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좀비 얼론 (Zombie Alone)-172화 (172/269)

0172 / 0269 ----------------------------------------------

Ep 8 합류

정문 앞의 침입자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곳의 주인은 그들이었고 한솔 일행이야말로 강제로 점거한 침입자

였지만..

어찌 됐든..

외부로 나가 있던 태양 교단의 인간들과.. 그를 꼭 닮은 소년.. 유일하게 성공한 개체

3인 중 한 명인 소년은 돌아온 연구시설의 정문이 콘크리트로 막혀 있는 것을 보고..

빠르게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런 식으로 정문을 막아놓을 필요도 없었고.. 그게 아니라고 한다

면 누군가 자신들을 맞이하러 오거나 사정을 설명해주러 왔을 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바로 탈환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을 점령한 존재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 난공불락의 요새 같

은.. 전차까지 있는 이 시설을 점령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소수의 인원은 아니고 제법

많은 다수의 인원에 잘 훈련돼 있는 병사들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

고 실험체 소년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연구시설을 탈환하기로 마음먹었다.

몇 명이 있다고 해도 어떠한 상처도 부상도 회복하는 불사에 가까운 존재들이 있는 한

승기는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머리를 파괴당하는 순간 그 불가성도 무용지물이 되기는 했지만.. 유일한 약점

이라고 할 수 있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도 준비되어 있었다.

소총의 탄환으로 절대 뚫을 수 없는 강도를 자랑하는 헬맷 무게가 무거운 것이 단점이라

고 한다면 단점이었지만 육체 능력이 인간을 훨씬 상회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단점이라

고 할 수도 없었다.

유일한 약점만 커버한다면 총을 쏘든 날붙이로 베든 둔기로 때려 부수든 전부 회복하여

역관광을 펼칠 수가 있을 것이었고.. 실재로도 인수의 몇 배나 되는 인간들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육한 전적도 있었기에 이번에는 자신들의 아지트라는 점이 조금 특수하다

면 특수했지만.. 결과는 결국 같을 뿐.. 그렇기에 실험체 소년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두꺼운 콘크리트의 파괴를 자신의 병사들에게 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강인한 육

체와 재생력의 힘으로 콘크리트에 제법 큰 구멍까지 뚫을 수 있었다.

구멍을 뚫린 것을 확인한 소년은 병사들에게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을 멈추게 한 뒤.. 구

멍이 뚫린 부분으로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

기묘하게..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휑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인수라면 적어도 100 이상은 돼야 할 터인데도 불구하고 부지 내의 공

간에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건물 쪽에 누군가 이쪽을 경계하기 위해 머

리를 내밀고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야말로 무인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한 연구시설의 부지 내에.. 소년

은 어리둥절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이곳이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한쪽 면이 무너져 내린 건물 외벽을 보

고 알 수 있었기에.. 습격을 당한 것은 확실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람이 있든 말든 결국 자신들이 할 일은 하나였기에.. 소년은 재차 병사들에게 작업

의 재개를 명령한 채 뒤로 물러났다.

잠시 멈춘 뒤 안의 상태를 살핀 것은 적의 인원수를 체크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더 중

요한 것은 '전차'의 유무였다.

자신의 병사들이 아무리 불사에 가깝고 인간을 상회하는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유일

한 약점인 머리를 금속의 헬멧에 쌓여져 있다고는 해도.. 전차의 포격에 당할 재간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습격자들이 정문을 지키고 있는 전차를 뚫고 지나가기 위해서는 파괴 외에는 답

이 없었던 지라.. 높은 확률로 파괴됐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단지.. 혹시나 모종의 이유로 전차가 건재하다고 한다면.. 정면에서부터 쳐들어가는 자

신들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장해였다.

하지만.. 정문을 공격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전차가 배치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기는 했지만.. 산개된 후에는 뭉쳐있을 때 비교해 위험

성은 현저하게 낮았다.

소년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정면의 입구에서 뭉쳐진 상태로 단번에 포격에 쓸려나가는

것이었기에 정문만 통과한 뒤.. 산개한다면 전차를 반쯤 무시하고 연구시설을 제압할 수

도 있었기에 정면에 전차가 왔다면 장해는 없었다.

"단주님.. 저희는 어떻게 할까요?"

병사들이 주먹으로 구멍을 넓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소년에게 총기로 무장한

남자 중 한 명이 물었다.

"너희들은 우리가 점령 한 뒤 안전해지면 따라와라."

소년은 그렇게 말했지만.. 딱히 그들의 생명이 소중하다 거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그들이 불사병이라 불린 불사의 병사들과 비교해 이 전투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

기 때문이었다.

그들 역시 총기를 다루는 훈련과 그 외의 훈련으로 인해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훌륭한

병사이기는 했지만.. 결국 칼이나 총에 쉽게 죽어버리는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이런 싸움

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작업에는 전투에 특화됐다고 할 수 있는 불사병들과 비교해 그들은 이

래저래 쓸모가 많았기에 이후에 이용할 때를 대비해 소모는 최대한 줄이고 싶었기 때문

이었다.

"알겠습니다!"

남자는 힘차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 뒤 서둘러 다른 남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그

들에게 소년의 말을 전했고 그들은 별다른 군 소리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고는.. 트럭

의 옆에서 긴장감 없는 편안한 모습으로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소년은 그런 남자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사람 3~4명은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주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구멍은 더욱더 커져가며 그 윗부분의 벽에 중심을 잃고 우르르 무

너져 남자들에게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 차갑고 단단한 돌덩어리들을 태연하게 몸으로 맞으면서 작업을 진

행해 나갔다.

이내 소년들을 가로막던 커다랗고 단단한 벽은 약간의 흔적만을 남긴 채 대부분이 철거

됐다.

남은 것은.. 그들이 철거한 잔해들뿐..

명령을 이수한 불 사병들은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라보며 다음의 명령을 기다렸고.. 소

년은 완전하게 뚫려버린 연구시설의 부지 내를 천천히 바라본 뒤.. 역시나 위협적인 요

소는 없다고 판단했다.

"가라. 전원 몰살... 아니 그렇군.. 한두 명 정도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정도로만

살려둬라. "

침입자들의 전멸을 명하려 했던 소년이었지만.. 정보를 캐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말을 바꾸어 불 사병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불사병들은 대답 대신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 뒤.. 등에 매달고 있던 동그란 구형의 물

체를 거의 동시에 때어 낸 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머리에 뒤집어썼다.

투박해 보이는 느낌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풀 페이스 형태의 헬멧..

그것이 소년이 불사병들의 약점을 보안하기 위해 제작한 물건이었다.

"좋아.. 가라"

소년은 무표정한 얼굴과 무덤덤한 목소리로 건물을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며 명령했다.

[그어어어어어!!]

그에 따라 불 사병들은 자신들의 환희를 표현한 듯 양손을 거칠게 하늘 위로 들어 올리

며 짐승 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살육의 시간이 다가옴에 따른 불사병들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아올랐고.. 그것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며 불 사병들은 무너진 벽의 잔해를 짓밟은 채 거칠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정문의 도로를 지나.. 건물까지의 최단거리를 위해 인공잔디의 위를 짓밟으며 무서운 속

도로 뛰쳐가는 불 사병들.. 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선두에선 불사병이 중심을 잃고 성대한 움직임과 함께 잔디밭 위를 굴렀

고.. 곧이어 다른 불사병들도 비슷한 느낌으로 중심을 잃고 잔디밭 위에 넘어졌다.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소년은 당연하게 의문을 떠올렸지만.. 잔디밭의 군

데군데가 움푹 패어있는 것과 불 사병들의 발과 다리에 날카로운 것에 찔린듯한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함정'이.. 구멍 안에 날붙이를 넣어 놓은 구시대적인 함정이 설치되

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시대적인 발상의 함정..이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인간 상대로 보자면 기동성을 빼앗을

수 있었기에 나쁘지 않은.. 어찌 보면 제법 효율적인 함정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웬만한 상처 따위는 금방 재생되는 불사병들에게는 기껏해야 초 단위의 시간을

벌수 있는 이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전멸당하는 것이 몇십 초 정도 늦어지는 효과밖에 없는 어린애 장난 같은 함정..이라

고 소년은 생각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콰앙!

굉음과 함께 건물의 외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으며 육중한 전차의 몸체가 시끄러운 소리

를 울리며 튀어나왔다.

"전차라고..?"

소년은 건물 내부에서 튀어나온 전차를 보고 소리를 흘린 채 미간을 찌푸렸다.

예상외..

전차가 있을지 모른다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설마 상식적이지 않은 장소.. 연구소

의 내부에서 튀어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 했다.

하지만 전차가 건물에서 튀어나옴으로써.. 소년은 함정의.. 구시대 발상적인 날붙이와

구멍이라는 조합의 함정에 대한 진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도망가라! 전차의 주포가 온다!"

소년은 서둘러 커다란 목소리로 불사병들을 향해 경고의 말을 외쳤다.

그 말에 잔디밭 위에 엎어져 있던 불사병들은 어느새 아물어진 상처로 인해 별다른 어려

움 없이 잔디밭 위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불사병들의 움직임도.. 소년의 경고도 이미 늦은 뒤였다.

튀어나온 전차의 주포는 명백하게 막 잔디밭 위에서 일어선 불사병들을 향해 있었다.

거리상으로는 눈을 감고 쏴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지옥의 심연에 떨어져라!....가 맞나?"

전차가 튀어나온 바로 위의 층 창문 쪽에 무전기에 입을 가져간 한솔이 고개를 갸웃거리

며.. '자드'가 토해냈었던 대사가 맞는지 길티에게 확인하듯 물었고.. 길티는.. 사실

잘 몰랐지만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히! 그럼.. 다시.. 지옥의 심연에 떨어져라!! 발사아아아아~!"

한솔은 대사와는 전혀 맞지 않는 쾌활한 목소리로 외쳤고.. 무전기를 통해 그 명령은

전차 안에 있는 솔도 라도 시도에게 전달됐다.

"(신의 발사명령이 떨어졌다.)"

조종석에 앉은 시도가 한솔에게 말한 무전의 내용을.. 솔도에게 전달했다.

"(신께 받쳐라.)"

밖의 목표물을 확인한 솔도가 고개를 돌려 포의 담당인 라도에게 전달했다.

"(신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한솔의 명령을 전달 받은 라도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발사했고..

동시에 외부에서는 강력한 폭음과 섬광을 동반한 채 포탄은 목표물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갔다.

============================ 작품 후기 ============================

-오늘의 요약-

계이름 4인방: 한솔님이 날보셨어! 날 식당으로 데려가실꺼야!

한솔: 크크! 지옥의 주방으로 초대해주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