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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82화 (18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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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숨어 있던 나라가 어째서 여기에.. 그것도 '파도'에게 인질로 잡힌 상태가 된 상황이 됐는가..?

어제 밤저녁

그녀들에게 제압당할뻔했던 파도였지만.. 운 좋게도 힘이 빠진 틈을 노려 그곳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비록 아무것도 걸치지 지 않은 알몸이었기에 저녁의 차가운 바람이 순식간에 체온을 앗

아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달렸다.

유리조각이나 자갈이 발에 박히며 고통을 받는 와중에도 신경 쓰지 않고 달렸다.

심장이 미칠 듯이 뛰어 터질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달렸다.

누군가 쫓아오는 기색도 없었지만 달렸다.

파도가 이렇게 미칠 듯이 달리는 그 이유는..

방금 전 자신을 제압한 '그녀' 때문이었다.

오직 살아남는 것에만 모든 것을 걸었던 파도는.. 단번에 그녀의 강함을.. 그야말로 먹

이사슬 정점에 위치한 최상위의 포식자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거기에 이런 비슷한 느낌을 전에도 한번 경험한 적이 있었던 파도는 이 압도적인 존재감

을 풍기는 인물에게서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고.. 동시에 이 위험한 존재가 연구시설을

노리고 있다는 정보를 연구시설에 있는 한솔들에게 이 위험한 존재를.. 재앙과도 같은

이 존재에 대해 전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렇게 몸도 돌보지 않고 무작정 연구시설이 있는 방향을 알몸으로 내 달린지 몇 시간

만에 페인트칠조차 되어 있지 않은 투박한 콘크리트의 벽 앞에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

벽 앞에 도착한 파도는 감시 카메라가 숨겨진 위치 쪽으로 다가가 자신의 모습이 잘 비

추어질 수 있게 카메라 앞에서 팔짝팔짝 점프를 뛰며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노출시켰

고... 한동안 그 작업을 반복했다.

얼마 후..  시끄러운 발 소리가 들려왔고 직 후 담벼락 위에서 굵은 밧줄 하나가 스르

륵하고 내려왔고 그것을 확인한 파도는 서둘러 밧줄을 잡은 채 투박한 벽을 거칠게 올라

가.. 겨우 부지 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무,무슨일이야..!?"

캡슐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파도가.. 외부에서.. 그것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

은 알몸 상태에 머리도 바람의 영향으로 산발.. 심지어 발바닥은 피와 상처로 붉게 물

들인 상태였기에.. 한솔은 당연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전하

지 않으면 안 됐기에.. 파도는 앞부분은 전부 커트시킨 채 곧 닥칠 위기에 대해 한솔

을 포함한 나머지 인원에게 전달했다.

솔직히 그것을 들은 한솔은.. 그녀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평

소와 다르게 흐트러진 파도의 모습을 보고.. 그 말에 따라 바로 준비에 착수하기로 했

다.

그렇게 밤이 지나 새벽이 다가와.. 날이 밝아질 때쯤 돼서야 그들은 현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끝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준비를 끝내고도 무엇인가 불안한듯한 태도를 보이며 안절부절못하던 파도

는.. 몹시 이른 아침밥을 먹자마자 척후를 자진하여 적의 상태를 염탐하기 위해 바로

연구시설에서 떠났고..

교대로 쉬어가며 파수를 보고 있는 와중.. 척후로 나가있던 파도가 안색을 바꾼 채 돌

아와.. '적'이 곧 다가온다는 것을 알렸다.

그렇게 그녀들이 오는 것을 긴장과 불안 속에서 얼마간을 기다리던 중.. 정문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확인한 한솔은 무전기로 각각 배치된 장소에

있는 4인조에게 알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뚝 선 콘크리트의 벽에 이변이 발생했다.

부서져내린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야말로 마술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현상.. 이었지만.. 한솔은 놀라는 것보다 먼

저 포탄의 발사를 명령했고.. 그 명령에 따라 전차는 폭음을 뿜어내며 포탄을 발사했

고.. 날아간 포탄은 정확하게 정문에 착탄하여 주변을 폭염으로 감싸 안았다.

"해치..웠나?"

흙먼지로 자욱한 착탄의 장소를 렌즈 너머로 바라본 한솔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

기 위해 중얼거렸고.. 흙먼지가 거쳐 시야가 트여진 순간..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착탄의 중심지에 있던.. 파도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그 존재는 멀쩡하게 지면에 서있었

다.

입고 있던 옷이 넝마 조각처럼 되기는 했지만.. 어딘가 아프거나 괴롭다거나 하는 모습

조차 보이지 않는 몹시 태연한 모습으로 그곳에 서있었다.

한솔은 전차의 포탄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위력의 수치 같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단지.. 자신이 알고 있는 한 최강의 괴물들인... 그와 할배 자드조차 꺼릴 정도였기

에.. 그 위력이 무시무시하다는 것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괴물들조차 꺼리는 포탄을 맨몸으로 맞고도 상처하나 없이 태연하게 서있

는 존재가 그곳에 있었고.. 그것은 그 존재가 얼마나 강대한지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

다.

한솔은 자신의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훔치며 바싹 말라가는 목에 마른침을 삼킨 채

묵묵히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길티를 바라봤다.

현재 이 인원 중 가장 강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길티' 였다.

하지만.. 길티가 저 괴물을 이길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도망..갈까?"

그녀의 존재가 두렵기도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서 최고의 화력에도 꿈쩍하지 않는 그

녀를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았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도주였다.

"어떻게... 파도?"

도망가야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머리를 굴리던 한솔은 헐

레벌떡 옥상에서 뛰어내려온 파도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파도는 대답 대신 한솔의 앞에 척! 하고 글자가 적힌 수첩을 내밀었고.. 한솔

은 아무 말 없이 그 내용을 위에서부터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수첩에 적힌 내용은.. 현재의 상황에서 도망 외의 계획이 적혀져 있었다.

물론.. 성공 확률은 보장되어 있지 않는.. 어떤 의미로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

이었다.

하지만.. 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판단한 한솔은 그 계획에 대해 수락했다.

한솔의 허락을 받은 파도는 그대로 건물 밖에 뛰쳐나갔고.. 한솔은 전차에 있는 이들에

게 파도가 적어준 계획에 대해 전했다.

다만.. 이 계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시간끌기' 어떻게든 파도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차에 탄 솔도 라도 시도는 어떻게든 전차로 시간을 끌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무지막지한 힘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전차가 뒤집어지는 사태가 발생했

고... 그들은 결국 최악의 발악으로 그녀에게 혼신의 힘을 다한 기습을 먹였다.

그러나 이것도 실패.. 오히려 그녀의 공격에 몸을 가누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대미지

를 받고.. 서있는 것조차 힘든 상태가 되어버렸다.

3인조가 위험에 처한 것을 건물 안에서 지켜본 한솔은.. 길티와 함께 그들을 구하는

겸 시간을 끈다는 미션을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녀만을 위험인자로 인식하고 있던 길티와 한솔은 은 복병과도 같은 경철의

존재에 가로막혀버렸다.

육체 능력이 뛰어난 길티를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하고.. 권총의 탄환조차 효과가 없었

으며.. 식칼조차 뺏기는 굴욕을 당한 한솔은.. 눈앞의 강자.. 경철의 강함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권총을 이용한 사격도.. 근접 전투도.. 심지어 길티의 괴력도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전

투로 당해낼 수 없는 존재..

하지만 한솔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할배와 그에게서 수업받은 것을 써먹기로 했다.

...라고는 해도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고 나약한 '아이'를 연기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나약한 어린아이를 완벽하게 연기한 한솔의 행동에 경철은 제대로 된 의심조

차 하지 않은 채 속아 넘어갔고.. 그 틈을 노린 한솔은 미리 준비해둔 섬광탄을 내던졌

고 성공적으로 적들의 시각을 앗아갈 수 있었다.

물론.. 사전에 미리 알고 있던 솔도 라도 시도와 길티는 확실하게 눈을 보호하여 섬광

탄의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야를 빼앗은 틈을 탄 그들은 허겁지겁 건물을 향해 달려갔다.

건물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무엇인가 발견될리는 없었지만.. 적어

도 파도가 오기전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는 입장인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들의 손에 붙잡

히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았다.

그렇게.. 건물의 바로 앞까지 도달한 한솔 일행이었지만.. 그 직후 하늘에서 무서운 속

도로 사람 한 명이 낙하했다.

등에 거대한 날개를 달고 있는.. 상당히 화가 난듯한 얼굴로 이를 드러내고 있는 '그

녀' 였다.

식은땀으로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것을 느낀 한솔은 뒤를 돌아봤고.. 그곳에는 거체

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움직이며 달려오는 경철의 모습이 있었다.

앞에는 그녀 뒤에는 경철..이라는 앞뒤가 전부 막힌 상황... 이었지만

한솔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번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달려오고 있는 경철의 뒤편에서 파도와... 계획에 사용될.. '인질'이라고

생각되는 인간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파도가 낸 계획.. 그것은 다름 아닌 인질을 잡는 것이었다.

척후를 위해 나온 파도는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들의 행동거지

를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이 근처의 건물에 들어가는 것과 나올 때는 2명뿐이었던 것 역시 모두 지켜보고 있

었다.

그때는 인질에 대한 것까지 생각할 겨를은 없었기에 그대로 한솔에게 보고를 하러 돌아

왔지만.. 그녀가 전차의 포탄도 통하지 않는 괴물이라는 것을 보자마자.. 떠오른 생각

이.. 전투에 투입되지 않은.. '나라'를 인질로 잡아 협박하는 것이었다.

물론.. 통하지 않을 확률도 몹시 높았지만.. 이대로 있어도 괴물(그녀)을 쓰러트릴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파도는 그것을 한솔에게 허락을 받고 마지막으로 그들을 지

켜보던 장소를 향했고.. 정말 맥없을 정도로 쉽게 나라를 납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이.. 바로 '지금' 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솔과 파도의 걱정과 다르게 그녀나 경철의 반응을 보건대 인질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니도.. 아저씨도 움직이지 마.

이 자리에 있는 6명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것이 한솔이었기에..

협박의 말을 내뱉으며 천천히 그녀와 경철의 사이에서 벗어나.. 인질을 잡고 있는 파

도 쪽으로 향했다.

"야 꼬맹이.."

"말하지마! 이 언니 죽일.."

무엇인가 말하려는 그녀를 향해 한솔은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는것을 알리기 위해 얼굴

을 험악하게 만든 채 협박의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가 건물의 외벽을 강하게 후려쳤고.. 동시에 그녀가 후려친 벽이 굉음을 내며 단번

에 박살이 났고.. 그 무지막지한 힘에 한솔은 놀란 두 눈을 크게 뜬 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 했다.

"그 녀석한테 손대면.. 죽인다. 전원 빠짐없이 죽인다."

그녀는 냉기를 품은듯한 차가운 목소리로 한솔과...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쓱 하고

흟으며.. 오히려 역으로 협박의 말을 내뱉었고.. 한솔을 포함한 다른 이들은 아무런 반

문도 할 수가 없었다.

"미도랑 똑같이 생겨서 봐주려던 게 실수였어..."

단박에 주변의 온도를 낮춘 그녀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상태로 그와 똑 닮은 4인조의

얼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미도...?"

그녀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한솔은 물론 길티와 파도 솔도 라도 시도 전원

이 반응했다.

반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름이 나왔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그 이름이 그녀의 입에서 나옴에 따라.. 한솔의 머릿속 한편에 있던 기억이 되

살아났다.

"사진... 사진에 있던 그 언니..?"

찌푸린 얼굴의 그녀를 바라본 한솔은 자신의 짐 속에 잘 보관해둔 한 장의 사진을 떠올

렸다.

그가 연구시설에 잠입하기 전 한솔에게 맡긴 한 장의 사진..

머리색은 사진과 많이 달랐지만.. 그 얼굴.. 특히나 찡그리고 있는 지금의 얼굴은 사진

과 거의 흡사했다.

"맞아! 사진 속의 그 언니..."

한솔은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들은 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잊어버린 것인지 이름에 대해서는 떠오

르지 않았고.. 그녀에 대해 그가 말한 것들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녀와 관련

된 그의 말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은...

"털안난 언니!!"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누,누가 털이 안났다는거야아아아아!!"

당장이라도 터질것 같은 새빨간 얼굴을 한채.. 하늘을 찢어 발길것 같은 커다란 목소리

로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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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아직 미도와 재회까지는 조금 더 남았지만.. 그래도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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