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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7 잠입
시간은 약간 거슬러 올라가 여성이 하늘로 올라가는 순간..
그는 여성이 무엇을 하려는지..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좀비 무리와 그 안에 몸을 숨긴.. 위협적인 존재라고 자각한 자신을 무리째로 박살낼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던 그는 초조함을 집어삼킨 채 곧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놀랍게도 자신의 목을 자르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셀프 참수
재주 좋게 단숨에 자신의 목을 자른 그는 몸에서 흘러 내려온 자신의 머리를 좀비들에
게 감싸도록 명령했다.
목을 자르고 그것을 보호하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머리만 무사하다면 몸이 망가지더라도 재생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현재까지 머리를 파괴돼도 재생이 가능한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과 절망적
일 정도의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서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
었다.
그가 모든 준비를 끝낸 직후 상상 이상의 충격이 그의 육체와 머리.. 그리고 그 2개를
감싼 좀비들에게 공평할 정도로 모두에게 덮쳐왔다.
좀비들의 몸 위에서 느껴지는 압력에 두개골이 진동하는 것도 모자라 부서질 것 같은 고
통과 떨림을 느낀 그는 이를 악물고 그 고통을 참아내며 이 충격의 지옥이 어서 빨리
지나가길 빌었다.
그렇게.. 시간상으로는 십 초도 안될 것 같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무한과도 같이 느
껴진 고통의 시간이 끝났고.. 질척하고 역한 체액의 냄새와 비린내 나는 피가 뒤섞인
액체로 머리가 적셔진 그는 고깃덩어리가 된 좀비들의 사체 사이에 작은 틈으로 자신의
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리에 비교해 체적이 큰 탓인지 좀비들을 방패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 연결
됐던 상체와 하체는 끊어져 있었고 두 부위 모두..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
다.
상처를 회복시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상태
로 목을 붙인다고 해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고.. 애초에 멀쩡했다고
해도 여성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지금의 상태에서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
다.
그렇기에 그는 분하고 화가 나기는 했지만 다음의 기회를 노리기로 마음먹고 숨을 죽인
채 여성이 이 장소를 떠나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여성은 그의 예상과 다르게 바로 그 장소를 떠나지도 않았고.. 혼잣말로 추리
해보건대 자신의 육신을 가지고 갈 작정인 것 같았다.
그는 초조했다.
만약 여성이 자신의 육체를 가지고 간다면.. 지금을 넘긴다고 해도 이다음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얼마나 오랫동안 몸과 떨어져 있어도 되는가를 제대로 시험해본 적도 없었기
에 여성이 자신의 몸을 가지고 가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의미로 위험한 상
황으로..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막지 않으면 안 됐다.
그는 내장을 덜렁거리는 만신창이의 몸을 양손으로 들어 올린 여성과 자신의 몸을 관찰
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퍼런 날이 서있는 식칼과 그것을 들고 있는 왼쪽 팔만큼
은 기적과도 같이 멀쩡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여성에게 들키지 않게 왼팔을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머리가 붙어있을 때와는 다른.. 어색한 감각이었지만 확실히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것
이 확인을 끝낸 그는 내키지 않는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고 행동을 일으켰
다.
그거 한 일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퍼런 날이 선 식칼 한 자루를 꽉 쥐고 있는 왼팔을 움직여 여성의 '오른쪽 눈'을 찌
르는 것이었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해 방심하고 있던 여성은 넝마 같은 그의 상체가 움직일 줄은 꿈에
도 생각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그의 식칼에 오른쪽 눈을 꿰뚫리는 실수를 하게 됐다.
"누우우우우운..! 내눈...!! 빌어먹을..! 빌어먹을...송장 새끼가아아아아!!"
여성은 피가 흐르는 자신의 눈을 한 손으로 가린 채 악귀와 같은 일그러진 얼굴과 살의
와 분노를 담은 한쪽 눈으로 지면에 널브러진 그의 상체를 노려봤다.
그리고는...
"빌어먹을..! 빌어먹을..! 송장새끼!!!"
여성은 복수의 불꽃을 뿜어내며 흘러나온 그의 내장에 자신의 상처에 의해 붉어진 손을
뻗어 그대로 그의 장기들을 무시무시한 악력으로 쥐어 으깨버렸고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
지 않는지 그의 상체를 들어 올린 뒤.. 차력사가 전화번호부를 찢는 묘기를 부리는 것
처럼 그의 양쪽 가슴을 단숨에 찢어 버렸다.
여성이 몸체를 훼손할 때마다 그는 뇌가 구워질 것 같은 고통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폐와 성대가 연결되지 않은.. 머리뿐만 인 그가 소리를 흘
리지 못한 탓에 비명이 흘러나오지 않는 점이었다.
내장이 으깨지고 근육과 살점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을 맛보던 그에게 겨우 고통이 사
라졌다.
더 이상 어떻게 할 면적이 남지 않은 그의 상체를 여성이 바닥에 내던졌기 때문이었다.
겨우 지옥 같은 고통이 끝나 안도하려던 찰나..
다시 그에게 고통의 시련이 닥쳐왔다.
상체는 더 이상 찢을만한 면적이 남지 않았지만.. 아직 그에게는 하체가 남아있었기 때
문이었다.
여성은 상체와 마찬가지로 양손을 피로 물들이며 그의 하체를 찢어발기고 그의 성기를
발로 으깨는 등 자신의 눈을 앗아간 그의 육체에 자신의 울분과 분노와 원망을 풀어 해
쳤다.
또다시 지옥 같은 고통에 뇌가 구워지는 체험을 하게 된 그는.. 이를 악물며 고통에 버
텼다.
비록 몸이 갈기갈기 찢긴다고 해도 재생은 가능했다.
머리만 무사하다면 시간을 들여 복구하면 될 일이었기에.. 그저 지금은 여성이 자신의
머리를 눈치채지 않고 그대로 그 자리에서 떠나주기를 빌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간절함이 무색하게..
여성이 그의 하체를 거칠게 찢는 바램에.. 불운하게도 종아리 부분이 지면에 튕겨지듯
구르며 사체에 숨겨져 있던 그의 바로 앞까지 굴러 왔고.. 여성은 그 종아리 부분조차
용서할 수 없다는 듯 그쪽으로 걸어와 거칠게 종아리를 가느다란 발로 짓밟아 터트렸
다.
그 괴물 같은 각력의 힘으로 인해 그를 감싼 사체가 튕겨나갔고.. 그 탓에 숨어있던 그
의 머리가 여성의 바로 앞까지 데굴데굴 굴러 여성의 발끝에 부딪쳤다.
"찾.았.다!"
이 불운한 상황에 경악할 수밖에 없던 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여성에게 피
와 체액에 물들어 끈적한 머리카락을 여성에 의해 붙잡힌 채 들어올려졌다.
"아직..살이있네..? 대단한 재생력이야.. 아하하..아하하하하하하!! "
여성은.. 한쪽 눈에서는 피를 다른 한쪽 눈에서는 광기와 살의를 흘리며 칠이 벗겨진
손톱을 세워 그의 오른쪽 눈에 찔러 넣은 뒤 그것을 거칠게 후벼팠다.
순식간에 오른쪽 안구가 도려내진 그는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고.. 그것이 여성에게
는 몹시나 기뻤는지 입이 찢어질 정도로 입가를 비틀어 올리며 그의 왼쪽 눈도 똑같이
손톱으로 도려냈다.
"하..아하하하하하!!!"
양쪽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그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로 들어 올린 여성은 미
친 듯이 웃으며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했다.
"내 한쪽 눈을 가져간 대가는.. 이걸로 부족해."
여성은 그의 귓가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 듯 재차 날카로워 보이는 손톱을 들어 올
린 뒤 그의 피부에 살짝 박아 넣었다.
"아하하하하하! 오랜만에 했지만 제법 잘벗겨지네!"
그의 얼굴 가죽을 천천히 벗겨냈다.
여성은 아주.. 천천히 최대한 그가 지속적인 고통을 느낄 수 있게 아주 천천히 그의 얼
굴 가죽을 공들여 벗겨냈다.
하지만 여성은 복수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직이야.. 아직!"
여성은 그의 입을 강제로 벌리게 한 뒤 그의 새하얗고 가지런한 이에 손을 뻗어 그것
을 강제로 뽑아냈다.
그의 피와 타액에 손이 더러워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의 이가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이를 뽑아내 바닥에 버린 뒤 그 이를 발로 짖밟아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다음에 여성이 한것은 그의 귀를 뜯어내는것이었다.
처음에는 왼쪽귀를 천천히 뜯어낸 뒤 뜯어낸 귀를 손으로 으깨버리고 남은 오른쪽귀도
똑같이 뜯어낸 뒤 으꺠버렸다.
"아직이야.. 아직..! 내 오른쪽눈에 대한 원한은 이정도로 끝나지 않는다고..! 어떻
게 해줄까! 이번에는 어떻게 고문해줄까!"
죽는게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의 고문을 연달아 시행하고도 여성은 분노가 가라앉지 않
은것인지 귀도 눈도 이도 피부도 잃은 그의 흉측한 얼굴을 자신의 분노로 상기된 얼굴앞
에 들이됐다.
그 순간..
"피부가 재생..? 하..하하..아하하하하하하하하!!"
여성은 아주 느릿한 속도였지만 자신이 벗겨낸 그의 피부가 재생되는것을 확인할수 있었
고 그 사실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침을 튈 정도로 경박하게 웃으며 머리채를 붙잡고있
는 손을 거칠게 흔들었다.
"그래.. 아주 좋아... 이정도 재생력이면.. 평생 가지고 놀 수 있겠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의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인 여성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그의
얼굴에 대고 그의 미래에 대한.. 지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생활을 암시
하는 의미심장하는 말을 내뱉었다.
"아하하..아하하하하하하!!"
그에게 있어서는 절망과 고통밖에 없는 지옥 같은 미래였지만.. 여성에게 있어서는 통쾌
하고 상쾌한 미래였기에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성은 미친 듯이 웃으며 등 뒤에 있는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펼친 뒤 날개를 거칠게 움
직여 지면위로 떠올라 높은 위치에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손에든 그의 머리를 들어 올렸
다.
"기대되네."
여성은 그의 얼굴에 속삭이며 피부가 벗겨진 그의 뺨을 붉은 혀로 할짝하고 한번 핧은
뒤 광기로 물든 웃음소리를 흘림과 동시에 날개를 한번 펄럭이며 가속했고 여성의 모습
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져 갔다.
그렇게.. 그는 악마(여성)에 의해 절망과 고통밖에 존재하지 않는..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지옥의 나락으로 끌려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이로써 에피소드7 본편은 종료입니다.
아마 이후의 전개는 별로 어렵지 않게 예상하실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즐겁게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