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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5 동행
한가득 짐을 등에 짊어진 지훈(좀비)을 이끌고 그들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어나갔다.
다음 목적지는 현재의 위치에서 3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실상 지부 자체의 규모는 간부들이 있는 곳과 비교하면 몹시 규모가 작았기 때문
에.. 그들이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몹시 적었다.
단지.. 그렇다고 해서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그들이 태양 교단이었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그곳에 다른 태양 교단의 연결점이자 보
급로 중 하 나였기에.. 그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꼴을 보지 못하는 3인에게 있어서 그
냥 지나칠 수 없는 지점이었다.
"후우.. 늙으니 걷는 것도 힘들군."
몇 시간을 쉬지 않고 걸은 탓에 얼굴이 땀투성이가 된 할배는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
로 자신의 얼굴을 거칠게 닦아 내며 한숨을 내쉰 뒤 자신 이외의 인간들을 돌아봤다.
자신의 오른팔에 붙어있는 자드는 물론이고 그 뒤를 따라오는 그도.. 가죽이 다 벗겨
진 인체 표본 같은 모습의 좀비도 힘들어하는 기색은커녕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상태
의 태연한 모습이었다.
"부럽군! 부러워! 정말로 부러워! 허허허!"
할배는 땀을 가득 머금은 손수건을 비틀어 짜내며 한탄하듯 말했다.
[카카카카! 늙은이한테는 우리 같은 젊은 놈들이 부럽겠지!]
"아닌데? 내가 부러운 건 저 뒤에 있는 좀비가 부럽다는 거다만?
[겁나 뜬금없네에에에에에!!]
인자한 웃음소리를 흘리던 할배는 정색을 하며 가장 뒤에 묵묵히 짐을 든 채 걷고 있
는 좀비를 가리켰고 자드는 자신의 커다란 입을 벌린 채 불이라도 토해낼 기세로 격렬
한 기세로 외쳤다.
"잘 생각해보니.. 좀비야말로 죽는 연기의 마지막 종착점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지."
[이 영감탱이 드디어 맛이 가버린 거냐!]
"아니.. 잘 생각해봐라 자드! 좀비 녀석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죽은 존재들이지.. 하지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습격하기 위해 움직이잖아?"
[그래서 뭐..?]
할배의 진지한 고찰에 자드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죽었으면서 살아있는 그 상태야말로.. 삶과 죽음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생과 사
를 동시에 표출하는 궁극의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
[뭔 개소리야! 근데.. 왠지 멋진 개 소리인 거 같기도 하고..?
할배의 말을 반도 이해하지 못한.. 아니 애초에 일반적으로는 그저 헛소리에 불과한 말
이었기에 할배 이외에는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는 말이었지만.. 있어 보이는 단어로
포장된 그 말이 멋져 보였기에 자드는 자신의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좀비 될래? 히히히!"
둘의 교환을 지켜보고 있던 그가 자신의 마스크를 벗겨내 날카로운 이빨을 할배와 자드
쪽에 드러내 보였다.
[아니 역시 개소리잖아! 미도 새끼야! 그 이빨 치워버려! 이 노망난 영감탱이라면 진짜
로 저질러버릴지도 모른다고!]
"입닥쳐! 자드! (사망) 연기의 패도를 걷는 내 앞을 막는 놈은 그 누구라도 용서하지
못한다!"
[존나 근엄하게 멋진 말이긴 한데.. 역시 이 노친네는 병신이야! 정신 차려라 이 병신
노친네야!]
날카로운 이빨을 꺼낸 그에게 다가가려는 할배를 막기 위해 자드는 입을 쩍 벌린 채 백
발의 머리를 잘끈잘끈 씹었다.
"크악!! 하, 항복한다! 내가 잘못했다! 항복! 항복이다!"
[이 영감탱이! 근엄하게 말한 거 치곤 포기가 매우 빠르잖아!]
할배와 자드는 티격태격 거리며.. 어떤 의미로 자신과의 싸움(?) 같은 느낌으로 격렬
한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다가 문뜩.. 방금 전까지 이빨을 드러낸 채 자신들의 곁에 있었던 그가 사라진 것
을 깨닫고 싸움을 멈춘 채 그의 모습을 찾았지만 그 어디에도 그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있는 것은 이쪽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좀비 한 마리뿐..
[이 새끼 어디 간 거야?]
"그러고보니.. 공포영화 같은데 선 이런 식으로 한 명씩 한 명씩 사라지는.."
[이런 괴물들 상대로 그런 호러 영화 전개가 가능한 놈이 있는 거냐..]
한 마리는 그야말로 감정도 이성도 없는 인형 같은 좀비 한 마리에.. 다른 한 명은 악
어 머리를 오른팔에 단 기괴한 노인.. 그리고 그 역시 어떤 면에서는 이중 제일 괴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이 멤버로 공포영화 같은 전개는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는 일이
었다.
오히려 이 멤버들이라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쪽이 훨씬 잘 어울리는 존재들이었다.
어찌 됐든.. 그가 사라진 것은 자드의 말대로 그런 호러 영화 틱한 전개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 사이에서 만담을 하고 있던 그는.. 어렴풋했지만 확실하게 기척을 느꼈기에 그대
로 무기를 꺼내 든 채 기척이 나는 장소로 향했다.
처음에는 할배나 자드가 말했던 추격자 인가 싶어.. 할배와 자드에게 알리려고 했지
만.. 그 기척의 존재가 시야에서 들어오자 그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행동 자체가 너무 아마추어스럽다고 할까.. 은밀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발소리가 확연하게 귀에 들어올 정도로 조잡했다.
하지만 그런 어설픈 행동뿐만이 아니라.. 그 모습 역시 위협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이
었다.
그가 조용히 숨을 죽인 채 지켜본 그 존재는 다름 아닌 '아이' 였다.
초등학생이 될까 말까 한 몹시 어리고 작은 몸집의 아이로.. 입고 있는 의복은 물론 머
리카락이나 얼굴도 제대로 씻지 못한 것인지 굉장히 더러운.. 노숙자의 어린아이 버전이
라고 해도 될 정도의 더러운 몰골이었다.
물론 이런 미쳐버린 세계이기에 아이라고 해서 방심하는 것은 좋지 않았지만.. 아이에
게 별다른 살기나 살의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자신들을 적대하려는 행동을 취할 기
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을 훔쳐보고 있는 이 아이를 그대로 모른 척 내버려 둘 수
도 없던 지라 그는 일단 생포해 할배와 자드에게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무기는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대로 원래의 장소에 집어넣은 채 그는 숨을
죽임과 동시에 발소리 역시 최대한 줄이며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아이의 뒤로 이동했
다.
아직까지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아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만을 내민 채 할배와 자드
의 상태를 살폈고.. 그 와중에 방금 전까지 있었던 그의 존재가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아이의 뒤에 접근한 그가 그대로 아이의 몸을 한쪽밖에 없는 팔
로 감싸 안은 채 들어 올렸다.
"뭐,뭐야!?"
순식간에 지면에서 자신의 몸이 떨어지자 당황한 아이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소리를 질
렀고.. 당황하는 와중에 자신의 가슴을 감싼 팔을 깨닫고 고개를 올려 자신을 들어 올
린 장본인인 그를 바라봤다.
"안녕! 히히히!"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그는 씩 하고 입을 벌리며 인사를 건넸다.
단지.. 방금 전까지 장난에 어울린 탓에 입가가 변형된 탓에 그 벌어진 입 사이로 삐죽
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났다.
"힉!?"
섬뜩한 그의 모습에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르지 못한 채 숨을 삼킨 아이는 반항하려는
몸 부림을 멈춘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돌덩이처럼 몸을 굳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항을 멈춰 편하게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그는 태평한
발걸음으로 안은 채 자신을 찾고 있는 할배와 자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도 새끼! 어디로 쳐 갔다 온 거... 응? 뭐야 그건?]
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 자드가 목소리를 날카롭게 만들며 그를 쏘아보다.. 품속에 아이
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오늘 저녁밥이야! 히히히히!"
"힉!?"
그저 농담으로 건넨 한마디였지만.. 아이에게 있어서는 전혀 농담이 되지 않는 말일 수
밖에 없었기에 아이는 다시 한번 비명과도 같은 숨소리를 삼킨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
다.
"그렇군.. 몸보신에는 영계인가! 허허허허! 이것으로 나도 회춘!!"
[그래 봤자 노화는 막을 수 없잖아? 포기해 할배]
"Nooooooooooooooooooo!!"
절망과 절규를 외치며 무릎을 꿇은 할배는 외국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모습으로
메서드 연기를 시전했다.
그전의 대화와 대화였던지라 어떤 의미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 그럴 뿐이었고 아이의 입장에서는 온도 차이가 확연하게 날 정도
로 다른 반응이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뒤에는 뺨까지 쫙 찢어진 입과 그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 있었고.. 앞
에는 오른팔에 악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머리가 커다란 입을 딱딱 거리며 말을 하
고 있지 않나.. 그 옆에는 인체 표본 같은 남자가 공허한 눈으로 아이 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으며.. 그나마 오른팔에 붙은 악어 머리를 뺀다면 평범한 노인의 모습이었지
만.. 이중 가장 위험한 발언을 내뱉는 광인 같은 모습이었다.
아이가 아닌 평범한 성인이라도 이런 상황에서 그런 발언들이 이런 괴물이나 광인들에게
서 오간다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근데 진짜로 그 애는 어디서 난 거냐?]
만담을 한차례 펼친 자드가 태도를 바꾸어 눈동자를 굴리며 진지하게 아이에 대해 물었
다.
"이쪽을 훔쳐보고 있길래 잡아왔어!"
그는 땅에 떨어져서 주웠어..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대답했다.
"허허허! 그럼 내 팬인가 보군! 이런 세계에서도 내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군! 좋아!
꼬마야! 그 옷에 사인을 해주마.. 이런? 그러고 보니 팬이 없군.. 아쉬운 대로 피로
써줄까? 자드 피 좀 토해봐라!"
[이 미친 영감탱이야! 쓸 거면 자기 피로 쓰던가!]
"내 피는 아프니까 싫은데? 그럼 어쩔 수 없군.. 꼬마의 피로 쓸 수밖에..!
인자했던 할배의 얼굴이 순식간에 광기를 품고 있는 연쇄 살인마 같은 얼굴로 변모했고
그 손에는 어느새 날카로운 한 자루의 나이프가 들려져 있었다.
"할짝! 오늘 저녁의 피의 축제가 열리게... 으엌!? 혀가 베였어!"
나이프의 날카로운 칼날에 혀를 댄 탓에 혀에 상처가 난 할배가 나이프를 집어던지며 자
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눈물을 흘렸다.
[이 영감탱이는.. 진짜 치매라도 걸린 건가?]
"기저귀 채울까?"
할배의 푼수 같은 짓에 자드와 그는 싸잡아 할배를 치매환자 취급했다.
그때...
"어?"
그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자신의 하반신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그의 바지가 축축하게 젖은 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일반적인 물이 아니라.. 확연하게 '소변' 이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는 액체로 인해 바닥과 그의 바지는 젖어갔다.
물론 이 소변은 그가 지린 것 은 아니었다.
"기저귀는 내가 아니라 그 아이에게 필요할 것 같군.."
혀의 상처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던 할배는 소변을 줄줄 흘리고 있는 아이의 하반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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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추석연휴.. 휴일인데 평일이랑 다를바 없이 바쁘네요 ㅠㅠ
후우..
특히나 그들의 습격은.. 진심으로 피로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