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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40화 (4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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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그는.. 절단 된 사지들이 널브러진 시체와 그 잔해로 가득 찬 길목을 걷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의 의식이 깃든 좀비..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었다.

현재 그는 자신의 의식을 좀비에게 옮겨 그 몸을 컨트롤하고 있는 상태였다.

보통의 조종 방식은 머릿속으로 내린 간단한 명령을 수행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이것은 자신의 의식을 좀비에게 옮겨가 자신의 몸처럼 조종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었다.

즉 보통은 원거리 조종 방식이고 지금의 것은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되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세세한 동작을 할 수 없는 일반적인 조종과는 다르게 이 상태에서는 자신의

몸처럼.. 까지는 아니었지만 신체능력의 한해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은 대부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단지.. 그만큼 이 방식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좀비가 느끼는 감각.. 즉 그 좀비가 상처 입거나 상처가 있을 경우 100%까지

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고통을 공유해버린다.

둘째는.. 뇌에 부담이 많이 갔다. 최대한 버틴다고 해도 30분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뇌

에 부하되는 고통이 상당했다.

셋째는... 이 상태에서는 자신의 몸이 무방비인 상태가 된다는 것으로 이 상태에서는

자신의 근처에 일어나는 일은 자각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몸에 자극이 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전까지는 전혀 알 수가 없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을 시에는 자각

한다고 해도 이미 늦어버리기에.. 몹시 위험했다.

그렇기에 그도 실험을 했을 때 이외에는 사용해본 적이 없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에 대한 정보를 그나마 안전하게 얻기 위해서

는 이 방법이 제격이라고 생각했고.. 이 방법이라면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근처에

서 무슨 일이 생길 시 그녀의 원호로 바로 되돌아올 수 있었기에 그는 부담되면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는 시체 밭을 둘러보며 무엇인가 단서가 없는지 찾아다녔다.

하지만 그다지 새로운 정보는 눈에 띄지 않았고 그저 비슷한 상태로 사지가 절단된 시체

들밖에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에는 시체 밭의 끝에 도달했음에도 제대로 된 단서 하나 찾

을 수가 없었다.

슬슬 고통을 참고 조종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가 다가왔기에.. 그는 이대로 포기를 해

야 하는가 아니면 남은 시간을 좀 더 탐색에 사용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그때..

어딘가에서 새들이 푸드득 거리는 소리를 내며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포착할 수 있

었다.

날아간 새들의 움직임이 자발적이 아니라 타의적인 이유에서의 행동이라고 판단한 그는

달렸다.

자신의 몸이 아닌 좀비의 몸이었기에 자신의 속도와 비교해 느린 상태였지만.. 그럼에

도 일반적인 좀비에 비교하면 몹시 빠른 속도로 새들이 날아간 장소 근처로까지 달린

뒤 거기서 반쯤 뭉개진 차를 엄폐물 삼아 몸을 숨긴 채 목적의 장소를 훔쳐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 그는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도 좀비도 짐승도.. 그렇다고 자신과 같은 존재도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 존재들

을..

미라처럼 삐쩍 마른 얼굴과 태양 교의 마크가 들어간 점퍼 사이로 드러난 앙상한 손을

한 존재들..

자신을 공격했던 미라들.. 예상했던 대로의 수에 들어가는 6마리의 미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미라들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좀비들의 팔다리를 그 삐쩍 마른 손에 얼마

나 높은 근력이 숨어있는 것인지 종이를 찢듯 그 사지를 찢어발기고 있었다.

그것은 본능적인 행위.. 먹거나 자신의 몸을 지키기기 위한 행동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

다.

일종의 놀이.. 즐거움이나 쾌감을 얻기 위한 재미를 위한 행위와 같이 보였다.

고목 같은 그 얼굴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좀비들의 사지를 찢으며 자랑하듯 다

른 미라들에게 보여주거나 하는 행위를 보아 집단성도 있어 보였다.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본능적으로만 행동하는 좀비와는 다르게 미라들이 명백하게 지능

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지 겉으로 봐서는 인간 수준의 지능은 아닌.. 짐승 수준 혹은 그것보다 낮은 듯이 보

였다.

멀리서 봤을 때의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전부 얻은 그는 좀 더 다른 정보를 손에 넣기

위해 미라들에게 더 가까이 가보기로 마음먹고 기듯이 자세를 낮춘 뒤 미라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좀 더 근처로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좀비를 찢으며 놀던 미라들의 움직이 우뚝하고 멈췄다.

그리고는 고목나무 같은 얼굴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엇인가를 찾는 움직임을 하고는..

[카아아아아아아아아!]

날카로운 목소리로 울며 6마리의 미라가 동시에 그가 숨은 장소를 돌아 본 뒤 쏜살같은 움직임으로 그를 향해 달려왔다.

자신의 위치가 발각 났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미라들의 색적 능력이 좀비들보다 위라고

생각하며 손에 들린 미트 해머를 꽉 하고 쥐며 엄폐물에 붙어 대기했다

그리고 엄폐물의 구석에 미라 한 마리가 달려온 순간 미트 해머로 내리쳤다.

콰득!

뼈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달려오던 미라가 망치의 충격에 날아갔다.

머리를 맞출 생각이었던 그였지만 자신의 몸도 아니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좀비의 몸인

탓에 정확도가 떨어졌기에 빗나간 망치는 머리가 아닌 미라의 어깨뼈를 박살냈다.

보통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치명상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이 미라들에게 그 기준이 어

디까지 통용될지 몰랐던 그는 숨을 끊어놓으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미라들이 도착한 뒤였다.

미라들이 그 고목 같은 손을 휘두르자 그의 팔이 별다른 저항 없이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후에는 그 몸통에 다른 손들 이 박히고.. 마지막으로는 머리를 향해 다가오는

고목 손을 마지막으로 좀비의 몸에 들어있던 그의 의식은 튕겨지듯 원래의 몸으로 돌아

왔다.

"크으으으으으으으으!!"

돌아오자마자 그는 털썩하고 바닥에 쓰러지더니 폭포수와 같은 식은땀을 흘리며 이를 악

물었다.

"미도!!"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있던 그가 갑자기 고통스러워하며 바닥을 기는 모습에 당황한 그

녀가 서둘러 그의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외관상 아무 곳도 이상은 없었기에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발만을 동동 구

를 수밖에 없었다.

"크으으..!!"

웬만한 고통으로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는 그였지만..

팔이 날아가고 몸통이 찢어지며.. 머리가 꿰뚫리는 고통을 직접적이 아니라고 해도 간접

적으로 받은 것이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미쳐버리거나 쇼크사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고통이었지만 그가 보통 사

람이 아닌 존재였기에 괴로워하는 수준으로 끝날 수 있었다.

"미도! 미도!"

그녀는  그의 손을 꽉 잡으며 그를 계속해서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그는 고통이 조금씩 줄었다.

동시에 피가 날 만큼 꽉 쥔 주먹 위로 느껴지는 따뜻한 그녀의 체온에 흐트러진 마음

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괘,괜찮아... 조금만.. 더 버티면 돼....

그녀의 덕분에 겨우 말을 내뱉을 수 있던 그는 그 말을 한 후 이를 꽉 문 채 자신의 몸

을 겁탈하는 고통에 버텨내기 위해 힘썼다.

약 5분 정도가 지나서야 그를 짓누르던 고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고 했고 그

런 불안한 그의 몸을 지지하기 위해 그녀가 자신의 어깨를 내어 그의 상반신을 일으켜

세우게 했다.

"괜찮아?

"응! 괜찮아! 히히히!"

흥건하게 젖은 이마를 훔치며 그는 평소와 같은 밝은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그 웃음에 한시름 덜은 듯 그녀는 그의 가슴에 안겨 그를 꽉 껴안았다.

"진짜 놀랬잖아.."

한탄하듯 그녀가 말했다.

"미안.. 그래도 정보는 얻었어! 히히히"

그는 벽에 등을 기대며 자신이 얻은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해 그녀에게 전했다.

"그놈들은 도대체 뭐야..?"

"나도 몰라! 그렇지만.. 녀석들은 죽여야 돼.

그녀의 물음에 그는 웃으며 답했지만 마지막 말에는 분노와 닮은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그것들은 지극히 위험한 존재들이라고..

좀비를 상회하는 신체능력과 색적 능력.. 거기에 집단으로서 움직이는 협조 성과 본능만

이 아닌 명확히 존재하는 지능..

지금은 아직 6마리뿐이기에 쉽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저것들이 수십수백 마리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방금 전 본 미라들이 입고 있는 옷이 태양 교의 재킷.. 즉 원래는 인간이었다가 무엇인

가의 이유로 그런 식으로 그들을 바꿔 놓은 것이라는 것이었다.

즉 그 미라들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들을 그런 식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

뛰어난 신체능력과 지능 그리고 집단성까지 가진 존재들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위

험성은 좀비와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녀의 경우에는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방금 전 미라들의 행동을 보면 재미로 그녀를 잔인하게 고문하듯 죽일 가능성

도 높았다.

그런 일은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었다.

자신과 그녀의 행복을 방해는 존재들은 그것이 무엇이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한 마리도 남김없이 싹 다 죽여버려야 했다.

그것이 그녀와 자신의 오랫동안 계속되어야 할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미미쨔응은 잘 숨어 있어줘!"

녀석들의 색적 능력은 그의 예상으로 7미터 이상 10미터 미만이라고 생각했다.

싸움터를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잡는다면 그녀의 위협은 몹시 적어지기에 자신이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을 것이었다.

"나도..!"

자신도 싸우겠다라고 말하려던 그녀는 끝까지 말을 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는 자신의

배를 내려다봤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의 탓에 차마 그 이상은

말을 뱉을 수가 없었다.

"걱정하지않아도돼? 나도 정면에서 싸울 생각 없으니까! 히히히!"

"정말로..? 정말로 괜찮아?"

"응! 걱정 없어!

그의 말에 그녀는 이를 꽉 물고 그를 꽉 껴안았다.

그런 그녀의 포옹에 그는 그녀의 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그녀의 등을 부드럽

게 쓰다듬었다.

"난 강하니까. 죽지 않아? 히히히!"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기묘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그녀의 등을 꽈악 껴

안았다.

"난 절대로 죽지 않아

그녀에게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그는 자신과 그녀에게 맹세했다.

============================ 작품 후기 ============================

(사망)플래그 얼론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미도도 그렇고 미미도 그렇고 의도한건 아닌데 어째 두명다 사망플래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대사처럼 되는건지 의문이네요.

p.s

갑자기 조회수가 늘어서 당황스럽지만.. 어찌됐든 기분이 좋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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