을 하던 그녀들은 둘러보는 것을 멈추고 한솔의 앞으로 다가왔다.

"이 안에 있어. 그런데.."

한솔은 미묘한 표정을 지은 채 말끝을 흐렸다.

"그 녀석이 안에 있는거야!?"

그러나 한솔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은 그녀는 활짝 핀 미소와 밝아진 목소리와 함께 굳

게 닫쳐져 있는 커튼의 끝을 잡았다.

"아..!?"

한솔이 말릴 새도 없이 그녀는 붙잡은 커튼의 끝을 휙! 하고 잡아당겨 커튼을 열어젖혔

다.

그와 함께 커튼에 가려진 안의 모습이 세 사람의 눈에 들어왔다.

얼룩 하나 눈에 띄지 않은 새하얀 천으로 뒤덮여진 진료용 침대와 그 가장자리에 세워

진 기다란 봉에 고정된..  투명의 액체가 든 링거 팩과 연결된 호스..

그리고 그 호스의 끝에는 경철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은 마른 남자의 왼쪽 팔

과 연결되어 있었다.

"뭐야.. 이건?"

커튼을 잡은 채 굳어진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남자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내려다

본 채 중얼거렸고.. 그 뒤에 서있던 나라는 비명을 내지를 것 같은 자신의 입을 양손으

로 틀어막았고..  계속해서 냉정을 유지해왔던 경철조차 동공이 흔들릴 정도로 몹시 충

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이런 반응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

침대 위에 눕혀져있는 '그' 라고 생각되는 남자의 몸체에는 있어야 할 부위에 아무것

도 없었다.

손실된 부위 중 하나는 오른 팔.. 그의 몸체에는 오른팔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들이 놀랄 이유는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은 그의 오른팔을.. 그 지옥 같은 병원에서 주워온 오른팔은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었기에 그가 오른팔이 없는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들이 보고 저런 태도를 취하는 부위는.. 오른팔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다른 한쪽 팔

도.. 다리도 아니었다.

있어야 할 부위.. 없으면 안 되는 부위..

그의 몸체에는 '머리' 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뭐냐고 오오 오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한솔을 향해 소리쳤다.

그가 있다고 잔뜩 기대를 품었는데도 불구하고.. 있는 것은 목이 없는 그의 '시체'..

소리를 지르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었고.. 지금 당장 한솔의 그 가녀린 목을 꺾어버리

고 싶다는 새까만 감정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아,아니야..!"

한솔은 그녀에게서 내뿜어져 나오는 진한 살의와 적의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부정하

듯 손을 저으며 부정했다.

"뭐가 아니라는 거야..! 목이 없잖아..! 아무리 봐도 죽었잖..."

부정의 말에 더욱더 거친 소리를 토해낸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의 몸을.. 아무것도 없

는 머리 부분을 가리키며 당장이라도 눈물을 뿜어낼 것 같은 촉촉한 눈동자로 바라봤다.

"꺅..!?"

그러던 그때..

나라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 하며 바닥에서 깡총하고 뛰어오르며 비명을 내질렀다.

"자,잠..!?"

나라는 자신의 등 뒤에 손을 뻗은 채 몸을 배배 꼬느며 이상행동을 보였고.. 모든 이들

의 시선이 그런 기묘한 행동을 취하는 나라에게 고정됐다.

그 직후..

나라가 등에서 무엇인가를 뽑아냈다.

그것은 남자의 '오른팔'.. 그녀가 병원에서 주워온 '그'의 오른팔..

그리고 그 오른팔은 갓 잡아올린 생선처럼 나라의 작은 손에서 빠져나오려는 듯 거칠게

파닥 거렸다.

"어..?"

나라의 옷안에서 나온 오른팔에 그녀는 눈물이 고인 눈을 거칠게 비빈 뒤 재차 확인하

듯 그 오른팔을 바라봤다.

하루에 몇 번씩 확인했던 너무나도 익숙한 그 오른팔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날뛰는

팔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으려고 했고.. 경철도 그 날뛰는 손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

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와 경철보다도 먼저 누군가의 손이 그 오른팔을 꽉 하고 붙잡았

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오른팔은 주인을 만난 강아지처럼 그 움직임을 멈췄다.

"어...?"

"어라..?

"응...?"

그녀 나라 경철은 서로를 바라본 뒤.. 조용히 붙잡으려던 자신들의 손을 회수해 가슴

위로 들어 올렸다.

그녀의 양손.. 나라의 양손.. 경철의 양손..

모두가 확실하게 자신의 가슴 위쪽에 있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 방안에 있는

다른 인물.. 한솔의 양손을 확인했다.

한솔은 그들이 뭘 하려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그런 움직임을 따라 하듯 자신 역

시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

이 방안에 있는 4명의 양손이 모두 가슴 위에 붙여진 것을 확인한 가들은 재차.. 그의

오른팔을 바라봤고.. 움직임을 멈춘 채 허공에서 들려져 있는 오른팔을 확인할 수 있었

다.

그리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오른팔을 붙잡은 손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꺄아아아아아악!?"

"끼아아아아악!?"

"뭐어어어어!?"

그녀도 나라도 경철도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비명.. 혹은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내질렀

다.

그곳에는 목과 오른팔이 없는.. 죽었다고 생각되는 그의 육체가 상반신을 일으킨 채 손

을 뻗은 자세를 유지한 채로 오른팔을 붙잡고 있었다.

즉...

시체라고 생각된 그의 육체가 움직인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절단된 오른쪽 팔을 붙잡고 있었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움직일 리 없다고 생각된 그 육체가 확실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비명을 내지를 정도로 놀라웠던 일보다 더욱 기묘하고 기괴한 일이 벌어

졌다.

오른팔을 붙잡은 그의 육체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붙잡은 오른팔을 원래에 있던 장소에

가져가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고.. 얼마 동안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던 그의 육체는 겨

우 자신의 원래에 있던 장소에 팔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 직후.. 오른팔과 잘린 팔의 단면 끝부분에 변화가 생겼다.

흡사 아지랑이가 일렁거리는듯한 느낌으로 단면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2개의 단

면이 점차 붙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략 1분 정도가 지났을 때쯤 그의 오른팔은 잘린 적 따위는 없었다는 듯 흉

터 하나 없이 깔끔하게 붙었다.

"잘렸던..."

"오른팔이..!?"

"붙었다고..!?"

눈앞에서 벌어진 놀라운 광경에 세 사람은 짜기라도 한 듯 차례대로 외쳤다.

잃어버렸던 오른팔을 잡은 그의 육체는..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듯 방금 막 돌아온

자신의 오른팔을 위아래로 흔들어 움직이거나.. 주먹을 쥐거나 하는 행동을 시작했

고.. 얼마 동안 다른 이들이 지켜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자신의 오른팔을

움직인 그의 육체는 마지막으로... 허공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들어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이 끊어진 인형과 같이 힘없이 침대 위에 쓰러졌다.

"그래서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놀라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한 세 사람을 바라보며 한솔은 토라진 듯 삐죽하고

입술을 내민 채 말했다.

"미도 오빠.. 머리는 없지만 살아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머리가 없어서 밥을 못 먹

으니까 수액 맡고 있는 거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한솔은 뾰로통한 얼굴로 세 사람을.. 특히나 방금 전 자신에게 불같이 화냈던 그녀를

가장 나무라는 듯 뚫어지게 바라본 채 말했다.

"미...미안.. "

아직 방금 전의 기괴한 체험에 대한 여운이 남아있던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착

각하고 화를 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탓에 한솔에게 머리를 내린 채 솔직하게 사과

를 건넸다.

"죄,죄송합니다.."

"미안하다..."

그리고 그녀만큼 잘못은 한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을 느낀 나라와 경철도 그녀를 따라 하듯 머리를 내민 채 한솔에게 사과를 건넸다.

그제야.. 뾰로통한 상태로 삐져있던 한솔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고.. 이내 씩 하고 웃

었다.

"응! 용서해줄게!"

솔직하게 사과를 받아 기분이 좋아진 한솔은 방금 전 움직인 탓에 링거의 바늘이 빠져버

린 그의 팔에 재차 링거를 꽂으려고 했다.

"제,제가 할게요."

그런 한솔보다 먼저 나라가 반응하여 잽싸게 빠져버린 링거의 바늘을 붙잡은 채 말했다.

"언니할줄알아?"

"일단.. 의사니까요."

한솔의 말에 나라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직업을 밝혔다.

"괴,굉장해..!? 언니 굉장한 사람이구나!"

한솔은 눈을 반짝인 채 의사인 나라에 존경의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그렇게 굉장하지 않지만요..."

씁쓸한 미소와 함께 나라는 그의 왼쪽 팔에 바늘을 꽂아 넣으며 자신만 들리정도의 작

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말로.. 살아있네요."

바늘을 고정시킨 뒤 아직까지 확실하게 믿을 수 없었던 나라는 그의 가슴 위에 손을 얹

어 심장이 뛰는지를 확인했고.. 미약하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야 복슬복슬.. 남의 가슴에 손대지 마라."

"....당신의 가슴이 아닐 텐데요. 맨들맨들씨.."

두 사람은 재차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사람처럼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만해라. 환자 앞에서 무슨.. 이걸 환자라고 해야하는건가..."

두 사람을 막으려던 경철은 복잡한 얼굴로.. 머리 없는 그의 육체를 지긋이 바라본 채

로 중얼거렸다.

보통은 머리가 날아가면 죽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머리가 없어도 살아있는 그를 어떤

취급으로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하던 경철은 이내 그 고민을 접었다.

어찌 됐든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경철은 싸움을 멈춘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두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린 뒤 말을 이었

다.

"설마 농담으로 했던 말이.. 현실이 될줄이야."

경철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그라면.. '목이 잘려도 안 죽을 것 같다' 라고 우스개 소리이자.. 안심하기 위한 방편

으로 내뱉은 소리였건만.. 실제로 눈앞에서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을 보니 정말로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진짜로 말이 씨가 됐군."

경철은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떠오르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고..

경철의 그 말에 비슷한 표정을 한 두여성 경철의 그 말에 격렬하게 동의한다는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아직 완벽 재회는 아니지만 일단 재회!

그리고 다시 오른팔 합체!

거기에.. 왜 나라가 오른팔을 가지고 있었을까..!? 는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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