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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3 만남
그와 그녀 두명이 충동하고 나서 4일이 지나.. 그가 병원에 체류한지 6일째가 됐다.
그와 그녀는 그 사이의 기간동안 거의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
서로가 아직 생각이 정리 되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얼굴을 마주 보기가 껄끄로웠기 떄문에..
그녀는 그녀대로 진료실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고..
그도 감윽으로 사용하는 창고를 마음대로 빌려 그곳에 상주한채 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 탓에 두명은 그 이후 말한마디는 커녕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적도 없었다.
이렇게.. 하루만 더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1주일만 체류하기로 했던 그는 떠나게 되고 두번다시 만나게 되는 일은 없게 될것이었다.
하지만.. 그도 그녀도 이대로 넘겨서는 안된다고 똑같은 생각을했다.
아직도 생각의 정리가 되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두 사람다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자신들의 문제에서 도망가게되면 평생을 후회하며 마음속의 응어리를 안고 살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우연의 일치로.. 오후2시 정각에 자신이 틀어박혀 있던 장소에서 뛰쳐 나왔다.
그는 그녀가 있을 진료실에 그녀는 그가 있을 창고에 발을 옮겼고..
그들은 각자의 목표로 하던 장소가 아닌.. 병원의 1층 로비에서 마주치게 됐다.
"아..?"
"어?"
두 사람은 예정외의 장소에서 재회한 탓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채 굳어졌고 그대로 아무말도 없이 서로의 안색을 살폈다.
그런 기묘한 모습의 두 사람에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못박혔고.. 그 시선에 견디다 못한 그녀가 그의 옷자락을 끌어 밖으로 유도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으 배웅을 받은채 두 사람을 밖으로 피난했고.. 인적이 없는 장소로 그를 데려오고나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사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에는 아직 먼 상황이라는것을 자각하고 다시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다시 한 동안 두 사람의 사이에서 거북한 침묵과 어색함이 흘렀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한 그와 그녀는 작게 심호흡을 한 뒤..
"저기..!"
"있잖아..!"
용기를 내어 말했지만 두 사람의 소리는 타이밍좋게 아니.. 타이밍 나쁘게 겹쳐졌다.
그 탓에 다시한번 어색한 침묵이 생겨났고 두사람은 서로의 상태를 살폈다.
결국 참다 못한 그녀가 주먹을 꽉 쥐며 입을 열었다.
"저기! 할말이.."
하지만 그녀의 용기가 무색하게 하는 소리가 저 뒤편에서 울렸고.. 그녀는 정말 계속되는 방해에 울고 싶어졌지만 그럼에도 그 다급한 목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등을 돌렸다.
40대 초중반쯤 되어보이는 남자가 급박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무엇인가를 외치며 달려오고있었다.
"하아..! 하아...! 서..선생! 큰일..이야! 민수녀석이 쓰러졌어!!"
남자는 달려온 탓에 거치얼진 숨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한채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디죠!?"
"302호 병실에.."
그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자신이 낼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운동치인 그녀는 5미터도 못간채 휘청이 바닥에 엎어질 위기에 쳐했으나.. 어느새 그녀의 뒤로 달려간 그가 그녀의 몸을 지탱해 엎어 지는것을 막을수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몸을 바로 세운뒤 그녀의 앞으로 이동하여 몸을 숙였다.
그것이 자신의 등에 타라는 신호라는것을 꺠달은 그녀는.. 평소라면 당연히 부끄럽다고 거절했을테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기에 별다른 저항없이 그의 등에 올라타 놓치지 않게 그의 목을 양팔로 꽉 감쌌다.
그녀가 자신의 등에 탄것을 확인한 그는 그대로 양손을 뒤로 받쳐 그녀의 몸을 지탱하고는 일어나는 동시에 질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병원의 안까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들어올수 있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채 로비를 달려 뛰어 넘듯 계단을 빠른속도로 올라 목표로 하는 302호의 병실안까지 눈깜짝할 사이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와 등뒤에 탄 그녀가 병실안에 들어오자 환자인듯 보이는 남자의 상태를 살피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뜬채로 기묘한 2인조인 그와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나 이내 뒤에 탄것이 그녀라는것을 꺠닫고 허겁지겁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선생! 민수녀석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까슬까슬해보이는 수염을 기른 남자가 침대 위에 괴로운듯 자신의 배를 부여잡고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어쩌다가 쓰러진거죠?"
그가 자세를 낮춰주어 손쉽게 바닥에 착지한 그녀가 환자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가,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다고 하더니.. 그대로 기절해버렸어."
그녀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가 고통탓인지.. 무의식중에서도 부여잡고 있는.. 통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배 부분을 깠다.
누가봐도 이상하리만치 부풀어 오른 배를 보며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그대로 그 배를 작은 손바닥으로 꾸욱 눌렀다.
일반적인 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딱딱한 감촉이 났다.
그녀는 배에서 손을 땐 뒤 다음으로 괴로워 하는 환자의 이마를 까 그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 체온의 체크를 한 뒤 이번에는 환자의 맥에 손을 짚어 맥박의 체크를 한 뒤.. 마지막으로 백의의 가슴부분에 달린 주머니에서 라이트를 꺼내 환자의 눈동자를 억지로 열어 그 안에 라이트를 비추어 의식의 여부를 확인했다.
"혹시 전부터 어디가 안좋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요?"
그녀가 주변에 모인 몇명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그러고보니.. 허리를 숙이면 배가 아프다고 했었는데..."
"기침을 할떄도 아프다고 했어!"
주변 사람들은 하나둘씩 환자가 쓰러지기전의 증상들을 입밖으로 꺼냈고 그녀는 그것을 종합하여 한가지 병명을 생각해낼수 있었다.
"복막염.."
100%라고 말할수 없지만 복부의 팽만과 단단함 체온의 상승 맥박수의 증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증언으로 미루어 보건데 거의 확실하게 복막염이 맞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의식을 잃을정도의 고통이라고 한다 치면 상당히 심각할 정도의 상태로 지금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급할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녀는 수술이 가능했다.
복막염이라면 아주 많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럭저럭 경험도 있었고 실패한적도 없었다.
난이도로 치면 그렇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 혼자서 수술을 해본 적은 없었다.
언제나 수술실에서는 자신을 보조해주는 간호사나 의사 그리고 마취를 담당하는 마취의 등이 함께 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불안했다.
동년배의 의사에 비해 수술 경험은 많은 편이었기에 수술 자체만으로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것을 보조해주는 사람없이 혼자 해야한다는 사실은 그녀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자칫 무엇인가 하나 틀어져 실수를 하게 된다면 환자가 그대로도 죽을수 있었기에..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의 수술이 실패하는것이 두려운것이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환자의 생명이 사라진다는것이 두려웠다..
적어도 한명.. 자신을 보조해줄 사람이 한명정도 있다면... 이라고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있었다.
자신을 보조해줄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아무런 지식도 없는 사람에 비해 굉장히 많은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눈앞에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그의 양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깊게 허리를 숙였다.
"저한테 불쾌한 감정을 느끼시고 계시겠지만..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 분의 수술을 도와주세요! 이 사람을 살릴수있게 제발 절 도와주세요! 부탁합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그녀는 머리가 땅에 닿을정도로 몹시 깊게 그의 앞에서 허리를 꺾으며.. 진심어린 감정을 담아 그에게 부탁했다.
환자의 고통에 찬 신음 이외에는 그 누구도 소리를 흘리지 않은채.. 그저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얼마후..
"아..?"
그녀의 머리위를 그는가볍게 두드렸고 그 행동에 그녀는 작은 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병실 밖까지 나가 있던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뜬채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녀를 바라봤다.
"먼저가서 준비하고 있을게! 히히히!"
"아...! 네! 네! 감사합니다! "
그녀가 힘차게 대답하며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내자 그는 씩 하고 작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대로 문앞에서 사라졌다.
그가 떠나는것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허리를 펼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두분은 발전기가 끊어지지 않게 체크해주세요! 두 분은 밖에 있는 이동 침대에 환자분을 옮겨주세요! 저는 바로 수술준비를 하겠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린 뒤 그대로 수술실로 향했다..
그리고 약 4시간 후..
"하아..."
수술실 앞의 의자에 앉아있던 그녀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수술이 실패해서 그런것은 아니었다.
단지 2명.. 그것도 한명은 전문적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혼자서 하는것보다는 부담이 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몹시 걱정됐다.
그렇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 그는 그녀의 보조를 확실하게 달성했다.
물론 직접적인 수술을 모두 해낸것은 그녀 였지만 필요한 도구를 건내 준다거나 심박수나 마취의 확인 석션 작업에서부터 자신의 땀을 딲아 주는 행동 등 1인분 이상의 서포트를 해냈다.
그렇기에 그녀는 다른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수술에만 집중할수 있었고..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기에 수술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리게 됐지만 그럼에도 봉합 작업까지 완료할수 있었다.
이제는 수술을 끝낸 환자가 마취에서 풀려나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일이었다.
그녀는 의자에 기댄채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있는 그의 얼굴을 훔쳐봤다.
아무리 직접적으로 수술을 한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정말 땀 한방울은 커녕..
어찌보면 제일 바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닌것이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피로의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얼굴에는 싱글벙글한 미소 마저 걸려 있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감탄했다.
의료관룐직에 종사한것도 아니면서 지식만으로 자신을 실수하나 없이 완벽하게 서포트한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굉장한 일이었다.
분명 경험만 쌓는다면 자신보다 더 실력 있는 의사가 될것임은 틀림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만큼 그의 재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부럽고 질투났다.
하지만 동시에.. 어째서 이런 완벽한 인간이 자신을 부럽다고 했을까? 라는 의문감이 들었다.
그 당시에는 열이 받은 상태라 그가 자신을 비하한다고 생각했지만.. 경철의 말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한 결과 그것이 비하하는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어째서 자신같이 모자란 인간을 부러워 하는지 알고 싶었다.
"저기.."
"응?"
"당신은 왜.. 내가 부럽다고 했던건가요..?"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오늘 들어 이상하게 방해가 많이 들어온 탓도 있었고.. 수술을 하고 난 직후의 흥분감도 남아있던 터라 평소보다 조금 더 적극적일수가 있었다.
그녀의 질문에 그는 입을 다문채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듯 하얀 천장을 얼마정도 바라봤다.
그리고는 이내 씨익 하고 웃으며 입을 열...
"선생! 선생! 민수가 꺠어났습니다!"
입을 열려고 한 그였지만.. 뛰어오며 소리치는 남자의 탓에 결국 그 입은 다시 굳게 다물어졌다.
그녀는.. 혀를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환자가 꺠어났다는 소식은 듣던중 반가운 소리였기에 그의 대답을 듣는것은 조금 뒤로 하기로 마음먹고 그대로 병실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가자 마자 의식을 차린 환자가 주변에 있는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그녀와 그가 들어오자 이야기는 중단됐다.
"아...서,선생..."
그녀가 침대로 다가가자 환자는 아직 마취가 덜풀린 손을 부들부들 떨며 들어올렸고.. 그런 환자의 손을 그녀는 조용히 잡아 주웠다.
"수술은 무사히 끝냈지만.. 혹시 후유증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아프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저,정말..정말 고마워요.. 선생...내 목숨을 살려줘서...고마워.. 고마워..
환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그녀는 그것을 달래듯 그 손을 부드럽게 감쌌다.
"아아..맞아..거기의 형씨도..형씨도 도와주었다면서..?"
환자는 그녀의 뒷편에 있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갑자기 자신이 지목이 되자 어리둥절한 그는 눈을 껌뻑이며 환자를 바라봤다.
"고마워.. 나를 살려줘서..정말..고마워..."
환자가 부들거리는 팔을 들어 자신을 향해 내밀자 그는 얼떨결에 그 손을 잡았다.
"정말..고마워.."
감사의 말과 함께 따뜻한.. 기분좋은 사람의 온기가 그의 손에 전해져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인 탓에 당혹스러운 그였지만.. 동시에 그립다고도 느꼈다.
그렇게 그와 그녀는 환자에게 무한의 감사를 받았고 안정을 위해 자신들은 퇴장하기로 했다.
병실 밖으로 나온 그와 그녀는 아까전 듣지 못했던 그의 대답을 듣기 위해서 가장 가깝고 사람이 없는 진찰실 안으로 들어왔고 그녀는 그에게 의자를 권한 뒤 그가 앉는것을 보고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아까전에 못들은 대답을 들려주실수 있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내가 부러웠던건..."
드디어 그가 말문을 터 그의 대답을 들을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신 혹은 운명은 아직 그녀에게 답을 들려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좀비다! 좀비떄가 나타났다! 좀비다! 좀비떄가 나타났다!]
창문 밖에서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목소리고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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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3도 이제 반정도 왔네요.
빨리 끝낼수 있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