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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44화 (14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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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7 잠입

"트리플엣취이이!"

길을 걷던 와중.. 갑작스럽게 기묘한.. 말인지 재채기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커다란

입에서 흘러나왔고.. 그를 비롯한 할배와 한솔이 역시 커다란 악어 얼굴에 시선을 집중

했다.

"크읍..! 누가 내 욕이라도 하나."

아무래도 재채기인 모양이었는지 자드는 코를 훌쩍이며 찝찝한듯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재채기였던건가."

[그럼 이게 재채기지 박치기겠냐?]

"트리플에이치라고 들려서 말이지."

[뭔 개소리야!? 재채기하는데 레슬러 이름이 왜 튀어나오는데!? 진짜로 노망 온 거 아

니냐!]

"으음 귀를 판지 오래돼서 그런가..?"

무엇인가 찝집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라고 생각한 할배는 귓구멍

에 끼 손가락을 집어넣어 안쪽을 후비적 거렸다.

[정신 똑바로 차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그 개 엿 같은 장소에 도착할 테니까!]

귀를 후비적거리고 있는 할배를 향해 자드는 날카로운 이를 딱딱 거리며 할배에게 쓴소

리를 내뱉었다.

"연구소라고했지?"

자드의 그 말에 입에서 우물우물 씹고 있던.. '인간'의 손가락 마디.. 방금 전 우연하

게 발견하게 되어 죽여버린 태양 교단의 손가락을 지면에 뱉어낸 그는 확인하기 위해 물

었다.

"흐음.. 거길 연구소라고 부르는 건 어폐가 있군."

평소에 그다지 얼굴을 일그러트리거나 찡그리지 않는 할배가 이 때만큼은 유독 심하게

얼굴을 찌푸리며 혐오감의 표시했고.. 그것은 할배의 팔과 연결된 자드 역시 마찬가지

의 표정이었다.

언제나 유쾌한 모습을 보이던 그들이었지만 지금 향하는 목적지에서 그들이 겪었던 일들

을 생각하면 그럴 반응을 보일만도 했다.

그들이 향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자드와 할배의 몸을 이렇게 만든 실험이 행해진 곳

이자.. 자신들의 가족과 연인을 무참하게 살해당한 곳이자..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여러 가지 부의 감정이 집합되어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즉 어찌 보면 그들의 복수극에 대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였다.

단지 원래의 예정이라면 그곳을 방문하는 것은 조금 더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

다른 지부와 다르게 중요 시설인 만큼 그곳의 방비는 제법 탄탄했고 지키는 병사들의 수

준도 다른 곳과 비교해 몹시 뛰어났으며 그 수도 만만치 않은 숫자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연구시설을 습격하는 것은 조금 더 전력을 강화시킨 뒤에 할 예정이었

다.

그러나 자신들과 같이 태양 교단을 박살내고 다닌다는 철골녀의 소재는 조금도 알 수가

없었고 제대로 된 단서조차 알 수가 없었다.

마냥 철골녀의 합류를 기다릴 수도 없고.. 자신들이 찾아 나서기에는 시간도 단서조차

없었기에 그들은 그냥 철골녀에 대한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하고.. 다른 곳과 비교

해 난이도 최상의 연구실을 자신들끼리 노리기로 했다.

그들이 연구시설을 노리는 명확한 이유는 복수만의 이유는 아니었다.

그들의 최우선 순위 목적은 태양 교단의 우두머리를 죽이는 일.. 그러나 우두머리가 어

디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그들은 일단 닥치는 대로 여기저기 들쑤시며 정보를 캐내고 다

닐 생각이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차라리 여기저기 들쑤시는 것을 그만두고.. 현재 알고 있는 곳 중 가장 중요

도가 높은 연구시설을 습격하여 거기서 정보를 물색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만큼 방비도 철저하고 병력도 많이 배치된 곳이라면 우두머리와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

을 가능성은 높았고 그만큼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확률도 높았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만큼 위험도도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할배와 자드는 건물 안까지 들키지 않고 침입할 수 있는 비밀 루트에 대

한 정보가 있었다.

물론.. 할배와 자드 2명뿐이었다면 침입을 한다고 해도 그 많은 병력을 전부 처리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그' 가 있었다.

그가 적당하게 몇 명을 물어 '좀비' 로 감염시킨 후 다른 좀비들을 시켜 알아서 다른

인간들도 좀비로 만들어 버린다면 순식간에 연구소 내부는 좀비로 만연하는 아수라장으

로 만들어버릴 수가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몹시 위험한 '세균병기' 라는 것이었다.

몇 명만 감염돼도 순식간에 좀비라는 균을 퍼트릴 수가 있는.. 여러 가지 의미로 무시

무시한 히든카드였기에 그들은 습격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다.

[근데 애새끼는 어쩔 거야?]

자드는 눈동자만을 돌려 자신들의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길티의 팔 위에 걸터앉은 채 비어

있는 길티의 손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는 중인 한솔이를 바라봤다.

"가위바위...보! 이겼다!"

길티가 낸 것은 주먹 한솔이 낸 것은 보였고.. 승리를 한 한솔은 쾌할한 웃음을 지으

며 양손을 들어 올리며 아이 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허허허.. 마음이 따뜻해지는군!"

그런 해맑은 아이 같은 모습을 보며 할배는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간다! 참..참...참!"

아무래도 가위바위보는 이것을 위한 것이었는지 한솔은 손가락을 들어 올려 기괴한 고양

이 마스코트 탈인형은 뒤집어쓴 길티의 얼굴에 손가락을 가져간 채 참참참을 시전했다.

"얍!"

기합소리와 함께 한솔이의 손이 향한 곳은 오른쪽 방향.. 그러나 길티의 탈인형은 묵묵

부답으로 정면을 보고 있는 상태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걸렸다! 손목 줘!"

한솔이의 말에 길티는 아무 말 없이 붕대가 감긴 손목을 한솔에게 내밀었고.. 한솔은

그런 손목을 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테크닉으로 강하게 내리치며 차진 소리를 흐르게

했다.

"또! 또 하자!"

한솔이는 길티에게 재촉했고 길티는 자신의 팔을 회수해 재차 가위바위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또다시 길티는 가위바위보를 져버렸고 한솔이의 참참참에 고개를 움직이지 않아

재차 손목을 맞게 됐다.

그런 반복적인 일을 5번 정도 반복했을 때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자드는 한가지 사

실을 깨달았다.

[야!? 길티 녀석 목을 움직이고 있는데 탈 때문에 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거잖

아!?]

참참참을 할 때 자세히 보면 인형 탈 사이로 드러난 붕대에 감긴 목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깨달은 자드가 외쳤다.

즉.. 자드는 확실하게 고개를 돌려 피하고 있음에도.. 쓰고 있는 인형 탈 덕분에 계속

해서 질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똑똑한 한솔이가 그런 것을 눈치 못 챌 리는 없었고.. 심지어 가위바위보를 할

때도 움직임이 조금 꿈떠 자세히 관찰하면 무엇을 낼지 확연하게 알 수 있는 상황을 이

용해 계속해서 가위바위보에서조차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즉.. 이것은..

[저 녀석 악마냐! 악마인 거냐!? 절대 이길 수 없는 도박판에  끌어들여서 똥구멍 털까

지 뽑아먹는 타짜냐!? 명백하게 사기잖아 이거!! 애새끼 인성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응? 그렇지만.. 속이는 것보다 속는 사람이 나쁜 거잖아?

자드의 발광에 가까운 외침에 그는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란 얼굴로 당연하다

는 듯이 말했다.

[범인은 너냐아아아아!?]

커다란 입을 더욱더 커다랗게 벌린 자드는 그를 날려버릴 기세로 소리를 높였고 그는

그 소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본능적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양쪽 눈을 질끈 감았다.

"진정해라 자드! 내 600만 불짜리 청력이 날아가면 어쩔 셈인 거냐!

[이게 진정할 일이냐!!]

자드는 씩씩거리며 외쳤다.

"뭐? 진정제를 달라고?"

그러나 자드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인지 할배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귀를 활짝 연

자세로 엉뚱한 소리를 내뱉었다.

[600만 불 청력은 이미 날아간 거냐!! 그것보다 길티 새끼.. 기껏 의사표현이 가능해

졌는데 왜 이런 부당한 사기도박(?)에 거부를 안 하는 거야!]

자드의 말대로 어떤한 것이 계기가 됐는지 알 수 없었지만.. 길티는 의사표현이 가능해

졌다.

물론 말을 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고개를 흔든다거나 하

는 yes나 no에 대한 표현 정도는 가능해진 상태였고.. 전보다 더 이해력이 좋아진 탓

에 세세한 작업이 불가능했었지만.. 이제는 가위바위보 같은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

로 발전해 있었다.

"허허허! 뭐 거부를 안 하는 거라면 내버려 두면 되지 않냐? 어찌 보면 아이들끼리 노

는 거인데 우리 같은 어른들이 참견할 일은 아니겠지."

재차 귓구멍을 쑤시던 할배가 인자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말했다.

[아니.. 아무리 봐도 괴롭히는 것 같은데..]

찝찝한 기분을 느끼며 자드는 재차 가위바위보를 재촉하는 한솔이와 길티를 바라봤다.

"또! 또! 가위바위보 하자!"

주먹 쥔 손을 흔들며 한솔이는 길티에게 말했고.. 왠지 모르지만 길티는 잠시 동안 아

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뭐해? 빨리하자!"

[아니.. 잠깐..? 저거..]

그리고 자드는 깨달을 수 있었다.

한솔이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하는 순간.. 인형 탈 사이로 드러난 목이 양옆으로 거세

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거절하고 있잖아!?]

"왜그래? 빨리 내! 안내면 술래 가위바위보!"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솔이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말을 내뱉었고.. 인형 탈속에서 세차게 고개를 흔들던

길티는 어쩔 수 없이 재차 주먹을 내밀었다.

"또 이겼다!"

[이건 그냥 이지메잖아!? 야 이 미친 애새끼야아아아아!!]

한솔의 악랄함(?)에 참지 못한 자드는 한솔을 향해 소리쳤고.. 깜짝 놀란 한솔과 소리

에 반응한 자드의 고개가 동시에 움직이며 자드에게로 향했다.

[너 이 새끼들 이리 와!]

자드는 한솔과 길티를 자신 쪽으로 불러온 뒤.. 중학생의 나이답지 않은 훈계를 시작했

다.

[친구들끼리 그러면 돼? 안돼? 앙? 너 이 새끼 이런 나쁜 건 누구한테 배웠어!]

한솔은 침울한 얼굴로 그를 가리켰다.

[너 새끼도 이리로와! 이 빌어먹을 새끼야!!]

자드는 날카로운 이빨로 그의 머리통을 순식간에 물어버린 뒤 그대로 들어올려 거칠게

흔들었다.

몇일만 있으면 호랑이굴이라고도 말할수있는 곳으로 쳐들어갈 예정인 그들의 모습에서

는 긴장감이나 비장감 따위는 조금도 찾아볼수가 없는.. 한없이 하늘끝까지 날아갈것같

은 가벼움을 보여주는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보여도.. 유쾌한 복수극을 행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이것이야말로 평범함 그자체였다.

============================ 작품 후기 ============================

시즌3 시작입니다!

p.s

닭피 빼듯 하는건..좀;; 근데 미도쪽이라면 하고도 남겠네요..

그리고 주사기로 뽑느건 그럴싸하네요!

근데 너무 오래걸릴것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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