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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67화 (16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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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할배와 자드.. 그리고 그의 머리가 실종된 상황으로부터 4일이 지났다.

한솔과 길티는 그토록 그의 머리와 할배들을 찾기 위해 먹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탐색

에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그의 경우 길티로 인해 그의 머리가 어딘가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은 판명이

되긴 했지만.. 할배와 자드의 경우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물살이 쌘 탓에 어디론가 멀리 떠내려간 모양인지 한솔과 길티로서는 탐색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한솔은.. 위치를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는 그를 찾으러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길티는 단박에 그 의견을 부정했다.

거기에 어떤 강력한 존재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에게 간다는 것은 너무 위협

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할배와 자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솔과 길티 둘의 전력으로서는 너

무 위험이 컸다.

그렇기에 그들은 할배와 자드가 살아있을 것을 전제로.. 할배와 자드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한솔과 길티는 연구시설을 탐색했다.

이미 남아있는 인간들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볼 수 없었던 연구시설을 탐색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물론.. 가끔 어딘가에 갇혀버린 좀비들 몇 마리 정도가 한솔을 노리고 습격하는 경우

도 있었지만.. 그 옆에 딱 붙어 있는 길티가 그것을 허용할 리가 없었고.. 애초에 한솔

도 일반적인 좀비 한두 마리 정도에 당할 정도로 나약하지는 않았기에 그들은 습격해오

는 좀비들을 역으로 해치우며 연구시설 내부의 탐색을 계속해 나갔다.

단지 건물의 크기가 제법 크고 넓었던 탓에 시간 소모가 많은 것이 난점이라고 한다면

난점이었다.

결국 한솔과 길티는 건물의 반도 탐색하지 못하고.. 확보해놨던 식량을 가지고 안전하

게 지낼 수 있는 방으로 점찍어뒀던 곳에 돌아와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일찍 기상한 한솔과 길티는 재차 내부를 탐색하기 위해.. 취사실의 냉장

고에서 적당하게 꺼내온 당근과 오이를 들고 방에서 나와.. 어제 마지막으로 탐색했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먹으니까..맛이 없어."

한솔은 오이의 끝을 갉아먹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편식.. 은커녕 썩어가는 고기조차 뜯어먹었던 한솔에게 신선한 야채의 맛은 훌륭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 같이 먹었던 인스턴트나 통조림에 비교하면 맛이 없게 느껴졌다.

한솔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자신이 베어먹은 오이를 바라본 뒤.. 조용히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길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다른 손에 쥐고 있는 당근을 길티에게 내밀었

다.

길티는 얼떨결에 내밀어진 당근을 받아 들고.. 손에든 당근과 한솔의 얼굴을 번갈아보

며 곤란하다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길티도 먹어!"

한솔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고.. 길티는 그 미소를 한동안 바라본 뒤.. 결심했다는 듯

당근을 자신의 인형 탈 밑의 공간에 쑤셔 넣었고 그 직후 당근을 씹어먹는 소리가 들려

왔다.

"길티! 그거 벗고 먹어도 돼? 나 이제 안무서우니까."

처음에 봤던 길티의 모습이 그때의 한솔에게 몹시 충격적이고 괴기스러운 모습이었기에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무서웠지만.. 담력이 쌔진 데다가 생사를 같이 한 길티에게 우정

을 느끼고 있는 한솔은 길티가 어떤 모습이어도 무서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한솔의 그 말에 당근을 저작하는 행동을 멈춘 채 고개를 저으며 부정의 의사

표현을 했다.

"그게 편해?"

확인하듯 한솔이 묻자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고.. 한솔은 더 이상 묻지 않기

로 하고.. 그 대신 끝을 갉아먹던 오이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것을 지켜본 길티도 시선을 돌려 인형 탈의 틈에 넣은 당근을 우적우적 씹어먹기 시작

했고 두 사람의 사이에 생야채를 씹어먹는 호쾌한 소리가 흘러 퍼졌다.

"맛있다! 히히!"

방금 전과 똑같은 야채임에도 불구하고 길티의 먹는 모습과 그 소리가 들려 옴에 따라

야채의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었던 한솔은 밝게 웃으며 볼 가득 오이를 넣어 야채를

단숨에 완식했다.

그것을 따라 하듯 길티도 단숨에 당근을 구멍 안으로 밀어 넣음과 동시에 입안으로 보냈

고.. 두 사람은 입안에 가득 들어가 있는 야채를 씹으며 서로의 손을 잡은 채 탐색에

나섰다.

그렇게 두 명은 건물 내부를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탐색해갔고.. 그러던 중 무슨 짓을

해도 열리지 않는 방문과 씨름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안열려어어어어!!"

한솔이 문을 잡은 채 낑낑대며 힘을 주어봐도.. 튼튼해 보이는 문은 조금의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길티가 한솔의 어깨를 살포시 잡아 뒤로 빼낸 뒤 자신이 대신 양손으

로 문을 붙잡고 힘을 줬다.

그러나.. 육체 능력이 상승한 길티의 힘으로도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길티도 못하네."

한솔과 별반 다르지 않는 상태로 낑낑대는 길티를 보며 한솔은 실망 섞인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그어어어어어!!!"

그 순간 길티는 문에서 손을 때 낸 뒤 붕대에 휘감긴 자신의 양손을 꽉 쥔 채로 기합성

을 연상케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강하게 쥔 양손으로 문을 후려쳤다.

그에 따라 두꺼운 문이 조금씩이지만 구겨져 갔고.. 그 후 열댓 번 정도 문을 후려침으

로 한솔이의 몸이 지나갈 정도의 구멍이 뚫렸다.

"하하하..할수..이이있...다다."

길티는 인형탈로 문의 구멍을 가리키며 보란 듯이 한솔에게 말했다.

"길티 엄청썌!! 대단해!"

길티가 양손으로 구멍을 뚫는 것을 목격한 한솔은 눈을 빛냄과 동시에 호들갑스러울 정

도로 손뼉을 치며 길티를 칭찬했다.

단지.. 그 단단하고 두꺼운 문을 부수는 대가로.. 양팔의 뼈가 박살이 났지만.. 길티

는 뒤로 양손을 숨겨 의기양양한 태도로 한솔의 칭찬을 만끽했다.

"안에 뭐가 있을까~"

열심히 길티를 칭찬한 한솔은 구멍 난 곳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얼굴을 내밀어 안을

살폈다.

"으음.."

하지만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이 있듯이 방안에 보이는 것은 한솔의 흥미

를 끌만한 물건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여러 기계들과.. 구멍만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탁한 액체가 담긴 거대한 캡슐

몇 개가 그나마 눈에 띄었고 그것 외에는 별달리 눈을 끌만한 물건은 없었다.

"저건 뭘까?"

한솔은 구멍에서 얼굴을 땐 채 이곳에서 유일하게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길티를 바라보

며 물었다.

한솔의 물음에 길티는 조용히 허리를 숙여 구멍으로 얼굴을 내밀어 바라봤다.

그러나 길티 역시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용도인지 알지 못했기에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

다.

"저게 뭘까..? 물통인가?"

길티가 비킨 구멍 사이로 재차 얼굴을 내밀어 확인한 한솔은 자신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

휘하여 그 캡슐의 용도를 주 측 할 수밖에 없었다.

"물은 충분하니까.. 필요 없겠네!

이쪽의 시설은 개별적인 정화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덕분에 물을 보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에 한솔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한 캡슐(물통)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여 관심을 끊

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응..?"

구멍에서 얼굴을 때 내려던 한솔은 캡슐의 변화를 눈치챘다.

투명한 캡슐에 가득 들어차있던 탁한 액체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탁한 액체가 위에서부터 점차 사라짐에 따라 한솔은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을 정확하게 확

인할 수 없었지만.. 얼핏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거대한 투명 캡슐 안에 든 것은 인간.. 그것도 4개의 캡슐에 하나도 빠짐없이 안쪽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길티!!?? 저기! 저기 안에 사람이 있어!!"

캡슐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목격한 한솔은 화들짝 놀라 하며 구멍을 손으로 가리키

며 길티에게 뒤집힌 목소리로 외쳤다.

한솔의 격한 반응에 길티 역시 재차 구멍에 얼굴을 가져간 뒤 한솔이 말한 캡슐에 시선

을 고정시켰다.

길티는 한솔이 말한 대로 점차 사라져가는 액체와 함께 확실하게 사람의 형상을 띈 존재

들이 통안에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캡슐 안에 든 액체는 완전하게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캡슐

의 앞문이 미약한 소리와 함께 열리기 시작하며 안에 들어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캡슐

안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으으!"

갑작스러운 타인의 출현에 길티는 거친 소리를 흘리며 한솔의 몸을 들어 올린 채 구멍에

서 얼마 정도 떨어진 뒤 한솔을 자신의 뒤에 숨기듯이 놔둔 뒤 방금전 문을 후려쳐 뼈

가 박살 났었지만.. 이미 재생된 자신의 주먹을 꽉 쥔 채 구멍을 주시했다.

"으어..? 으으으!!"

그리고..

길티의 소리에 반응한 듯 캡슐 안에서 나온 존재들 역시 소리를 흘리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어느새 쥐고 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흉흉해 보이는 흉기들을 구멍 저편

에 있는 길티에게 겨누었다.

구멍 뚫린 문 하나 사이에 둔 채 서로가 대치하는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길티가 몸으로 막고 있는 탓에 구멍 안의 상황이 잘 보이지 않던 한

솔은 조금 더 확실하게 보기 위해 길티의 몸이 밀착한 채 고개만을 빼꼼하고 내밀어 구

멍 안의 모습을 살폈다.

구멍의 위치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상반신만큼은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위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 보이는 모습과..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흉흉해 보이는

흉기들이 한솔의 눈에 들어왔고.. 한솔은 그들이 들고 있는 흉기들이 어딘가 몹시 낯

이 익은 무기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식칼, 회칼, 중 식칼, 미트 해머.. 주방용품이라고도 분류할 수 있으면서도 흉기로서

분류할 수 있는 물품들.. 그리고 그런 미묘한 입장의 물건들을 애용하는 '그' 가 사용

하는 무기들의 종류이기도 했다.

물론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흉기들이었기에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었지만 외형 자체

도 거의 흡사했기에.. 한솔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흉기들이 '그'의 무기라고 확신했다.

한솔은 어째서 그들이 그의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좀 더 그들의 모습

을 확인하기 위해 구멍을 유심히 바라봤다.

하지만 역시나 각도가 좋지 않아 그들의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없었고.. 한솔은 어쩔

수 없이 지면에 엎드리다 싶이 자세를 낮춘 뒤 재차 구멍을 바라봤다.

그제야 한솔은 그들의 얼굴을 확실하게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

얼굴을 확인한 한솔은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캡슐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구멍 저편에 있는 인간들의 얼굴이..

그의 무기를 들고 있던 존재들의 얼굴이..

"미도 오빠가 네명!?"

그 존재들의 얼굴이 '그'와 똑 닮은.. 아니 그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에피소드8 시작입니다!!

제목을 보시면 어떤 내용일지 대충 상상이 가실듯 합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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