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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38화 (138/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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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경철은 어깨에 들쳐 맨 채 소총 대신 나이프를 뽑아 든 뒤 남자들을 유인했던 길을 되

돌아갔다.

목적은 두말할것도 없이 남아있는 병력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경철은 그 커다란 거체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발소리 하나 흘리지 않은채 폭발의 흔적과 여러 구의 시체들을 뒤로한채 걸어나갔다.

그러던 와중에 경철은.. 아직 옮겨지지 않은.. 사람의 수가 부족해서인지 아직 바닥에 방치되어 있는 상태의 부상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살려줘...아파..."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며 애절하게 목놓아 우는 부상자들은 흥건하게 젖은 붉은 지면 위

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처절하고.. 불쌍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모습.. 이었지만

경철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들에게 다가가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남자들의 목에 차가

운 나이프의 칼날을 깊게 쑤셔 넣어 그 숨통을 단숨에 끊어 넣었다.

"너희 새끼들이 잘도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군..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

자신들이 한 일들은 생각지도 않고 목숨을 구걸하는 남자들의 행동에 구역질이 날것 같

은 기분을 느낀 경철은 노기가 서린 목소리로 죽어버린 시체에 거친 말을 토해낸 뒤 그

대로 거친 발걸음을 옮겨 아직 목숨이 붙어있지만 부상당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부상자들의 목에 차가운 나이프의 칼날을 박아 넣어가며 나아간 경철은 얼마 지나지 않

아 목적지인 아지트의 앞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부상자들의 치료에 정신이 없던 것인지 경철이 모습을 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반응

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그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목숨을 휴지통에 버리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얼빠짐이었다.

"맥이빠지는군.."

경철은 단 한 명도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고.. 경계조차 하지 않은 모습으로 부상자들

을 치료하는 남자들을 보며 한심하다는듯한 조금 커다란 목소리를 울렸고.. 정신없던 남

자들은 그제야 그 거친 목소리에 반응하듯 경철에게 시선을 주었다.

하지만..

이미 나이프를 수납한 뒤 소총으로 무기를 바꾼 경철은 소총의 총구는 남자들을 겨눈 채

로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기는 와중이었다.

그것도.. 남자들을 유인했을 때의 단발이 아닌 연발로 돌린 상태의 소총을 말이다.

"크아아아악!!"

원래부터 분주했던 공간은 경철이 갈겨 쏜 소총의 탄환에 의해 다른 의미로 분주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경철은 탄창에 있는 탄환 전부를 쏟아 냈고.. 그 직후 기계와 같은 정밀한 동작으로

눈 한번 깜빡할 시간에 어느새 탄창을 갈아 끼워 넣은 뒤 재차 남자들을 향해 총알을

휘갈겼다.

정확하게 원샷 원킬을 하며 유이하던 때와는 다르게.. 그런 정밀한 조준 따위는 필요

없었다.

애초에 남자들은 옹기 조기 밀집해 있는 상태였고 적당하게 방향만 맞춘 채 쏘는 행동만

으로 남자들의 날파리 같은 목숨은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경철은 2번째 탄창의 탄환을 전부 비우고 나서야 사격을 멈춘 채 자신이 저지른 현장

을 무기질적인 눈으로 바라봤다.

비명과 신음으로 그렇게 시끄러웠던 공간은 어느새 고요함으로 가득 차있었으며 그 자리

에서 서있는 것은 경철 자신 외에는.. 석상처럼 멀뚱히 시체들의 뒤에 서있던 남자 한

명뿐.. 경철이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일부로' 살려둔 단 한 명뿐으로.. 건물 안에 아

직 누군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없을 시를 대비해 예비로 살려둔 것이었다.

물론 정보를 캐내고 나면 가차 없이 죽일 생각이었다.

"너가 마지막인가?"

경철은 굵고 거친 목소리를 울리며 겁에 질린 채 바지를 적시고 있는 남자에게 물었지

만 두려움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인지 남자는 그저 입만 뻥긋뻥긋 거리며 무엇인가

를 경철에게 전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남자에게서 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업적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한 독순술을 이

용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었지만 남자가 무엇은 전하려는 것인지는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남자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축약하면 '건물안에 한명이 더있다' 란 의미였다

그러나.. 경철이 그 뜻을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건물의 2층 창문이 거칠게 깨지며 목욕

가운을 앞섬도 매지 않고 그저 걸치고만 있어 자신의 성기를 훤히 들어내고 있는 남자

한 명이 지면에 떨어져 내려갔고.. 남자는 그 상태 그대로 멀뚱히 서있던 남자의 머리

를 짓밟으며 지면에 내려섰다.

뼈가 박살 나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떨어진 남자에 의해 머리를 짓밟힌 남자는 그 상

태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됐다.

"씨바아아아아알! 시끄러워서!  꼬추가 안 서잖아! 두다두다두다! 두다두다! 시끄럽다

고오오오오!!"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남자는.. 자신이 밟아 죽인 남자의 머리를 재차 거칠게 짓밟으

며 히스테릭한 소리를 내질렀다.

노출의 남자가 어째서 자신의 동료에게 그런 짓을 하는지 머리가 금방 따라가지 않았던

경철이었지만.. 그런 의문은 뒤로한 채 소총의 탄창을 갈아 낀 뒤 문답 무용으로 나체

의 남자를 향해 총알을 퍼부었다.

"그러니까 시끄럽다고오오오오!!"

하지만 남자가 불쾌하다는 얼굴을 한채 경철 쪽을 바라보는 그 순간 날아가던 총알이 허

공에서 멈추었고.. 이내 힘없이 지면을 향해 충돌한 후 그대로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

뿌려져 사라졌다.

총알을 순식간에 무력화 시킨 남자의 능력에 마음속으로부터 놀랄 수밖에 없던 경철이었

지만.. 이내 제대로 정면에서 본 남자의 얼굴을 보고 금방 납득할 수 있었다.

중성적인 외모를 하고 있는 남자의 새하얀 오른쪽 뺨에는 뱀을 연상케하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십자가나 자신의 다이아(◇) 표시와 비슷한 느낌의 문양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증표인지 알고 있는 경철은 남자가 '영웅' 이라는것을 쉽게 파악

할 수 있었다.

"거기 오빠! 내가 시끄럽다고 2번이나 말했지! 덕분에 안 선다고 내가 말했지!"

미묘하게 여성의 말씨를 사용하며 남자는 경철의 소총을 가리킨 뒤 풀이 죽은 듯 고개

를 숙이고 있는 자신의 물건을 두 번째로 가리켰다.

"동료들이 다 죽어가는 와중에.. 계집질인가? 더럽게 잘나신 분 납셨군."

거친 목소리로 내뱉은 경철은 소총을 손에서 땐 뒤 권총을 꺼내 남자의 머리를 향해 발

사했다.

하지만 소총 때와 마찬가지로 탄환이 남자의 머리에 박힐 일은 없었고.. 탄환은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허공에 멈춰 선 뒤 지면에 떨어지며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계집질이라니.. 오빠 굉장히 역겨운 소리를 하고 있네? 뭐.. 사내질이라면 했지만! 그

러고 보니 오빠.. 꽁꽁 싸매고는 있지만 몸이 굉장히 다부져 보이네?"

자신에게 총을 겨눈 것도 모자라 발포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며.. 뱀 같은 시선으로 경철의 팔뚝에서부터 가슴팍까지 온몸을 핥듯이 바라보고는

붉은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남자의 그 뱀 같은 시선과 행동 말 모든 것에 노출된 경철은.. 늑대인간에게 죽을 위기

에 처했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와 생리적인 혐오감에 속이 뒤틀림을 느끼면서도

위축되는 모습 하나 보이지 않은 채 재차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일 없다. 죽어라."

"어머나.. 튕기는 모습도 너무나 마음에 드네!"

역시나 남자에게 탄환은 통하지 않았다.

남자의 능력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경철은 이대로 교전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 판단해 그대로 일시적인 후퇴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나랑 좀 더 이야기를 하자고오오오 오빠아아아!!"

경철이 타이밍에 맞춰 등을 돌려 도주하려는 순간.. 이미 그 움직임에 눈치챈 남자가

경철을 향해 무엇인가를 내던지며 소리쳤다.

재빠른 속도로 자신을 향해 무엇인가 날아오자 경철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의수를 방패

삼아 앞으로 내민 채 날아오는 물체를 막았고.. 이내 날아온 물체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를 가진 팔뚝만 한 크기의 뱀이었고 그 뱀은

입을 벌린 채 경철의 의수를 씹어 발기기 위해 이빨을 쑤셔 넣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철의 견고한 의수에 그 이빨을 박아 넣지 못하고.. 오히려 이빨이 나가버리

는 사태에 경철의 팔에서 떨어져 나가지면에 추락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방금 전 탄환과 마찬가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어머나? 혹시 그거 의수야?  멋있다!! 거친 상남자.. 마초! 딱 내 취향이네..?"

"네 녀석은 내 취향이 아니다."

경철은 자신의 의수를 털어내듯 허공에 휘두른 뒤 혀를 치며 남자에게 말했다.

"그럼 어떤 남자가 취향이야? 나는 이래 봬도 상대에게 맞추는 게 특기야!"

"성별부터가 논외다!"

탄환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몇 번의 실험으로 인지하고 있던 경철은 그 대신 허

벅지의 홀더에 끼워둔 스로잉 나이프 1자루를 남자에게 있는 힘껏 내던졌다.

영웅의 힘으로 강화된 근력을 이용해 전력을 다한 투척이었다.

나이프는 날카로운 날을 번뜩이며 남자의 머리에 빨려 들어가듯 정확하게 날아갔고.. 그

대로 그 머리에 칼날을 박아 넣을 것 같았지만..

"어머나 어머나.. 흉흉하게..

하지만 남자의 머리에 꽂히기까지 불과 3센티도 남지 않은 거리에서 탄환과 마찬가지로

멈춰 섰고.. 남자는 그런 허공에 멈춰 선 나이프의 끝을 손가락을 툭! 하고 건드렸다.

그러자 나이프는 가루가 되어 순식간에 그 모습을 감췄다.

"꽂아넣을거면 이런 거 말고 그 바지 속에 감춘 빳빳한 칼이 더 좋은데.. 아! 그게 아

니라면 꽂히는 쪽이 취향? 내 쪽은 꽂는 것도 꽂히는 것도 좋아하니까. 어느 쪽이든 오

케이야!"

"이쪽은 둘 다 사양이다..!"

원거리 공격은 무리라고 판단한 경철은 허리춤 뒤에서 나이프를 뽑아 내 나이프 파이팅

의 자세를 취한 채 남자와의 거리를 단숨에 줄이기 위한 준비 동작을 취했다.

"정말 너무 튕기네..? 그럼.. 강제로라도 하는 수밖에..!"

가학적인 미소를 띤 남자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아내고는 그것을 허공에 흩뿌

렸다.

그러자 흩뿌려진 머리카락 전부가 수십 마리의 뱀으로 변화했고 그 뱀들은 아무런 망설

임도 없이 경철에게 그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민 채 날아왔다.

방금 전 뱀이 날아온 것으로 그것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한 경철은.. 자

신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두 자릿수의 뱀을 전부 피하지도 막아내지도 쳐내지도 못

한 채 뱀들의 이빨을 그 몸에 고스란히 박아 넣게 됐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집에 와이프가 없어서 혼자네요.

혼자.. 혼자다..! 혼자다아아아아아!!

내가 이집의 왕이다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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