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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41화 (4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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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맨션에서 나온 그는 미라들을 잡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구역의 지형을 떠올리며 미라들을 안전하고 효과적이게 해치울 수 있는 계획을 세웠다.

그 준비에 든 시간은 약 2시간..

조금 더 시간을 들이고 싶었지만 그 사이 녀석들이 떠나거나.. 혹은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은 그에게 있어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승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에 그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을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하여 준비를 끝낸 뒤 자신의 무기들을 체크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는 과도 5개 식칼 3개 회칼 1개 피자 커터 2개 였다.

그가 주로 애용하는 미트 해머의 경우 조종하던 좀비가 들고 있던 탓에 회수를 할 수 없었고 중 식칼은 현재 대여 중인 상태였기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가장 강력하고 튼튼한 무기인 미트 해머와 중식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느린 좀비들과 다르게 잽싸지만 맷집이 약한 미라들에게 있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로도 충분히 치명상을 입힐 수가 있었기에 그다지 큰 패널티는 아니었다.

그는 준비를 끝낸 뒤 미라들에게 죽지 않은 좀비 한 마리를 조종하여 주택의 앞에 대기 시켜 놓은 뒤 자신은 그 주택의 옥상에 올라가 미리 선정해 둔 위치에 선채 밑에 있는 좀비에게 명령을 내렸다.

좀비는 그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하듯 망설임 하나 없이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그가 좀비에게 내린 명령은 미라들이 모여있는 구역의 근처까지 이동 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미라들이 좀비를 눈치채게 만들어 자신이 있는 옥상의 앞쪽까지 유인할 생각이었다.

물론 좀비와 미라의 속도 차이가 제법 컸기에 유인하기도 전에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거리를 떨어트린 상태에서 소리를 내어 미라들에게 위치를 알리는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좀비의 속도와 미라의 속도를 추측해 따라 잡히지 않고 유인할 수 있는 거리는 이미 계산해둔 상태였다.

옥상에서 멀쩡한 5마리의 미라와 미트 해머에 맞아 어깨가 박살 나 한쪽 팔을 덜렁거리는 부상당한 미라 1마리를 합친 총 6마리의 미라들의 위치와 자신이 조종하는 좀비의 위치를 확인해 가며 자신이 예상하는 거리를 눈대중으로 맞추어 좀비를 대기 시켜둔 후 그는 좀비에게 다른 명령을 내렸다.

양손에 든 물건을 서로 부딪치게 한다는 명령

그리고 그 명령을 받은 좀비의 양손에는 양은 냄비 2개가 각각이 들려져 있었고 그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한 좀비의 덕분에 맞부딪친 양은 냄비 사이에서 요란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만약 미라들의 청력이 약하거나 퇴화됐을 경우도 상정하고 있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미라들의 청력은 나쁘지 않은 듯 좀비가 내는 시끄러운 소리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듯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더니 이내 누가 할 것도 없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달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도 재빨리 좀비에게 이동의 명령을 내렸다.

좀비는 치던 양은 냄비를 바닥에 힘없이 떨군 채 그대로 등을 돌려 그가 있는 주택 방향으로 달렸고 몇 초 지나지 않아 미라 무리들이 기성을 내지르 며 짐승 같은 속도로 좀비와의 거리를 줄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좀비는 미라들에게 덮쳐 저 꼬챙이가 됐고 그대로 동체가 종이 찢기듯 갈가리 찢어 발겨졌다.

하지만.. 좀비는 이미 목표지점에 도달해 임무를 끝마친 상태였다.

조종하던 좀비와의 링크가 끊기는 순간 그는 옥상에서 준비해둔 물건들을 투하했다.

그가 투척한 물건은 액체가 가득 들어 빵빵해진 거대한 물 풍선 같은 느낌의 물건이었다.

그 거대한 물 풍선은 단숨에 미라들을 향해 빨려 들어가듯 낙하했고 그 충격으로 안의 내용물이 미라들에게 쏟아져 그 고목 같은 몸을 적셨다.

갑작스럽게 위에서 떨어진 무엇인가에 물벼락을 맞은 미라들은 옥상을 향해 단체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미라들을 향해 주둥이에 불을 붙인 병 하나가 투척됐고 그것이 미라들에게 닿는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미라들의 고목 같은 몸을 발화시켰다.

[키아아아아아아아아!]

자신들의 몸이 타오르는 사태에 놀란 듯 혹은 괴로운 듯 발버둥 치며 미라들이 괴성을 내질렀다.

그가 투하한 물건..

약 20리터 정도의 물을 넣어도 찢어지지 않는 콘돔에 석유를 넣어 만든 물건으로.. 미라들을 향해 빠르게 석유를 끼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그가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그는 수분이 거의 없는 미라들은 인간과 좀비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몸은 마른 장작처럼 활활 잘 타올랐다.

단지.. 본능적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 건지 불타는 6마리 중 4마리는 바닥을 뒹군 탓에 불이 점점 약화 되어가고 있는 반면 나머지 2마리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날뛰거나 달리거나 하는 바람에 불은 꺼지기는커녕 더욱더 강하게 그 말라비틀어진 육체를 쉴 새 없이 태웠다.

그리고 이내.. 4마리의 불은 진화됐지만.. 나머지 2마리는 그대로 불에 타 숨을 거둔 것인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쓰러진 미라의 수는 그의 예상보다 한 마리 적었다.

그의 예상으로 반수 정도는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움직임을 멈춘 것은 2마리뿐..

그렇지만 그 생존한 미라 중 어깨뼈가 박살 나 부상당한 개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최악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카아아아아아아!"

몸에 붙은 불을 꺼버린 미라들은 옥상 위에서 미라들의 행동을 냉정한 눈으로 관찰하던 그를 발견하고는 소리를 지른 뒤 자신들을 공격한 그에게 반격하기 위해 멀쩡한 3마리 미라는 그가 있는 주택의 벽에 손가락을 박으며 옥상으로 올라가려고 했고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미라는 벽을 올라가지 못한 채 바닥에서 꽥꽥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취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반대편의 건물 옥상으로 옮겨갔고 곧이어 가장 가까운 거리의 다른 건물 옥상으로 도약했다.

뒤를 돌아보자 벽을 타고 올라온 미라들이 다른 건물에 있는 그를 발견하고 소리친 뒤 그와 마찬가지로 옥상 위를 도약하며 다른 건물로 이동해 그의 뒤를 쫓았다.

그는 미라들이 자신을 바싹 쫓아 잘 따라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건물의 옥상에 도약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 안으로 미끄러 지듯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있는 건물의 옥상에 도착한 미라들도 그를 잡기 소리를 내지르며 출입구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선두에 있는 미라의 머리가 반으로 토막 나며 나머지 몸체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앞으로 꼬꾸라지며 계단 아래로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선두에선 미라의 머리가 토막 난 것을 인지한 미라들은 그 원흉을 노려봤다.

둔탁해 보이는 중식칼을 위아래로 세차게 흔드는 동작만을 반복하는 좀비가 있었다.

그 좀비 역시 그가 미리 짜둔 계획의 일부로.. 중식칼을 미리 좀비에게 쥐어 둔 채 문 옆에 대기 시켜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중식칼을 든 좀비의 머리를 건드려 조종권을 획득한 뒤 계단 아래에서 미라들이 문을 밀고 들어오는 그 타이밍 에 중식칼을 든 좀비에게 그 칼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힘차게 반복해서 휘두르라는 명령을 내렸다.

좀비는 그 명령에 반응하여 가장 선두에 있는 기세 좋게 문을 밀고 들어온 좀비의 머리통을 향해 힘차게 휘둘러 그 목숨을 앗아가는 쾌거를 이룰수 있었다.

단지 조금 늦게 온 미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지는 못한 채.. 그대로 괴성을 내지르는 나머지 2마리의 공격에 중식칼 좀비는 부서졌다.

계단을 내려가는 와중에 미라의 괴성을 들은 그는 괴성의 소리가 이중으로 들리는 것을 듣고 아직 2마리가 남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지금 상황에서 한 마리만 남게 하고 그 이후 1:1로 미라와 싸워볼 심상이었다.

전투능력이나 육체 능력을 직접 체험해 미라들의 확실한 정보를 손에 넣고 싶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한번 전투를 치러보려고 했었지만..

현재 옥상의 입구 근처에 2마리 그리고 밖에 있을 부상당한 1마리로 총 3마리나 남아 있었고.. 준비해둔 함정은 모두 사용해 버린 상태였기에 더 이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남은 것은 정면에서 싸울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도망가고 후일을 도모할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리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만약 싸우게 된다면.. 2:1 최악의 경우 밖에 대기하는 부상당한 미라를 포함해 3:1로 싸워야 했다.

자신보다 월등히 신체능력이 높은 미라를 동시에 3마리나 상대하는 것은 자살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1:1 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2:1 3:1의 경우는 너무 승률이 낮았다.

도주할 경우에 당면의 안전은 보장될 수 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녀석들이 동료를 늘려버린다면 이후의 싸움은 정말로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거기에 녀석들은 높지는 않지만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같은 함정들에 대해 학습하고.. 신중함을 얻는다면 정말로 상대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녀석들을 해치우려면 지금 당장 해치우는 것이 난이도와 효율 면에서 제일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안전한’ 패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만들기에도 준비하기에도 당면한 이 상황에서는 무리한 일이었다.

그는 건물 밖으로 튀어 나가며 계단의 위에서 난리 법석을 치며 내려오는 미라들의 소리를 포착하고 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곧 따라잡힌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는 달렸다.

달리면서도 계속해서 미라들을 안전하게 해치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지금 처한 상황에서 몸의 안전을 고려해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해 뒀던 몹시 위험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뒤를 돌아 미라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 한 뒤 스피드를 높여 자신이 미리 밑 준비를 해두었던 건물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식당인 듯 보이는 공간에 들어간 그는 코와 입을 틀어막은 채 부엌에 있는 업소용 냉장고 앞으로 가 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미라들이 식당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거칠게 부수고 들어온 미라 2마리가 냉장고 앞에 있는 그를 발견하고 괴성을 내지르며 그를 찢어 발기기 위해 달려왔다.

"히히히히히히히히!"

그는 미라의 괴성에 대항하듯 크게 웃으며 어느새 꺼낸 지포라이터의 불을 켜 그것을 달려오는 미라들을 향해 내던졌다.

그 순간..

콰앙! 하는 폭음이 식당 안에 울려 퍼지며 그 중심으로 커다란 폭발이 터지며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휩쓸었다..

============================ 작품 후기 ============================

순위가 갑자기 너무 올라서 진짜 당황스럽네요 ㅎㅎ

(사망)플래그 얼론 재밌게 봐주세요!

오늘은 누가누가 사망플래그를 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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