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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일행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경철의 정신 나간 협박과.. 마찬가지로 자신
도 따라가겠다고 하는 나라.. 그리고 절대 데리고 가고 싶지 않은 그녀를 포함해 상황
은 엉망진창이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녀를 따라가려는 경철이었지만.. 죽을 수도 있는 이 위험한 여행길
에 나라가 동행하는 것은 극구 반대였고.. 자신 역시 그 여행길에 어떻게든 동참하겠다
는 강한 의지를 표시하는 나라..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네 마네
를 시전하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껴버린 그녀는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었다.
"당신도 너도 데리고 갈 생각 없으니까.. 그만해!"
자신의 의사를 서로에게 억누르는 싸움을 하고 있는 두 명에게 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일
갈했다.
"그럼 날 죽이고 가라."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저를 데리고 가면 다 해결되는 일이잖아요!"
그러나 두 사람은 포기하려는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에게 쏠려있
던 타깃을 그녀에게 돌린 채 닦달하기 시작했다.
"네가 죽고 난 뒤 미도의 상처를 막은 게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윽..!"
"저희에게도 미도를 만날 권리가 있습니다!"
"으음..!"
두 사람이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대
미지를 입었다.
자신도 죽고 싶어서 죽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죽은 뒤 그를 케어한 것은 분명
히 두 사람을 포함한 병원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여행길에 데리고 가는 것은 너무나 큰 위험을 동반하고 있었
다.
자신의 경우 특수한 공격을 제외한다면 거의 무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신체를 가지
고 있었기에 위험성은 별로 없었지만.. 보통 인간인 그들에게 있어서 이 여행은 너무
나 위험했다.
자신의 능력이라면 대체적으로 지켜줄 자신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
서 자신은 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프로 경호원도 아니었다.
어떤 돌발적인 일이 터져 두 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을 지키지 못하고 죽게 한다면.. 자신은 어떤 낯짝으로 그를 봐야 할지 짐작
조차 할 수가 없었다.
"여,역시 안돼! 혹시라도 당신들이 죽으면.. 그 녀석이 상처 입을 테니까...
아주 조금 그냥 데려가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그 생각은 바로 접고 역시
반대의 스탠스를 취하기로 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죽었다고 생각한 우리가 바로 눈앞에 있다면?"
"그야..."
당연히 기뻐할 것이다.
보지 않아도 그의 기뻐하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로 예상됐다.
"기뻐하겠지? 물론 '너' 만큼은 아닐 테지만..
당연하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녀였지만 그런 티를 내는 것은 왠지 부끄러웠던지라 입
을 닫은 채 대답을 어물쩍 넘겼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경철은 씩 하고 웃으며 옆에 있는 나라에 눈빛을 보냈고 나라는 고
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서로 싸우는 것보다 그녀를 설득시키는 것에 힘을 합하기로 한두 사람은.. 그대로 그녀
를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저희들은 '사죄의 선물' 로서 제격이지 않을까요..?"
"사죄..."
나라의 말에 그녀는 되새기듯 그 말을 중얼거렸다.
그랬다.. 자신은 그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됐다.
본의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상실감을 맛보고 괴로워했을 그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됐
다.
"거기서 우리를 무사히 그 녀석에게까지 데려간다는 것은.. 이만큼 좋은 선물도 없겠
군."
"그렇네요! 미도라면 분명 뛸 뜻이 기뻐하며 키... 아니.. 좋아할 거예요!
두 사람의 말대로.. 만약 이 두 사람을 무사하게 데리고 가는 것은.. 그에게 있어 큰
선물이었다.
물론 자신이 가장 큰 선물!이라는 자신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확실히 사죄의 의
미로 두 사람을 그의 앞까지 무사하게 데려가는 일은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자신
에게나 그에게나 그들에게 나.. 모두가 좋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가지고 있던 미안한 감정이 조금은 사그러 들며 자신도 마음이 편해질 것이었고
그는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3명이나 살아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고.. 그들도 목
적대로 그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니.. 모두 다가 이득인 일..
"아니..아니! 아니지..! 그럴 리가 없잖아..!?"
순간적으로 넘어갈뻔했던 그녀였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역시 위험이 너무 컸다.
혹시 잘못해서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진심으로 그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어진다.
그 정도의 리스크를 짊어지고서까지 그들을 데리고 갈 이유는 없다...라고 생각했던 그
녀였지만.. 경철과 나라의 혀는 계속해서 그녀를 꼬시기 위해 움직였다.
성서에 나오는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게 하기 위한 뱀과 같이.. 그들은 그녀를 집요할
정도로 유혹했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뱀의 꼬드김에 넘어가 선악과를 먹은 이브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
다.
"아아아아! 젠장! 알았어! 알았다고! 가! 가면 되잖아! 젠장! 까짓것 무사하게 배달시
켜주면 될 거 아니야!!"
잘 익은 토마토와 같은.. 새빨간색으로 얼굴을 물들인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채 그들에게 선언 한 뒤 자신 혼자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웃거나 심각해지거나 하는 등
의 표정쇼를 선보이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어떻게든 그들의 달콤한 독에 버텨냈던 그녀였지만.. 결국 마지막 경철의 말에 함락되
어 버렸다.
차마 입으로 말하기는 민망한.. 어느 정도의 수위가 존재하는 내용이었다.
경철의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상상함과 동시에 얼굴이 붉게 물들며 부끄러움을 느끼면
서도.. '나쁘지 않을지도..'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함락되어 버렸지만.. 우습
게도.. 그것을 말한 경철 역시 귀에서부터 털 하나 없는 자신의 머리까지 삶은 문어와
같은 상태로 새빨갛게 변해있는 상태였다.
경철도 어떻게든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지라.. 있는 말 없는 말을 다 내뱉
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노력은 다행히도 결실을 맺은 듯.. 그녀를 어떻게든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아쇠가 될 수 있었다.
겨우 답답하고 복잡했던.. 혼돈의 상황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던 경철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단지 그런 경철과는 다르게 나라는 기분이 나쁜듯한 얼굴로 입을 다문 채 있을 뿐이었
다.
어찌 됐든.. 결국 그를 찾는 여행에 경철과 나라를 일행으로서 동행하게 된 것이 정해
졌고.. 그들은 한시라도 빨리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사실 그녀는 어차피 데리고 가기로 한 것.. 며칠 정도 경철의 상처를 회복한 뒤 떠날
생각이었고.. 그것은 나라도 동의하는 바였다.
하지만 경철은 그것을 극구 거절했고.. 한시라도 빨리 출발하기를 원했다.
본인의 의사가 그러했던지라 그들은 여행의 준비를 끝 맞춘 뒤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필요한 것은 식량과 식수.. 그리고 경철이나 나라가 사용할만한 '무기' 였다.
물론 그녀가 웬만하면 곁에 두고 지킬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안
전을 위해 무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고.. 애초에 경철은 자신의
몸은 자기 자신이 지킬 생각이었기에 무기는 꼭 필요했다.
그리고 그 필요한 물품들은 '실베른' 이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들의 가장 큰 목적은 '그' 를 찾는 것이었지만.. 그 와중에 태양 교단과의 마찰은 피
할 수가 없는 일이었고.. 그녀로서는 그들을 살려둘 이유 따윈 없었기에.. 가는 곳마
다 파괴활동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것은 실베른 일행에게 있어서는 양손 들어 환영해야 할 일이었다.
좀비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인 그들이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비록 자신들이 그 여행에 동참할 수는 없었지만.. 그 대신으로서 식량과 식수나 의약
품 그리고 무기들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거절할 이유는 한 가지도 없었기에 받을 수 있는 건 받기로 했다.
식량은 실베른쪽이 알아서 처리하게 했고.. 무기의 경우 그녀는 필요 없었고.. 나라 역
시 싸우기에는 부적합했기에 사실상 필요가 없었기에 결국 무기를 고르는 것은 경철뿐이
었다.
그리고 경철이 선택한 무기는 다름 아닌 '총' 이었다.
실베른의 아지트 창고에는 의외로 화기류들의 장비들이 제법 있는 편이었다.
단지 사용할 수 있는 인물이 극히 적은 탓에 이렇게 창고에 처박혀 있었던 모양이었지
만..
"나는 이쪽이 '특기' 지."
경철은 안 그래도 험상궂게 생긴 얼굴을 더욱더 험상궂게 일그러트리며 웃고는 창고에
있는 화기류란 화기류는 닥치는 대로 배낭 안에 쓸어 담으려고 했다.
"누가 다 준다고 했어..!?"
아직 제대로 몸도 못 움직이는 경철이 이때만큼은 평소보다 더욱 재빠르게 움직여 쓸어 담으려고 했었지만.. 그것보다 먼저 빠르게 움직인 실베른이 경철의 행동을 사전에 막
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의약품을 고르던 나라의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1년 정도 밖에 안 남은 거 같은데.. 저희가 가져가서 유용하게 쓰도록 할
게요."
라면서.. 각종 약과 약물들을 닥치는 대로 쓸어 담아 배낭 안에 넣으려고 했다.
그야말로 경철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었다.
"이 것들은 산적인가 뭔가냐!?"
결국 참지 못한 실베른이 탐욕스럽게 무기와 의약품들을 챙기려는 경철과 나라를 향해
소리쳤다.
"하아..적당히 해라."
둘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역시 경철과 나라의 행동은 자신이 생각해도 조금 과하
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동시에.. 역시 그의 주변에는 이상한 인간들을 끌어들이
는 묘한 체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그녀와 실베른의 말에 반성한 두 사람은 고개를 숙여 사죄 한 뒤 과한 욕
심을 버리고 적당한 수의 총기와 탄환 그리고 의약품 등을 양심껏 배낭 안에 넣었다.
"하아.. 진작 그랬으면 좋잖아.. 식량은 밖에 준비해뒀으니까.. 그거 가져가면 돼.
그들의 반성하는 태도에 마음이 누그러진 듯 차분해진 실베른은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저것 챙겨줘서 고마워."
"태양교단의 쓰레기 놈들을 처리해주는데 이 정도는 껌이지."
"그래..?"
실베른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얼굴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것은 흡사.. 먹이를 노리는 맹수를 연상케하는 위압적인 모습이었다.
"뭐,뭐야..?"
300년간 살아오면서 단련된 자신의 감이 좋지 않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을 느끼며 실베
른은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혈액팩도 내놔. 쓰레기 청소해주는데 그 정도는 껌이잖아? 안 그래?
"니 년이 제일 악독하잖냐! 산적 두목 년아!!
실베른에게 있어 식량은 물론이고 무기나 다른 장비류보다 더욱 귀중하고 귀중한 혈액
을 내놓으라는 그녀의 악랄함에 실베른은 진심의 살의와 악의가 담긴 말을 그녀에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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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탱만랩 미미와 중랩원딜러 경철 개쪼랩힐러 나라.. 마스코트(?) 오른손 의 여행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