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좀비 얼론 (Zombie Alone)-160화 (16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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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7 잠입

4인조의 도움으로 인해 그는 자신이 혼자 움직였을 때의 몇 배나 빠른 속도로 연구소

를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재 그의 뒤에는 4명의 아이들 외에도 15마리의 좀비들이 절찬 대기 중인 상태..

정확하게 이 연구소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체류하고 있는지까지 알 수 없었지만 식당

에서 본 식사의 분량만으로 봐도 대략 350명 이상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었기에 현

재까지 좀비로 만들고 쓰러트린 이들을 합하면 100은 이미 훌쩍 넘었고 사방에 퍼트린

좀비들과.. 이 소란에 난동을 피우고 있을 할배까지 생각한다면 적어도 반수 이상은 무

력화시켰을 거라는 계산.. 이 상태로 간다면 늘어난 좀비로 인해 이 연구시설들을 단번

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예외적 요소가 없다는 전제가 붙는다는 가정하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편하게 있는 걸 원치 않는 모양이었다..

"아..!? 달려어어어!!"

창문으로 우글거리는 좀비 때들을 구경하고 있던 그가 무엇인가를 포착하고 그의 등 뒤

쪽에서 쉬고 있던 아이들에게 소리치며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아이들은 어째서 그가 저렇게 급박해 보이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별다른 고민도 하

지 않고 머리보다 몸을 먼저 움직여 그의 등을 목표로 달려나갔다.

그 직후..

폭음소리와 함께 방금 전 그들이 있던 장소에 폭발이 일어났다.

그가 빠르게 눈치챈 덕분에 폭발의 중심에서 어느 정도 멀어져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를 포함한 5명은 폭발과 함께 발생한 충격파에 휩쓸려 벽과 바닥에 날아

가 부딪칠 수밖에 없었고.. 움직이지 않고 대기 중이던 좀비들은 그 폭발에 휘말려 순

식간에 고기 조각으로 탈바꿈했다.

"큭..."

바닥에 부딪치기 직전 낙법으로 충격을 완화시켜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던 그였지만

그 고막을 후려치는 폭음만큼은 어쩔 방도가 없었기에.. 머리가 울리는 고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이건 좀 안좋네.."

그는 이곳저곳에 날아가 있는 아이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폭발의 직격을 피해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의 경우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파도와 솔도의 경우 날아온 파편이 허벅지와 옆구리 쪽에 꽂혀 출혈을 일으키고 있었

고.. 라도의 경우 양팔이 있을 수 없는 각도로 휘어져 있었다.

시도의 경우 다른 아이들처럼 눈에 띄는 부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머리에 부

상을 입은 것인지 출혈의 흔적이 보였고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크으..!"

그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재가동 시키기 위해 거칠게 머리를 몇 번 흔들어 제

정신을 차린 뒤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깨진 창문 사이로 밖을 염탐했다.

어째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는가..

그것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차'였다.

잠입 사전에 조사할 때  입구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그 '전차' 였다.

그들에게 있어 확인된 가장 큰 적이자 위험인 그 전차의 주포는 연기를 뿜어낸 채 방

금 전 자신들이 있던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 폭발의 원인이 전차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

"우리못지 않은 미친놈들이 저기에도 있나보네."

이건에 관해서는 그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자신들의 진지를 향해 주포를 발사한다는.. 축구로 치자면 자살골과 같은 일을 하

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시설은 물론이고 그 안에 있던 아군이 말려들지도 모르는 상황..

한술 더 떠 자칫하면 위험한 폭발물을 자극해 연구소 부지 내가 몽땅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적 몇 명을 잡기 위해 주포를 쏘는 짓은 미친 짓이라고 밖

에 말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살을 주고 뼈를 깎는 게 아니라 뼈를 주고 살을 깎는 격.. 제정신이 박히고서

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 포격을 쏘아낸 전차의 조종수들은 실제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물론 원래부터 제정신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전 차 같은 위험한 물건이 아무나 조종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었고.. 거기에 조

종할 수 있다고 쳐도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 타게 된다면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질지 모

르는 일이었기에.. 전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비교적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는 사람들

이었다.

그러나.. 방금 전 그 제정신이 돌아버릴 수밖에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불과 10분 전.. 언제나처럼 소총으로 무장한 동료들과 함께 정문을 지키고 있던 그들이

었지만..

있을 수 없는 방향.. 자신들이 철벽처럼 지키고 있던 정문 쪽이 아닌 지키고 있던 안쪽

에서 좀비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 마리나 열 마리도 아님.. 백은 되어 보이는 숫자의 좀비가..

튼튼하고 들어올 구멍이라고는 없는 훌륭한 방호의 역할을 해주는 전차에 타고 있던 그

들은 문제없었다.

좀비들의 손톱이나 이빨로는 이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을 리가 없었기에 그들은 몹

시 안전했다.

하지만.. 밖에 있는 다른 동료들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화기로 무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엄폐물은 물론 위치상 우위고 뭐

고 없는 평지인 상황에서 기껏해야 2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머리에 맞지 않으면 쓰러지

지 않는 좀비들의 진군을 멈추는 것은 무리인 일이었다.

동료들은 하나둘씩 먹혀갔고.. 그나마 살아남은 동료들이 전차의 장갑을 거칠게 두드리

며 열어달라고 들여보내달라고 살려달라고 갖은 애원을 다 토해냈다.

그러나 전차의 문을 열수 있을 리가 없었고.. 그 직후 자신들을 원망하는 소리와 비명

이 울려 퍼졌고 곧이어 무엇인가를 뜯어 먹는.. 동료들의 살점이 뜯어먹히는 소리가 너

무나도 생생하게 그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남자들의 마음속에 깊고 무거운.. 정신이 부서질 것 같은 죄책감이 그들을 짓눌렀다.

동료들이 목숨을 구걸하는 소리와 마지막으로 내뱉은 원망과 비명의 소리가 귓가에서 맴

도는 것 같았던 그들은 죄책감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만 살아남은 죄를 피할 수 있는 '면죄부' 를 원했다.

'원수를 갚자' 누군가 내뱉은 한마디에 그들은 설탕보다 더 달콤한 그 말에 개미와 같

이 달려들었다.

자신들의 '면죄부' 로서 안성맞춤인 그 이유를 방패 삼아 그들은 행동의 방침을 정했

다.

즉.. 그들은 죄책감에 미치지 않기 위해서 였음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을 지워버리기 위

해 미쳐버렸다.

그들은 전차에 달라붙으려 하는 좀비들을 캐터 필트로 몽땅 짓밟아 버린 뒤 아직 더 있

을 좀비들을 찾아 건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건물 안에 덩그러니 서있는 좀비들 그리고 그와 아이들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면죄부를 위해.. 원수를 갚기 위해 그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중요한 거점이라는 사

실도 잊은 채 흉흉한 주포를 그쪽으로 조준한 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탄을 발사했

다.

이것이 전차를 조종하는 인간들이 거리낌 없이 건물을 날려버린 이유였다.

어찌 보면 그의 거침없는 행보로 인한 결과.. 벌집을 과하게 쑤셨다고 밖에 볼 수 없

는 결과였다.

"이대로는 위험하겠네."

그는 어디론가 갈 낌새조차 없는 전차를 훔쳐보며 중얼거렸다.

언제 다시 저 흉포한 물건에서 포탄이 토해내질지도 모르는 상황은 당연히 위험할 수밖

에 없는 상황이었고.. 거기에 더 문제인 것은 아이들의 상태였다.

자신과 성질이 흡사하다고 가정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생될 것은 틀림없을 것이었

지만.. 아이들의 몸 곳곳에 있는 상처의 흔적을 보건대.. 아이들의 재생력이 적어도 예

전의 자신보다 떨어질 거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어떤 상처라고 해도 시간만 있으면 흉터 하나 없이 회복이 됐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몸에 흉터가 남아있다는 것은 적어도 자신과 같은 회복력이 없다는 것

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었다.

"파도.. 그 상처 재생 할수있어?"

그는 파도의 옆구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못해.. 우린 실패작이라 재생력이 낮아)"

아무래도 그들이 실패작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가 재생력이 약한 탓이었던 것인 모

양이었다.

아이들에게 재생력이 없다고 한다면.. 지금의 상처는 위험했다.

라도의 경우 그나마 괜찮았지만.. 파도와 솔도는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었고 시도

의 경우에는 머리를 다친 덕분에 더욱 위험했다.

"상처를 고칠 수 있는 시설 같은 거 있어? 수술실이나 그런곳"

재생력이 없다면 결국 상처를 고치기 위해서 생각나는 건 수술이었다.

"(우리 전용의 재생기가 있어)"

"재생기?"

그의 의문에 솔도는 설명했다.

재생력이 떨어지는 자신들의 재생력을 돕는 의료용 기계가 있으며 거기에 들어가서 며

칠 있으면 신체의 결손 이외에는 대부분 고칠 수 있다는 모양이었다.

"위치는 알아?"

"(알아)

"사용법은 알아?"

"(응)"

"너희들끼리 가능하겠어?"

"(해볼게)"

파도 라도 솔도가 차례대로 그의 말에 수긍했다.

"나중에 찾으러 갈 테니까.. 미안하지만 시도도 옮겨줘."

"(너는?)"

"나는 전차랑 좀 놀다가 갈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깨진 창문 사이로 몸을 날리며 지면을 향해 뛰어내렸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전차에게 자신의 존재를 일부로 노출시키는듯한 어리석은 행동..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아이들이 공격당하지 않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곳에 도달하

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었다.

자신이 미끼가 돼있는 동안이라면 아이들도 포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가 지면에 착지함과 동시에 전차 역시 그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인지 그 흉포

한 주포를 천천히 움직여 그를 조준했다.

하지만 그곳에 석상처럼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 그는 빠르게 몸을 움직여 그 자리에서

벗어나며 현재의 자리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와 동시에 품에서 신

호탄을 꺼내 하늘 위에 쏘아 올렸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려...!?"

그는 혀를 치며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을 향해 몸을 내던졌고 그의 몸과 거침없이 부딪

친 창문의 유리는 그의 침입을 막지 못한 채 산산조각 깨져 나갔다.

그 탓에 유리 파편이 그의 몸 곳곳을 찢어발겼고.. 급하게 몸을 날린 탓에 지면에 구르

듯이 떨어진 그의 몸에 몇 개의 유리 파편이 깊게 박혀들어갔다.

그러나 방금 전 그가 달리고 있던 곳을 지나가는 탄환을 본다면 현재 그가 입은 부상

은 아주 작은 찰과상.. 그야말로 무릎이 까진 정도의 상처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

었다.

"길티.. 부탁할 테니까. 빨리 좀 와줘."

그는 저편에서 들려오는 포탄으로 인해 발생한 폭음 속에서 귀를 틀어막은 채 중얼거렸다.

============================ 작품 후기 ============================

누구든 작은 전차를 건들면 x되는거야!?

p.s

음계전대 보고 뿜었네요 ㅋㅋㅋ

공격할때마다 계이름 소리가 나오고 순서대로 공격하면 음악 완성!

왠지 이 소재로 소설 써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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