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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 만남
그의 부탁에 경철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뒤 마테체를 칼집에 집어 넣고는 팔짱을 낀채 화살이 여기저기 박혀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는 그를 내려다봤다
치명적인 급소 부위는 모두 피해져 있었지만.. 상처의 수와 출혈의 양으로 봤을때.. 보통 사람이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멀쩡하다고까지는 말할수 없었지만 상처의 수준에 비교해 몹시 태연한 모습이었고.. 그 모습은 확실하게 평범한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난 모습이라고 할수있었다.
거기에 명확하게 좀비를 부리던 그 모습과 다른 전투조에게서 그를 문 좀비의 말로에 대해 들은것을 합하면.. 그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 그 이외의 존재라는것은 너무나도 쉽게 추측할수있었다.
경철은 인외의 존재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비웃기라도 하는듯한.. 비교하기조차 우습게 느껴질 정도의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들..
하지만 그는 경철이 알고있는 존재들과 비교해서 약하다고 밖에 볼수 없었다.
좀비를 조종하거나 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것은 그 존재들과 같았지만.. 그에게서는 그들 특유의 압도적인 신체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처를 받고도 죽지 않는것은 인간을 확실하게 상회하는 점이지만.. 그가 알고있는 존재들은 애초에 석궁의 화살정도로 쉽게 상처입을 존재들은 아니었고 주먹을 한번 휘두르는것만으로도 콘크리트 벽을 박살내거나 100미터의 거리를 3초만에 주파하거나 하는 등의 초월적인 육체적능력을 베이스로 덤빌 엄두조차 나지 않는 전투능력을 보여주는데 반해 그의 전투능력은 뛰어나기는 하지만.. 괴물의 영역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인간 이상 괴물 미만' 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
경철은 얼굴을 찡그리며 자신의 몸에 꽂힌 화살을 뽑아내고 있는 그를 바라봤다.
경철은 괴물도.. 그 괴물을 사냥하는 영웅이라는 초월적인 존재들이 몹시 싫었다.
그들은 자신은 물론 인류에게 있어서는 손도발도 내기 힘든 몹시 위협적인 존재였기 떄문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그런 괴물들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인간들에게 있어 위협적인 존재였지만.. 한달정도 시간을 보낸 바로.. 그가 자신들에게 위협적인 일을 할것이라고는 생각할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가 아니었다면 분명 큰 피해를 입거나 전멸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자신들에게 있어 그는 은인이자 구세주와 다름없는 존재로 경철 개인적으로는 그의 정체가 무엇이 됐든 평소와 같이 그를 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경철은 200명의 목숨과 안전을 책임지는 입장에 있다.
그런 입장이기에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으로만 그를 판단할수는 없었다.
그에게 명확한 이야기를 듣고.. 다른이들의 생각을 들어.. 그의 최종적인 처후를 결정해야 할 수밖에없었다.
물론 자신이 좀 강압적으로 나간다면.. 다른 이들도 어쩔수없이 그 말에 따를수도 있겠지만.. 그래서는 그와 다른이들의 감정적 마찰로 인해.. 집단이 분열되거나 혹은 파멸될것이 불보듯 뻔한일이었다.
그렇기에.. 만약 이질적인 존재인 그를 다른 이들이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를 추방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빌어먹을.."
그는 격하게 올라오는 감정을 씹어 감추기 위해 거친말을 내뱉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가져가려고 하려던 그 떄..
"미도!!"
병원의 입구에서 구급상자라고 보이는 물건을 껴안은채 그녀가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리고 이내 구급상자를 껴안은채 그와 경철이 있는 장소를 향해 달렸지만.. 그 뒤 병원2층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달려가던 그녀의 몸을 잡았다.
"서,선생! 위험하다고!"
사람들은 주저앉은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흘깃하고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 역시 2층에서 모든것을 보고 있었다.
그가 좀비를 조종한것도
그를 문 좀비의 머리가 폭발해버린것도..
수십발의 화살을 그 몸에 맞고도 멀쩡하게 움직이는것도..
무장한 태양교단의 인간들을 단신으로 도륙내버린것도..
방금전 까지 일어났던.. 그 믿을수 없는 상황을 빠짐없이 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 모습을 본 그들은 이질적인 그의 존재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
그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것은 알고도 있고 고맙다고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자신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그의 존재에대한 공포가 더 컸다.
"선생도 봤잖아! 저 녀석.. 괴물이라고..!"
그녀를 그에게 접근시키지 않기 위해 그들은 방금전 일어났던 일들을 꺼내 설득을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이든! 괴물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녀는 그들의 설득을 부정하듯.. 격렬한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외쳤고.. 그 기세에 밀린듯 사람들의 손에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속박에서 벗어난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은채 구급박스를 꽉 껴안은채 그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그녀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2층에서 모든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것도 당연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그는 병원을 구하기 위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까지 싸운.. 자랑스러운 친구일뿐이었다.
그녀는 놀란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에게 다가간 뒤 쭈그리고 앉아 껴안고 있던 구급상자를 열어 안에서 소독약과 솜을 꺼내 익숙한 손놀림으로 솜을 소독약으로 적시고 그것을 그의 상처부위에 가져가려고 했을떄.. 겁먹은듯 그 몸이 움찔하고 흔들렸다.
"내가..무섭지 않아?"
"당신을 내가 왜 무서워해야하죠?"
조심스러운 그의 질문에 그녀는 담담하게 답하며 적신 솜을 그의 상처에 눌렀다.
"우리를 대신에서 화살을 맞아준 당신을 왜 무서워해야하죠?"
그가 아니었다면 이 화살은 이곳에 있는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 갔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이 수십발의 화살을 맞으면서도 적을 쓰러트렸다.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한 그를 무서워할 이유 따위는 없었다.
"우리를 돕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당신을 왜 무서워해야하죠?"
언제나 그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것을 알고 있다.
불평하나 말하지 않고 미소와 함께 사람들 돕는 그를 무서워할 이유 따위는 없었다.
"괴물이라도..?"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얼굴을 한채 그는 입술을 꽉 꺠물었다.
"당신같은 상냥한 괴물이라면.. 무서워해야할 이유가 없는걸요."
그녀는 미소와 함께 말했다.
그녀의 그 말들은.. 그에게 말하는것이기도 하며..
주변에 그를 두려워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건내는 말이기도 했다.
그녀의 진정성이 담긴 그 말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들며 천천히.. 그에 대한 불신과 공포를 조금씩이지만 없애 가기 시작했고.. 그런 사람들중 가장먼저 그와 접점이 많았던 반장이 입을 굳게 다문채 사람들의 무리속에서 빠져나와 치료를 받고있는 그에게 다가간뒤 그의 얼굴을 굳은 얼굴로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는..
"응! 하나도 안무섭네!"
반장은 굳어진 얼굴을 풀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의 어꺠를 가볍게 툭하고 건들고는 주저앉은 그의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그리고 이어.. 복막염탓에 죽을뻔했지만 그와 그녀의 활약으로 수술을 무사하게 끝냈던 남자가.. 마찬가지로 그에게 다가왔다.
"은인을 무서워할리가 없죠."
남자는 씨익 하고 웃은뒤 반장과 마찬가지로 그의 바로 옆에 앉았다.
"좀비한테.. 구해줘서 고마워."
좀비에게 물어뜯길뻔했던 남자가 그에게 말한뒤 조용히 그의 등뒤에 가 앉았다.
"하긴.. 맨날 바보같이 웃는 이녀석을 무서워하는것도 웃기지! 안그러냐?"
"그것도 그렇네!"
평소에도 그와 웃고 떠들던 작업조의 남자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그의 곁을 둘러싸듯 앉았다.
그들의 행동이 다른이들에게도 전염된듯 다들 한마디씩 그에게 건내며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실질적으로 그들에게는 아직도 그에대한 공포의 감정은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기에..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그녀의 진심어린 말과 몸을 아끼지 않고 자신을 지켜준 그에 대한 믿음을 가슴에 품은채 그에게 다가갈수 있었다.
"나..나는.."
그는 숙였던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자신의 주위에 모인.. 자신을 무섭지 않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믿을수 없다는듯 돌아봤고.. 그러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경철과 눈이 마주치게 됐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경철은 입에 담배를 문채 불을 붙이고는 회색연기를 토해내고는 담배를 잡은 손으로 그를 가리키켰다.
"괴물은 싫어하지만.. 너같이 이도저도 아닌놈은.. 싫어하지 않는다."
경철은 피식하고 웃으며 그대로 등을 돌려 병원건물쪽을 향해 몇발자국을 걸어나가다가.. 무엇인가 생각났는지.. 고개만을 돌린채 그를 바라봤다.
"수고했다. 미도"
경철은 답지 않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고는 담배를 입에 문채 그대로 걸음을 진행했다.
"으..으으...아아....흐으으으으..."
경철의 마지막 말이 방아쇠가 된 듯 참고 있던 그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고.. 그는 어린아이처럼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버림받을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사람들이 자신을 내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을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었다.
그들과는 다른 존재인데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기뻤다.. 무척이나 기뻤다.
이렇게나 기쁜데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왔다.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눈물이 나왔다.
울지말라고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건내주는것이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왔다.
자신의 몸을 만지는.. 그 온기를 머금은 손이 너무나도 기뻐서 눈물이 나왔다.
그 모든것이.. 자신이 여기에 있어도 된다는 증표처럼 느껴져서 눈물이 나왔다.
그렇게 그는 기쁨에 복받친 눈물을 흘려내며.. 한번 잃어버렸던 자신이 있을곳을..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찾을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에피소드3 본편이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것은 에필로그 한편뿐이네요.
그걸로 일단.. 시즌1 끝 이라는 느낌입니다!
에피소드4 부터는 기존과는 다른 전개 방식으로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