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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괴물들 사이에서 들은 대화로 인해.. 결국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며 기절한 아이를 4
쌍의 눈이 껌뻑거리며 바라봤다.
반 정도는 장난이었지만 반 정도는 아이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기 위함이었기는 하지
만.. 아무래도 아이의 한도치를 넘어섰던 모양이었다.
"일단 그 옷부터 벗지그래?
혀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매만지던 할배가 아이의 소변으로 젖은 옷을 가리켰다.
1년 동안 방치된 썩은 음식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맨손으로 뒤적거릴 정도로 비위가
좋은 그 자신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한쪽밖에 없는 유일한 손이 아이를 들어 올린 탓에 그는 일단 아이를 조심스럽게 바닥
에 내려놓은 뒤 한 팔 만으로 능숙하게 자신의 옷을 벗어던져 순식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이 됐다.
[그 덜렁거리는 것 좀 치워! 이 새끼도 그렇고 할배도 그렇고.. 수치심은 없는 거
냐!?]
자드가 자신의 앞쪽에서 물건을 덜렁거리는 그를 본채 눈살을 찌푸렸다.
심지어 크기도 큰 편에 속했기에 더 자드의 입장에서는 더 기분이 나쁜 광경일 수밖에
없었다.
"남자끼리 부끄러워할 건 없잖냐! 허허허허!"
[야 이 미친 늙은이야!? 언제 또 바지는 벗어던진 거냐! ]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할배를 돌아본 자드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 덜렁거리는 물건 추
가된 것을 확인하고는 기겁한 채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으아아아아! 내누우우우운! 이 미친 노출변태새끼들아아아!!]
"남자끼리니까 상관없잖아? 히히히!"
"이런것도 남자끼리의 교제라는 거다! 너도 눈을 돌리지 말고 잘 보도록 하거라!
두 명은 수치스러운(?) 부분을 조금도 가릴 생각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허리를 들어
올려 자드에게 강조하듯하는 자세로 웃음꽃을 피웠다.
[치워! 으아아아!? 닿는다! 흉물스러운 무언가가 닿는다!? 제발 좀 치워라! 이 미친놈
들아! 그리고 제발 옷 좀 쳐 입어! 그 거시기 다 물어뜯어버리기 전에!]
최대한 고개를 돌려 물건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얼굴에 닿는 것을 극구 피하
는 행동을 취하며 자드는 자신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 위협했다.
과연 위풍당당한 이 두 명도 그것은 무서운 것인지 급하게 자신의 물건을 가린 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옷을 입기 전에 이 꼬마 녀석 옷도 갈아입혀야겠군. 이
대로는 감기에 걸릴 테니..
"하는김에 몸도 좀 씻길까? 맨날 피로 샤워하는 우리보다 더러운데?"
"그럼 내가 하반신을 할 테니 네가 상반신을 하면 되겠군!"
두 사람은 그런 교환을 끝낸 뒤 짐을 들고 있는 좀비에게서 생수와 수건을 받아 그대
로 더러운 아이의 옷을 잽싸게 벗겼다.
"음? 이 아이 여자아이였군.
"정말이네?"
머리가 산발인데다가 얼굴이 너무 더러워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이에게 자신들과 같은
물건이 없었기에 쉽게 성별을 판단할 수 있었다.
다만 아이가 남자든 여자든 두 사람에게 있어서 별다른 문제는 아니었기에 그대로 물을
묻힌 타월로 아이의 몸을 닦으려고 했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려니.. 이 새끼들 최악이네..]
자드가 갑작스럽게 두 사람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갑작스러운 자드의 발언에 두 사람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의 몸에서 시선
을 자드에게로 돌렸다.
[흉물스러운 물건을 덜렁거리는 성인 남자 2명이 기절한 어린 계집애를 벗기고.. 이런
저런..]
"그,그만둬!? 우리는 그런 천인공노할 일을 할 생각은 없어!"
[너희들이 그럴 마음이 있든 말든 상관없이.. 옆에서 지켜보는 나한테는 당장 전자발찌
를 채워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자드가 2명의 알몸 변태들에게 날카로운 흉기와 같은 말로 그 양심을 후벼파기 위해 공
격했다.
"큭..!? 화, 확실히.. 이건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군.."
자드의 의도대로 할배는 제법 타격을 받은 것인지 식은땀을 흘리며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아이 내 취향은 아니야? 내 취향이랑 공통점이라고 해봤자.. 털
이 없는 것 정도인걸?"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 날카로운 흉기는 통하지 않는 것인지 그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개인적 취향을 토로했다.
[히이이익!? 이 새끼 진짜 페도새끼냐아아아아!?]
"천인공노할 변태 놈! 너 같은 변태 놈은 용서할 수 없다!"
[그전에 바지나 입어 이 변태 영감아!? 지금 상태로는 너도 다를 바 없어!]
결국 이상한 오해로 인해 3명은 얼마 동안 활발하게 입을 놀리며 상대방을 매도하거나
변명하거나 하는 등의 격한(?) 대화를 교환했고.. 어찌어찌하여 오해를 푼 뒤 위험한
구도를 만들지 않기 위해 확실하게 옷을 입었다.
그 이후에는 평범하게 아이의 더러운 몸을 깨끗하게 닦아 낸 뒤 감기에 걸리지 않게 모
포로 둘둘 말아 눕혀 놓았다.
[근데 이 애새끼는 뭐야?]
식사의 준비를 하고 있는 그에게 자드는 당연한 의문을 물었고. 그는 손재주 좋게 식사
의 준비를 하며 아이를 발견하고 포획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했다.
[태양 교단의 스파이나 그런 거 아니야? 어떻게 생각해 할배? 방금 전 그 반응 연기라
고 생각해?]
"아마 아니겠지. 연기라고 하기에는 반응 하나하나가 너무 자연스러워"
자신의 짧은 수염을 매만지며 방금 전 아이의 태도나 반응 들을 생각하며 단호하게 말했
다.
할배는 연기자 생활을 오래 한 탓인지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집중해서 상대방을
관찰한다면 상대방이 연기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 아이의 행동은 연기라고 볼 수 있는 요소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가 없었다.
"만약 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연기라고 한다면.. 나 같은 건 명함도 못 내미는 연
기의 천재.. 아니 신이 나 다름없겠지."
"나도 연기는 아니라고 생각해. 근육이 긴장된 상태나 땀의 분비량으로 봤을 때 아이
반응은 진짜일 거야!
그는 할배의 의견에 동조하듯 자신이 아이를 안았을 때 느낀 몸의 변화에 대해 전했다.
훈련하면 근육의 이완이나 땀 정도는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굉장한
훈련이 필요한 일이었고 아이가 두려움에 떨 때의 반응에 어색한 부분 없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이 애새끼는 그렇다고 쳐도.. 이런 조그만 애새끼가 시체들이 들끓는데서 혼자 살아남
을 수 있을 리도 없고.. 분명 부모 새끼나 보호자 새끼가 근처에 있을 거 아니야? 혹
시 그 새끼들이 이 애새끼를 이용해 먹을 수도 있는 거잖아?]
"이 아이 상태로 봐서 부모가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그는 모포에 둘둘 말린 채 악몽을 꾸는 것인지 아니면 방금 전 그들의 협박 반 장난만
의 대화들을 떠올린 것인지 작은 신음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아이를 바라봤다.
부모가 있다고 하기에 아이의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다.
손톱이나 머리카락도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로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았고 몸 곳곳에는 어
딘가에 긁혀 찢긴듯한 작은 상처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약을 바르거나 제대로 치료했으면 거의 흔적이 남지 않을 수준의 상처들이었지만 제대
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인지 자잘한 흉터들이 몸에 남아있었다.
거기에 위생상태도 영 좋지 못 했다.
방금 전 아이를 씻길 때 생수를 몇 통이나 쓰고 수건을 몇 개나 써서 겨우 아이의 묵
은 때를 벗겨낼 수 있을 정도로 아이는 더러웠고 의복도 사이즈에 맞지 않은 헐렁한 옷
을 누더기 상태가 될 때까지 입고 있었다.
그것과 함께 영양상태도 좋지 않았다.
헐렁한 옷을 입고 있는 탓에 몰랐지만.. 직접 안아보고 방금 전 씻으며 확인한 바로 제
대로 식사를 하지 못한 것인지 팔다리는 물론 몸이나 얼굴도 빼빼 말라 있었다.
물론 음식이나 약품이 귀한 세계이기에 밥을 제대로 못 먹이거나 상처를 치료 못할 수
도 있기는 했지만.. 옷이나 위생상태만큼은 조금만 신경을 써준다면 이 정도로까지 엉망
진창이 될 리는 없었다.
적어도 자신이 부모라면.. 부모가 될뻔한 자신이라면.. 어떤 힘든 상황에서라도 아이
를 이 정도의 상태까지 방치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모가 아니라.. 태양 교단의 쓰레기 놈들이 이용해 먹으려는 것일 수도 있겠군."
태양 교단이 하는 행태로는 충분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오히려 아이의 몸에 폭탄을 달고 자폭시키는 테러 같은 짓을 해도 분명 그들이라면 '태
양교단의 쓰레기 놈들이 그렇지!' 라는 반응을 할 정도로 태양 교단의 행동은 도덕적
인 기준에서 확연하게 벗어나 있었기에 '그런일은 없다!' 라고 단정 지을 수 없었다.
"차라리 그쪽이 더 날 거야! 그런 취급을 받은 아이라면 회유하는 건 쉬운 일이니까!
거기에...'부모가 있다면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
싱글벙글 미소를 띠며 기분 좋게 말을 하던 그는.. 마지막 말만큼은 몹시 차갑고 가라
앉은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지만.. 차가운 현실로 인해 그 자격을 박탈당한 그에게 있어서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대상이 아이를 이런 식으로 방치해둔다는 것은.. 자신을 비웃고 조롱하는 것
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었다.
일종의 질투에 의한 분노.. 어찌 보면 번지수가 맞지 않는 분노라고 할 수 있었지
만.. 이미 마음이 두 번이나 망가져 버린 그라면 진심으로 아이의 부모를 죽여도 이상
하지 않을 것이었다..
"어찌됐든 저 꼬마 아가씨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그전에 배나 채우도
록 하자!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삼시 세끼 꼬박 챙겨 먹지 않으면 힘을 못쓰거든!"
순간적으로 냉기를 감싼 듯 안 차가워진 분위기를 전환하듯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할배
는 자신의 배를 우스꽝스럽게 두드리며 외쳤다.
할배의 태도로 금세 분위기는 시끌벅적하게 전환됐고 때 마침 식사 준비가 끝난 그들은
웃고 떠들며 식사를 시작했다.
한참 담소를 나누며 그가 만든 식사를 입에 넣던 중..
"아..!? 어? 으응..?"
모포를 감싸고 있던 아이가 상반신을 벌떡 일으키더니 산발된 머리카락 사이로 커다란
두 눈을 깜빡 거렸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두리번하던 아이는 식사를 든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을 발
견할 수 있었다.
"자,잡아 먹혀..!"
아이가 모포로 자신의 몸을 강하게 감싼 채 공포에 질린 얼굴로 숨을 삼켰다.
세 사람은 그 반응을 한번 바라본 뒷머리를 맞댄 채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대화를 시
작했다.
[애새끼 겁먹지 않게 잘 구슬려서 정보를 캐내봐]
"나나 자드는 이런 꼴이니.. 미도 네가 가서 잘 달래봐."
"응 알았어."
그나마 여기 있는 인물들.. 중 외관상으로 평범한 인간에 가까운 것은 그와 좀비뿐이었
다.
물론.. 좀비의 경우 몸의 가죽이 다 벗겨진 인체 표본 상태였기에 논외로 치면 그나마
겉보기에 멀쩡한 것은 그였기에 여기 있는 존재들 중 제일 타당했다.
아이를 구슬리는 역할에 당첨된 그는 미리 준비해둔 아이의 식사를 든 채 조심스럽게 모
포 안에서 덜덜 떨고 있는 아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그는 부드러운 태도와 말투로 아이에게 말하며 손에든 음식을 아이에게 내밀었다.
"우리는 너를 어떻게 할 생각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이는 그의 얼굴과 그의 손에 들려진 음식을 번갈아 보며 몸을 벌벌 떤 채 고민하는듯
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이가 아직 안심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지.. 조금이라도 더 자신들의 무의를 증명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내 취향은 털이 안난 여자지만.. 너는 내 취향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는 해맑은 얼굴과 미소를 한채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었고.. 그의 뒤에서 그것을 지켜
보던 할배와 자드는.. 경악에 찬 얼굴을 만들며 허겁지겁 그에게 달려갔다.
[야 이 미친놈아!?]
"이 미친놈이!?"
높은 빈도로 두 사람에게 태클을 날리는 자드는 물론이고.. 9할 이상이 태클을 받는 입
장인 할배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는지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은 그에게 태
클을 걸며 자드의 벌려진 입 사이로 그의 머리를 넣어 그대로 잘근잘근 씹어버렸다.
"히히히?"
자드의 이빨이 머리에 박히며 주르륵하고 피가 흘러내리는 와중에도 두 사람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 그는 바보같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 작품 후기 ============================
오늘의 요약
미미: 엣취!? 으.. 누가 내 이야기 하나?
p.s
그 승냥이들이 맞습니다.
건담의 암수를 구분해주지! 라고 말하며 다리를 쫙 찢는다거나..
건담 뿔을 박살내는 쾌감은 세계제이이이이일! 이라고 말하는 그 승냥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