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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59화 (59/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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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 만남

위급한 목소리에 사람들이 우르르 병원의 정문 입구 쪽으로 몰려들었고 그 사이에는 진찰실에 있던 그와 그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제의 좀비 떼는 약 1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있었다.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좀비들은 확실하게 이쪽 방향을 향해 달려오는

중이었다.

어째서 좀비들이 이 병원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가?

그것은 실로 간단했다.

그 좀비들과 약 3미터가량 떨어진 거리.. 거기에는 한 명의 인간이 앞장서서 달리고 있

었다.

회색 바탕에 가슴 부분에는 붉은색의 태양 문양이 박힌 재킷.. 태양 교의 유니폼을 입

은 선두의 남자는 자신의 뒤에서 100마리가 훌쩍 넘는 좀비들이 자신을 뜯어먹기 위해

달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얼굴에는 일그러진.. 미소가 띠워져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는 눈을 한 남자는 유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입가에서 걸쭉한 침

을 허공에 흩뿌리며 달리고 있었다.

명백하게 상태가 이상한 모습.. 흡사 그 모습은 마약이나 혹은 그것에 준하는 무엇인가

에 취한듯한 모습이었다.

"비전투원들은 건물 안으로 대피!! 전투 2조 3조는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설치! 전

투 1조는 나와 같이 2조 3조의 호위! 바리케이드의 설치가 완료되면 그대로 후퇴한다!"

정문에서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경철은 허리춤에 찬 마테체를 꺼내 들며 외쳤

다.

동시에 1조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쇠 파이프나 쇠지렛대 등의 기다란 무기를 쥐어잡은 채 경철의 옆에 나란히 섰고 2조 3조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분주하게 병원 안에 있는 바리케이드를 옮겨 정문의 앞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나머지의 비 전투 인원들은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흘리면서도 침착한 움직임으로 건

물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그녀는 물론 그녀에게 이끌려 들어오게 된 그도 포함되어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숙련된 움직임으로 철제 의자나 책상 캐비닛 등의 물건을

옮겨와 입구를 막기 시작했고 사람 2명 정도밖에 지나갈 수 없는 공간만을 남겨둔 게

한 뒤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가 창문을 활짝 열어 정문의 상황을 살폈다.

정문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상태였다.

방금 전 선두로 달려오던 남자는 이미 바로 뒤에 있던 좀비들의 무리에게 뜯어먹히고 있

었고 그 뒤의 좀비들은.. 이미 바리케이드 설치를 끝내고 정문 안으로 들어온 전투 조

를 먹어 치우기 위해 다가오다가 설치된 말뚝에 찔려 꼬챙이 상태가 되어 안에 있는 내

장들을 바닥으로 쏟았고 어떤 좀비는 그대로 머리가 꿰뚫려 뇌수와 피들을 주변에 있는

좀비들에게 흩뿌렸다.

바리케이드에 달린 말뚝의 덕분에 초반에는 좀비의 수가 좀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대략 바리케이드 하나당 7~8마리의 좀비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직도 썩어나는 좀비들의 돌진에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박살 났

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문의 앞에 세워둔 바리케이드는 맥을 못 추고 좀비들의 힘에 박살

이 났다.

"빌어먹을! 몇 마리나 쳐 몰려오는 거냐!!

바리케이드로 인해 3~40마리는 해치웠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좀비의 수는 그다지 눈에

띄게 줄지 않았고 바리케이드의 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철제로 된 정문의 문 앞까

지 도달하는 것도 시간문제.. 철제의 문은 목재의 바리케이드에 비교해 튼튼했지만..

저 수로 밀고 들어온다면  돌파당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경철을 포함한 다른 전투요원들은 점점 파괴되는 바리케이드를 보며 초조한 마음이 들었

다.

그리고.. 그것은 2층에서 밖의 상황을 살피던 비전투 요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불공평해.."

창문에 고개를 내밀어 밖을 보던 그녀가 중얼거렸다.

오늘 이 병원에서 한 명이 자칫하면 죽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났다.

만약 그가 없었거나 그녀가 실수를 저질렀다면 생명을 잃었을뻔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행운이 겹치고 겹쳐 죽을 수도 있었던 한 명이 살아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음을 뿌리는 존재들이 자신들의 생명

을 앗아가기 위해 오고 있었다.

그녀는 직접적으로 대치해본 적은 없었지만.. 저 존재들에 의해 많은 이들이 죽거나 똑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목격한 적은 있었다.

그렇기에 두려운 마음과 함께..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한 명을 겨우 힘들게 살렸는데도 불구하고.. 저들은 그 몇십 배 몇백 배는 앗

아 갈수 있었기 때문에.. 이 현실은 너무나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불공평해.."

그녀는 아랫입술을 강하게 씹어 참으며 중얼거렸다.

"응 불공평해"

그녀는 자신의 말에 동조하는듯한 말을 내뱉은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옆을 돌아봤

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

분명 있어야 할 그가 없었기에 그녀는 당황하며 그를 찾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

며 그의 모습을 찾았다.

하지만 복도나 창가 쪽에 그의 모습은 깜쪽같이 사라진 듯 보이지 않았다.

그때..

"뭐야 저건?"

창가에 붙어있던 한 남자가 손을 뻗어 한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방금 전까지 자신이 내다보던 창으로 돌아가 남자가 가리

킨 곳을 바라봤다.

설마가.. 설마였다.

어느새 아래로 내려간 것인지 그는 놀라울 만큼 빠른 속력으로 병원 부지 내의 담벼락

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를 가는 것인가?라고 그녀가 생각한 순간.. 담벼락에 도달한 그는 담벼락

밑에 있는 나무를 걸어 오르듯 타고 쭉쭉 올라가 나무의 꼭대기까지 도달한 뒤 그대로

그곳에서 담벼락을 향해 뛰어내려 부지 밖으로 탈출했다.

적어도 4미터는 되는 높이에서 낙하 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착지

한 뒤 별다른 충격도 받지 않은 듯 그대로 다시 질주했고.. 이내 5층짜리 건물의 탓에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그녀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렇고.. 그의 갑작스러운.. 그것도 엄청난 신체능력을 선

사하는 알 수 없는 행동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 정신을 차렸는지 그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흘렸

다.

"뭐야.. 혼자 도망친 건가.

그 말을 시작으로 하나둘 그를 욕하거나 매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혼자 밖으로 도망쳤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단지 그런 사람들 속에서.. 그녀만큼은 그가 정말로 도망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

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답을 해줄 수가 없었지만..

그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 '불공평해' 라고 말했을 때의 목소리는 적

어도.. 평소와 같은 가벼움은 없었다.. 오히려 그 목소리는 그의 행동에 걸맞지 않게

몹시 진중하다고 느껴졌다.

자기 자신 혹은 그 이상으로 이 상황이 불공평하다고 느끼고 있는듯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가 자신 혼자 도망을 갔다는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고 믿기지가 않았다.

혹시 자신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그가 도

망 갔다고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가 보인 곳을 응시했다.

당연하게도 그는 거기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막 마지막 바리케이드가 파괴되고 있는 정문의 상황을 바라봤다.

그가 도망을 갔든 어찌 됐든.. 사실상 정문에 펼쳐지는 위험한 상황은 별로 다를 게 없

었다.

마지막 바리케이드를 돌파한 좀비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철문에 붙어 건너편에 있

는 전투 조를 잡기 위해 문틈 사이로 손을 뻗으며 괴성을 내질렀다.

"창을 들어라! 너무 붙지 말고 바닥에 있는 흰 선을 기준으로 거리를 유지해 그대로 녀

석들의 목이나 머리를 노려라!"

철제의 문 사이로 삐져나온 좀비들의 손을 마테체로 잘라내며 경철이 외쳤다.

곧이어 막대기나 쇠 파이프에 식칼 등을 단.. 조잡한 창을 든 남자들이 열을 맞춰 달려

와 바닥에 그어진 흰 선에 선 뒤 그대로 철문 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좀비들을 향해 찔

러 들어갔다.

콰직 하는 고기를 꿰뚫는  소리와 함께 좀비들은 머리가 꿰뚫려 절명했다.

하지만 곧이어 쓰러진 좀비들을 밟고 새로운 좀비들이 얼굴을 드러냈고 곧이어 다시 한

번 남자들의 창이 좀비들을 꿰뚫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그들은 좀비들의 수를 줄여나갔지만.. 아직도 좀비의 수는 많

았고.. 가장 큰 문제점은 머리를 꿰뚫려 죽은 좀비들의 사체가 점점 쌓임에 따라 그 사

체를 타고 좀비들이 문을 타고 넘어올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었

다.

거기에.. 슬슬 문의 내구도도 걱정이었다.

아직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몇 군데는 이미 무게에 못 이겨 휘어지고 있는 상태..

이대로 가다가는 곧 문이 붕괴되어 아직도 백 마리가 넘는 좀비들이 밀어 닥칠 것이었

다.

경철은 고민했다.

위험하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좀비들의 수를 줄일 수 있을 때까지 줄인 뒤 후퇴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위험이 터지기 직전 건물 안으로 후퇴를 해야 하는가였다.

현재의 피해 사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 안으로 미리 후퇴하는 게 좋았지

만.. 건물이 포위되어 건물 안에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됐을 시 저 좀비들의 수를 안전

하게 뚫고 나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다고 언제 붕괴 될지도 모르는 철문의 앞에서 좀비의 수를 줄이다가.. 철문이 무너

져 내려 좀비들이 들이닥친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전투도 반 이상이 죽을 수밖에 없

을 것이었다.

지금 희생을 하는가 나중에 희생을 하는가의 차이였다.

"칫!?"

그가 고민하는 사이 한 마리의 좀비가 사체를 밟고 문 안으로 낙하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낙하의 충격에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버벅대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좀비의 머리를 경철은 투박한 마테체로 단번에 베어버렸다.

좀비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경철은 뒤를 돌아 정문의 상태를 살폈다.

역시 철제문은 한계에 가까웠다.

이제 곧 철제문이 부서지는 것도 시간문제..

그렇기에 그는 당장의 희생이 아닌 나중의 희생을 선택하기로 했다.

"전투조! 전원 후퇴할 준비..."

후퇴의 명령을 내리기 위해 우렁찬 목소리를 내지르던 경철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리

는 자동차의 클락션 소리에 멈췄다.

"자동차..?"

그는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 좀비들의 틈 사이를 보고 발견할 수 있었다.

방금 전 좀비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던 장소에 파란색의 중형 승용차 한 대가 서있었고

그 차 안에서

짧거나 길거나 연속해서 들리거나 하는 불규칙적인 클랙슨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

다.

그리고 경철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모스부호

그리고.. 클락션의 소리가 전달하는 내용은..

"전원 문에서 떨어져라!!"

그것이 자동차에서 울리는 클락션 소리의 정체였다.

============================ 작품 후기 ============================

진짜 더럽게 덥네요..

여러분도 더위먹지 않게 조심하세요.

p.s

언제나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내서 쓰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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