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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80화 (18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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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난감한 상황 속..

적이라면 가차 없이 죽여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 같

은 얼굴을 한 저들을 죽인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그들이.. 눈앞의 존재들이 그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인간을 초월한 육체와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녀는 전투의 프로는커녕.. 그런 식으

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조차 받아본 적이 없는 그녀로서는 그의 얼굴과 같은 존

재들을 죽인다는 것은 어정쩡한 마음가짐으로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움직이면 죽..인다."

얼굴을 잔뜩 찌푸린 그녀는 아직까지 제대로 몸을 못 가누고 있는 그들에게 경고를 내뱉

은 뒤 자신의 옆쪽에 선 경철의 눈치를 살폈다.

혹시나 모질지 못한 자신을 나무라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철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저.. 통나무 같은 두꺼운 팔로 팔짱을 낀 채 아무

말 없이.. 대미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이상하군.. 왜 아무도 안오는거지?"

그러던 중.. 입을 다문 채 팔짱을 끼고 있던 경철은 팔짱을 풀고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이 연구시설에 대해 들은 정보로는 상당히 많은 인원수.. 100명은 훌쩍 넘는 인원이

이 시설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건만.. 연구시설의 부지 내는 기분 나쁠 정

도로 조용했다.

그 정도 인원 수의 인간이 있다면 좀 더 소리가 새도 이상하지 않을 터인데도 불구하

고 너무나 고요했기에.. 이상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저 쇳덩이 빼곤 도통 올 생각이 없네?"

경철의 말에 그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다른 곳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본다면.. 지금 당장 개미떄마냥 건물에서 바글바글 태

양 교단의 인간들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었건만.. 현재로서  '적' 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은 전차와 저것을 조종하던 저 3인방뿐이었어 때문이었다.

"정말 이상하군.. 100명이 넘는 인간이.."

100명이 넘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라고 말하려던 경철의 말을 끊듯 떨어진 거리에서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어어어어어어어!!"

건물의 정문 방면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경철은 그 소리에 반응하듯 자연스럽

게 고개를 돌렸다.

"좀...비?"

경철은 달려오고 있는 존재를 보고..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은듯한 말투로 말했다.

소리 자체는 좀비 그 특유의 소리였지만.. 그 모습이 참으로 기묘했다.

이곳저곳이 떨어지고 낡아빠진 고양이 마스코트의 인형탈과 군복..이라는 알 수 없는 조

합.. 그것도 모자라 왠지 모르지만 양철통으로 된 커다란 쓰레기통을 등에 매달고 있

는.. 그야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컨셉인지 조차 알 수가 없는 기묘.. 아니 기괴

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뭐지 저건.."

소리는 좀비였지만 외관상으로는 그냥 이상한 괴짜.. 혹은 정신이상자 정도로 밖에 보이

지 않는 데다가 그 움직임 자체가 좀비의 움직임이라 하기에는 매우 매끄러웠기에 경철

은 확실하게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달려오고 있는 존재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품

고 있지 않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내가 처리할 테니.. 너는 저 녀석들을 감시하고 있어라."

경철은 그렇게 말 한 뒤..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고 있는 정체불명의 괴짜(?)의 정면 쪽

에 우뚝 선채로 장갑을 낀 자신의 강화 다이아몬드 의수의 상태를 확인한 뒤 주먹을

꽉 쥔 채 들어 올렸다.

"그어어어어어!!"

언제라도 주먹을 날릴 수 있는 준비 자세를 취한 경철에게 답하듯 달려오는 정체불명의

존재 역시 붕대 투성이의 주먹을 꽉 쥔 채 언제라도 후려칠 수 있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얼마 후

두 명은 서로의 사정거리에 들어온 상대방을 향해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주먹들을 힘

차게 날렸고.. 두 개의 주먹이 굉음을 내며 충돌했다.

파워 자체는 누가 우위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동일 한 듯 밀리거나 밀려나거나 하는

상황은 없었다.

단지.. 강도에서 경철이 우위를 점한 탓인지.. 상대방의 주먹에서 뼈가 분쇄하는 소리

가 흘러나왔고 이내 힘을 잃고 너덜너덜해짐에 따라.. 경철의 주먹은 상대방의 주먹을

지나쳐 그 우스꽝스럽기도.. 기괴하기도 한 인형 탈의 머리에 격돌했다.

하지만..

"그어어어어!!"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인지 상대방은 기합과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멀쩡한 다른 주먹

을 경철의 왼쪽 뺨에 격돌 시켰다.

"칫..!?"

암석으로 방어하는 것이 늦은 탓에 경철은 입안에 터져 비릿한 피맛을 강제로 맛볼 수밖

에 없었고.. 그것이 화가 나는 것인지.. 이번에는 머리가 아닌 가슴의 중앙 부분을 거

칠게 후려쳤고.. 복수하듯 상대방 역시 경철의 명치를 세차게 후려쳤다.

제법 묵직한 주먹을 여러 번 교환한 그들이었지만.. 서로가 큰 대미지를 받지는 않았

고.. 이대로는 시간만 끌 것 같다고 생각된 경철은 뒤로 도약하여 거리를 벌린 뒤 자세를 취한 재 상대방을 견제했다.

"퉷..! 평범한 인간이 아니군."

경철은 입안에 고인 피를 지면에 내뱉어 낸 채 우스꽝스러운 꼴의 괴짜를 노려봤다.

인간을 벗어난 육체 능력을 가진 자신과 호각이라는 것은.. 즉 '인간' 이 아니라는 것

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방금 전 자신의 의수와 격돌하여 박살 났던 주먹이 어느새 회복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럼 이쪽도 사양하지 않으마..!"

경철은 자신의 오른쪽 팔을 암석화 시킨 뒤..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암석을 두른 주

먹과 강화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자신의 의수를 들어 올린 채 복싱의 기본자세를 취했

다.

"덤벼봐라 괴물새끼야"

경철은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려 그것을 까딱까딱 거리며 명확한 도발 행동을 취

했고..

"그어어어어!!"

그것에 반응한 듯.. 상대방은 노기를 담은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곰을 연상케하는 자세

로 양손을 들어 올린 채 경철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야말로 전투의 기술이고 뭐고 없는.. 힘 밀기식의 자세..

경철은 속으로 코웃음치며.. 단단한 자신의 주먹을 급소에 정확하게 처박기 위해 타이밍

을 노렸다.

그리고.. 주먹을 꽂아 넣기 딱 좋은 각도가 나오자마자.. 경철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

이 상대방의 복부에 묵직한 일격을 깊숙이 꽂아 넣었다.

완벽할 정도로 깔끔하게 들어간 보디블로..

그러나 그것만으로 경철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그 직후 경철의 훅 펀치가 꼴사나운 인형탈의 얼굴을 구긴 채.. 들어갔고.. 확실하게

안면에 주먹이 닿은 감각을 느끼며 그대로 힘을 실었다.

2개의 급소를 연달아 타격한 경철..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의식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

은 깔끔하고 묵직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경철은 방심하지 않고 연

격을 이어나가기 위해 상대방의 몸에서 주먹을 때어 낸 채.. 빈틈 투성이인 그 몸통에

재차 공격을 꽂아 넣으려고 했다.

그 순간... 경철은.. 싸늘한 감각을 느꼈다.

살기.. 그것은 확실한 살의를 담고 있는 살기였다.

그 살기에 눈치챈 경철이 눈을 치켜뜬 채 위를 확인한 순간.. 날카로운 칼날이 자신의

정수리를 노리고 내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서..!?"

당혹스러운 이 담긴 목소리를 흘리면서도.. 경철은 냉정하게 자신의 몸을 아까 흡수한

콘크리트의 석재로 감쌌다.

그로 인해 내려온 칼날을 소름 끼치는 소리를 흘리며 경철의 머리에서 튕겨져 나갔

고.. 그 순간 경철은 그 칼의 주인을.. 기껏해야 7~8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살

기를 머금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 채로 천천히 지면을 향해 낙하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째서.. 그것도 어린아이가..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인가?라는 당연한 의문을 품은 순

간.. 묵직한 충격을 몸통에 받아 뒤로 밀려났다.

밀려나는 순간 괴짜의 등 뒤.. 양철로 된 쓰레기통의 뚜껑이 없다는 것을 볼 수 있었

던 경철은.. 이재야 어린 여자아이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설마.. 쓰레기통에서.. 그것도 여자아이가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군."

비록 공격을 받았기는 하지만 그 직전 몸을 돌로 바꾼 탓에 별다른 대미지를 입지 않

은 경철은 눈가를 찌푸린 채 괴짜와.. 지면에 착지한 여자아이를 바라봤...

"이런.. 젠장!?"

여자아이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여자아이는 어느새 꺼낸 것인지 묵직해 보이는 금속

의 권총을 양손으로 잡은 채 망설임 없이 그것의 방아쇠를 당겼고.. 수발의 총성과 함

께 경철의 머리에 정확하게 총알이 박혔다.

"이거참.. 무서운 꼬마군.."

하지만..

그 직전 자신의 머리를 암석으로 둘러쌓았던 경철은 머리를 흔드는 두통 정도는 느꼈지

만.. 생명력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타격은 받지 않았다.

"아저씨 괜찮겠어?"

경철의 군 소리를 들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경철은 괜찮다는 뜻으로 가볍게

손을 한번 들어 올린 뒤 능력을 풀었다.

그와 동시에 경철의 이마 쪽에서 총알 몇 발이 몸을 타고 바닥에 흘러내리며 경쾌한 소

리를 흘렸다.

"오늘은 너나 나나 상대하기 꺼려지는 상대들을 만나는군.."

경철은 눈앞에 독기를 품은 아이를 보며 중얼거린 뒤.. 허리춤에서 나이프 한 자루를

슥 하고 빼낸 뒤 그것을 앞쪽에 겨눴다.

"노파심에서 말하는 거지만.. 항복할 생각은 있냐?"

탕!

대답 대신이라는 듯 여자아이는 총알 한발을 경철의 미간을 향해 쐈지만.. 아까와 마찬

가지로 총알이 닿기 직전 암석으로 방어한 경철은 멀쩡했다.

"그럴줄 알았다."

경철은 이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 쓴웃음을 지은 채 나이프를 쥔 채로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여자아이도 총을 허리춤의 홀더에 꽂아 넣은 뒤 날이 잘 선 한 자루의 식칼

을 뽑아 든 채 역수로 쥐며 경철을 노려봤다.

"식칼이라니.. 그 녀석을 생각나게 하는군,"

경철은 '그'를 떠올림과 동시에 탄환과도 같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앞으로 튀어 나갔다.

============================ 작품 후기 ============================

경철 vs 길티,한솔 과연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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