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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72화 (7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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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에필로그

에필로그 1

그가 병원의 생존자들에게 존재를 인정받고 받아들여진 일이 있고 나서.. 한 달 뒤..

이상적으로는 봄이 찾아와 추위도 사라져야 할 3월 말 이 건만.. 봄은커녕 아직까지 차

가운 바람이 싸늘하게 몸을 떨게 만드는 추운 날씨

그러나 이런 추운 날씨에도 병원의 사람들은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불평하나 말하지 않은 채 수행하고 있었고.. 그런 사람들의 무리 속에는 그도 포함되

어 있었다.

그는 용접기로 철로 된 두꺼운 문 2개를 능숙한 손놀림으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미도! 이것 좀 봐줘라!"

병원 부지 내의 전문용으로 사용할 문을 제작하고 있던 그에게 손을 흔들며 한 명의 남

자가 외쳤다.

그는 용접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그쪽을 돌아보고는 그대로 용접기를 바닥에 내려 둔

뒤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부른 남자에게 향했다.

"무슨일이야?"

용접기의 열기에 땀이 나는 이마를 적당하게 훔치며 자신을 부른 남자에게 물었고.. 남

자는 씩 하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앞에 있는 목재

의 바리케이드를 가리켰다.

"어때!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남자는 팔짱을 끼고는 자랑스럽게 고개를 들어 올려 자신이 만든 바리케이드를 바라보

며 말했다.

"어디보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바리케이드를 한 바퀴 돌며 쭉 흟어보고는 아까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진짜로 완벽하네?"

그가 놀랍다는 듯 손뼉을 탁하고 쳤다.

그러자 남자는 척! 하고 손바닥을 그에게 내밀며 씩 하고 웃어 보였다.

"내 패배네! "

졌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별로 분해 보이지 않는 얼굴로 그는 코트의 안주머니에서 1회

용 라이터 하나와 담배 3개비를 꺼내 그의 손에 올려뒀다.

그는 흡연을 하지 않았지만.. 종종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내기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물

건 중 하나였기에 챙겨두고 있었다.

"좋았스!"

남자는 담배가 구겨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쥐고는 그것을 들어 올리며 외친 뒤 그것

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보니 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지 않냐?"

자신의 두둑해진 앞주머니를 쓰다듬던 남자가 손목에 찬 시계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그에

게 말했다.

그 말에 그는 시간을 확인하고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

었다.

"진짜네! 그럼 난 정리하고 갈게! 다음번 내기는 안질 거다!

"다음번엔 한 갑 준비해둬라!"

그는 히히하고 웃어 보이고는 손을 흔들어 잽싸게 자신이 있던 장소로 돌아와 용접기를

정리하고 그것을 창고에 넣어둔 뒤 다음의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한 달.. 사이 그는 평소 때보다 더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태양 교단의 좀비 테러와 습격으로 인해 부서진 곳을 수리하거나 좀비들과 태양 교단의

시체들을 정리하거나 평소에 하던 일과를 한다거나 하며 쉴 새 없는 시간을 계속해서 보

냈다.

하지만.. 그들에게 받아들여졌다는 그 사실 때문에 그는 그 평소 이상으로 열심히 충실

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 때문인지 마음속 한구석에 그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이제

는 그를 두려워하는 일은 없었고 그의 정체를 알기 전과 별반 다를 거 없는 태도로 그

를 대했다.

그 평소와 다름없는 그들의 태도가 그에게는 무엇보다 큰 보답이자 기쁨이었다.

그렇게 그는 부푼 마음을 품은 채 오늘 잡힌 스케줄 둘을 소화하기 위해 병원 내를 이

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도우미로서 평소 이상의 활약을 하며 하루의 일과를 끝 맞

출 수 있었다.

일과를 모두 끝낸 그는 병원의 최상층에 있는 진료실로 향했다.

일과는 다 수행을 했지만.. 그녀의 몸치를 개선하기 위한 트레이닝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진료실 앞에 도착한 그는 노크 없이 그대로 문을 벌컥 열어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약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니까요!]

[안돼! 너무 위험해!]

경철과 그녀가 격렬한 목소리로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무슨일이야?"

그녀와 경철이 자주 의견 대립으로 말싸움을 하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그는 태연한 얼굴

로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필수적으로 비치해 놓아야 할 의약품 몇 개가 다 떨어져 나가고 있기에.. 그것을 보충

해야 한다는 것

그 보충할 수 있는 장소가 이곳에서 약 1주일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기에 탐색조를 짜

병원으로 향하기로 한 것..

여기까지는 그녀도 경철도 별로 대립할 요소는 없었지만.. 그 이후의 일이 문제가 됐

다.

의약품이기에 당연히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찾을 수도 가져올 수도 없을 확률이 높았기

에.. 그녀 자신이 동행하겠다는 의견에.. 경철이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이

대립의 이유였다.

"미도 너도 선생을 좀 말려봐라..."

"미도! 대장님 설득 좀 해주세요!

두 명이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기에 그는 그들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껌뻑껌뻑 하고 쳐다

본 뒤 주머니에서 알파벳 초콜릿 2개를 꺼내고는 그것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벗겨낸 뒤

경철과 그녀의 입에 쏘옥 하고 넣었다.

"음..?"

"아..?"

갑자기 자신들의 입에 무엇인가 들어오자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들은 그것이 초콜릿이라

는 것을 깨닫고 입을 움직여 귀중한 단맛을 즐겼다.

"맛있군."

"맛있네요."

오랜만의 단맛을 맛본 탓인지 두 사람은 차분해진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병원에서 의약품 찾아오는 거 나 혼자 다녀오면 괜찮지 않을까?"

초콜릿으로 인해 잠잠해진 틈을 타 그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확실히.. 그렇군."

경철은 자신의 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면 안전하고 빠르고 확실하게 목적의 의약품을 챙겨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좀비들이 기피하는데다가 물려도 이상 없고 신체능력도 뛰어나며 의학지식도 가지고 있는 그가 이번 일에서 가장 최적인 인물이었다.

"어떄 선생? 미도라면 확실하겠지?"

"미도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혼자서는.."

"오히려 다른 전투 조가 껴있는 게 더 방해야."

지켜야 하는 대상이 생기면 그가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되기에 오히려 위험성이 더 늘

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경철이 말했다.

"나 혼자라면 4일 정도밖에 안 걸리니까! 내가 금방 다녀올게"

그를 혼자 보낸다는 것이 탐탁지 못한 그녀였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자신이 가는 것

도 민폐이고 그라면 확실하게 자신들보다 위험성도 적을 것이기에 타당한 인선이라고 생

각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미도"

"응!"

이렇게 약품들을 보충하기 위한 그의 여행이 정해졌다.

하루 이틀 늦는다고 해서 누군가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럼에

도 이런 일은 빨리 해치우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그는 바로 다음날 아침 여행길에 나서

기로 했다.

여행의 준비는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언제라도 자신이 쫓겨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그는 미리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

은 미리 준비해두고 있었기에 그것을 가져가면 될 일이었기에 따로 짐을 쌀 필요는 없었

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행의 당일인 다음날 아침..

언제나 대로의 아침조회 대신 오늘은 그가 다른 병원으로 의약품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

을 배웅하기 위해 정문 앞에 모여 있었다.

"미도.. 정말 혼자 괜찮겠어요?"

그녀는 아무래도 그가 혼자 가는 것이 걱정이 된 것인지 재차 물었지만 그는 웃으며 고

개를 끄덕여 긍정의 표시를 했다.

"미도녀석보다 자신 걱정하는 게 어때? 며칠 동안 그 머리를 빗어줄 사람이 없는 거라

고?

경철이 입가를 틀며 잘 정돈된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리켰다.

"큭..!?"

혼자서 깔끔하게 빗을 수 있게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탓에 마

무리는 거의 그가 해주고 있는 실태였기에 반론을 할 수 없었다.

경철의 말과 그녀의 반응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낄낄 거리며 웃기 시작했고 부끄러워

진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양손으로 누른 채 원망스러운 듯 경철을 바라봤다.

"슬슬 시간이군."

경철은 그녀의 시선을 슬쩍 피하듯 자신의 시계를 보며 말했다.

아침조회의 대신 배웅을 하는 것이기에  조회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출발하기로 정해져

있었다.

"응! 그럼 다녀올게. 다들 건강히 잘 있어!

그는 미리 준비해둔.. 떠날 때를 대비해 준비해둔 자신의 배낭을 짊어진채 손을 흔들

며 말했고.. 그의 행동에 답변하듯 사람들이 손을 흔들었다.

그는 잠시 동안 그들의 얼굴을 눈에 확실하게 새기듯 돌아 본 뒤..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등을 돌린 채 걸어나갔고 어느 정도 떨어졌

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시선과 목소리가 느껴졌다.

차가운 매도의 말과 시선이 아닌 따뜻한 배웅의 말과 시선..

설마 이런 식으로 배웅을 받으며 여행길에 나설 줄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던

그는 마음과 함께 발걸음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다녀올게!"

그는 자신이 돌아올 장소를 확인하듯 재차 큰 목소리로 외치고는 그대로.. 따뜻함을 가

슴에 안은 채 행복함을 가득 안은 채 여행길에 나섰다.

에필로그 2

그녀가 관속에서 살아난 꿈을 꾸고 패닉에 빠졌던 그때와 같은 시각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그녀의 무덤은 2개월간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이 늦은 저녁의 시각 그녀의 무덤은 명백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무덤 위에 있는 흙이 작은 진동과 함께 조금씩 흘러내리더니.. 이내 무덤의 흙 사이

로.. 하얗고 가느다란 손과 손목이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손은 무엇을 찾기라도 하는 듯 근처의 딱딱하게 굳은 흙을 매만지듯 움직였고

그러다가 조금 튀어나와있는 흙덩어리를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꽉 쥐었다.

그리고 얼마 후 무덤 전체에 격렬한 진동이 달렸고 그와 함께 흙들이 마구잡이로 흘러내

리며 그 사이로 사람의 상반신이 거침없이 흙더미 사이에서 튀어나온 뒤..

머리와 몸에 흙투성이의 그 존재는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털어 차가운 흙들을 몸에서 털

어냈다.

"하아!...하아! 하아.. 후우.."

튀어나온 존재는 폐 속에 차가운 공기를 가득 집어넣으며 거칠게 숨을 내뱉고는.. 그대

로 흙더미 사이에서 몸 전체를 빼내 흙더미 속에서 완전하게 빠져나왔다.

빠져나온 그 존재는 비틀비틀거리며 불안한 발걸음으로 몇 발자국을 걷고는 그대로 땅

에 주저앉아 상체를 젖힌 채 새하얀 숨을 하늘에 토해냈다.

"진짜로..살아났네..."

마르고 갈라진 목소리로 그 존재..

2개월 전.. 한번 죽었지만 다시 한번 그 생을 허락받은.. 그녀는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작품 후기 ============================

후우.. 드디어 여기까지 올수 있었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부활 떡밥.. 미도의 재생력과 아이의 존재를 계속해서 어필했긴한데.. 그게 잘못해석된것인지 분노하신분들한테 정말 멘탈이 가루가 될것 같은 소리까지 들었습니다만..

다시 살아납니다! 라고 스포일러하는것도 좀 아닌거 같아서 입다물고 있었습니다.

그탓에 떠나신분도 계시지만.. 뭐 어쩔수 없죠 ㅠㅠ

어찌됐든 다시 살려나서 속이 시원합니다!

시즌2의 시작격인 ep4는 미도가 주측이 아니라 미미가 주측으로 이야기가 진행될예정입니다.

대충 미미가 미도의 뒤를 쫒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p.s

설정란에 소생후의 미미 이미지 올려놨습니다!

관심있으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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