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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87화 (8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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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4 발자취

성대한 배웅을 받은채 길을 나선 그는 별다른 장애 없이 머릿속에 있는 지도대로 움직여 예정대로 이틀만에 목적으로 하는 병원에 도착할수 있었다.

건물의 크기나 부지내의 규모로 봤을때 그가 있던 병원보다 대략 2배정도는 커보이는 병원이었다.

단지.. 건물이나 부지는 컸지만.. 그 안의 상황은 그가 있던 병원과는 다르게 그야말로 처참하다고 밖에 말할수 없는 상태였다.

썩은 고기조각들의 향연..

그것도 모자라 그 주변을 수많은 좀비들이 배회하며 어슬렁어슬렁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는 상태로 그런 좀비들이 부지내에 있는 수만 해도 대략 100은 넘어보였다.

아마 부지내가 이런 상태라면 건물 안쪽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테고 건물안 역시 이런식으로 좀비들이 떠돌고 있을것이라는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수 있었다.

자신 혼자만이라면 좀비라는 존재는 그저 무시해도 될.. 그야말로 주변에 날아다니는 날파리보다도 등급이 아래일정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옆에 누군가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이 혼자 오기를 100번 잘했다는 확신감이 들었다.

그는 들쳐맨 배낭을 재차 고쳐 맨 뒤 그대로 더이상 문이라고 부를수 없는.. 오랜시간에 의해 변색되어 굳어진 검붉은 혈액이 덕지덕지 묻은 정문을 어렵지 않게 철문을 타고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그가 병원의 부지내에 가볍게 착지 한 뒤 몇걸음 걷자마자 멍하니 있던 좀비나 천천히 주변을 배회하던 좀비들이 움찔하고 반응하더니.. 이내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가 병원건물쪽을 향해 걸을떄마다 그의 체질 범위에 들어온 좀비들은 누가 할것도 없이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그에게서 멀어졌다.

홍해가 아닌 좀비의 바다를 가르며 느긋한 발걸음으로 건물안쪽으로 들어온 그는.. 안쪽의 상황을 보고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어떤의미로 밖보다 좁아서 인지 이쪽의 상황이 좀더 심각해 보였다.

심지어 실내인지라 악취도 제법 심각했다.

그럼에도 그는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태연하게 병원의 안내 데스크 쪽으로 다가갔다.

역시나 근처에 있던 좀비들이 그에 반응하고 거리를 벌리기 위해 우당탕탕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도망갔고.. 그 시끄러운 소리에 반응하듯 다른곳에 있는 좀비들이 우르르 몰려왔지만 그의 존재에 의해 다시 도망간다는 이상한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런 시끄럽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는 안내데스크에 있는 병원의 안내도를 조용히 살피며 병원의 내부도를 단번에 머릿속에 기억해 나갔다.

사실상 약이 있는곳.. 약재실이나 창고정도의 위치정도만 알면 되는 일이었지만 어차피 기억하는 시간은 별차이가 없었기에 혹시나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의 전체 위치를 전부 기억했다.

약재실 자체는 1층에 있었던지라 그는 좀비들이 전부 도망가 텅비어 버린 공간을 머릿속에 있는 지도에 따라 이동했고 몇분 걷지 않아 약재실 앞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손잡이를 돌려보자 잠겨 있었기에.. 그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으로.. 문 손잡이를 날려버리기로 마음먹고 허리춤의 홀더에서 미트해머를 꺼내 있는 힘껏.. 몇번씩 몇번씩 문손잡이를 내리쳐 자물쇠 와 함께 손잡이를 박살낸 뒤 안으로 들어올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어깨가 뜯겨나간 상처자국이 있는 좀비가 그를 보고 다른 좀비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지만.. 좁은 공간인 탓인지 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시끄럽게 사물함이나 벽에 그 몸체를 박으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고 약을 찾는 작업에 집중하려던 그였지만 그가 탐색하고 있는 사물함에까지 그 영향이 가는 바램에 어쩔수 없이 중식칼을 날뛰고 있는 좀비의 머리통에 정확하게 꽂아 넣어 그대로 침묵 시킬수 있었다.

그 이후 조용해진 방안에서 그는 필요한 약의 이름과 표기되어있는 이름을 비교해가며 필요한 약들을 찾았다.

몇종류는 발견할수 있었지만 나머지 품목은 보이지 않았기에 그는 분류해둔 약을 배낭에 넣은뒤 지하에 위치한 창고로 향했다.

창고의 앞까지는 좀비들이 시끄럽게 도망간다는것 외에는 별다른 일 없이 도착할수 있었던 그였지만....난감하게도 창고의 문은 닫혀져 있었다.

물론 일반적인..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자물쇠라면 적당하게 부숴서 들어갈수 있었을테지만 아쉽게도 디지털쪽의.. 카드키를 이용하지 않으면 열수 없는 물건으로.. 전기가 아닌 배터리방식을 차용하고 있는것인지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인지 패널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어쩔수없네.."

그는 근질거리는 뺨을 손가락으로 긁으며 문에서 등을 돌렸다.

이 행동만으로는 그가 그대로 포기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랐지만.. 그는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가 문을 열기 위해 취한 행동은 자신을 보고 도망간 좀비들을 추격해 쓰러트리는 일이었다.

어쨰서 문을 여는데 좀비들을 쓰러트리는 일이 필요한가? 라고 묻는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좀비들중 누군가가 카드키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몹시 높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이 층에 있다면 관계자일 확률이 높았고 만약 없었다면 병원내의 좀비 전부를 도륙한다면 그중 한명정도는 가지고 있을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시간은 조금 걸리기야 하겠지만 그에게 있어서 이 병원내의 좀비들을 모두 도륙하는데는 몇시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그저 단순한 반복작업과 다를바 없었기 떄문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신을 보고 도망치는 좀비를 추격 한 뒤 그대로 머리를 꺠부수어 진정한 시체 상태로 만들고 나서 잽싸게 주머니를 뒤적거렸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기에 다음의 좀비로 넘어갔다.

그렇게 5마리째의 좀비를 시체로 만들고 그 품을 뒤졌을때.. 그럴싸한 카드를 하나 발견할수 있었고 그는 그대로 창고의 문앞에 설치된 기기에 카드를 긁었다.

방금전 찾은 카드키가 맞는것인지..

띠링!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며 문이 천천히 열렸다.

예상보다 빨리 발견할수 있었기에 기분이 좋아진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열리고 있는 몸 사이로 몸을 빠져나가 안으로 들어와 박스에 들어있는 약품들을 뒤지며 목적의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대략 1시간 정도가 지나고.. 그는 원하는 약품들 외에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약품까지 추가해 그것을 배낭이 터질정도로 가득 담았다.

목적을 완수했기에 더이상 이곳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던 그는 망설임없이 창고에서 나온 뒤 1층 로비로 다시 돌아올수 있었다.

이제는 자신의 보금자리.. 모두가 있는 장소로 돌아가는 일만이 남았다.

"그 전에 담배나 술이 있으면 가져갈까."

떠나기전 사람들이 부탁했던 물건들을 떠올리며 그는 그대로 병원 부지를 지나.. 무거운 짐떄문에 들어올떄와는 다르게 조금 주춤거렸지만 피칠된 철제문을 넘어 병원 밖으로 나올수 있었다.

철문을 넘느라 삐뚫어진 묵직한 배낭을 제대로 맨 그는 길을 따라 걸어나가며 머릿속에 방금전 지나오다 본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의 수퍼를 생각했다.

담배나 술이 남아있을지는 몰랐지만.. 어차피 복귀하는 길에 있는 곳이었기에 들어가 확인하는것은 시간도 별로 쓰지 않고 좀비들이 몰려 있어도 그에게 있어 어려운 일은 아니었기에 돌아가는김에 방문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3시간정도를 걸었을떄 쯤 조금 먼거리에 있는..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던 수퍼마켓의 간판을 발견할수 있었고 무거운 배낭을 거칠게 흔들며 그쪽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피냄새"

수퍼까지 대략 3~40미터 가량의 거리가 남았을때 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선채 중얼 거렸다.

그는 피 냄새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후각에 집중하였고 이내 장소를 특정해낼수 있었다.

허리춤에서 2개의 중식칼을 꺼내 든채 근원지를 향해 달린 그는 어렵지 않게 흥건하게 고여있는 피 웅덩이를 발견할수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낮춘 뒤 피 웅덩이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흘린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것이 아닌지 아직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는 허리를 낮게 들어올린채 중식칼을 꽉 쥐고 주변을 경계 했다.

그 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 멀리서 격한 분노를 머금은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그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매고 있던 배낭을 바로 앞에 있는.. 반쯤 꺠진 유리문 안으로 가볍게 던져 넣은뒤..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면서도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확실하게 사람의 소리를 포착할수 있었던 그는 속도를 낮춘 뒤 허리를 숙여 건물의 벽과 일체라도 된것처럼 딱 붙어 이동했다.

그리고 사람이 모여있는 모습을 그 시야에 넣을수 있었다.

대략 20명정도의 남자들이 큰 도로에  진열을 맞춘채 있었고.. 그들은 각각 공압식의 마취총을 각각 들고 있었다.

거기에 마취총을 들고 있는 남자들 전원은 통일된 유니폼을.. 붉은색의 태양 문양이 박히 자켓을 입고 있었다.

"태양교단..!"

그는 소리가 흘러나가지 않게 어금니를 꽉 씹으며 자신이 증오하는 존재들의 이름을 곱씹듯이 중얼거렸다.

한달전 자신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그 전에는 그녀를 상처입히기까지 한 세상에서 가장 용서할수 없는 존재들이 눈앞에 보이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가 그들을 잔혹하고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다는 충동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불타는 분노를 억지로 틀어 막아 누르고.. 현재의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태양교단의 인간들 외에도 한 사람이 더 존재하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명백하게 태양교단과 대치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있는 단 한 사람..

아니 그것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어폐가 있었다.

분명 대치하는 그 존재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이는 알수 없지만 대략 6~70 정도로 추측되어 보이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주름들이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름이 추하지 않게 느껴지는 잘생긴 얼굴과 헝클어졌지만 하얗게 샌 백발과.. 짧게 기른 수염.. 흙과 먼지로 더럽혀 졌지만 심플하면서도 싸구려 처럼 보이지 않는 재질의 슈트를 입고 있는..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었지만 대체적으로 호감을 살수 있는 멋진 노신사의 모습이었다.

단지.. 그런 멋진 노신사의 모습을 단번에 망가트리는 요소.. 사람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알수 없는 그 기괴한 요소 하나로 그 인상은 확연하게 변할수 밖에없었다.

왼쪽팔..

노신사의 왼쪽팔은 그야말로 비대 했다.

비교하자면.. 초등학교 저학년정도의 몸 정도로 그 왼팔은 비상식적으로 컸다.

그리고.. 그 형태가 몹시 추악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

피부 자체가 인간의 것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파충류를 닮은 듯 오돌토돌한 느낌이 드는 비늘같은것이 그 비대한 팔을 감싸고 있었으며.. 그 형태 자체가 몹시 기괴했다.

그 형태는 팔의 형태라고 하기보다는.. 머리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파충류의.. 가장 비슷한 형태를 말하자면 '악어' 였다.

악어머리의 형태가 아니라.. 노신사의 왼팔에는 정말로 악어의 '머리' 가 달려져 있는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왼팔의 끝에 위치한 부분에는 파충류 특유의 그 눈은 물론이고 그 밑으로 이어지는 벌려진 턱과 그 사이로 들어난 날카로운 이빨도 존재하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만약 노신사의 왼쪽팔에 달려있는것이 아니었다면 악어나 그 비슷한 류의 거대한 파충류라고 생각할 정도의 형태였다.

그렇기에.. 이러한 파충류의 얼굴을 달고 있는.. 비대한 왼쪽팔을 가지고 있는 기괴한 존재..

'괴물'이라고 밖에 표현할수 없는 그 존재와 태양교단의 대치를 그가 숨죽이며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 작품 후기 ============================

계속 잤더니 이제 좀 살거 같네요.

진짜 기온에 따라 몸 상태가 나빠지는걸 보니..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운동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그런의미로.. 저는 즐거운 출..ㄱ..후우 ㅠㅠ

여러분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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