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좀비 얼론 (Zombie Alone)-133화 (13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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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다음날 아침..

"일어나! 도둑고양이!"

그녀는 해가 뜨자마자 모포를 뒤집어쓴 채 자고 있는 나라의 몸을 발로 툭툭 건드리며

깨웠다.

"으음..."

그러나 나라는 일어날 생각은 없는지 그저 잠꼬대 섞인 신음을 흘릴 뿐.. 일어날 생각

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아침에 약한 것도 있었지만.. 어제저녁 내내 그녀가 했던 말을 머릿속에 되풀이

하며 고민하던 탓에 새벽 늦게 잠든 것이 원인이기도 했다.

"게을러 터졌구먼..

그런 이유가 있다는 걸 모르는 그녀에게는 게으름쟁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쓴

소리를 내뱉었다.

"누가..게으르..다는거..에요.

그 쓴소리가 나름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발로 건드려도 일어나지 않던 그녀가 모포 속

에서 부스스한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아직까지 자고 있는 너 말고 누가 있다는 거야?

모포 속에 내민 나라의 얼굴 앞에 쭈그리고 앉은 그녀는 한심하다는 듯 나라를 내려다보

며 말했다.

"으으.."

다른 사람이 일어나있는데도 자고 있던 나라에 있어서 그 말은 부정할 수가 없었기에 별

다른 변론을 하지 않은 채 작은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얼른 일어나라고"

"일어날꺼에요.."

그녀의 재촉에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거칠게 비빈 나라는 그제야 제대로 눈을 떠 시야

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잠깐..!? 당신 뭘 하고 있는 건가요!?

눈을 뜨자마자 나라의 눈에 비추어진 광경에 놀란 나라가 모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가슴을.. 정확히는 그녀의 가슴 사이에 끼워져 있는.. 그의 '오른팔' 을 가리켰다.

"뭘?"

"뭘? 이.. 아니에요!? 왜 미도의 팔을 가, 가슴 사이에 끼우고 있는 건가요!?

"뭐라니.. 보면 알잖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나라의 외침에 그녀는 보란 듯이 자신의 가슴골 사이에 튀어나

온 그의 손을 가리켰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나라는 그녀의 그 행동을.. 그의 오른팔을 가슴 사이에 끼워둔다는

행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봐도 모르니까 하는 말이에요! 뭔가요 그 파렴치한 꼴은..!?"

여러 가지의 의미로 선정적일 수밖에 없는 그 모습을 지적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석 팔이 차가워진 거 같아서 데우고 있을 뿐이라고! 어디 가 파렴치하다는 거야!

나라의 그 지적에 발끈 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반론했지만.. 오히려 그 탓

에 더욱더 가슴 강조되어 선정성을 높이는 꼴이었기에.. 그녀의 반론은 설득력이 전혀

없었다.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굳이 손을 그, 그런 식으로 가슴 사이에 끼울 필요는 없잖아

요!"

"내가 내 가슴 사이에 내 남자 팔을 낀다는데 무슨 참견이야! 거기에.. 이 상태가 고정

돼서 데우기 딱 편한 상태라고!"

그녀의 말대로 손을 대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슴골의 사이에 낀 그 손은 바닥에

떨어질 생각조차 없는 듯 강하게 고정된 채 그녀의 가슴 사이에 끼워져 있었다.

"큭.. 이건 신종 모욕입니까..!?

"뭔 소리야!"

나라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평평한.. 볼륨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절벽 같은 가슴

에 손을 올린 채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의 신장에 대한 콤플렉스는 있었지만.. 딱히 가슴에 대해서까진 그리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지만.. 저 정도의 크기 차이와 기능(?) 성의 차이를 눈앞에서 보이니 자괴감

에 빠질 것 같았다.

"에이..! 됐으니까 그 음란한 모습은 그만두세요!! "

나라는 그녀의 가슴골 사이로 나와 있는 손을 잡은 채 그대로 쑥! 하고 잡아당겼고..

나라의 그런 행동을 막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양손으로 모은 채 그의 팔이 가

슴 사이에서 빠져나가려는 것을 막았다.

"뭐하는거야..!?"

"제가 덮일 테니까! 미도의 팔을 그 가슴골에서 해방시키세요!"

"네 가슴으로는 무리잖아!"

팔을 뻇기지 않기 위해 티격태격하는 도중 그녀는 나라의 평평한 가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외쳤고.. 그것은 명백하게 나라의 프라이드를 건드리는 발언이었다.

"역시! 모욕입니까!? 가슴이 없는 저에 대한 모욕인 거죠!

"뭔 헛소리야. 네 절벽가슴에 요만큼의 흥미도 없어!"

"역시 모욕하는 거잖습니까!!

아침 댓바람부터 두 여자는 그의 팔을 사이에 둔 채 시끄러운 소리로 싸움을 시작했다.

한편.. 시끄러운 여자들이 지배하는 공간과는 다르게 건물의 밖..

그곳은 건물 안과는 다르게 몹시 고요하고 조용했다.

그리고 그런 건물 밖에는 단 한 명만이 조용히 서 있었다.

190이 넘는 신장과 산을 연상케하는 거체와 털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민머리..

몸 곳곳에 새겨진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는 중년의 사내..

그 사내는 다름 아닌 경철이었다.

그런 경철의 상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체 있어 그 나이대라고는 볼 수 없는 단단하

고 거칠어 보이는 근육이 드러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우락부락한 근육과는 이질적인 재질의 무엇인가가 있을 리 없는 경철의 왼

팔에 달려있었다.

확실하게 팔을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근육과 뼈로 이루어진 생물이라고는 할 수 없

는.. 보기에도 견고해 보이는 무기질의 팔이었다.

"흡!"

경철은 그 무기질의 팔을 기합소리와 함께 있는 힘껏 지면에 놓인..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는 돌을 내리쳤고.. 격돌하는 순간 돌은 가루를 휘날리며 산산조각 났다.

"과연.. 압축 다이아몬드라는 건가..?

경철은 자신의 왼팔.. 특수한 능력으로 만든 자신의 의수를 보며 감탄의 말을 흘렸다.

이 팔의 원 재료는 다름 아닌 어제 경철이 벌집을 만들어 놓았던 석상 남자(가고일)가

몸체로 사용하고 있던 다이아의 조각들을 이용해 만든 팔이었다.

그녀가 워낙 산산조각을 내놓은 탓에 줍느라 고생을 했지만.. 겨우 팔 하나 정도를 만

들 정도의 분량까지는 주울 수 있었던 경철은 그것을 이용해 '영웅'으로서 각성해 얻

은 '능력'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성능은 놀라울 만큼 굉장했다.

하지만 굉장한 것은 이 다이아 의수뿐만이 아니었다.

육체 자체도 인간이었을 때와 비교해 굉장한 성장을 이루었다.

어제만 해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육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몸에는 힘이 넘쳐흐

르고 있었다.

근력도 각력도 체력도 어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성기 시절의 자신과 비교하는 것

조차가 우수를 정도로 올라가 있었다.

"과연.. 씁쓸한 기분이 들 수밖에는 없는 건가..

경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상처가 전부 치료된.. 몇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자신의 근육

을 내려다보며 어젯밤 몽롱한 의식 속에서 그녀가 했던 말을 되새기듯 중얼거렸다.

확실히 이것은 씁쓸한 기분이 들 수밖에는 없었다.

자신이 고생하고 노력하고 경험하며 단련에 단련을 거듭해 만든 자신의 육체가 우스워

질 정도의 능력이었고 그것은 신의 몇십 년 세월이 쓸데없었다는 것 같이 느껴졌기에 자

연스럽게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를 뺀 다른 영웅들이 어째서 괴물에 목을 매고 그 강대한 능력을 더

욱더 강대하게 성장시키려는지도 얼핏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을 초월하는 이 힘은 몹시 매력적이었고.. 이런 힘을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가 존

재한다고 하는 것은 구미가 당길 만도 한 일이었다.

분명 전성기 때의.. 철모르던 시절의 자신이었다면 다른 영웅들과 다름없이 자신의 능력

을 높이기 위해 괴물들에 집착하며 목맬 정도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애송이 때와 가치관 자체가 많이 달라졌고.. 현재의 경철에게 있어서

는 순위가 높은 다른 목적이 있었기에 힘에 도취될 생각은 없었다.

단지.. 힘을 얻은 것 자체는 기뻤다.

자신이 인간을 그만뒀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감상적인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목적

을 위한 힘을 얻었다는 것 자체는 기뻤다.

이로써 짐 덩어리나 방해꾼이 아니라 당당한 한 명의 존재로서 이 여행에 참여할 수 있

다는 사실만큼은 기뻤던 것이었다.

"이 힘이라면.."

경철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된 자신의 왼팔을 바라봤다.

비록 뼈와 근육 혈액으로 이루어져 있던 원래의 팔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팔과 다름없

이 움직였고 그 강도와 경도는 그녀의 공격에도 부서지지 않을정도로 걸물이었다.

경철은 자신의 거체를 천천히 움직여 새하얀 페인트로 칠해진 콘크리트의 벽 앞에 섰다.

그리고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벽면을 왼팔로 새차게 내리쳤다.

작은 굉음과 함께 경철이 내리친 부분은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구멍이 뚫렸다.

아무리 견고한 주먹이라고는 해도 근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견고한 왼팔과 인간을 초월한 신체능력뿐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경철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벽에 오른팔을 가져갔고.. 곧이어 벽면이 떨어져 나오며

경철의 오른팔에 빨려 들어가듯 흡수됐고.. 그와 동시에 경철의 왼팔과 몸 반쪽까지가

석화했다.

아직까지는 어제의 남자처럼 전신을 다 뒤덮을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남자와 같이

전신까지 덮는 것이 가능할 것이었다.

비록.. 남자의 다른 능력.. 석상을 만드는 능력은 얻지 못했지만.. 적어도 현재의 이

힘만으로도 어제의 비실했던 자신에 비교해 분명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힘이었다.

"들어갈까."

이미 그녀나 나라보다 몇 시간을 일찍 일어났던 경철은 해가 짱짱하게 비추어지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느 정도 능력과 육체적 한계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여행을 하며 좀 더 숙달된다면 될 일이었기에 더 이상 두 여자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던 경철은 그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방문을 열었

다.

"다들 일어난.."

밖에서부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던지라 그녀들이 이미 일어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경철이었지만... 과연 이 광경만큼은 예상할 수가 없었다.

"뭐하는거냐..?"

경철은 눈앞에 펼쳐진 두 여자의 모습에 눈을 껌뻑거리며 물었다.

십분 전부터 그의 오른팔을 차지하기 위행 두 여자의 쟁탈전은 더욱더 가속화되며 격렬

해졌고.. 그 탓에 두 여자의 옷은 거칠게 흐트러져 속옷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거기에 그런 2명의 흐트러진 보이는 하얀 살결 사이에는 괴로운 듯 손가락을 꼼지락 꼼

지락거리며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그의 오른팔이 있었다.

"가슴도 없는 게 그 녀석 팔을 데운다잖아!!

"누가 그런 음란한 방법으로 덥힌다고 했습니까! 저는 평범하게 할 거라고요!

두 사람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그의 팔을 놓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재차 몸싸움을 벌였

다..

자세한 내막까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들의 대화로 원인이 그의 오른팔이었고 그것을

누가 데우느냐로 싸우고 있는 것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군."

현명했던 솔로몬 왕을 연상케하는 태도로.. 경철은 두 여자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뒤 압

박되고 있는 그의 팔을 잡아 빼냈다.

"아..!?"

"어!?"

순식간에 경철에게 팔을 뻇기자 두 사람은 싸움을 멈춘 채 빠져나가는 팔을 주시했다.

경철은 들어 올린 그의 팔을 한번 슥 흟은뒤 그것을 두껍고 단단해 보이는 자신의 팔

을 이용해 팔과 마찬가지로 단단해 보이는 자신의 흉근으로 감쌌다.

"내가 하면 공평하겠지."

라고 경철은 그의 팔을 가슴에 밀착시킨 채 씩 하고 웃었다.

하지만..

"징그러우니까 그만둬!"

"징그러우니까 하지 마세요!

두 여자는 동시에 아까전보다 더욱 괴로워 보이는 그의 오른팔을 바라보며 외쳤다.

============================ 작품 후기 ============================

오늘의 요약

경철:그런데 오른팔아 내 흉근을 봐줘. 내 흉근을 어떻게 생각해?

오른팔: 모,몹시 단단하고 뜨겁습니다.

p.s

나라에게 색기는 좀 그러니까.

대신 경철에게 색기(서큐버스)능력을 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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