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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17화 (11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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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한편 권총을 사용해 남자 한 명을 해치우고 어둠 속에 몸을 숨긴 그는..

남자를 살해한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을 죽인 채 현장을 지켜봤다.

방금 전의 총성을 듣고.. 다른 남자들이 분명 그 장소로 모여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

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예상대로 몇 명의 남자들이 머리가 없는 시체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모여들었다.

자신들의 동료가 처참하게 머리를 잃은 채 쓰러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별다

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시체의 상체를 살피는 것과 동시에 주변을 경계하는듯한 모습

을 보였다.

그는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권총을 꺼낸 뒤 탄창에 남은 탄환을 확인했다.

20발이 최대인 탄창에는 현재 11발의 탄환이 남아있었다.

처음 권총을 챙겼을 때 시험사격으로 쏴본 1발과 방금 전 남자를 죽일 때 사용한 8발

을 뺀 나머지의 탄환이었다.

그는 방금 전의 전투에서 남자들의 특성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높은 신체능력 이외에도 잘려버린 목을 다시 몸에 붙일 정도의 질긴 생명력과 재생능

력..

그야말로 불사에 가까운 육체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머리를 완벽하게 파괴시키면 더

이상 재생할 수 없다는 약점을 알 수 있었다.

단지.. 약점이라고는 해도 머리를 완전하게 파괴 시키는 데는 그가 가진 무기들로는 조

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가 가진 무기는 대부분 날붙이류.. 베거나 찌르거나 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칼날류의

무기들은 머리를 완벽하게 파괴하는데 있어 너무 많은 손이 갔다.

물론 칼날보다 좀 더 쉽고 빠르게 머리를 파괴할 수 있는 미트 해머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날붙이류보다 조금 더 빠를 뿐.. 여전히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완벽하게 남자들

을 죽일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현재 그가 가진 이 권총은 남자들을 빠르고 쉽게 죽일 수 있는 귀중한 무기였

지만.. 문제는 탄환의 수가 한없이 적었다.

잘 노리고 쏜다 쳐도 한 명당 5~6발 정도의 탄환이 소비되는데 반해 현재의 탄환은 11

발.. 해치울 수 있는 것은 2마리뿐.. 그것도 1:1의 상황이라는 전제하였기에 현재 저

인원수와 상대하게 된다면 기껏해야 한 마리를 해치우는 것이 겨우일 것이었다.

그는 권총을 홀더에 집어넣은 뒤 다시 모여있는 남자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들은 그의 냄새를 포착한 것인지 그를 찾기 위해 고개를 들어 올린 채 코를 벌름거

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조만간 어둠 속에 숨어있는 그를 찾는 것도 시간문제..

제법 초조해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냉정하게 머리를 굴려 남자들을 효율적

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1:1이라면 시간과 노력은 들지만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기에.. 1:1의 상황을 만들어

한 마리씩 차례대로 처리를 할까 싶었지만.. 동료가 당한 탓인지 경계심이 높아진 남자

들은 서로가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한 채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상태였기에 1:1 상황

으로 유인한다는 안은 기각했다.

다음으로 생각한 것은..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건물.. 대략 5층 정도 되는 건물의 꼭

대기로 유인해 그대로 밀어 떨어트리는 방법이었다.

아무리 남자들이 튼튼하다고는 하지만.. 5층 정도의 높이에서 머리가 지면에 충돌한다

면 단번에 머리를 으깨 트릴 수가 있었다.

단지.. 남자들을 떨어트리는 것은 굉장히 고난도의 일이었다.

한 마리 정도라면 어떻게든 떨어트리는 게 가능하다고 쳐도.. 지성을 가진 그들이 이

후 낙사하는 것을 경계할 것은 당연한 일..

동귀어진할 생각으로 행동한다 하면 조금 더 많은 인수를 떨어트릴 수 있기야 하겠지

만.. 자신의 목숨조차 위험해진다면 본말 전도인데다가.. 비록 떨어트렸다고는 해도 머

리부터 떨어질 확률이 100%는 아니었고.. 만약 다른 부위부터 떨어져 봤자 남자들의 무

시무시한 재생능력이라면 무의미했다.

안전하지도 못하고 너무나 불확실한 방법이었기에 이 안도 기각.. 이었지만 이 건을 계

기로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고.. 재차 고민할 생각도 없이.. 떠오

른 아이디어를 살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10분 후..

어떻게든 남자들에게서 들키지 않게 은밀 행동을 하며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킬 사전 준

비를 끝낸 그의 등에는 등산용의 커다란 백팩이 매어져 있었다.

준비를 끝낸 그는 자신들을 수색하고 있는 남자들을 지켜보며 등 뒤에서 중 식칼을 뽑

은 뒤 자세를 낮춘 채로 그를 찾아 헤매고 있는 남자들의 근처로 이동했다.

"냄새! 가깝다!  근처에.. 있다!

어둠 속에 몸을 감춘 탓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뛰어난 후각으로 그의 냄새

를 파악한 남자들은 주위를 계속해서 두리번 거리며 그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를 썼지

만.. 완벽하게 어둠과 동화된 채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그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와 가장 가까운 남자가 무방비한 등을 그가 있는 쪽으로 돌린 순간!

자세를 낮췄던 그가 용수철과 같이 몸을 일으키며 튕겨 나갔다.

"녀석..이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그의 모습을 포착한 남자들이 외쳤고.. 그에 따라 등을 돌리고

있던 남자도 그의 모습을 시야에 넣기 위해 몸을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가 있는 힘을 다해 내리친 중 식칼이 남자의 목을 통째로 썰어

버린 직 후였다.

그렇게 참수당한 남자의 목이 신체를 타고 떨어지려던 직 전.. 그는 그것을 발로 차올

렸고.. 그 목은 얼마 정도 허공을 떠돌다가 그의 열려진 커다란 백팩 안으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일단..하나!"

남자의 목을 배낭 속에 집어넣은 그는.. 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칠게 팔을 휘두르

는 목 없는 남자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그를 발견하고 배제하기 위해 달려오

는 남자들로 시선을 돌렸다.

목 없는 남자가 아직까지 몸을 움직이고 있기는 하지만.. 시야가 차단된 탓인지 아무것

도 없는 공간에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기에 무시해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자신과 가까운 남자의 머리를 향해 중 식칼을 내던졌고.. 그것은 정확하게

남자의 머리 중앙에 박혀들어갔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생명력과 재생력을 바탕으로 하는 남자들이 이 정도로 죽을 일은 없

었고.. 남자는 움찔거리면서도 자신의 머리에 박힌 중 식칼을 빼내기 위해 손을 뻗으려

고 했다.

그리고 그 아주 잠깐의 시간은.. 그가 새로운 무기를 꺼내 남자의 목을 베어버리기에

는.. 여유롭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

이었다.

남자가 머리에 박힌 중 식칼을 빼낸 그 순간에는 이미 그 목도 힘없이 지면을 향해 낙

하해갔고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발로 차 배낭 안에 넣었다.

"2마리..!"

다시 한번 수를 셈과 동시에 그는 들고 있던 칼을 하늘 높이 던져 올리며 허리춤의 홀

더에서 권총을 빼내 그것을 달려오고 있는 남자들에게 조준한 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방

아쇠를 당겨 탄창에 있는 모든 탄환을 자신에게 달려오는 남자들을 향해 쏟아부었다.

총 11발의 탄환을 자신에게 달려오는 세 남자에게 각각 2발 2발 그리고 남은 탄환 7발

을 모두 박아 넣음으로써 한 마리의 머리는 확실하게 벌집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2발의 총격을 당한 남자는 아주 잠깐 주춤하는 것 정도의 효과밖에는 없었다.

"3마리..!"

머리가 벌집 상태가 된 남자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그는 권총을 버린 뒤 자신이 공중

에 내던졌다가.. 이제야 지면을 향해 추락하고 있는 중이었던 중 식칼을 공중에서 낚아

채 아주 잠깐 움직임이 멈췄던 남자를 향해 부메랑을 던지는듯한 자세로 내던졌고.. 급

하게 피하기 위해 움직여버린 남자의 탓에 목이 아니라 턱에 맞아버렸지만 결국 목이 잘

린 것과 별반 다를 거 없는 결과가 나왔다.

"4마리.."

턱 위에서부터 잘린 남자의 머리를 이번에도 발로 차서 정확하게 배낭에 챙긴 그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나머지 한 명에게도 다른 남자들과 별반 다를 거 없는 행동을

취했다.

"끝!"

그렇게 4개의 머리를 배낭 속에 집어넣은 그와.. 머리통이 벌집이 된 남자 한 명.. 그리고 목이 잘린 채 손과 발을 마구 휘두르는 목 없는 남자 4명만이 남게 됐다.

그는 그 상태에서 배낭을 짊어진 채 남자들의 마구잡이 공격을 여유롭게 피해 가며 그 자리에서 벗어난 뒤.. 미리 사전 준비를 해둔 음식점의 안으로 들어간 뒤.. 주방에 있

는 업소용 오븐의 문을 열어 배낭에 들어있던 남자들의 머리를 전부 털어놓은 뒤 문을

닫았다.

"어떻게 구워드릴까요! 손님! 히히히히!"

그는 오븐의 스위치에 손을 올린 채 경악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의 머리

에 물었다.

그러나 목이 잘린 남자들이 말할 수 있을 리는 없었고.. 그저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를 파악하고 있던 탓에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좋아! 그럼 웰던!!"

그는 씩 하고 웃으며 오븐의 온도를 최고로 올렸고.. 얼마 후 남자들은 얼굴을 추악하

게 일그러트리며 곧 다가온 자신들의 미래에 절망했다.

"좀더 보고 싶기는 하지만.. 시간이 없네! 히히히!"

그는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남자들의 모습을 아쉽다는 듯 바라보고는 서둘러 할배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그대로 등을 돌려 가게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자 방금 전 열심히 날뛰고 있던 남자들의 목 없는 신체들은.. 아무래도 오븐 속에서 이미 머리가 익어 죽어버린 모양인지.. 지면에 힘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널브러진 시체의 사이에.. 방금 전까지는 없었던 인물이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었다.

동양인으로서는 흔하디 흔한 흑발과 어디에도 있을 것 같은 흔하고 평범한 외모의 십 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소년..

조금 더 애띄어 보이는 것을 제외한다면 판박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와 똑같은 외

모를 가진 소년이 그곳에 서있었다.

"거기서 비켜줄래?"

그는 조용히 자신의 코트 안에 손을 집어넣으며 소년에게 말했다.

하지만..

"거절한다."

차갑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거절의 말을 내뱉은 소년은 문답 무용으로 컴뱃 나이프를 뽑

아 역수로 잡은 채 그에게 질주했다.

"그럴줄알았어!"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던 그 역시 코트 속에서 꺼낸 식칼을 역수로 잡고 달려나갔다.

전속력으로 질주한 채 각각의 무기를 휘두른 두 명의 칼날이 시끄러운 금속음을 내며 부

딪쳤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두 사람 동시에 뒤로 물러난 채 동시에 나이프

를 고쳐 잡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가지고 있는 무기의 차이를 제외한다면 거울 속에 비추어진 것이

라고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몹시 똑같았다.

============================ 작품 후기 ============================

길티와 한솔이는 목숨걸고 잡았는데.. 팔도 한짝밖에 없는 주제에 순식간에 썰어버리는 미도... 진짜 아무리생각해도 눈물만 나네요 ㅠㅠ

괴물만 활약하는 더러운 세계과아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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