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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13화 (11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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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그야말로 자신을 빼다 박은듯한 모습의 소년..

차이점이라면 그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인다는 점 뿐인.. 형제.. 아니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닮은 모습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와 관련이 없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인물..

물론 그저 닮은.. 관계없는 완전한 타인이라고 하는 가능성도 존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닮았다고 한다면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였다.

좀비를 닮은 남자들이 그를 닮은 소년에게 대하는 태도는 눈에 보일 정도로 태양 교단

의 남자들과는 달랐다.

흡사 절대적인 신을.. 혹은 창조주를 대하는 듯 경외감과 존경심 그리고 두려움을 안은

듯한 태도를 취하듯 무릎을 꿇은 채 소년을 우러러 보고 있었고.. 다른 태양 교단의 인

간들도 남자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린 소년에게 대하는 태도 치고는 몹시 깍듯한 태도

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명백하게 그 자리에서 그를 닮은 소년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소년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입

을 열어 무엇인가를 내뱉었고 소년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

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할 일이 다 끝난 것인지 소년은 등을 돌려 나왔던 건물로 재차 발걸음을 옮겼

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소년의 발걸음이 정밀한 기계와 같이 우뚝 멈춰 섰고.. 소년

은 그대로 삐걱거리는 고철 인형처럼 고개만을 돌렸다.

그 순간..

소년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눈과.. 야시경으로 그를 훔쳐보고 있던 그와 시선이 맞

아떨어졌다.

착각.. 평범하게 생각하면 그것은 그저 착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와 소년의 거리는 못해도 수백 미터의 거리가 떨어져 있었고 심지어 그가 있는 곳은

달빛 하나 비추어지지 않는 어둠 그 자체였다.

낮이라고 해도 아무런 도구 없이 이쪽을 의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쪽의 시선을 정확하

게 알아차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위치가..

자신이 저쪽을 훔쳐본 사실이 들켜버렸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머리가 아닌.. '감각적' 인 느낌으로서 알 수가 있었다.

그도 잘은 알 수 없었지만.. 눈이 마주친 순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불쾌함과 함께 '들

켰다' 라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증거로.. 소녀는 확실하게 자신이 있는 쪽을 가리키며 덤덤한 태도로 주변의 남자들

에게 명령을 내렸고.. 남자들은 소년을 대하는 표정에서 적을 상대하는 병사.. 혹은 사

냥감을 노리는 사냥꾼 같은 매서운 얼굴로 변화 한 뒤.. 그 자리에서 누가 할 것도 없

이 뛰쳐나갔다.

명백하게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 오려는 그들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그는 야시경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그대로 4층 높이의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순식간에 중력의 영향을 받아 지면으로 빨려 들어가듯 낙하한 그는.. 둔탁한 충격에 얼

굴을 살짝 찌푸리고는 저 멀리서 이쪽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무리를 한번

확인한 뒤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갔다.

빌딩들로 인해 제대로 달빛조차 비추어지지 않는 어둠 속을 내 달리며.. 그는 주머니

속에서 신호탄을 꺼내 그것을 허공에 쐈다.

자신이 실패한 것을 알리며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로 사용한 신호탄이었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튀어 올라간 신호탄은 공중에서 주변을 환하게 밝힌 뒤 그

대로 소리 없이 사라졌고.. 그는 빈 통을 가볍게 내던진 뒤 다시.. 어둠 속에 녹아들

어 사라지듯 몸을 숨기며 미로와 같이 복잡한 길을 내 달렸다.

이대로 어둠 속에 몸을 숨길까도 생각했지만.. 오늘 낮에.. 남자들이 냄새를 이용해 색

적한 것이 생각난 그는 그 안은 폐기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대로 몸을 숨긴 채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일이었지만.. 할배 일행

의 기동력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할배와 자드는 애초에 한 세트인데다가.. 할배 자체는 평범한 노인의 몸이었기에 그다

지 빠르지 않았고.. 거기에 한솔까지 포함된 그들이 이 어둠 속에서 잽싸게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그 자신이 미끼가 되어 그들이 도망갈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추격자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대신.. 달빛이 밝게 비추어지는 곳으로 잠시 나가

자신의 모습을 한번 노출시킨 뒤 재빨리 어둠 속에 녹아들듯 사라져 추격자들을 유인했

다.

하지만..

그의 의도가 이미 읽힌 것인지..

아니면 동료가 있다고 짐작한 것인지..

추격자들은 두 패로 나뉘어 한 팀은 그를 쫓고 다른 한 팀은 그가 있는 곳과는 전혀 다

른 곳으로 달려 나갔다.

전혀 다른 곳으로 가는 팀이 어디로 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이 상태로 라

면 발이 느린 할배 일행이 색적 범위에 걸릴 확률이 몹시 높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쪽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

전투능력만으로 본다면 할배와 자드는 그보다 뛰어난 존재이기는 했다.

스티로폼 마냥 아스팔트를 뚫는 괴력과 단번에 상대방을 집어삼키는 일격필살의 공격..

독 안개를 뿜어내는 독무와.. 인간이든 좀비든 가리지 않고 포식함으로써 얻는 회복력까

지 더해져 '괴물' 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단지.. 할배의 몸체는 일반적인 인간의 신체능력이었기에 포식으로서 재생능력을 늘리

지 않으면 쉽게 죽어버릴 수도 있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기동력이 낮아 재빠른

상대나 원거리에서의 공격에는 약했다.

거기에.. 혼자라면 모를까 현재 할배와 자드의 곁에는 한솔이라고 하는 취약점까지 존재

하고 있었기에 현재 상태에서의 전투는 할배와 자드에게 몹시 불리할 수도 있었다.

어떻게든 자신에게 붙은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그쪽으로 합류하던가.. 추격자들을 전원

죽이고 합류하던가.. 어찌 됐든 어떤 식으로든 그쪽에 지원을 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

그는 어둠 속에 숨소리와 발소리를 최대한 죽인 채 이동하며 생각했다.

따돌리느냐 죽이느냐

솔직히 말해 아직 '남자'들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좀비의 목을 맨손으로 뜯어버리는 괴력이나 뛰어난 후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

만.. 그 이외에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저 두 가지 능력밖에 없다고 친다면 쉽지는 않아도.. 어렵지도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자

신은 있었다.

단지.. 그 외에 위협적인 능력이 있다면.. 역으로 자신이 당할지도 몰랐기에 섣불리 그

들과 싸우는 것은 확률을 알 수 없는 도박이었기에..  싸우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

한 심정이었다.

가장 안전한 것은 역시 그들을 따돌리고 할배와 합류하는 것..이지만 그래서는 시간이

너무 걸렸고 그것은 할배 일행에게 부담이 걸리는 일이기도 했다.

결국 그는 맞서 싸우기로 하는.. 불확실한 도박에 걸어보기로 했다.

그는 그림자 속에 숨을 죽인 채 자신의 무기를 꺼내 귀를 기울였다.

점점 자신 쪽을 향해 다가오는 거친 발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그는 무기를 쥔 채 자세를 낮추어 그 발소리가 더욱 가까워져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발자국 소리는 물론이고.. 그 모습조차 눈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인원수는 한 명..

아무래도 따로 나누어져 그를 수색하는 것인지 나타난 것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딱 좋은 조건.. 그는 한 명의 남자를 주시하며 기회를 기다리기로 했

다.

추격자 남자는 그의 근처까지 다가오자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코를 벌름벌름 거리며 그

의 냄새를 찾아 헤매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그의 모습을 찾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

다.

3발자국.. 2발자국.. 그리고 마지막 한 발자국..

그의 사정거리에 남자가 들어오는 순간.. 그는 어둠 속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며 보

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중 식칼로 남자의 목을 올려쳤다.

그 묵직한 일격에 남자의 목이 뼈째 분쇄되어 허공을 날랐고.. 곧이어 힘없이 지면에

떨어져 나갔다.

남자의 목이 지면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 한 뒤 그는 중 식칼에 묻은 액체를 조용히 털

어 냈다.

생각 이상으로 너무나도 시시한 결과에 그는 조금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정도급이라면 한 명씩 한 명씩 기습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기에.. 형

편상으로는 좋았다.

그러나..

분명 목을 베어.. 그 목이 지면에 힘없이 떨어지는 모습까지 지켜봤던.. 죽었어야 할

남자의 몸이 순간적으로 주먹을 쥔 채 그의 무방비해 보이는 등을 향해 휘둘러졌다.

목이 없는 시체가 자신을 공격하는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그는 미리 기척을 느끼고 앞으

로 구르듯이 그 주먹을 피해낸 뒤 자신의 무기를 꽉 쥔 채 목 없는 시체를 노려봤다.

혹시 목이 잘리기 전에 내려진 명령에 의한 행동인가 싶었던 그였지만.. 그것을 부정하

듯 목 없는 남자의 몸은 조용히 지면에 떨어진 자신의 목을 집어 들더니.. 그것을 자신

의 원래 있던 부위에 접촉시켰다.

그러자.. 잘린 단면이 꿈틀 거리며 움직이더니.. 잘린 단면을 휘감았고.. 이내 그 움직

임은 멈췄다.

"적! 멍령! 너, 너 죽인다.

잘렸음이 분명했음에도 멀쩡하게 붙어진 머리는 어눌한 말투로 외치며 그를 비웃듯 입가

를 비틀었다.

목 없는 몸뚱어리가 움직인 것도 놀라웠지만  이후 벌어진.. 잘린 목이 깔끔하게 붙어

버린 그 광경.. 보고도 믿지 못할 것 같은 엄청난 생명력과 재생력에 더욱 놀랄 수밖

에 없었다.

그 자신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질긴 생명력과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목이 잘렸다

가 다시 붙을 것 같지는 않았다.

붙을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을 자르

지 않으면 알 수 없었기에.. 실험해볼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말이다.

그는 중 식칼을 남자에게 겨눈 채 견제를 했다.

목이 잘려도 살아있는 것으로 봐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죽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그런 칼로! 나 못 죽여!!

남자는 그가 든 칼을 비웃으며 주먹을 꽉 쥔 채 그것을 휘두르기 위해 그에게 달려갔

다.

"그럼 총 이면 되겠네?"

그렇게 말하며 그는 중 식칼을 하늘 높이 내던진 뒤 허리춤에서 권총 한정을 꺼내 제대

로 된 조준도 하지 않은 채 달려오는 남자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극!?"

달려오던 남자는 신음을 흘리며 그 기세가 조금 느려졌지만 여전히 그를 노리려고 앞으

로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 이후 총 8번의 총성이 연달아 들렸고.. 여지없이 그 탄환들은 남자의 머리

에 빨려 들어갔다.

그야말로 머리가 벌집이 된 남자는 그제야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기세를 잃고 바닥에 쓰러

졌지만..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인지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는 권총을 홀더에 집어넣고 지면을 향해 힘차게 낙하하는 중 식칼을 낚아채듯 잡고는

그 기세 그대로 아직도 움직이려 하는 남자의 머리를 힘차게 내리쳐 두개골과 그 안에

든 뇌를 2조각으로 나누어 버린 뒤.. 그것도 모자라 쇠가 들어간 부츠의 밑창으로 사정

없이 그 쪼개진 머리통을 밟아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상태로 만들었다.

그제야 남자의 몸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침묵 상태.. 즉 완벽하게 시체가 됐다.

"알려줘서 고마워."

그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된 머리의 파편에 감사의 인사를 내뱉은

뒤 미련 없이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오늘자 요약

남자: x신아! 이 머리는 방검 머리야!

미도: 석양이 진다.

남자: x발!! 너프점!!

p.s

슬슬 이번 에피소드도 후반부 돌입 입니다!

슈나우저가 3대 g랄견이 맞긴한데 케바케 인거 같습니다!

저희 애도 어릴때는 g랄 맞긴 했는데 되게 얌전하고 애교도 많고 사람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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