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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81화 (8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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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4 발자취

무서운 속도로 나오는 난간의 봉을 피하기 위해 은발 청년은 바닥을 굴렀고 방금 전 청년이 있던 장소에 보도블록을 뚫고 깊숙하게 박혔다.

"자,잠깐!? 그런 의도로 노린 건 아니었다고!?"

청년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한채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지만 당연히 그 소리를 믿기는커

녕 듣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난간을 뽑아내 청년을 향해 내던졌다.

불행 중 다행히도 그녀의 컨트롤이 썩 좋다고 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어떻게든 피해

낼 수 있던 청년은.. 이대로는 끝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자신이 생성한 피의 꼬챙이를

그녀에게 날렸다.

하지만 그녀의 날개가 세차게 퍼덕이는 풍압에 의해 산산조각 나듯 허무하게 허공에서

흩어졌다.

"빌어먹을.. 똥망 밸런스냐..!"

무지막지한 근력과 날수 있는 비행 능력 거기에.. 자신이 입혔던 치명적인 상처들이 점

차 회복돼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청년은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자신의 손목

을 물어뜯어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피의 구체를 생성했고.. 주먹을 꽉 쥔 채 그것을 후

려치려고 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방금 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청년의 행동에 망설임을 부여

해 버렸고 그 잠깐의 망설임으로 인해 그녀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여 어깨를 꿰뚫리

는 부상을 입어버렸다.

단 한 번의 공격.. 하지만 그로 인해 청년의 몸은 보도블록으로 된 지면에 못 박히듯

고정됐고.. 급하게 그것을 뽑아내기 위한 행동을 취하려고 했지만 그 시간을 그녀는 허

락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뽑아낸 쇠난 간들을 움직이지 못하는 청년을 향해 마구 잡이로 뽑아내 던졌

고..

소나기 같은 기세로 쇠난간의 비가 청년을 향해 쏟아졌고 투척 능력이 별로 뛰어나지 않

은 그녀였지만 수의 폭력으로 움직이지 않는 청년을.. 자신이 고한 대로 꼬챙이형에 취

했다.

"쿨럭..!"

겨우 즉사만을 피할 수 있던 청년이었지만 만신창이로 난간이 꽂힌 탓에 상처가 깊은 것

인지 울컥하고 피를 토해내며 자신의 얼굴을 붉은 피로 더럽혀 갔다.

처절하고 볼썽사나운 그 모습은.. 심히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정심이나 연민 따위는 조금도 느끼지 않는 차가운.. 하지만 이글거리

는 불꽃을 담은 것 같은 눈빛으로.. 청년에게 진정한 마무리를 날리기 위해 에어컨의

실외기가 응 그러 질 정도로 강하게 잡은 뒤 스티로폼처럼 가볍게 들어 올렸다.

난간과는 다르게 실외기는 부피가 컸기에 빗나가지 않게 청년을 압사시키기에는 충분한

물건이었다.

"잘가라 괴물 새끼야

차가운 미소로 고한 그녀는 실외기를 던지기 위한 예비 동작을 취한 뒤 그대로 내던지려

고 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번에야말로  마무리를 하려던 그녀는 그 절박한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췄고.. 얼마

후 한 명의 여성.. 청년과 동행하던 단발의 여성이 청년을 지키려는 듯 팔을 벌린 채

그 앞에 섰다.

"죽기 싫으면 꺼져."

자신의 행동을 방해받은 그녀는 밀려오는 짜증에 미간을 찌푸리며 단발 여성에게 경고했

다.

하지만 단발 여성은 그 자리에서 떠나갈 생각이 없는지 굳건한 모습으로 공중에 있는 그

녀를 당당하게 바라봤다.

"뒤에 있는 게 괴물 새끼인 건 아냐?"

"알고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이곳의 생존자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단발 여성의 말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2층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에게 시선

을 돌려 쳐다봤다.

확실히 여성의 말대로 이런 인지를 벗어난 괴물들의 싸움을 본 것치고는 그들에게 들어

난 감정은.. 인 외에 대한 공포가 아닌 그녀에 대한 적의나 청년에 대한 걱정 어린 감

정들이었고 그런 사람들의 태도에 그녀는 솔직하게 놀라움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

다.

그녀는 사람들의 그 반응으로 은발 청년이 적어도 자신과 그를 무턱대고 습격한 이성 없

는 괴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오해를 풀지 않으시겠습니까?"

"오해?"

그녀는 지금의 상황에서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 자신도 잘은 몰랐지만 청년과 자신이 죽고 죽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생각

하고 있었다.

"이분이 투쟁심을 들어낸 건 그런 입장 상의 이유가 아닙니다. 이분의 은사를 당신이

습격해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발 여성의 대답에 그녀는 순간적으로 움찔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인데 그런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흡사 자신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생각하신대로 저는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인지를 뛰어넘는 힘을 목격도 했고 자신이 사용하고도 있는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쉽

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단지 흘러가는 상황상 완전하게 부정할 수도 없는 상태였기에.. 그녀는 시험하고자 과거

에 있었던 적당한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새해.. 첫 일출을 보러.. 산으로 여행을 가셨네요."

이미 그녀가 시험해보려고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인지 단발 여성은 그녀의 머

릿속에 떠올린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냈다.

"텐트를 치고 기다리...에..!?"

태연하게 말하던 여성이 갑작스럽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점차 여성의 얼굴

이 새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야,야외에서..!?"

"미,믿는다! 믿으니까! 그만둬야 어어어!!"

여성과 마찬가지로 잘 익은 토마토처럼 얼굴을 붉게 물들인 그녀는 수치심에 들고 있던

실외기를 바닥에 낙하시키며 절규했다.

죽기 직전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그녀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검

열 삭제해야 하는 부분까지 떠올려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버렸다.

"믿을 테니까.. 방금 전 건 잊어줘라.."

"그.. 알겠습니다.."

그녀와 단발 여성 두 사람은 아직까지 여파가 남아있는지 붉어진 얼굴을 한채 서로가 어

색한 듯 시선을 피하며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좋을지 모르는 미묘한 침묵 상태가 되

어버렸다.

"쿨럭..쿨럭..어색해..하는중..미안한데.. 죽일지.. 살릴지.. 빨리 좀 정해줬으

면... 좋겠는데..

단발 여성의 뒤에서 만신창이로 지면에 고정된 은발의 청녀는 피를 토해내며 두 사람의

어색한 침묵을 찢었고.. 그제야 두 사람은 잊고 있던 청년의 존재를 재차 인식할 수 있

었다.

방금 전의 수치심을 폭발시키는 일이 있었던 탓에 그녀 안에 끓어오르는 분노는 수치심

에 집어 삼켜져 많이 사거라 들어있는 상태였다.

"일단 이야기는 들어주지."

그녀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활동하듯 낙하하여 지면에 사뿐하게 착지한 뒤 청년과 여성에

게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는 반쯤 대파된 벤치 위에 앉았다.

청년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으로 몸이 근질근질 거리는듯한 느낌을 느꼈지만.. 머리에 몰

렸던 열이 식어 냉정해 지니..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된다면 싸울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

각됐다.

물론.. 자신의 복부를 집요하게 노린 것은 지금 생각해도 열이 오를 것 같기는 하지

만..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 공격을 주저하던 모습이 떠올라 그 분노도 많이 식혀

졌기에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처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소개를 했다.

청년 쪽의 이름은 '실베른' 그녀가 알고 있는 대로 인간이 아닌 흡혈귀로 외관과는 다

르게 대략 300년을 살아왔다는 모양이었다.

여성 쪽은 최은야라는 이름으로 그녀와 동갑의 21살로 실베른과는 연인사이라고 소개했다.

300살과 21살.. 외견상으로 많은 차이는 나지 않았지만 279살의 까마득한 나이차이였던지라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차가운 눈빛을 실베른에게로 보내며 '도둑놈' 이라고 작게 중얼 거렸고.. 자신도 그건에 관해서는 인식하고 있는지 조용히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어찌됐든..

은야는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인 외의 존재가 아닌 인간이라고 소개했다.

은발 청년.. 실베른의 말에 따르면 간혹가다 그런 쪽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인간들은

많지 않지만 간간이 태어난다는 모양이었다.

자신의 의사를 타인의 머릿속에 직접적으로 전달한다거나.. 은아와 같이 머릿속에 생각

을 읽는다거나 비슷하지만 과거의 읽는다거나 하는 등의 능력을 가진 인간들은 간간이

존재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두 명의 소개를 들은 그녀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소개를 했고..

다행히도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처럼 이상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자기 소개를 끝낸 뒤.. 곧바로 본론 중 하나인..실베른이 그녀에게 살의를 품게 된 원

인인.. 은사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다.

그녀가 어떻게 해서 괴물과 엮이게 됐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간략하지만 요점만을 뽑

아 이야기했고.. 그런 그녀의 이야기에 실베른은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실베른이 알고 있는 자신의 은사와 그녀가 말하는 괴물의 행동이나 이미지는 전혀 일치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다른 사람이 아니야?"

라는 그녀의 말에 실베른은 고개를 저어 부정했다.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십자가의 문양은 현재 단 3명만이 살아있는 진조라는 옛 시대 때

부터 살아온 강력한 힘을 가진 1세대 흡혈귀를 죽임으로써 얻는 증표였고.. 그런 3명

의 진조 중 남자는 자신의 은사 분이었기에.. 그녀가 죽인 흡혈귀가 자신의 은사일 확

률은 높았다.

단지 실베른이 말하는 은사는 인간이든 괴물이든 차별하지 않고 대하는 인격자이자 신사

의 표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매너 좋고 분쟁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본 괴물은 이성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그야말로 살육밖에 모르는 짐

승 같은 느낌이었고.. 외관상으로도 그런 이미지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설마.. 감염돼셨나.."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은야를 통해 알게 된 실베른은 그런 추측을 내놨다.

"좀비? 너희들도 감염되는 거야?

그녀의 의문에 실베른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자신과 같은 종족은 아니었지만 다른 종족의 괴물이 감염되어 자신을 공격한 사실이 있

었다.

그리고 은사의 상태가 그때의 감염된 괴물과 비슷했기에 그런 추측을 내놨다.

단지.. 웬만한 공격으로는 스친 상처도 낼 수 없는 존재를 물수 있는 좀비가 존재할 것

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물론 공격이 통하는 약점 부위도 존재하지만 그런 작은 틈을 좀비가 노릴 수도.. 그리

고 은사가 그것을 허락할리도 없다고 생각됐다.

그렇기에 감염된 원인을 추측하자면 은사가 의심하지 않을 존재 혹은 그 약점을 알고 있

는 존재.. 즉 이런 계획을 짤 수 있는 지능이 있는 존재.. 괴물 혹은 인간 중 하나가

은사를 일부로 감염시켰다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범인은.. '태양 교단 이었다.

자신이 감염된 괴물을 만났을 때도 근처에는 그녀가 말한 좀비도 인간도 괴물도 아

닌.. 태양 교단의 옷을 입고 있는.. 존재들이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범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그 빌어먹을 쓰레기들"

태양 교단에게 이래저래 애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실베른은 송곳니를 들어내며 적의

를 표출했고..

"그 개 같은 새끼들..!"

마찬가지로 강간당할뻔한 기억과.. 자신이 죽고 그가 죽을뻔했던 것이 태양 교단과 관계

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그녀 역시 얼굴을 분노에 일그러트리며 적의를 표출했

다.

============================ 작품 후기 ============================

본편에 내용을 넣을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서 적자면..

1세대 흡혈귀는 신체능력이나 방어능력 그리고 비행능력이 삼위일체되는 사기종족이지만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을 못하는 약점이 존재하고

2세대 흡혈귀는 햇빛아래에서 활동할수 있는데 1세대의 반도 못되는 신체능력에 비행능력이 없는대신 자신의 피를 이용하는 기술을 사용 가능 하다는 설정입니다.

p.s

분량조절에 실패하여.. 떡밥풀이와 새 떡밥.. 미도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화에서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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