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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그러나..
남자의 주먹이 경철의 얼굴에 닿으려는 찰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뭐!?"
있을 수 없는 일이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자 남자는 얼굴을 경악의 색으로 물들인 채
허공을 가르는 자신의 주먹을 바라봤고.. 그런 빛나간 주먹의 옆에는 석화되어있는 경철
의 얼굴이 호전적인 미소를 띤 채 있었다.
딱히 남자가 일부로 빗 맞춘 것은 아니었다.
석화되어 움직일 리 없다고 생각한 경철이 '고개'만을 움직여 남자의 주먹을 피해낸 것
이었다.
"대머리라 보기 좋군!
남자의 주먹을 가뿐하게 피해낸 석상 상태의 경철은 유쾌하다는 목소리를 흘리며 돌 상
태가 된 자신의 오른팔을 가뿐하게 휘둘러 빈틈 투성이인 남자의 명치에 그 주먹을 박
아 넣었다.
"켁..!?"
"대머리 동료가 된 걸 환영한다. 그리고 잘 가라 빌어먹을 새끼야..!"
환영의 말과 작별의 말을 동시에 내뱉은 경철은 급소를 묵직한 돌주먹에 가격 당해 산소
가 차단되어 괴로워하는 상태로 컥컥거리는 남자의 뺨을 향해 다이아 의수를 있는 힘껏
꽂아 넣었다.
"그어억!!"
강렬한 스트레이트를 그 뺨에 받은 남자는 비명을 내지르며 튕겨나가듯 경철이 있는 곳
과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명치와 뺨에 묵직한 일격을 선사당한 남자는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헛숨만을
삼킨 채 석화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경철을 부정하는듯한 눈으로 바라봤다.
석화된 상태에서 바로 죽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움직일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석화를 자력으로 깨부수고 움직이는 것이라면 모를까.. 경철처럼 석화된 상태로 움직이
는 경우는 남자에게 있어서는 처음의 경험이자..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콘크리트보다 훨씬 튼튼하군."
경철은 석화된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올린 채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는 돌로 뒤덮인 얼
굴을 들어 올려 아기사슴처럼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비틀거리는 남자를 주시했다.
"어....어떻..어떻게..."
남자는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 짜내 자신이 품고 있는 가장 커다란
의문을 경철에게 물었다.
"그건 간단하지. 나의 천적이 네가 아니라.. 너의 천적이 나였다는 단순한 이유지."
남자의 의문에 답을 하며 경철은 자신의 몸 주위에 둘러진 돌을 몸 안으로 걷어들여 석
상의 상태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빌어먹을 새끼.. 덕분에 이딴 꼴이 돼버렸군.
남자가 사용한 석화의 마안 덕분에 겨우 몸에 걸치고 있던 넝마조차도 돌이 되어버린 탓
에 그 돌을 회수한 경철은 위도 아래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 덕분에 중년의 나이라고는 할 수 없는 단련된 탄탄하고 단단해 보이는 근육이 외부
로 노출돼.. 어떤 의미로 하나의 예술작품은 같은 모습을 선보였다.
"설마...가고일..그 돌새끼를 죽인 거야..!? 그 돌새끼를 죽여서 영웅이 된 거야..!?
과연.. 영웅답게 경철의 묵직한 대미지에서 어느 정도 회복해 이번에야말로 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던 남자였지만.. 들이밀어진 현실의 압박은 남자에게 있어 사형선고
와 다름없는 일이었다.
"정답이다. 상으로 두들겨 패주지."
경철은 자신의 커다란 주먹을 두둑 거리며 호전적인 미소를 띠고는 그 압도적인 육체미
를 들어낸 상태 그대로 남자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빌어먹을.. 돌새끼..! 죽어서까지 나를 엿 먹이는 거냐..!!
남자는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예전부터 영웅과 괴물이라는 앙숙 관계인 것도 모자라.. 자신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
는 능력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괴물(가고일)을 몹시 싫어했고..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바람대로 가고일은 처참하게 살해당했지만.. 그 남겨진 힘이.. 이번에야말
로 그 칼끝이 자신에게 들이밀어진 상태였다.
그렇기에.. 죽어서까지 자신에게 엿을 먹이려는 가고일의 존재에 대한 남자의 분노를 지
당했다.
그러나 자신의 분노와는 다르게.. 또 다른 분노를 품은 채 성큼성큼 다가오는 거체의
남자로 인해 그 분노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그 대신 거체의 남자.. 경철에 의한 두
려움이 솟아 올라왔다.
"아,안돼...! 오지마! 오지 말라고..!!
남자는 아까전 그렇게 경철을 원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명백한 거절의 의사를 표출하
며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경철의 걸음은 멈출 생각 따윈 없었고.. 거대한 주먹을 꽉 쥔 채 점점 남자와
의 거리를 줄여나갔다.
"사,살려줘! 모, 목숨만은 살려줘..!"
남자는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로 도망가는 것은 그만두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채
양손을 깍지 낀 채로 간절히 애원하는 모습을 취했고.. 주먹을 쥔 채 다가온 경철은 바
로 그 앞에서 멈춰 선 뒤 애원하는 남자의 모습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내 조
용히 입을 열었다.
"알고있는 정보를 빠짐없이 말해라."
"그,그러면 살려줄 거야?
"그래.. 알려준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널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하마."
경철은 염라대왕 같은 위압감을 뿜어내며 통나무 같은 두꺼운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
키며 말했다.
"아,알았어..! 말할게 다 말해줄게! 그러니까 살려.. 컥!?
남자는 긍정의 표시로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경철은 육중한 다리를.. 그것도 암
석을 둘러 안 그래도 육중한 다리를 더욱더 육중하게 만든 채로 남자의 복부에 꽂아 넣
었다.
그 육중한 일격에 남자의 몸이 새우처럼 구부러졌고..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대신
해 '왜?' 라는 눈빛으로 경철을 겨우 올려다봤다.
"죽이지 않는다고 했지. 때리지 않는다는 말은 안 했잖냐? 걱정 마라.. 무슨 일이 있어
도 나는 널 죽이지 않을 거니까.
경철은 자신의 오른팔을.. 남자가 만들어 준 아주 양질의 돌로 감싼 채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죽이지는 않지만 고통을 선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어째서 경철이 석화에 걸렸음에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인가..?
답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간단했다.
경철은 돌을 흡수하고 돌을 몸에 두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남자의 능력은 본 것을 돌로 만드는 능력이었다.
돌로 만드는 능력과 돌을 흡수하는 능력의 대결이라면 당연히 흡수하는 능력이 우세했
다.
처음에는 자신의 몸이 무거워져 당황한 경철이었지만 그것이 돌이 되어서 그렇다는 것
을 알 수 있었던 경철은.. 마음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경철에게 있어서 이것은 독이 아니라 약이 되는 능력.. 즉 남자의 능
력은 자신에게 있어 득이되는 능력이었기 때문이었다.
경철은 석화되어가는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돌들을 전부 흡수하고 동시에 남자에게 들키
지 않게 자신의 능력으로 돌을 몸에 둘렀다.
남자가 보기에는 점점 경철이 석화되어가는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경철이 능력으로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몸을 돌로 덮어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의 능력으로 석화됐다고 착각하고.. 마무리를 날리기 위해 경철에게
주먹을 날렸다가 역관광을 당해 버린 것..
즉.. 남자의 이 사기에 가까운 석화의 능력은.. 자신의 천적이었던 가고일의 능력을 물
려받은 경철 역시 천적이라는 것이었다.
남자가 패배한 이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 그것은 재수가 없었기 때문이었
다.
만약 경철이 아니라 그녀가 상대였다면..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몰랐을지 몰라도 후반에
는 이 마안의 힘으로 진조 흡혈귀의 그녀에게 조차 우위를 차지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강
력한 힘이었다.
그러나 하필.. 평소와 다르게 경철이 나선 덕분에 남자의 패배는 확정이 되어버린 상황
인 것으로.. 남자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재수가 없어서 졌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어떠냐? 네가 준 돌덩이 맛은..!"
여러 가지 울분을 토해내듯 경철은 악귀 나찰과 같은 모습으로 무력한 남자의 몸을 돌
로 감싼 주먹과 발.. 그리고 무식하게 견고한 의수를 이용해 신나게 남자를 두들겨 팼
고.. 두들겨 맞을 때마다 남자는 신음 혹은 비명을 리드미컬하게 내지르며 고통을 호소
했다.
그야말로 그 모습은 남자라는 타악기를 두들겨 연주하는 연주자 같았다.
그렇게 남자를 두들기며 비명의 소리를 연주하던 경철은 마무리의 보디블로를 선사하며
연주.. 아니 구타를 끝 맞췄고 끝나고 난 후 남자의 몸은 만신창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멀쩡한 곳은.. 얼굴뿐.. 그 이외에는 뼈가 부서지고 내출혈이 일어나지 않은 곳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몸의 색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건만.. 역시나 영웅답게 남자는 아직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정보를 듣기 전에.."
그렇게도 격렬하게 움직였건만 경철은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차분한 상태로 자신의
팔을 주머니에 넣으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경철의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고.. 원래 입고 있던
옷은 넝마 조각이 되거나 석화되어 경철의 몸에 흡수되어 있는 상태였다.
"어쩔수 없군.."
원래대로라면 신호탄을 쏘아 그녀를 이쪽으로 불러 같이 정보를 들을 생각이었다.
정보를 들은 이후 벌어질 일에 대한 것을 나라에게 별로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만
을 따로 부를 생각이었건만.. 이래서는 자신이 직접 남자를 끌고 갈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나라만을 따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듣고 판단해야 하는 것은 경철이 아니라 그녀에게 있었기에 경철
은 어쩔 수 없이 남자를 끌고 그녀와 나라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전에 혹시 남자가 이상한 마음을 품지 않도록 주변에 떨어진 천 조각들을 모아 그것
을 남자의 눈에 꽉 조인 뒤 자신의 머리와 별반 다를 바없는 민둥머리를 강하게 조인
채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문의 바로 앞까지 도착한 경철은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나다."
경철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문건너의 그녀와 나라에 자신임을 전했고.. 동시에 문이 벌
떡 열리며 나라가 뛰쳐나왔다.
"대장님! 무사히 돌아오...꺄아아아아아악..!?"
나라는 문을 연 순간 보인 광경에 비명을 내지르며 엄청난 속도로 뒷걸음질 쳤고.. 그
반응에 놀란 그녀가 허겁지겁 문쪽으로 뛰어나갔고.. 나라 정도의 반응은 아니지만..
명백하게 혐오의 색을 띄운 얼굴을 했다.
딱히 경철이 치부를 드러낸 상태여서는 아니었다.
자신의 딸 뻘 되는 여자들에게 자신의 치부를 보이는 취미 따위를 가지지 않은 경철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으로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확실하게 가린 상태였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와 나라가 이런 반응을 보였는가..?
그것은 경철이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사용한 물건이.. 몸을 보라색으로 물들인 알몸의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이일천하 종료했습니다..ㅠㅠ
아무튼 제 이일천하는 그렇다 치고..
정말로 의도한 바는 아닌데.. 경철의 능력자체가 탱커계열이다보니..
나름 현실적인 고증(?)을 철저하게 쓰려고 하니.. 옷이 남아나질 않네요.
덕분에 의도치 않게 노출도가 가장 높네요..
진짜로 그냥 개드립으로 색기캐릭! 이랬는데 이게 무슨 저주나 예언같이 작용한 느낌..
경철이 좀 튼튼한 옷을 입수해야될것 같네요..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물론 저는 좋아합니다.
중년 노년 근육 마초 캐릭.. 제가하는 게임캐릭 커마도 다 저렇거든요!
그렇다고 제 취향대로 쓴건 아니니까 오해하지마세요!
p.s
다음화로 이번 에피소드 본편은 종료!
에필로그로 시즌2는 종료 예정입니다!
시즌3에는 여러분이 기다리시던것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어느 에피소드인지는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