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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27화 (12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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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그녀의 압도적인 힘을 본 뒤.. 삼일이 지나고.. 경철의 태도가 눈에 띄게 이상해졌다.

가장 처음으로 이상함을 보인 것은.. 그녀에게 영웅이나 괴물에 대한 것을 집요하게 캐

묻는 것이었다.

"그 힘.. 어떻게 얻은 거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데.."

딱히 좋아서 얻은 힘은 아니었다.

힘을 얻은 대가로서 그녀가 지불한 것은 한 번의 죽음과 그와의 이별이었다.

흡혈귀의 힘으로 인해 그를 찾는 여행에 큰 도움이 됐고 자신과 아이를 지키는 데에는

그야말로 최적이었지만 이 힘을 얻는 일이 없었다면 그녀가 그를 쫓는 일도 그가 보금자

리에서 벗어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민폐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그야

말로 강매당한 힘이었고 이 힘과 관련돼서는 좋지 않은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기에 떠올

리고 싶지도..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그녀의 본심이었다.

하지만..

"제발..! 부탁한다! 자세하게.. 자세하게 알려다오!"

아직 상처가 채 낫지도 않은 몸으로 경철은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나이의 그녀에게 비

굴하게 보일 정도로 허리를 숙인 채 부탁했고.. 이 정도로 저자세의 태도를 보이는 경

철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힘을 얻은 경위에 대

해 설명했다.

"괴물을 죽이면.. '마무리'를 하면 얻을 수 있다는 건가..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한 경철은 자신만이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괴물... 진조 흡혈귀라고 하는 무식할 정도로 강대한 적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운 것은 '그' 였지만 힘을 얻은 것은 마지막에 심장을 찔러 마무리

를 한 '그녀' 였다.

경철도 직접적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영웅의 서포트를 하며 괴물을 상대한 적이 있었

기에.. 괴물을 죽이면 그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것 까

지는 몰랐지만 방금 전 그녀의 이야기로 어느 정도 확신이 선 듯한 모습이었다.

"근데 그런 건 왜 갑자기 묻는 거야?

경철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거리감이 있었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기

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라.. 의 경우에는 이래저래 그와 관련된 입장과 견해 차이로 티격태격 자주 말싸움

을 벌인 덕분에 다른 의미로 막역해진 관계가 되었지만.. 경철은 나이 차이도 있고 애

초에 경철 자체가 잡담을 입 밖에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싶이 했기에.. 여행을 한

지 3일이 지났음에도 조금 서먹한 사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까지 딱딱한 사이

는 아니었기에 갑작스럽게 이런 저 자세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그러나 경철은 말을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이 미안한 것인지

그저 사과의 한마디만을 내뱉고는 굳게 입을 닫은 채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녀는 솔직히 말해 경철의 이런 태도에 대해 어떤 뒤가 있는 것인지 몹시 궁금했지

만.. 차마 그 상태의 경철에게 물어볼 수 없었던지라 별수 없이 이유에 대해 듣는 것

을 캐묻지 않기로 했다.

물론 경철의 태도가 이상해진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도둑고양이! 네가 미도를 유혹하려고 같이 방을 쓰자고 한 거잖아!

"진짜로 정신에 무슨 이상이 있는 건가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

요!? 빈 침대가 제 방뿐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잖아요!"

여전히 그녀와 나라의 싸움은 그때 이후로 지속됐고 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이런 식으

로 서

"그게 말이 되냐! 그럴 마음이 없고서야 남자랑 같은 침대를 쓰는 게 말이 돼!

라는..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자신의 상황은 머릿속에서 지

운 채 나라를 나무랐다.

"같은 침대가 아니라고요! 방만 같을 뿐이지.. 칸막이도 쳐져 있고 침대도 따로라고

몇 번을 말합니까! 대장님도 뭐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 애초에 제방으로 보낸 건 대장

님이잖아요!"

나라는 도움을 요청하듯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경철에게 말했다.

"뭐..!? 원흉은 저 대머리냐!!"

나라와 미도가 같은 방을 쓰게 된 원흉을 알게 된 그녀는 단단히 뿔이 난 상태로 분노

의 대상을 나라에서 경철로 옮기며 난폭한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정작 그 집중의 대상이 된 경철은 그 둘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고개

를 숙인 채 지면만을 바라보며 굳게 입을 다문 채로 세그웨이를 주행시킬 뿐이었다.

"대장님? 대장님!"

무엇인가를 그리도 골똘히 생각하는지 그녀는 물론 나라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와

일체의 대화를 차단한 듯 경철은 아무런 말도 반응도 없이 그저 지면을 멍한 눈으로 내

려다볼 뿐이었다.

"아저씨 무슨 일 있는 거야?

불같이 화를 내던 그녀도 경철의 태도가 명백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자신

과 같은 마음인 듯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경철을 바라보고 있는 나라에 물었지만 나라 역

시 알리가 없었기에 고개를 양옆으로 저으며 자신도 모르겠다는 표현을 했다.

이런 식으로.. 평소 같으면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반응을 해주던 경철이 무엇인가 골똘

히 생각에 잠긴 듯.. 혹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듯 주변의 소리 나 반응에 무관심한

듯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가끔 부르는 소리에 반응할 때도 있었지만.. 극히 드물기도 했고.. 반응한다고 해도 얼

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생각에 잠긴 듯 외부와 단절시키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였다.

이동할 때는 물론이고 밥을 먹거나 소독하거나 붕대를 갈 거나 자기 전에나 그 어떤 때

도 비슷한 상태를 보였다.

그렇게 반쯤 영혼이 다른 곳에 있는 경철이 이러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를 물어보며 화

를 내도 애원해도 도저히 입을 열 생각이 없는 경철을 어떻게 할 수도 없었던 그녀들

은 예정했던 1주일 안에 목적지 근처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경철의 상태는 여전했다..라고 할까 오히려 전보다 더 심해진듯한 상

태였다.

"그럼 잘 숨어 있어."

목적지.. 태양 교단의 아지트와 조금 떨어진 거리의 건물 안에 들어가 짐을 구석에 놓

은 그녀는 아직까지 멍한 상태의 경철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나

라에 말했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어요..?"

"뭐야..? 내가 죽으면 재혼할 생각이냐!?"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나라를 찌릿하고 노려봤다.

"아니에요! 기껏 남이 걱정해줬더니.."

"하하하하!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농담이야.. 농담!"

걱정한 것이 바보스러울 정도로 긴장감이나 비장감 따위는 조금도 없는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쾌할하게 웃었다.

단지..

"그렇지만.. 내가 죽어도 그 녀석은 못 주니까..?

"하아....."

그야말로 농담이 아닌.. 진심으로 밖에 말할 수 없는.. 아까는 없던 비장미가 넘치는

그녀의 말에 나라는 어쩔 수 없이 흘러나오는 커다란 한숨을 입 밖으로 토해내며 도끼눈

을 든 채 어이가 없는 태도의  그녀를 노려봤다.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너희들이나 조심하고 있으라고."

그녀는 어느새 뽑은 철골로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드러내

며 말했다.

딱히 허세는 아니었다.

실제로 평범한 인간도.. 웬만한 괴물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압도적인 파괴력은 강철 조차도 스티로폼 마냥 찢어 발길 수 있었고 웬만한 물리 공

격.. 총알조차도 통하지 않는 방어력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실베른과 같은 기묘한 공

격.. 피를 이용한 특수한 공격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방어를 꿰뚫는.. 피를 이용하는 특이한 공격이 가능했던 실베른조차도 그

녀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한 채 오히려 그녀의 화를 돋우는 바램에 무참하게 패배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그녀는.. 진조 흡혈귀의 힘을 얻어 영웅이 된 그녀는 강했다.

그나마 단점이라고 한다면.. 전투 경험이 적은 탓에 공격의 패턴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한다면 단점이지만.. 그것은 무시무시한 육체적 이점이 있는 그녀로서는 그

저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일격 필살의 공격이 되었기에 큰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실제로 그녀에게 약점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크게 신경 써야 할 약점

은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 다녀올게! 잘 숨어있으라고!"

그녀는 마지막 당부를 나라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경철에게 고한 뒤 그대로 건물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선 그녀는 다른 곳에 들릴 것도 없이 미리 봐두었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딱히 숨어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중에서 침입하는 것도 아닌.. 그저 건물

의 정문 입구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당당하게 통과하려는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

하게도 총기로 무장한 태양 교단의 인간들이었다.

"누구냐!?"

연락받은 건 없었는데..? 그냥 미친년 아니야?"

총기를 그녀에게 겨눈 채 보초를 서고 있던 남자 2명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교환을 한

뒤 그녀를 재차 스으윽 하고 흟었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타이트한 바이크 슈트와.. 볼륨감을 자랑하는 커다란 가슴.. 거

기에 연예인 같은 수준의 미모는 아니었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충분히 괜찮은 얼굴..

욕망에 굶주린 그들에게 있어서는 이만큼 욕구를 자극하는 여자도 드물었다.

"뭐..미친년이든 아니든.."

"맛만 좋으면 괜찮겠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남자들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어떻게 해볼 생각에 욱신

거리는 아랫도리의 자극을 느끼며 그녀에게 재차 총을 겨누었다.

"야! 미친년! 뒤지고 싶지 않으면 옷 벗...

"오랜만에 맛좀 보...

그러나 천박한 말을 내뱉던 남자들은 더 이상 그 말을 이어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남자들의 머리는 어느새 남자들의 지근거리에까지 접근한..

그녀가 휘두른 철골에 의해 원형을 남기지 않은 채 산산조각이 나 허공에 흩뿌려지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미친놈이든 아니든 패 죽이며 괜찮겠지?"

남자들이 한 말을 비꼬듯이 중얼거리며 그녀는 남자들로 인해 피와 그 외의 것들이 뚝

뚝 떨어지는 철골을 든 채 목 없는 시체 사이를 유유히 지나갔고.. 곧이어 머리를 잃

은 시체 2구는 힘없이 지면에 낙하하며 마른 소리만을 흘렸다.

============================ 작품 후기 ============================

이번화 요약

미미드래곤은 짱쌨다.

철골을 휘두르니 다 죽었다.

총을 쐈는데 다 튕겨냈다.

그야말로 미미드래곤은 존나 짱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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