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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 만남
밖은 백 마리가 되는 좀비들이 벽의 끝에 몰린 전투조를 둘러싸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경철의 지휘와 훈련의 성과인 것인지.. 전투 조는 목재로 만든 큰 방패를 이용하여 능
숙하게 좀비들에게 물리는 것을 막고 있었지만.. 수와 기세에 밀리고 있는 탓에 전투
조의 얼굴은 피로와 긴장의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었다.
방패를 든 누군가 한 명이 쓰러져 돌파당하는 순간 아비규환의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아
슬아슬한 상황..
"이 상태를 유지한 채 녀석들의 수를 줄이면 우리의 승리다!"
목재의 방패 뒤에서 마테체를 휘둘러 좀비 한 마리의 목을 친 경철이 외쳤다.
그러나 긍정적인 말을 한 것과는 다르게 그의 속마음은.. 이대로 가다가는 전멸을 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자신이 말한 대로 현재의 진형을 유지한 채 좀비들의 공격을 최대한 막으며 뒤에
서 그 수를 줄여나간다면 최종적으로 살아남을 수도 있을 테지만.. 언제까지 이 상태
를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전투조들은 거의 매일 좀비나 무법자들과 싸우기 위한 훈련과 교육을 몇 개월째 하고 있
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전문적인 병사도 아니고 젊지도 않았다.
물론 아무것도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에 비교하면 뛰어난 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만... 목숨이 위협당하는 이 긴장감 속에서 체력과 집중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언제 뚫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 경철은 속이 타들어갈 것 같았지만.. 그럼
에도 그것을 겉으로 내보내지 않은 채 전투조의 사기가 끊기지 않게 계속해서 긍정적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저건..!?"
좀비 한 마리의 머리를 세로로 쪼갠 경철은 땅을 울리며 포위된 자신들을 향해달려오는
6개의 인영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가장 선두에 선 것은 식칼을 각각 양손에 쥔 채 팔을 교차시키며 달려오고 있는 그
그리고 그의 뒤를 V자 형태로 따라오고 있는 '좀비'들이었다.
처음 그 모습을 시야에 넣은 경철은.. 그가 좀비들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점점 그 모습이 가까워짐에 따라 명백하게 일반적인 좀비들과는 다른 모습에 의문을 품
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중식칼 식칼 미트 해머 등을 각각의 5마리가 한 개씩 한
손에 쥐고 있다는 점과 딱딱하고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좀비들에 비교해 그의 뒤
에 있는 좀비들의 움직임이 몹시 안정적이고 인간과 흡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 훈련받은 병사 혹은 하나의 생물체와 같이 한치의 오차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V
자 형태의 진형을 유지한 채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몇 초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경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투조를 포위하고 있는 좀비들을 향해 돌진한 그는 가장 가까운 좀비의 목을 단숨에 베
어낸 뒤 그 몸을 밟고 올라가 뭉쳐있는 좀비 무리의 머리를 밟으며 포위된 전투조를 향
해 달려나갔고..
곧이어 V자 형태로 그의 뒤를 따르던 좀비들이 각자의 손에 쥔 무기를 들어 올리고는
그대로 다른 좀비들을 향해 내리치며 공격을 시작했다.
좀비가 좀비를 공격한다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목격한 전투조나 2층에서 조마조마한 마
음으로 포위된 전투조를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멍하니 있지 말고 집중해라!"
경철 역시 지금 좀비 무리의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지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철은 냉정을 유지한 채 무기를 든 좀비 무리에 시선이 박힌
전투 조를 질타했다.
"네,네!"
그제야 방패를 남자들은 다시 눈앞에 들이밀어오는 좀비들을 방패로 버티는 작업에 집중
했고 창을 든 남자들이 열심히 그 뒤에서 좀비들을 향해 열심히 창을 찔렀다.
그는 좀비들의 위에서 뛰어내림과 동시에 양손에든 식칼을 좀비 2마리의 머리에 박아 넣
으며 방패를 든 사람들의 앞에 착지했다.
"미도!"
착지한 그를 향해 경철이 외쳤다.
그는 어느새 꺼낸 새로운 식칼 2자루로 주위에 있는 좀비들의 목을 베어버린 뒤 고개만
을 살짝 돌려 경철을 바라봤다.
"저 식칼 든 좀비들은 너와 관계있는 거냐?
명백하게 진형을 맞춰 그의 뒤를 따라오던 것과 그가 사용하는 무기를 들고 있는 것만으
로 그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경철은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때 마침 좀비들의 무리를 뚫고 온 무기를 든 좀비들이 그의 옆을 지키듯 나란
히 선채 무기를 휘두르며 다른 좀비들을 공격했고..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무 말 없
이 경철을 바라봤다.
"자세한건 나중에 들으마!"
경철은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현재 무기를 든 좀비들과 그의 가세로 인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현재의 상황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무기를 든 좀비는 아군이다! 정면은 녀석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나머지 부분에 집중한
다!"
무기를 든 좀비가 아군이라는 경철의 말에 전투도 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명령에 따
라 그와 무기를 든 좀비 무리들이 막고 있는 중앙에서 철수하여 좌우로 나뉘어 좀비들
을 막아섰다.
"미도! 너는 좌측으로 가라! 나는 우측으로 간다!"
경철은 그에게 명령을 내리자마자 답은 듣는 것도 뒤로 한채 우측으로 달려갔고.. 그
역시 경철과 반대편으로 달려가며 식칼을 좀비들의 머리에 내던져 동시에 2마리를 쓰러
트린 뒤 등 뒤에서 대형 커터를 꺼내 좀비들의 무리에 뛰어들었다.
날카로운 원형의 칼날을 이용해 단숨에 좀비들의 머리나 팔을 절단해 나가는 그에게 살
점과 피가 튀어 그를 점점 더럽혀 갔지만.. 동시에 좀비들의 수가 무서운 속도로 줄여
나갔다.
그야말로 아군이면서도 보는 이에게 두려움을 줄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살육의 현장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 좌측의 전투 조는 그 모습에 넋이 나간 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괴,괴물이냐.."
방패 사이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전투도 한 명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중얼거렸
고.. 그와 동시에 좀비들의 공격에 손에 쥐고 있던 방패를 놓쳐버리는 실수를 저질러버
렸다.
장애물이던 방패가 없어지자 좀비들은 그대로 방패를 놓친 남자를 물어뜯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린 채 돌진했다.
"우와아아아!?"
곧 닥칠 자신의 상황에 남자는 공포에 질린 비명을 내지르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흉측
한 좀비의 얼굴을 굳어진 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좀비의 얼굴 대신 급박한.. 그의 얼굴이 남자의 눈에 비쳤고.. 동
시에 살을 씹는 흉포한 소리가 남자의 귀에 울려 퍼졌다.
자신이 물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남자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올려 그의 뒤쪽을 바라봤다.
양손을 들어 올려 남자를 감싸듯한 자세를 취한 그에게 3마리의 좀비가..
각각 양쪽 팔과 왼쪽 어깨를 물어뜯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괜찮아?"
자신이 물어뜯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안도한 표정으로 남자에게 물었다.
"나,날 걱정할 때냐!?
아주 조금만 물려도 좀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를 향
해 남자는 참지 못하고 외쳤다.
그러나..
"난 괜찮아. 물려도 감염은 안돼. 오히려 나를 물면 이 녀석들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를 물고 있던 좀비들이 자연스럽데 입을 땐 채 조용히 뒤로 물러서
더니.. 이내 부자연스럽게 몸을 떨어대더니..
[그어어어어어어어어!]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흘린 뒤.. 그대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산산조각이나 죽
었다.
그를 물었던 좀비 3마리 전부 머리가 터진 채 흉측한 몸뚱이만을 비틀 비틀 거리다가
그대로 지면을 향해 쓰러졌다.
"죽으니까."
물어뜯긴 팔과 어깨에서 피를 흘리 면서도 그는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것을 지켜본.. 남자들을 포함한 좌측의 전투도 들은 그야말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의 존재에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었음에도 그는 가슴이 조여오는 고통을 느끼며..
등을 돌려 피와 살점으로 엉망이 된 커터를 바닥에 던지고 새로운 식칼 2자루를 꺼낸
뒤 그대로 남은 좀비들을 무참하게 도륙해 나갔다.
그와 무기를 든 좀비가 원군으로 온 탓에 전투조들을 압박하던 좀비의 수는 반 이상이
줄어든 상태로.. 그가 참가한 좌측에 있던 좀비들은 전부 정리가 됐고.. 경철이 맡은
우측의 경우도 경철과 그의 지시로 인해 많은 수를 안정적인 상태로 쓰러트려 나갔다.
무기를 든 좀비 5마리가 맡은 중앙은.. 다른 곳에 비교해 가장 적게 좀비들을 쓰러트렸
지만.. 그 대신 다른 좀비들이 옆으로 새지 않게 몸으로 막은 탓에 좌측과 우측이 좀비
들을 정리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우측의 좀비는 이대로 가면 전부 정리가 끝날 상황이라고 판단했기에 자신이 조종
하는 좀비들이 대치하고 있는 중앙 쪽으로 향하려고 했다.
하지만 귓가에 들려오는 작은 엔진음의 탓에 그 움직임을 멈춘 채 엔진이 들려오는 병
원 부지 내의 정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방금 전 좀비를 실은 트럭이 달려온 방향에서 방금 전 온 트럭보다 더
큰 트럭이 병원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단지.. 이번에 짐칸에 실은 것은 좀비가 아니라 태양 교단의 재킷을 입은 사람들이었
다.
거리가 먼 탓에 완벽하게 확인은 할 수 없었지만 석궁이라고 생각되는 원거리 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태양 교단이 좀비들을 미끼 겸 방패막이로 해서 원거리 공격을 이용해 자신들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현재 좀비의 수는 많이 줄어든 상태기는 했지만.. 지금의 지치고 피로한 상태에서 태
양 교단의 공격을 받는다면 단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그는.. 망설임 없이
달려오는 중인 트럭 쪽을 향해 달려나가며 자신의 무기를 체크했다.
과도 6자루, 중식칼 1자루, 식칼 3자루
트럭을 막기에는 조금 모자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판단
한 그는 중식칼 1자루와 식칼 1자루를 각각 손에 들고 그 자리에서 멈춰 선채 자신 쪽
을 향해 달려오는 트럭을 바라봤고 달려오는 트럭에 탄 태양 교단의 인간들도 그를 발견
했는지 그를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븅신새끼! 자살 지망자냐! 야 더 밟아!"
"뭐가 하고 싶은 거냐 븅신아!"
짐칸에 탄 인간들이 그를 손가락질하며 그를 비웃으며 방정맞은 웃음을 흘렸다.
트럭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그를 향해 달려왔고.. 그와의 거리가 불과 10미터
가량 남았을 때..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던 그는 들고 있던 중 식칼을 운전수가 있는 앞창을 향해 내던졌
고.. 회전하며 날아가는 중 식칼은 정확하게 운전수가 있는 창 부분을 박살내며 허무하
게 튕겨나갔지만..
곧이어 내던진 식칼이 창문이 깨진 곳을 통해 들어가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고 있던
남자의 머리에 정확하게 꽂혀 그대로 절명 시켰다.
그리고..
핸들을 잡고 있던 운전수가 사라진 탓에 트럭은 날뛰는 야생마 마냥 그들이 목표로 하
고 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꺾여 그대로 엉뚱한 건물의 벽을 들이 박았다.
그 충격으로 인해 그를 비웃기 위해 일어섰던 인원들은 짐칸에서 튕겨 나가 허공에서 허
우적거리더니.. 이내 뼈가 박살 나는 기분 나쁜 소리를 흘리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트럭을 멈춘 그는 건물의 벽을 들이박아 멈춘 트럭을 한번
바라보고는 남아있는 마지막 식칼 2자루를 조용히 뽑은 뒤.. 남아있는 인간들을 살육하
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이제 에피소드3도 2편정도로 끝이날듯 싶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더 빨리 끝낼 예정이었는데.. 무더위와 입원 크리로 많이 늦어졌네요 ㅠㅠ
p.s
제가 쓰러진 원인이..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해서.. 앉아있다가 일어설때 어지러움이 동반되거나 요번처럼 실신하는 상태가 되는거라..
그 이후에 여러가지 조심하면서 살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너무 더웠던 탓인지 그대로 실신해버린것 같습니다.
실신할때 머리를 부딪쳐서 그게좀 문제가 있을수 있어서 검사해봤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니 괜찮을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