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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42화 (14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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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어떤 의미 웃기지만 다른 의미로는 웃을 수 없는 약간(?)의 해프닝 후 예비의 옷을 나

라에게 꺼내 받은 경철은 두 여성이 뒤를 돌아본 사이 잽싸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

다.

단지 아직까지 알몸 상태인 남자로 인해 그녀는 둘째치고.. 나라는 눈도 못 뜰 정도였

기에 창틀에 달린 먼지 낀 커튼을 뒤집어 씌워 드러난 치부를 겨우 가릴 수 있었다.

"이 보라돌이가 영웅이란 것도 알겠고.. 아저씨가 이긴 것도 알겠는데.. 왜 데리고 온

거야?

남자의 유일하게 멀쩡한 얼굴 부분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뱀의 형태와 남자의 상태가 만

신창이인 것을 보고 대략적으로 상황은 유추할 수 있었지만.. 남자를 왜 데리고 온 것

까지는 알 수 없었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의문을 물었다.

"네가 좋아할 만한 정보를 토해내줄 것 같아서 말이지. 거기에.. 아니 이건 나중에 말

하도록 하지."

경철은 씩 하고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돌려 커튼을 뒤집어쓴 남자를 바라봤다.

"그럼 지금부터 네가 가진 정보를 다 토해 내보실까?

"말하면.. 정말 살려주는 거지?

"두번 말하게 하지 마라.. 아까 약속했던 그대로다."

경철의 말에 남자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끌려오기 전 경철은 분명.. 자신을 죽이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물론 그것을 100% 믿을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지푸라기로도 잡는 심정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일단 '요리사' 에 대한 정보를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자세하게 말해

봐라."

그들의 최중요 목적이자 최종 목적에 관련된 단어를 내뱉었다.

"요리사라면..!?"

"요리사?"

경철이 내뱉은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던 나라는 눈을 크게 뜬 채 놀란 얼굴

을 했고 그 단어의 뜻을 모르는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시하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요,요리사는.. 화려한 금발머리 20대 초반의 남자.. 식칼 같은 주방 칼로 사람을 썰

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요리사' 라는 모양이야..."

하지만 그녀도 곧바로 남자의 입에서 나온 요리사의 특징에 나라와 똑같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미도..!? 그거 미도 녀석이잖아!?"

금발 20대 남자는 여러 명 있었겠지만.. 그런 주방용 칼로 사람을 썰고 다니는 존재가

흔할 리가 없었고.. 적어도 그녀 자신이 아는 한 그런 인간은 단 한 명 '그' 뿐이었

다.

"침착해라. 중요한 내용은 그게 아니니까."

흥분한 모습으로 당장이라도 날개를 펴고 날아가 버릴 거 같은 기세의 그녀를 경철은 다

독이듯 어깨를 가볍게 툭툭 건드렸다.

애초에 그가 요리사라고 불리는 건 자신도 나라도 이미 알고 있었던 정보였고.. 그렇

게 큰 가치의 정보는 아니었다.

"그 요리사가 최근 목격된 위치는 어디지?"

경철은 그렇게 물으며 그녀의 가슴 팍을 가리키며 지도를 꺼내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그녀는 급한 손놀림으로 가슴의 지퍼를 힘차게 내렸다.

그 탓에 그녀의 출렁이는 가슴이 옷에서 튀어나올뻔하는 해프닝이 일어날뻔했지만.. 아

슬아슬하게 옆에 있던 나라가 그것을 커버한 탓에 막을 수 있었고.. 그녀는 당황해하

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떻게든 꾸깃한 지도를 꺼내 바닥에 펼쳤다.

"내,내가 들은 정보로는.. 서쪽 지부.. 거기가 요리사랑 악어남에게 털렸다는 정보를

들었어.."

"서쪽지부..?"

경철은 눈을 가는 게 뜬 채 지도를 바라보며 서쪽에 위치한 지도를 주시했다.

그러나 서쪽이라고 해도 너무 광범위한 탓에 표시된 지부만 해도 몇 개가 됐기에 그것만

으로 위치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경철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조용히 남자의 눈을 가려놓은 천을 풀었고.. 양

쪽 눈을 압박하던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들어오자 남자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올리

려고 했다.

그러나 그전에 경철의 거대한 손이 더 이상 고개가 올라오는 것을 막았고.. 그 힘이 짓

눌려 남자는 더 이상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지면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지 마라. 고개를 든다면 나와의 약조를 깨는 것으로 간주하고 죽인다."

경철은 보기에도 견고해 보이는 자신의 다이아 의수를 남자의 눈앞에 들이밀며 협박했

고.. 그 의수가 경철의 몽중 가장 단단하고 그와 비례해 가장 아팠다는 것을 구타당하

면서 깨달은 남자는 거칠게 고개를 끄덕이며 경철의 말에 수긍했다.

"좋아.. 그럼 이 지도에서 네가 말한 지부를 가리켜봐라."

"여,여기.."

남자는 경철의 말에 얼마 동안 지도를 살피다가.. 정확하게 손가락으로 한 곳을 집으

며 말했다.

그녀는 물론 경철도 나라도 모두가 남자가 가리킨 손가락 끝을 응시했다.

그리고..

"이런..젠자아아앙!! 하필 거기야아아아!!"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그녀였다.

그녀는 히스테릭한 목소리를 울리며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트리고는 벽에 주먹을 휘둘러

갈겼다.

그와 함께.. 가격 당한 병은 스티로폼 마냥 산산조각이 나며 그녀의 열기로 뜨거워진

방안을 순식간에 식혀나갔다.

경철은 물론 나라도 그녀의 화풀이 행동에 조금 놀라는듯한 기색을 보였고.. 그녀의 힘

에 대한 편린조차 모르는 남자는 그저 경악에 찬 얼굴로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를 수밖

에 없었다.

물론 그녀의 무식한 힘에 놀란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놀란 것은 그녀의 허리 아래로

드러난 커다란 날개의 존재 때문이었다.

"날개나왔어요.."

어느새 정신을 차린 나라는 그녀의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대로 너무 흥분한 탓이었던 것인지 그녀의 등에는 방안을 좁게 만드는 커다란 날개

가 튀어나와있었다.

"개같은.."

그녀는 거친 말을 내뱉으며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날개를 흘깃 바라보고는 그것을 순

식간에 등 안으로 수납했다.

"진조..흡혈귀..."

그 날개로 그녀의 정체를 깨달은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고.. 동시에 일말의

남아있던 '저항'에 대한 생각을 순식간에 접어버렸다.

1:1이라면 기습적인 마안으로 자신이 우위를 점해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았지만.. 여기

에는 석화가 통하지 않는 경철도 있었기에 자신의 승률은 소수점 이하.. 그것도 한참

아래로 내려갈 정도의 확률.. 이런 확률로 도박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었다.

그렇게 그녀의 정체를 인식함과 동시에 반항의 싹이 꺾여버린 남자는 그저 묵묵히 고개

를 숙인 채 대기했고.. 아직까지 화가 덜 풀린 것인지 씩씩거리고 있는 그녀는 재차 남

자가 가리켰던 지도의 위치를 바라보며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자가 가리킨 위치는.. 약 10일 전 자신들이 루트를 수정하게 만

든 지부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때에는 그의 흔적이 일 미리도 보이지 않았던 탓에 아예 진로를 반대편으로 수정한 것

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후에 발견된 그의 행적은 그곳 바로 다음의 구역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

자신의 찍기 운을 저주하고 있던 그녀였지만.. 이 정도로 완벽하게 빗나가버리니 폭발하

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

"혹시 우리가 간 곳에서 그 녀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던 건.. 그 '악어남' 이란

것의 소행일지도 모르겠군.. 보라돌이 악어남의 정보를 말해라."

경철은 그녀가 명명한 남자의 별명을 부르며 정보를 요구했고.. 남자는 두말없이 자신

이 알고 있던 악어남에 대한 정보를 잽싸게 토해냈다.

"사람을 시체도 없이 먹어치우는 능력인가..? 시체가 없었던 이유는 그거였군."

"그 빌어먹을.. 악어 새끼..! 만나면 입을 찢어주마..!"

굳이 말하자면 악어남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그에게서 멀어진 계기를 제공

한 것은 틀림없었기에.. 그녀는 악어 남을 만나게 된다면 꼭 한발 후려갈기겠다는 굳

은 의지를 표명하며 자신의 무시무시한 힘이 담긴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럼 다시 진로를 수정하는 수밖에는 없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나라는 지도를 손가락으로 움직여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심각해 보이는 얼굴을

들어 올린 뒤 씩씩거리는 그녀의 얼굴과.. 볼록 튀어나와 있는 그녀의 배를 번갈아가

며 바라봤다.

"그런가..! 이 루트로 가게 된다면 큰 병원이 없는 거군.

나라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무엇인지 파악한 경철이 그것을 입에 담았고.. 동시에 씩씩거

리던 그녀의 얼굴이 조금이지만 굳어졌다.

"만약 미도의 루트를 따라가게 된다면.. 정밀검사를 할만한 병원이 없어요. 제가 모르

는 병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도 불확정한 발언이었기에 나라는 끝까지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까짓거.. 진통 정도는 어떻게든 참아볼게."

그녀는 작은 한숨을 토해내며 자신의 배를 가볍게 툭툭 치며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고통을 참는 것보다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이상이 있을지 모르니까. 저는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제법 튼튼한 그녀와는 다르게 뱃속의 아이.. 아무리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고

는 하지만.. 그녀와 비교하면 몹시 무른 존재였기에 나라는 그런 아이가 오히려 걱정이

었기에 그녀의 의견에 반대의 의견을 제시했다.

"난.. 네 결정에 따르도록 하지."

그리고 경철이 중립을 표명하는 말을 함에 따라 선택권은 바로 그녀에게로 넘어갔다.

"으음..."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에 빠졌다.

그를 쫓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나라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아니.. 오히려 나라의 말이 더 옳은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자신은 무식할 정도로 튼튼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까지 튼튼하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를 빨리 만나는 것도 확실하게 중요한 일..

그렇기에 그녀는 그와 아이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아.. 어떡하지..!"

아무리 고민해도 제대로 된 답이 나오지 않자.. 그녀는 쌓여 가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라도 하려는 듯 자신의 흑과 백으로 얼룩진 긴 머리카락을 거칠게 쥐어뜯으며 진한 고민

의 색을 표출했다.

그녀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을 하고 경철과 나라는 그런 그녀의 고민이 끝나는 것을

조용히 가 디렸다.

그러던 중..

"저기.. 언니..?"

그런 기다림 속에 남자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뭐야!"

안 그래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상태에서 남자가 말을 걸자 그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

께 도끼눈으로 남자를 노려봤고.. 그 살기에 기가 죽은 남자는 흠칫하며 몸을 떨며 그

녀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핀 뒤.. 재차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 정밀검사 같은 걸 할 수 있는 시설을 찾고 있는 거지..?

"그런데..?"

"있어.. 그쪽 루트에.. 거기 표시되어있지는 않지만.. 교단의 연구시설이 그쪽에 있

어."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남자의 말에 그녀는 물론 나라도 경철도 동시에 남자의 민둥머리

에 시선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지?"

경철은 남자의 민둥머리를 강하게 쥐며 대답을 강요했다.

"아,아파파! 오빠 아파! 알려줄게! 알려줄 테니까..! 일단 이 손 좀 놔줘!"

남자의 말에 경철은 혀를 치면서도 강하게 준 손에서 힘을 뺐고.. 그제야 편안해진 남

자는 손가락을 들어 올려 지도 한쪽을 가리키려 했.. 지만 무엇인가 생각이 났는지 그

움직임을 멈췄다.

"뭐야? 설마 기대하게 해놓고 모르겠다는 개소리를 지껄일 생각은 아니겠지?"

그녀가 남자의 뒤통수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자신의 가녀리지만.. 일격에 분쇄시

킬 수 있는 위력을 담고 있는 주먹을 두둑 거리며 말했다.

"아니.. 위치는 알고 있는데... 이걸 말하면.. 살려줄 거지?

남자는 그녀가 아닌 경철에게 재차 확인하듯 물었다.

"물론이다. 아까 맹세했던 대로.. 정보를 다 말해준다면.. 나는 너를 절대 죽이지 않겠

다."

"좋아.. 그럼 알려줄게. 연구시설이 있는 곳은.. 여기야."

경철과 한 약속의 확인을 재차 끝낸 남자는 조용히 손가락 끝으로 지도의 어느 한 지점

을 가리키며 말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에피소드6 본편 종료!

이제 에필로그 하나면 시즌2는 종료입니다!

경철과 나라 그린라이트라는 리플과 두사람 나이차이가 20살정도에요 라는 리플을보고

뜨끔했습니다..

좀비 끝나고 내년쯤에 쓰려는 소설의 히로인과 주인공의 나이차이가 20살이거든요.

여자가 20살 어리냐고요? 아니요.. 여자가 20살 많아요!

여자가 엘프나 그런 이종족이냐고요? 아니요. 인간이요.

주인공이 20살이면 히로인은40살인데요? 네 그런겁니다아아아!!

p.s

태양교애들 족치고 피를 구하면 되지 않냐는 질문에대한 답을 하자면..

직접적으로 피를 마셔도 되긴 하는데.. 송곳니같은게 없는지라 마시려면 이래저래 애들 몸에 구멍울 뚫거나 팔다리를 잘라서 받아 마셔야하는 수고가 들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해서 혐오하는 태양교단 인간들의 피를 마시고 싶지 않아서 라는 이유입니다!

물론 급하면 말씀하신대로도 가능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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