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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06화 (10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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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결국 그들은 아이를 데리고 백화점의 건물 앞까지 올수 있었다.

일단 다른 좀비들과 마주치지 않고 별다른 일 없이 도착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피와 그 외의 체액으로 더럽혀진 강화유리의 문 사이로 보이는 내부는 밖과는 다르게 다

수의 좀비가 우글거리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그들의 전력이라면 일반적인 좀 비 정도는 수가 많더라도 정리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현재 그의 한쪽밖에 없는 팔에는 모포에 둘러싸인 아이가 안겨져 있는 상황..

원래대로라면 좀비에게 호위를 맡기고 그와 할배 자드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좀비들

을 몽땅 소탕할 작전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가죽이 벗겨져 징그러운 자태를 뿜어내고 있는 좀비를 무서워하는 바람

에 맡기기는커녕 일정 거리 이내에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덕분에 현재 아이의 호위는 그의 몫일 수밖에 없었고.. 양손이 있다면 모를까 한 손에

아이를 든 채 좀비들을 정리하는 것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쉽지 않은 일인데다 아

이를 무사하게 지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의 능력인 좀비 조종 능력을 사용한다면 아이를 지키면서도 안전하게 정리를 할 수야

있기는 했지만.. 한 번에 조종할 수 있는 수는 늘어났지만.. 결국 하루에 1시간 정도

가 한계였던지라 혹시나 모를 일에 남겨두고 싶었기에 사용할 수는 없었고.. 좀비(지

훈)가 들쳐매고 있는 짐 속에는 화력이 높은 수류탄이나 클레이모어 같은 물건들도 있었

기에 그것을 사용한다면 간단하게 처리할 수도 있었다.

단지.. 저 수의 좀비를 처치하기 위해 사용되는 양으로 보아.. 백화점 내부도 무사하지

는 않을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다.

쇼핑(?)을 하기 위해 좀비를 정리하는 건데.. 백화점까지 통째로 정리해버리는 것은 본

말 전도의 일이었기에 이것 역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역시 가장 좋으면서 단순한 방법은 아이를 좀비에게 맡긴 채 할배와 그가 내부를 정리하

는 것이 단순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타당한 방법이었다.

"재는 무섭지 않으니까. 재랑 잠깐만 같이 있으면 안 될까? 봐봐 저런 우스꽝스러운 행

동을 하는 애야?

아이를 설득하기 위해 그는 좀비에게 명령을 내려 이상한 포즈나 이상한 행동을 명령했

고 그의 명령에 따라 좀비는 기묘한 포즈를 취하거나 바닥에 배를 보인 채 눕는.. 개

가 복종할 때나 보는 자세 등을 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하면 그럭저럭 우스꽝스러울 그런 행동들도.. 살가죽이 다 벗겨

진 인체 표본 같은 남자가 하면.. 공포와 경악밖에는 선사해줄 수가 없었고 당연하게

아이 역시 그 모습에 웃기는커녕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모습으로 강하게 그의 코트 자

락을 쥔 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소름 끼치니까 그런 포즈 시키지 마라]

옆에서 좀비의 행동을 지켜보던 자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귀여운데?"

[일단 이 미친놈이 귀엽다고 하는 기준은 확실하게 미쳐있어!]

"미쳐있다기 보단 분명 뒤틀려 있는 게야!

두 사람.. 그리고 아이의 반응이 좋지 않자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했다.

자신의 입장에서 충분히 귀엽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이들에게 있어서는 혹평 분이

었기에.. 좀 더 귀엽고.. 아이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나 아이템이 없을까 싶

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찾아 헤맸고.. 운 좋게도 이 사항에 딱 맞는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저거다!"

그는 아이를 할배에게 넘긴 뒤 쏜살같이 그 방향으로 뛰어가 목적의 물건을 가지고 돌아

와 흉물스러운 모습을 한 좀비의 개조(?)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약 10분 후..

"어떄!? 이거라면 귀엽고.. 하나도 안 무섭지?

그는 10분 동안 꾸민 좀비의 등을 자랑스럽게 떠밀었다.

일단.. 가장 흉물스러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가죽이 없어 피부가 훤히 드러나고 있

는 노출 부위는 전부 가려져 있었다.

팔과 다리는 군복을 내려서 최대한 노출을 막았고 손의 경우에는 붕대로 칭칭 감아 피부

의 노출을 막았다.

그리고

가장 흉물스러움을 내비치고 있는 얼굴 부분은..

커다란 탈인형의 머리가 씌워져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양이의 팬시 마스코트.. 헬로 키x라고 하는 탈인형이 커다란

머리가 씌워져 있었다.

신장 180cm 정도의 군복과 붕대로 몸을 감싼 성인 남성의 몸과 커다란 헬로 키x의 머

리..

분명 흉물스러운 포인트를 전부 가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흉물스럽다기보다는 기괴했

고 심지어 탈인형이 머리도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었다.

귀는 한 짝이 뜯겨져 솜이 삐져나오고 있었고.. 눈알도 하나가 없었으면..  유일하게

남은 눈알도 탁해진 탓에 죽은 생선 눈 같은 느낌인데다.. 그 뺨 한편에는 피로 만들어

진 손자국 하나가 떡하니 남겨져 있는 상태였다.

[헬로우 키x가 아니라.. 굿바이 길티 같은 느낌이다만..?]

"저런 비슷한 걸 할리우드 공포영화에서 본 적이 있다만..?"

자드와 할배는 각자의 평을 내뱉었다.

단순하게 두 사람의 말을 요약하자면.. '안 귀엽다!' 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귀,귀엽다! 귀여워!"

아무래도 두 사람과는 다르게 아이는 몹시나 그 모습이 마음에 든 것인지.. 할배의 품

에서 빠져나와  헬로우 키.. 아니 굿바이 길티라고 칭해진 그 기괴한 모습의 좀비에

가 다가가.. 그 얼굴을 만지기 위해 깡충깡충 점프를 띄었다.

단지 아이의 신장으로는 아무리 점프를 해도 닿을 거리는 아니었기에 그는 좀비에게 명

령을 내려 아이를 들어 올리게 만들었고.. 아이는 방금 전 두려움에 떨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해맑은 얼굴로 인형 탈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어이없다는듯한 얼굴로 바라

보는 자드와 할배에게 '봤지?' 라고 말하는듯한 우쭐한 태도로 자신의 뒤쪽에서 까르르

하고 웃고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우리가 이상한 거냐!? 요즘 애새끼들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냐!? 안 그래 할배?]

아무리 찾아 보려고 해도 귀여움의 요소가 단 한 가지도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을 귀엽다

고 좋아하는 아이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던 자드는 동의를 구하듯 할배에게 말했다.

"아니.. 자세히 보니 귀여운 요소가 있긴 하군."

[어디 가!? 저런 살인마 코스튬의 어느 요소가 귀여운 거냐!? 지금 당장이라도 애새끼

모가지를 잘라서 낄낄거리며 들고 다닐 거 같은 포스인데!]

그 손에 커다란 칼 하나 쥐여준다면 영락없는 b급 영화의 살인마 같은 모습이었다.

귀여움의 요소는커녕 귀기 서린 요소 밖에 없었다.

"저 죽은 생선을 연상케하는 눈이 시체를 연상케 해서 그런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

드는군..!"

[이 노친네는 하다 하다못해 시체에 욕정 하는 단계까지 온 거냐!? 그냥 아예 뒤져! 뒤

져버려!]

얼굴을 붉힌 채 생선 시체 같은 인형 탈의 눈동자를 하악 거리며 보는 할배의 모습에

경악한 자드가 진저리 치며 몸을 털었다.

각자의 취향(?)은 어찌 됐든.. 좀비에서 굿바이 길티라는 괴상한 모습이 되어 아이가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 않았기에 그는 길티(좀비)에게 아이의 호위를 명령했고 그것에 따

르듯 아이를 자신의 품에 감싸 안았다.

"그럼 정리하러 가볼까! 히히히!"

그는 코트에서 4개의 과도를 손에 든 채 강화 문의 앞에 섰고 그 옆에 할배가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와 선 뒤 자드를 들어 올렸다.

"간다 자드!"

[그래!]

자드의 동의를 얻은 할배는 그대로 자드의 머리를 강화 유리문에 강하게 내리쳤고..

강화 유리문은 깨지지 않고 아예 통째로 날아가 앞에 있던 좀비들을 말려들게 해 날아

가 버렸다.

"그럼 나는 안에 다녀올게! 히히히!"

그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좀비들의 머리에 과도를 던져 쓰러트린 뒤 잽싸게 꺼낸 식칼

한 자루를 들고 1층 매장의 중심지.. 좀비들이 다량으로 모여 있는 중심지에 뛰어들었

다.

그리고 할배와 자드는 자신들이 파괴한 입구 앞에 떡하니 서서 그들을 인식하고 달려오

는 좀비들과 대치했다.

좀비들의 신음과 고기와 뼈가 잘리거나 으스러질 때 나는 특유의 기괴한 소리가 백화점

1층 매장에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그렇게 약 30분 후의 시간이 흘렀고..

"이걸로 끝이려나?"

중 식칼의 날에 덕지덕지 묻은 액체를 허공에 거칠게 털어낸 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좀비

들의 사체를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방금 전 자신이 들어온 입구로 향했다.

거기에는 별다른 상처는 없어 보이는 자드와 할배가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문 앞에 우

뚝 서있는 채였다.

[으윽.. 더 이상은 못 처먹겠다.. 몇 마리나 처먹은 거야?]

"69마리군! 음..? 69마리? 뭔가 음탕.."

[입 닥쳐 변태 영감탱이야! 대가리 씹어버린다!"

겉보기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별다른 상처는 없는 것인지 평소와 같이 티격태격하며

한참 말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애초에.. 좀비들과의 능력차가 월등하게 나는 데다가.. 좀비들이 튀어나오는 방향이

한 방향이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자드가 입을 벌려 좀비들을 먹어치우는 것만으로도 안전

하고 쉽게 좀비들을 처리할 수가 있었다.

수가 수인지라.. 통째로 삼키지 못한 것인지.. 좀비들의 머리나 팔 다리.. 반쯤 먹힌

몸뚱어리 등이 그 주변에 널려있다는 결과가 조금 다르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별다른

피해도 없고 빠르게 좀비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의 경우에는.. 애초에 좀비들이 기피하는 성질인 탓에 위협은 없었고.. 좀비에게 물

려도 감염될 위험이 애초에 없었기에 그는 그저 도망가는 좀비들을 이리저리 따라붙으

며 단숨에 목을 베어 그 수를 금방 줄여갈 수 있었다.

100마리 정도는 훌쩍 뛰어넘는 수의 좀비를 어렵지 않게 처리한 뒤 그는 밖에서 대기하

고 있는 좀비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명령을 내렸고 아이를 감싸 안은 좀비는 충실하게 그

의 명령에 따라 묵직한 발걸음으로 문 앞에 다가왔다.

"그럼 쇼핑하러 가자!

[아동복 코너는 2층인 거 같은데?]

"그럼 2층도 정리해야겠군."

피 냄새와 썩은 악취.. 그리고 수십 구의 시체들이 있는 매장..

평범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면 기겁하고 도망갈 처참한 광경이었지만.. 그들은 별다른 신

경도 쓰지 않는 채.. 평범하게 쇼핑을 하러 백화점에 들린 사람 마냥 거리낌 없이 매

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 작품 후기 ============================

굿바이 길티.. 이거 나오면 왠지 잘팔릴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만들어서 팔다가 고소미를 먹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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