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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7 잠입
한솔의 배웅을 받고 나서 1시간이 지난 시각..
그들은 예정대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연구시설로 들어갈 수 있는 루트의 입구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귀가 따가울 정도의 물살이 떠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그곳은 연구시설 내부의 폐수를
밖으로 내뿜고 있는.. 일종의 배수시설이었다.
당연히 안에 있는 폐수를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시설이었기에 연구소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당연지사로 이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연구시설까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잠입할 수 있을 터였다.
단지 문제는...
"물살이 너무 세지 않아?
거세게 내뿜어져 나오는 폐수들을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물이 빠져나오는 속도.. 즉 물살이 아무리 생각해도 거슬러 오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
될 정도의 속도로.. 평범하게 물에 들어가 거슬러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흠.. 그 생각을 못했군. 우리는 탈출할 때 사용했으니까 말이야.."
할배와 자드가 탈출할 때는 어차피 물살에 몸을 맡기면 알아서 밖으로 토해내지는 상태
였기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었지만..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나가는 것과 다
르게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볼 수 있었다.
[어쩔 거야?]
"헤엄쳐서 거슬러 못올라가?"
[내가 연어냐!! 무리인 게 당연하잖아!]
악어의 형태를 하고 있는 자드였기에 혹시 이런 급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물어본 그의 말에 자드는 언성을 높이며 단칼에 부정했다.
"그럼 다른 루트를 찾아볼까?"
연구소의 부지 내 자체는 굉장히 넓었기에 어디 간 돌파할만한 곳이 있을 가능성도 있었
다.
"시간도 많이 들고 위험부담도 크지 않나?"
제법 부지가 넓은 탓에 틈을 찾기 위한 탐색 시간도 시간이었고.. 그걸 위해서는 결국
근처에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가 많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곳곳에 보이는 감시카메라로 인해 자칫하면 발각
될 확률이 높았다.
"그럼 정면돌파?"
[탱크는 어쩔 거야...]
입구는 결국 하나였기에 정면돌파를 하려면 입구 쪽에 세워진 탱크가 그들을 맞이할 것
이 뻔했고 근처에 다가가기도 전에 그 무식한 주포에 휩쓸려 가루가 되는 미래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거참.. 큰소리치고 나왔는데 벌써부터 이 꼴인가"
자신의 짧은 수염을 매만지며 할배는 미간을 찌푸린 채 힘차게 쏟아지는 폐수의 폭포를
지긋이 바라봤다.
"응..?"
그러다가 문뜩 무엇인가를 발견했는지 할배는 눈가를 잔뜩 찡그린 채 물이 쏟아지는 입
구 쪽의 천장을 쏘아 봤다.
"저기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자신의 주름진 눈가를 손가락으로 마사지한 뒤 할배는 자신이 방금 전까지 봤던 천장을
가리켰고 자드와 그도 자연스럽게 그 손가락 끝을 주시했다.
그 끝에 있는 것은 천장과 연결된 철골들이었다.
공사를 하다가 만 것인지.. 아니면 부정의 증거인지까지 알 수 없었지만 천장 위에는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진짜네? 높이가 낮아서 걷는 건 무리라도.. 기어가면 어떻게든 갈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기어가든 걸어가든.. 문제는 저기까지 어떻게 갈 건데?]
분명 저 철골 위를 기어간다면 안까지 갈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문제는 거기까지 가
는 방법이었다.
높이만 봐도 대략 4~5미터.. 거기에 자신들이 있는 지면의 위치에서도 4~5미터 정도
는 떨어져 있는 상태로.. 사다리나 연결된 길 따위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즉.. 저기까지 갈 방도가 현재로서 평범하게 그곳까지 도달할 방법 따윈 없었다.
단지..
"날 저기까지 던져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이 도라이 새끼 진심이냐..]
이 비상식적이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방식을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 자드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분명 자드의 힘이라면 근처까지 내던지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다만 저기까지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
너무 강하게 던져 천장에 부딪칠지도 몰랐고 거리가 모자라 그대로 급류에 휩쓸려 떠내
려가 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진짜로 할 거냐?]
자드는 천장에 달려있는 철골과 그를 번갈아보며 그의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응!"
[하.. 미친 새끼.. 벽에 처박혀 피떡이 되거나 물로 떨어져 휩쓸려가도 원망하지 마!]
자드는 툴툴 거리며 불만스러운 소리를 흘리면서도 자신의 거대한 입을 쩌억 하고 벌려
그의 몸통 부분을 상처 입히지 않는 선에서 꽉 하고 물었다.
[둔비는댔냐(준비는됐냐)!?]
그를 입에 물고 있던 탓에 제대로 된 발음을 할 수 없는 상태의 자드가 묻자 그는 씩
하고 웃으며 엄지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그의 준비가 끝난 것을 확인한 자드는 자신의 몸을 유연하게 움직인 채 그대로 온 힘
을 다해 입에 물고 있던 그를 천장 쪽으로 내던졌다.
[그아아아아아아!!]
기합성과 함께 탄환과 같은 기세로 천장을 향해 날아간 그였지만.. 중력에 사로잡혀
그 기세가 점차 줄어들어갔고.. 철골과 두 뺨 정도의 거리가 남았을 때 그 기세가 완전
하게 멈춰버렸다.
하지만 수면을 향해 낙하하기 직전.. 그는 자신의 바지 벨트에 손을 뻗어 그것을 순식
간에 풀어 해친 뒤 그것을 채찍처럼 철골에 휘둘러 철골의 몸체에 감기게 만들었다.
"흡..!"
그 탓에 그대로 낙하하는 것은 멈출 수 있었지만 묵직한 충격이 그의 전신을 덮쳤고 그
는 짧은 신음을 흘리면서도 유일하게 남은 한 손으로 벨트를 꽉 쥐어 충격에 버텨냈다.
[하아.. 성공한 건가.]
"허허허! 인디아나존스같군."
지면에서 그 위험한 순간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두 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벨트를 철골에 감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그는 그 상태에서 그네를 타는 것 마냥
몸을 흔들며 그 반동을 이용해 몸을 회전하여 철골 위에까지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었
다.
지름 약 50센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철골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정적인 자세
로 중심을 잡은 그는 자신의 등에 매고 있는 배낭에서 산악 용의 로프를 꺼낸 뒤 그것
을 철골의 몸체에 두세 번가량 감은 상태에서 매듭을 만들어 강도를 확인 한 뒤 로프
의 끝에
자신의 배낭을 연결했다.
"받아!"
그리고 로프와 연결된 배낭을 철골 위에 일어서 자드와 할배가 있는 쪽으로 있는 힘껏 내던졌다.
[잡았다아아!!]
날아오는 배낭을 입으로 정확하게 캐치한 자드는 할배에게 우쭐한 얼굴로 바라봤다.
"음..배낭이 더러워졌군."
그러나 칭찬 대신 할배는 싫은듯한 얼굴로 입안으로 들어간 배낭을 찌푸린 얼굴로 바라
봤다.
[퉷..! 안 더럽다고! 이 영감탱이야!!]
배낭을 지면에 거칠게 뱉어낸 자드가 시끄러운 소리로 울부짖으며 항의했지만.. 할배는
침이 묻어있는 배낭을 싫은듯한 얼굴로 잡아 올리며 더러운 것을 떨궈내는 것 마냥 거칠
게 배낭을 흔들어 털어낸 뒤 묶여있는 밧줄을 풀어냈다.
"음..찝찝하군."
흔들어 털어낸 배낭을 자신의 등에 맨 할배는 여전히 찌푸린 얼굴을 한채 아직까지 깍깍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드를 한번 바라보고는 밧줄을 자신의 몸에 몇 번 감아 묶고는..
"음 찝찝해."
[이 영감탱이! 한강에 가라앉고 싶냐아아아아!]
그런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밧줄을 가볍게 잡아당겨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을 몇 번 시험한 뒤 그대로 밧줄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에 따라 할배의 몸에 당긴 밧줄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할배는 전신에 힘을 뺀 채 그
의 힘에 몸을 맡겼고 이내 할배의 발은 땅에서 떨어진 채 서서히 공중으로 올라갔다.
"으음.. 생각 이상으로 아프군."
[카카카! 꼴좋다 영감탱이!]
묶인 부분에 느껴지는 압박의 고통에 얼굴을 찌푸린 할배는 중얼거렸고.. 그것을 쌤통이
라고 생각하는 자드가 비웃었다.
그렇게 순수하게 압박해오는 고통을 얼마 정도 당해야 했던 할배는 겨우 철골의 위까지
올라와 그 압박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하아..하아..! 이게 바로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라는건가..!?"
[기분나빠!? 얼굴 붉히며 하악하악 거리는 영감탱이 기분 나빠!! 심지어 아파 뒤질 것
같으면서도 씩 하고 웃는 게 더럽게 기분 나빠! 진짜배기 변태냐..!]
"무슨소리냐! 나는 단지 새로운 쾌감에 눈을 뜬것 뿐이다!"
자드의 발언에 할배는 정색하며 진중한 표정으로 외쳤다.
"응? 그게 변태 아니야?"
그는 날카로운 일침을 날리며 할배의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냈다.
어찌 됐든 철골 위까지 올라온 일행은 할배가 변태처럼 헉헉거리는 것을 멈출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채 제법 아찔할 것 같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대기했다.
그렇게 얼마 정도 휴식을 취한 그들은 할배의 호흡이 안정적으로 돌아왔을 때쯤 재차 안
으로 진행해 나가기 위해 서둘러 몸을 움직였다..라고는 하지만 기듯이 움직여야 하는
데다가 지름 50센티의 철골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됐던 그들
의 속도는 굉장히 더딜 수밖에 없었다.
느림보 거북이 마냥 천천히 움직이며 약 3~40분가량을 진행했을 때쯤..
"저쪽에 길이 있네.
흘러 내려오는 옆에 명백하게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만들어진 길을 발견할 수 있었
다.
그는 회수한 밧줄을 재차 철골의 몸체에 둘둘 말아 묶고 미끄러지듯 밧줄을 탄 채 지면
에 안전하게 착지한 뒤 아직 위에서 대기 중인 할배를 바라봤다.
"괜찮겠어?"
강화된 육체를 가지고 있는 그와 다르게 할배는 자드의 머리가 오른팔에 달린 것 외에
는 평범한 인간.. 그것도 나약한 노인의 범주에 들어가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자드를 이용해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무리였고.. 그와 마찬가지로 한 손만
을 이용해 내려오지 않으면 안 됐다.
"허허허! 너무 노친네 취급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이래 봬도 내일모레 70을 바라보
는 젊은 나이니까!"
[아니 충분히 많잖아..? 이미 반백년을 살고도 거기에 20년 더 살았잖아?]
"노장은 죽지 않는다아아아아!!"
자드의 태클을 단칼에 베어버리듯 무시한 채로 할배는 그가 내려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미끄러 지 듯 밧줄을 타고 내려... 오려고 했지만 당연히 이런 경험이 전무한데다 육체
적 능력까지 떨어지는 할배가 그와 같이 제대로 내려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뜨..!? 으잉!?"
밧줄과 손의 가죽이 마찰되어 생기는 열에 자신도 모르게 밧줄을 놓친 할배는 자신이 무
슨 짓을 저질렀는지 순식간에 깨달음과 동시에 그대로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는 철재의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야 이 멍청한 노친네야아아아!!!]
자드의 절규에 닮은 비명과 함께 순식간에 지면을 향해 떨어져내린 할배와 자드.. 였지
만 그들이 지면과 충돌하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지면에 충돌하기 직전 할배의 몸체를 지면에 있던 그가 온몸으로 받아냈기 때문
이었다.
"무릎 나갈뻔했네.."
갑작스러운 것도 모자라 자드까지 포함되어 무게가 제법 나가는 할배를 그것도 한 손으
로 안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무리한 일이었던 것인지 그의 이
마 한켠에는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영감탱이.. 노장은 어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여유를 찾은 자드가 눈을 가늘게 뜬 채 할배를 노려보며 말했다.
".....훗! 노장은 죽지 않는다. 그저 젊음이라는 날개를 잃고 추락할뿐.."
[멋진 말로 얼버부려도 안속아.]
평소라면 그럴싸한 말에 반응하여 호응하던 자드도 이번만큼은 냉정하게 태클을 걸었다.
"....죄송합니다. 늙은이의 객기였습니다."
할배는 자신이 생각해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솔직하게 고개를 숙이
며 사과했다.
============================ 작품 후기 ============================
최고의 (푼수)플레이어 할배! 가차없지!
p.s
한조의 정체성..
우리팀이 픽한다.
'아 x발 졌네!'
진짜로 진다.
상대팀이 픽한다.
'ㅋㅋㅋ 이겼네!'
그런데 진다.
우리팀 한조는 충 상대팀 한조는 장인 의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