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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14화 (11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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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한 편 그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은..

[미친.. 뭔가 꼬였나 본데!?]

"한솔아 통에 들어가거라!"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붉은 불꽃을 본 자드와 할배는 주시하고 있던 밤하늘에서 눈을

뗀 채 그 신호의 의미를 이행하기 위해 서둘러 행동에 나섰다.

가정 먼저 한 것은 바닥에 엎드린 채 공책에 받아쓰기 공부를 하고 있던 한솔을 일으

켜 세워 길티가 매고 있는  방호통에 옮기는 일이었다.

공부를 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옮겨지게 되는데도 한솔은 별다른 반항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하게 자신이 들고 있던 공책을 접고는 방호통안에 들어갔다.

"위험하니까 나오면 안 된다?

뚜껑을 닫기 전 할배는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고.. 한솔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춤에 맨 홀더에서 식칼을 뽑아 양손으로 꽉 쥐었다.

[카카카카! 신호를 안 주고 여는 새끼들이 있으면 다 찔러 죽여버려!]

한솔의 행동에 자드는 유쾌하게 웃으며 통의 뚜껑을 물어 통위에 덮었다.

"좋아.. 길티 따라와라!"

할배는 몸을 일으켜 세운 뒤 멀뚱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길티에게 명령을 내렸다.

실상 할배에게 좀비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 따위는 없었지만.. 그의 명령으로 인해 할

배나 자드 혹은 한솔의 명령에 따르게 되어 있었다.

물론 그의 명령이 최우선이기는 했지만.. 그가 부재 시에는 할배의 명령이 최우선으로

되어 있는 상태였다.

[서둘러!]

자드의 말에 따라 할배는 잽싸게 계단을 내려갔고.. 그 뒤를 통을 맨 길티가 따랐다.

서둘러 계단에서 내려가 밖으로 뛰쳐나온 그들은 그가 향했던 목적지와 완전 반대편의

방향으로 달렸다.

약 10분.. 할배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달렸지

만..

[할배! 온다!]

자드의 다급한 목소리에 할배는 달리면서 고개만을 돌려 뒤를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어둠 속에 비치는 달빛에 노출된 수명의 남자들.. 낮에 본 좀비 남자

들이 자신들 쪽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칫..! 어쩔 수 없군! 길티! 한솔이를 데리고 도망가라!"

할배는 길티에게 명령을 내리자마자 몸을 틀었고.. 길티는 그 명령에 따라 발을 멈추

지 않은 채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저 빌어먹을 새끼들.. 역시 적이었냐!]

"그럼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한 뒤 씩 하고 웃었다.

"쳐죽인다!"

[쳐죽인다!]

두 사람은 동시에 외치며 지면에 자드의 입을 쑤셔 넣어 한평은 될 것 같은 크기의 지

면을 때어냈다.

"허허허허! 전부 죽여주마!"

할배는 호쾌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남자들을 향해 뽑아낸 지면을 거침없이 내던졌다.

무서운 속도로 날아간 지면은 정확하게 남자들을 덮치려고 했지만..

[젠장 제법 잽싸네..!]

지면에 맞기 직전 남자들은 양옆으로 갈라지며 날아오는 지면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

고.. 흩어졌던 진형을 다시 갖춘 채 속도를 줄이지 않고 할배와 자드에게 적의를 표출

하며 달려왔다.

"하나 더 간다!"

생각 이상으로 잽싼 남자들의 동작으로 인해 그들의 유일한 원거리 공격은 실패로 끝났

지만..  애초에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할배는 자드의 턱힘을 이용해 지면에서 아까보다 좀 더 작은 지면을 뽑아내어 그것을 남

자들에게 내던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까와 마찬가지로 남자들은 어렵지 않게 그 공격을 회피했다.

[훼이크다 병신들아! 카카카카!]

일부로 아까보다 작은 크기의 지면을 적당한 힘으로 내던져 회피를 유도 한 할배는 미

리 남겨뒀던 지면을 집어 올려 남자들이 첫 번째 지면을 회피하면서 생긴 틈을 노려 3

번째 지면을 내던졌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왼편에 있던 남자 2명이 무식한 크기와 무게의 지면에 짓눌려 목과

몸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뒤틀리며 날아갔다.

[카카카카! 이 새끼들 별로 안세네! 이 것들 빨리 처먹어버리자!]

예상했던 것에 비해 별달리 강하지 않은 남자들의 능력에 자드는 쾌재를 부르며 커다란

입을 벌리며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어이쿠.. 예상보다 질긴 놈들 같은데?"

[이런.. 미친? 아무리 봐도 그건 즉사 아니었어?]

자신들이 분명 죽였다고 생각한 남자들..

온몸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뒤틀리며 쓰러졌던 남자 2명이 동시에 지면에서 일어났

고.. 그와 함께 거꾸로 되돌린 영상 마냥.. 재빠르게 본래 있어야 할 방향으로 온몸이

되돌아갔다.

남자들은 몸 상태를 확인할 것도 없다는 듯 그대로 다른 남자들과 합류해 또다시 할배

와 자드를 향해 돌격했다.

"적! 동료! 죽여라!"

가장 선두에선 남자가 어눌한 말투로 외쳤고.. 그것을 신호로 남자들 각자가 주먹을 강

하게 쥔 채 눈을 빛냈다.

거리는 이제 몇 미터도 남지 않은 상황..

할배의 다리로는 피하는 것도 도망가는 것도 무리인 거리였다.

그렇기에..

"자드 실드으으으으으!"

[야이 미친노친네야아아아아!!]

할배는 거침없이 날아오는 주먹을 막기 위해 커다란 악어의 머리가 달린 오른팔.. 즉

자드의 얼굴을 앞으로 내민 채 방패로 이용했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6번이 들리며 자드의 머리에 6개의 묵직한 주먹이 꽂혔고..

그것은 자드는 물론이고 할배의 예상조차 넘는 위력이었다.

[카아아아아악!!]

자드의 비명과 함께 그 충격을 버텨내지 못한 할배는 남자들의 힘에 의해지면에서 발이

떨어져 나가며 몇 미터나 떨어진 거리에 내동댕이 쳐지듯 날아갔다.

"크윽..!"

제대로 된 낙법 하나 취하지 못한 할배는 지면에 떨어진 충격 전부를 몸으로 느끼며 신

음을 흘렸다.

뼈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할배의 나이대로서는 꽤나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고통에 비명을 내지를 시간도.. 허리를 문지를 시간조차 남자들은 주지 않았다.

"노인공경도 아니고.. 노인 공격인가..!"

[썰렁한 개그 하지 마 미친 영감탱이야..! 빌어먹을 더럽게 아파 죽겠는데..!

남자들은 날아간 할배와 자드를 추격하며 숨통을 끊기 위해 다시 한번 그 무지막지한 주

먹을 휘두르려고 했고.. 할배는 그것을 막기 위해 견제와 반격의 의미로 자드의 머리

를 거칠게 휘둘렀다.

바람을 찢는 거친 소리를 내며 휘둘러진 자드의 머리에 달려오던 남자들은 인간이 하기

에는 제법 무리가 있는 동작으로.. 뼈가 꺾이는 무시무시 소리를 흘리며 허리를 꺾어

아슬아슬하게 자드의 머리를 피해 내고는 그대로.. 스프링 장난감처럼 텀블링을 하며 자

드의 공격 범위 밖으로 빠져나가 듯 거리를 벌렸다.

[미친.. 짱개 기예단 새끼들이냐..!]

기예단과 같은 유연함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이 아닌.. 억지로 뼈를 뒤트는 무시무시하

고 무식한 방법을 이용한 움직이었지만.. 남자들이 한 행동은 기예 단도 울고 갈 행동

이었다.

허리가 꺾인 남자들의 허리는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고.. 자드의 공격을 견제하

듯 떨어진 거리에서 할배의 몸을 둘러싸듯 한 포진을 취했다.

"이 녀석들 머리도 제법 돌아가는 모양이군.. 까다로운데."

그들이 여태껏 상대해왔던 적은 야성만이 존재하는..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괴물의 종류

나.. 육체적 능력은 약하지만 지능적으로 도구나 전술을 이용하는 인간.. 두 종류의 부

류였다.

하지만 이번에 상대하는 남자들은.. 괴물보다 능력 자체는 떨어지지만.. 무시무시한 재

생능력과.. 지능을 가진..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굉장히 귀찮으면서도 까다로운 적이라

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

[필살기도 안 통할 것 같고 말이지..]

생명체가 상대라면.. 치명적인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일정량의 포식을 함으로써 사용

할 수 있는 독 안개를 뿜어내는 능력인 '독무'

괴물이든 인간이든 당하는 순간 괴로워하다가 죽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기

술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들은 생김새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도 독무

가 통할 것 같지는 않았다.

애초에 독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호흡기로 들어가 내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기술

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들이 숨을 쉬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고.. 그 속도로 자신들에

게 뛰어왔음에도 숨을 흩트리거나 거칠게 숨을 쉬거나 하는 행동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호흡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아.. 어쩔 수 없군.."

할배는 체념한듯한 모습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카카카카! 이 꽉 다물어라 할배!]

자드의 말대로.. 할배는 틀니가 아닌.. 아직 건재한 자신의 이를 꽉 깨문 채 자드를 남

자들에게 겨눈 채 자세를 잡았다.

[덤벼봐! 기예단 새끼들아!]

자드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자신들을 포위한 남자들을 도발했다.

그러나 남자들은 도발에는 별반 반응하지 않은 채 그저 천천히 할배의 주변을 천천히

돌 뿐 이었..지만.. 어느 순간 할배의 무방비해 보이는 등을 노리고 한 남자가 주먹을

내질렀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의 재빠른 지르기..

"크어어억...!

그 빠른 속도에 할배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그 묵직한 주먹을 등에 고스란히 타격

당할 수밖에 없었고.. 동시에 할배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고통에 찬 비명이

울려 퍼졌다.

평범한 인간의 몸인 할배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죽음에 이르러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 이었지만..

[잘먹겠습니다아아아아!!]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지 않기에.. 멀쩡한 자드는 몸을 틀며 할배의 등뼈를 개박살낸 남

자를 커다랗게 벌린 입안에 넣어 집어삼켰고.. 그와 동시에 충격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할배가 거칠게 숨을 토해냈다.

"흐윽.. 지, 진짜로 죽을뻔했군.

할배는 주위를 살피는 걸 잊지 않으면서도 깊게 배어 나온 식은땀을 거칠게 닦아내며 중

얼거렸다.

남자의 공격으로 인해 박살 난 등뼈는 방금 전의 포식으로 인해 깔끔하게 회복하고 있었

기에.. 그때의 고통이 잔통으로서 아직 남아있는 위화감은 있었지만.. 육체 자체는 멀

쩡한 상태였다.

스마트하다고 말할 수 없는.. 그야말로 우격다짐의 전투 방식..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

는 전법..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준 것은 할배의 뼈였지만.. 어찌 됐든 할배가 미끼가 되어 공격

을 당하는 순간 자드가 근접해온 적을 집어삼킨다는.. 할배의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로

서 남겨두고 싶은 처절한 전투 방식이었다.

[자! 먹히고 싶은 새끼는 이 노친네한테 주먹이든 발이든 칼이든 꽂아 보라고! 카카카

카!]

"으,으음.. 이왕이면 그렇게 공고를 해주지 않았으면 하는데.."

자드가 유쾌한 웃음을 흘리며 양쪽 눈을 빙글빙글 돌려가며 남자들을 도발했고.. 그런

자드의 도발에 탐탁지 못한 듯 할배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중얼거렸다.

그때..

"너 쫓아라 다른 적"

리더인 남자가 다른 남자를 가리키며 명령을 내렸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포위의

진형에서 이탈한 채 길티가 도망간 장소로 빠르게 달려나갔다.

[ 야! 그쪽이 아니라 이쪽이야! 병신아!]

"막아야돼!"

남자가 누굴 추격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뻔했다.

길티 그리고 통에 들어가 있는 '한솔' 이었다.

갑작스러운 남자의 이탈에 당혹감과 함께 초조감이 찾아온 자드와 할배는 뛰쳐나간 남자

를 뒤 쫓으려고 했다.

하지만 할배와 자드를 포위한 남자들은 그냥 보내줄 생각이 없는 것인지 자신들의 포

위망을.. 올가미와 같이 점차 조여 가며 할배와 자드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압박해 갔

다.

============================ 작품 후기 ============================

주말이라 출근 걱정없이 새벽까지 쓸수 있어서 좋네요.

마음편하게 잘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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