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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43화 (4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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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그녀를 울음을 겨우 달랜 그는 그녀를 데리고 맨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미미쨔응! 배고프지? 밥 먹자 히히히!"

그는 그녀를 바닥에 앉히고 배낭으로 다가가 안에 있는 내용물들을 꺼내 바닥에 늘어놓

았다.

"무슨 맛으로 먹을 거야? 아니면 햄 먹어?"

그는 마지막에 바닥에 놔둔 스팸을 들어 올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그 스팸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이내 시선을 때고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먹을래.."

코를 훌쩍이며 그녀는 아직 눈가에 남아있는 눈물을 훔쳐내며 말했다.

"그럼 무슨 맛 먹을 거야?

"비빔밥.."

그녀는 다시 한번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

"2개 먹을 거지?

그의 물음에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것을 보고 씩 하고 웃은 뒤 그녀가 고른 것과 자신이 먹을 것 총 3개를 옆으로

뺴두고는 스팸을 비롯한 나머지 식량들을 배낭에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바로 식사 준비를 하여 공복을 채운 그와 그녀는 뒷정리 후..

서로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어깨를 꽉 붙인 채 나란히 벽에 등을 기대어 얼마 정도

조용히 서로의 숨소리만이 들릴 정도로 조용하게 시간을 보냈다.

얼마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그녀가 완전하게 안정을 찾았는지 차분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

을 걸었다.

"그 미라들은 뭐야?"

그녀의 물음에 그는 자신이 조사한 정보들을 머릿속으로 요약한 뒤 그것을 입 밖으로 꺼

냈다.

기본적인 몸 구조는 같지만 내부 기관들..

신경 같은 것들이 인간보다 몹시 적고 뇌가 인간의 반 정도 크기밖에 하지 않기에 지능

이 인간보다 떨어지고 고통을 느끼기는 하지만 신경의 수가 적어 인간에 비교해 적게 느

낀다는 것이나 배설기관과 생식기관 등이 없다는 것 심장과 비슷한 구조의 기관이 존재

하지만 그것이 왼쪽 가슴이 아닌 중앙에 있다는 점 송곳니 같은 것이 유독 발달됐다는

점 등 해부하고 자신이 알게 된 점들을 그녀에게 전달했다.

"그럼 좀비는 아닌 거야?

그녀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세로로 끄덕였다.

인간은 당연하게 아니지만.. 역시 좀비도 아니었다.

애초에 신체의 구조부터가 틀렸다.

좀비의 경우 감염된 인간이 사망 후에 그대로 이성은 사라지고 본능만이 남은 존재로 변

화하는 것이었기에 신체 구조 자체는 인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미라들의 경우 겉에서 보

면 삐쩍 말라비틀어진 것 이외에 기본적인 구성은 인간과 같았지만 그 내부는 인간과 다

른 점이 많이 존재했다.

"그럼 그 녀석들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그 미라들도 원래는 인간이었을 거야.

미라들의 복장.. 태양 교의 재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들이 원래 인간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지만 그들이 어째서 그런 식으로 변했는지 까지는 파악할 수는 없

었다.

단지 추측으로 보자면.. 어떤 돌연변이 요소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가장 확률이 높은 감염원은 역시 좀비였다.

단지 그 좀비는 다른 좀비와 다른 돌연변이적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었고 그 바이러스를

품은 좀비에게 태양 교의 누군가가 물려 무엇인가의 유전자적 변형이 일어나 그런 모습

으로 변화.. 혹은 진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그가 현재 가진 정보를 조합하여 나

온 결론이었다.

"그 미라들 같은 게 더 있을까..?"

그녀가 불안한 얼굴로 그의 어깨에 머리를 실은 채 말했다.

"이 주변에는 없을 거야! 히히히!"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 역시 자신의 고개를 움직여 어깨에 실은 그녀의 작은 머리

에 자신의 머리를 살짝 부딪쳤다.

다른 곳에 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이 근처에는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미라들도 좀비처럼 감염시키는 능력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단지 그 대상은 좀비들에게 적용되지 않고 아마도 인간에게만 적용될 확률이 몹시 높았

다.

그렇기에 아지트 근처에 존재하는 인간은 오직 그녀 하나뿐이었다.

감염될 인간이 없으니 더 이상 숫자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었다.

물론 가장 처음 만났던 미라와 같이 뒤늦게 미라로 변해 무리에서 떨어진 존재가 있을지

도 모르지만 1:1이라면 자신 혼자서도 충분하게 상대할 수 있는 데다가..

아지트 내에서 라면 장비도 충분하고 함정과 사용할 수 있는 좀비의 수도 충분했기에 문

제 될 일은 없었다.

"미미쨔응은 내가 지켜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 히히히!"

그는 그녀의 머리를 조금 강하게 꽁하고 부딪친 뒤 자신의 머리를 그녀의 머리에 비비

며 웃었다.

그의 귀여운 장난에 그녀는 실소를 터트렸고 어느새 그녀의 얼굴에는 불안의 파편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언제나 장난치며 까불며 웃고 떠드는 아이 같은 그

썩은 음식을 토악질하며 먹고 무법자들과 좀비들에게 몸을 지키기 위해 단 한 번도 편하

게 자본적이 없었던.. 지옥 같은 생활에서 구해준 구세주이자 인간의 본성과 악의에 휩

싸여 감정이 메말라가던 자신을 다시 웃게 해준 은인이자 자신의 어리석은 일로 인해 몸

도 마음도 망가지려던 것을 구해준 영웅이며..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소

중한 존재인 그가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어째서 불안을 느낄 필요가 있는가?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믿음직한 그가 바로 자신의 옆에 있었다.

그의 숨소리도 냄새도 체온도 무게도 애정도 그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라는 존

재가 자신의 마음에 가득 들어차는 것이 느껴졌다.

"고마워."

불안으로 채워진 마음이 그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가득 차자 그녀는 입가에 작은 미소

를 띠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귓가에 속삭여진 그녀의 낯간지러운 목소리에 그는 기묘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그녀의 기

분이 가득 찬 감사의 인사를 자신의 가슴속에 간직했다.

그와 그녀는 서로의 몸을 꽉 붙인 채 서로 아무 말 없이 그저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한동안 방안에는 기분 좋은 침묵이 그와 그녀의 사이에 감돌았다.

"만약.. 아이가 있다고 친다면.. 남자아이일까 여자아이일까?"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올리며 침묵을 깼다.

"나는 둘 다 좋아! 히히히!"

성별을 떠나 그녀의.. 자신과 그녀의 아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심지어 인간의 형태가 아

니더라고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이름은..? 애 이름은 어떻게 하지?"

"미미미미!!"

그는 힘차게 자신이 원하는 이름을 어필했다.

그녀의 피가 섞인 아이이기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이름을 하나 더 붙인 이 이름은 그야말로 완벽하다고 생각한 그였기에 적극적으로 그 이름을 지지했다.

"날 좋아해 주는 건 기쁜데.."

어째서 그가 그런 이름을 선택했는지는 그녀 자신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강하게 부정

할 수가 없었기에 그저 쓴웃음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과연 그 공식대로 간다면 미미미미라는 이름의 아이가 낳은 아이의 이름은 미미미미미

미 그 이후에는.. 말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미가 반복되는 이름이 되어버릴 것이었

다.

아마 그라면 기뻐 펄쩍 뛸 것 같지만.. 그 뒤의 세대에게 있어서는 원망해도 할 말이

없는 일이었다.

"이왕이면 두 글자로 하자."

그녀는 손가락을 2개 들어 올려 이름의 글자 수를 어필했고 그는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

으면서도 그녀의 의견에 수락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태어나지도.. 아니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아이의 이름에 대해 서로의 머리를 맞

대며 고민했다.

그렇지만 그다지 탁! 하고 느낌이 오는 이름은 단 하나도 없었다.

"부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짓는 경우도 있다던데..."

이름에 대한 고민 탓에 미간에 주름을 지게 한 그녀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며 움직였다.

"우리둘이 한 글자씩 해봤자 도미밖에는 안 나오네.

둘 다 미가 들어가는 데다가 그녀의 경우에는 미가 2개.. 총 3개의 미가 있는 탓에 한 글자씩 따서 짓는다고 쳐도 생선과 같은 이름 밖에는 나오지 않자 그녀는 실소를 터트렸다.

"이왕 미 자가 중복되니까 미 자돌림으로 해버릴까."

그녀가 중얼거리는 혼잣말을 옆에서 듣던 그가 무엇인가가 떠올랐는지 활짝 웃었다.

"미레! '도'랑 '미' 사이에서 태어났으니까 '레'!  도. 레. 미! "

그는 자신이 생각한 이름이 마음에 든 것인지 아이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팔짝팔짝 뛰며 말했다.

"좋다..! 그 이름 굉장히 좋아!"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도' 와' '미' 라는 계이름 사이에 들어가는 '레' 그와 그녀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의

이름으로서 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의미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자신들과 공통되는 미를 합쳐서 '미레' 라는 이름은 어감도 좋고 글자는 다르

지만 '미래' 라는 의미까지 포함 시킬 수 있어 이중적 의미를 가질 수도 있었다.

그(도)와 자신(미) 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레) 합쳐 부른다면 도레미.. 자신들의 사

이에 있는 아이를 연상시키는 이 이름은 그녀의 마음에 무척이나 와 닿는 이름이었다.

"마음에 들어? 히히히!"

"응! 너 진짜 천재인 거 같아! 똑똑한 놈!"

그녀가 흥분한 얼굴로 칭찬을 퍼붓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그는 크게 웃으며 자신의 앞

에 선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렸다.

"도레미! 미도 미레 미미 히히히히!"

그는 자신과 그녀 그리고 두 사람의 아이에게 붙여줄 이름을 옹호하며 번쩍 들어 올린

그녀를 꽉 껴안은 채 고조되는 기분을 주최하지 못하고 꽉 껴안은 그녀와 함께 방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진짜.. 좋은 이름이야.. 미레.. 미레.."

자신을 안고 빙글빙글 도는 그의 몸을 그녀는 꽉 껴안으며 그가 지은 그 이름을 마음속

에 되새기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 이름을 입 밖으로 내보낼 때마다 자신 안에 있는 행복이 바람을 가득 넣은 풍성과

같이 커져 감을 느끼며 이 행복감이 언젠가 태어날 아이의.. 이 이름처럼 미래까지 이

어져 나가기를 마음속으로부터 빌었다.

그렇게 그와 그녀는 밤늦게까지 웃고 떠들며 그와 그녀 그리고 아이 3명의 미래를 꿈꾸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해피엔딩이냐 배드엔딩이냐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해로운 피해 엔딩인가!

침대에서 이크에크 택견하는 엔딩인가!

과연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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