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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68화 (68/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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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 만남

병원 부지 내를 향해 오는 트럭은 총 3대

3대 전부 등받이에 좀비를 채운 상자와 쇠창살이 달린 우리를 싣고 있었다.

그리고 그 트럭들의 목적이 방금 전의 트럭과 마찬가지로 이곳을 돌파해 부지 내에 좀비들

을 풀어놓는 것이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이..개새끼들..!!"

이쪽을 향해 돌진해 오는 트럭들을 보며 경철은 이를 뿌득 갈며 트럭들을 아주 잠깐 노려

본 뒤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전투조 트럭의 진로상에서 대피! 비전투원 들은 2층으로 올라가 계단을 봉쇄해라!!"

경철의 명령이 내려지자 전투조는 자신들의 무기를 쥔 채 트럭의 직선 경로에서 벗어났고

안에 있던 인간들은 급하게 2층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그 와중에 그는 병원 안으로 뛰어들어가 자신의 무기가 보관되어있는 창고로 향했다.

무기가 보관되어있는 위치는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던 그는

그것을 허겁지겁 챙겨 장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병원의 내부에서 여러 가지가 박살 나는 소리와 들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좀비들의

기분 나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이 병원의 건물 안까지 트럭이 돌진한 것이라고 파악한 그는 장비를 다 챙기지도 못

한 채 급하게 밖으로 튀어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정갈하게 정리돼이었던 병원의 로비는 이것 저곳이 깨지고 부서져 있었

고.. 그 원흉을 만든 트럭은 옆으로 엎어진 채 엉망진창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그 파손 상태로 보아.. 아마도 운전자는 즉사일 확률이 클 만큼의 손상..

하지만 그것보다 문제는..

트럭 뒤에 실려 있던 상자와 우리에 갇혀 있던 좀비들이었다.

엎어진 충격의 탓에 속박에서 벗어난 좀비들 수십 마리가 먹이를 찾기 위해 기어 나오고

있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 나머지 2대의 트럭도 부지 내로 침입한 것인지 시끄러운 엔

진 소리와 충격음이 건물 밖에서 흘러 들어왔다.

트럭 하나당 실려있는 좀비의 수는 대략 추정으로 20~25마리 트럭 3대 분이라면 60~75마

리 몇 주 전 수백 마리의 좀비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였지만 손가락 끝을 살짝 물

리기만 해도 감염되어 죽어버리는 보통의 인간들에게 있어 지금의 상태는 몹시 위협적인

상황이었다.

그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머릿속을 빠르게 굴렸다.

다행히 1층에 있던 사람들은 2층으로 모두 피신한 것인지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밖에 있

는 사람들도 건물과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체질로 좀비들을 구석진 곳에 잽싸게 몰아넣은 뒤 밖의 좀비들을 쓰러트

린 뒤 로비의 구석에 몰아둔 좀비들을 해치운다면 인명피해를 0으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

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됐다.

그는 자신이 떠오른 최적화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좀비들에게 달려갔고 이내 좀비들이

자신을 인식하는 영역에 들어온 순간 좀비들이 비명과도 같은 울음소리를 내 지르며 그에

게 반응했다.

이대로 좀비들을 구석으로 몰아넣어 방치해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줄 수 없을

것.. 이었건만..

"미도! 도우러 왔다!"

파괴된 병원의 정면 입구로부터 5명의 남자들이 각자의 무기를 쥔 채 나타났다..

그리고 그 순간..

그에게 반응해 도망가려던 좀비들은 언제 그랬냐는 둥 태도를 바꿔 입구에 나타난 남자들

을 향해 방향을 바꾸어 그 추악한 입을 거칠게 벌리며 달려나갔다.

"도망가!!"

그들의 등장으로 인해 자신의 계획이 무산되버린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며 남자들을

향해 달려오는 선두의 좀비들을 향해 과도 3자루를 순식간에 날렸다.

그러나.. 과도는 목표로 했던 눈이 아닌 이마나 볼에 꽂혀 좀비들의 기세를 전혀 죽이지

못 했다.

평소의 그였더라면 움직이는 좀비들에게  정확도 100%의 명중률을 보여줬을 터였지만..

그에게 있어 이곳의 생존자들은.. 이미 소중한 존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고통과 슬픔을 겪은 그에게 있어 소중한 누군가가 죽을지

도 모르는 지금의 상황은 그에게 초조함과 두려움을 선사해주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것은 그의 강점..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일순간의 망설임 없이.. 한치의 오차도 내지 않고 실행하

는.. 냉철한 판단력과 기계 같은 정확성이라는 그의 강점에 족쇄를 단것과 다름없는 일이

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있는 힘을 다해 지키고 싶다고 생각된 존재들이 생기는 순간.. 그

는 약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여기는 나 혼자 할게! 아저씨들은 밖을 부탁해!"

그는 여유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뒤에 있는 남자들에게 외친 뒤 등 뒤에서 2개의

중 식칼을 꺼내 들었고 남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 연 뒤 그를 뒤로

한채 밖으로 향했다.

그들이 달려가는 소리를 들으며 그는 자신의 양손에 쥔 중 식칼을 고쳐 잡으며 자신의 사

정거리에 당도한 좀비들을 향해 2개의 중 식칼을 교차로 휘둘러 2개의 머리를 파괴 시킨

뒤 후속으로 오는 좀비들을 앞차기로 밀어내며 대열을 흐트러 트린 뒤 망나니처럼 양손의

둔탁한 칼을 휘둘러 자신의 지나치려는 좀비들을 베어 나갔다...

단지.. 쓰러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 좀비들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한 행동

까지 겸한 탓에 평소와 같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거기에...

[제,젠장! 이대로 가다간 둘러 싸인다고!!]

[생각 이상으로 수가 많아!]

[이대로 가다간 전멸이야!]

[모여라! 흩어지면 죽는다! 전부 뭉쳐라!]

건물 밖에서 들려오는 남자들의 절망적인 목소리와 경철의 급박한 명령 소리가 신경 쓰여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누군가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장 이곳을 버리고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 감광 함께.. 이곳을 정리하지 않으면 밖에 있는 사람들이 더 위험해진다는 이

성적인 판단이 그의 마음속에 복잡하게 소용돌이쳤다.

이대로 가다가는 누군가 죽는다...

웃고 떠들던 누군가가 죽는다.

감사의 인사를 건네던 누군가가 죽는다.

걱정의 말을 해주던 누군가가 죽는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존재와 같이.. 차갑게 식어버린다.

그런 생각을 하자 그는.. 자신의 몸도 차갑게 식어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자신은 또다시 그 상실감과 절망감을 맛봐야 하는 것인가?라고 자신에게 묻는다

그리고 나온 답은.. NO였다.

그는 양손에 있는 중 식칼을 좀비들에게 내던지며 물 흐르는 동작으로 식칼 1개와 회칼 1

개를 꺼내 들어 그대로 주위에 있는 좀비들을 무참하게 썰어 나가는 것에 온 힘을 집중했

다.

그 탓에.. 그를 지나쳐 좀비들 몇 마리가 밖으로 향하는 입구로 향했지만 그는 신경도 쓰

지 않고 무서운 속도로 무기를 투척하고 새로운 무기를 꺼내는 일련의 행동을 반복하며 자

신을 지나친 좀비들을 뺸 나머지의.. 총 19체의 좀비들 중 14체를 쓰러트렸다.

그리고...

"멈춰!!"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그는.. 입구를 향해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좀비들을 향해 외쳤

다.,

동시에 그의 머리에 지끈거리는 고통이 달리며.. 보이지 않는 실이 뛰쳐나가려던 좀비들

과 연결되는듯한 감각을 느꼈고.. 좀비들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고는.. 등을 돌려 묵

직한 걸음으로 그의 앞에 차례대로 늘어섰다.

먹이를 향한 본능은 일 점도 없는.. 기계와도 같은 고요함이 깃든 좀비들은 명령을 기다

리듯 묵묵히 자신의 앞에 있는 그를 일체의 감정도 담기지 않는 무기질적인 눈동자로 바라

봤다.

그가 보통의 인간과 확연하게 다른 능력 중 하나인 '좀비를 조종하는 능력'

단지.. 원래대로라면 1마리 밖에는 조종할 수 없는.. 그것도 머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조

종할 수 없는 그였지만.. 그는 머리를 건들지 않고 그저 손을 뻗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1마리가 아닌 5마리의 좀비의 조종권을 단번에 획득했다.

어째서 1마리밖에 조종할 수 없었던 그가 5마리나 조종할 수 있는 것인지.. 그 역시 정확

한 이유는 알수가 없었다.

그저 아지트를 떠나 여행을 했을 때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5마리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것

을 깨달았다.

정확한 원인은 불명이었다.

괴물(흡혈귀) 과의 싸움에서 100마리가 넘는 좀비들을 연속으로 조종한 경험이 쌓여서 그

런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나약한 탓에 소중한 존재를 지키지 못했다고 하는 절망감에서 개화 한 것인

지..

그것도 아니라면 죽음의 문턱에까지 도달했던 탓에 살기 위한 진화였는지.. 정확한 이유

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능력이.. 그 괴물과의 싸움 후에 얻어진 것만은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다.

만약 그전에 사용할 수 있었다면.. 미미가 죽는 일은 있을 수가 없었을 테고.. 그때 이

능력만 쓸 수 있었다면..이라며 자책할 일도.. 쓸모없는 능력이라고 매도할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이 확장된 능력이라면.. 자신에게 정을 준.. 그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와 같은.. 가슴을 파 먹히는 상실감을 맛보지 않을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기를 들어!"

명령을 외치는 순간.. 다시 뇌에 지끈거리는 통증이 진동했다.

"큭..!"

1체를 조종했을 때도 고통은 있었지만.. 지금은 그 5배의 고통을 한 번에 받은 탓에..

고통에 내성이 있는 그 조차도 뇌에 직격하는 그 고통을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그는 이를 꽉 깨물어 그 고통을 목구멍 안으로 씹어 삼켰다.

명령을 받은 좀비들은 각자가 훈련된 군인과도 같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좀비들의 시체에

박히거나 바닥에 널브러진 무기들을 각각의 손에 집어 든 뒤 다시 한번 그의 앞에 우뚝 선

채 다음의 지시를 기다렸다.

그는 뇌를 바늘로 찔리는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며 밖으로 통하는 입구를 향해 걸어갔고..

그 뒤를 따르듯  좀비들이 몸을 움직여 그 뒤를 묵묵히 따랐다.

그리고..

그는 밖과 안의 경계선에 도착한 뒤 그대로 눈을 감은 채 멈춰 섰다.

그는 이 경계선의 밖으로 나가는 순간 벌어질 미래를 떠올렸다.

하나밖에 없는 몸으로.. 사람들을 전부 지키면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5체의 좀비와 자신이라면 아무도 죽게 하지 않고 좀비들을 쓰러트릴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지키려던 존재들에게 자신의 정체..

좀비를 조종하는.. 인간과 다른 존재..  즉 괴물이라는 것을 밝히는 일..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한 달 전 이미 겪어 봤기에 알고 있었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이 섞인 표정과 두려움에 떨리는 매도의 목소리..

자신을 배제하기 위한 위협적인 행동들..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반응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상상됐다.

"아프네.. 히히히"

그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려 둔 채 조용히 웃었다.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팠

다.

하지만..

자신에게 미소 짓던 사람들이.. 태도를 바꾸어  매도하고 혐오하고 위협하고 하는 것보다

도.. 그 사람들 중 누군가 죽는다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웠다.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그 사람들을 누구도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비록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고 해도.. 두 번 다시 그때와 같은 후회는 하고 싶

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경계선 밖으로 한 발자국 내디딘 뒤.. 자신의 양손에 쥔 무기를 고쳐 잡았

다.

"가자."

그 말과 동시에 그는 망설임 따위 없다는 듯 탄환과 같이.. 전투 조를 포위하고 있는 좀

비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 작품 후기 ============================

어제 퇴원해서 돌아왔습니다!

검사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예전에 기절했을떄는 부딪친 위치가 안좋아서 찢어지고 꼬매고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혹이 난것 외에는 별 이상이 없어서 다행인것같습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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