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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잠에서 깬 그와 그녀는 소리가 나는 쪽의 창을 막아놨던 물건들을 치 운 뒤 창을 열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고 별로 어렵지 않게 근원지를 찾을 수 있었다.
소리는 그들이 있는 주택의 문 바로 앞에 있었다.
겉보기에도 그렇고 성능도 그런.. 정말로 평범한 알람시계였다.
단지.. 그 평범한 알람시계가 시끄럽게 울린 탓인지 근처에 있던 좀비들이 우르르 그쪽으로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내 알람시계는 몰려둔 좀비들의 공격으로 인해 박살이 난 채 귀를 괴롭히던 소음을 멈췄다.
소음은 멈췄지만 그것에 몰려둔 수십 마리의 좀비들은 갈 곳을 잃은 채 그곳에서 멍하니 움직임을 멈춘 채 서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생존자가 있는 모양이야 히히히!"
그는 수십 마리의 좀비들이 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자신들이 있는 입구에 울리던 알람시계는 누군가.. 좀비가 설치할리는 없으니 당연히 인간의 소행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했고.. 자신들이 있는 주택의 입구에 설치한 것으로 보아 그 생존자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입장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 우호적이지 않은 생존자는 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굿모닝!"
어설픈 영어 인사를 큰소리로 외치며 그들의 주택 2층 바로 앞쪽.. 그들이 있는 주택
과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건물의 2층에서 창문을 열며 안색이 좋지 못
한 30대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몇주만의 손님이네! 오 옆에 있는 아가씨.. 몸매도 죽였는데 얼굴도 죽이네! 하하하하
하!"
남자는 호쾌하게 웃으며 잠옷 차림의 그녀를 음흉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는 그런 남자의 시선을 차단하고자 그녀를 자신의 등 뒤에 숨기듯 앞에 선 채 남자
와 마주 봤다.
"꼴에 남자친구라고 여자친구 감싸는 거냐? 존나 멋있네! 존나 멋있는데... 존나 꼴리
는 여자친구랑 저기 탈출할 수 있겠냐?"
남자는 턱으로 좀비의 대군을 가리키며 입가를 비틀어 그를 비웃었다.
"그 뒤에 있는 여자친구 나한테 넘기면 살려줄 수도 있는데 어때?
"미미쨔응은 아무한테도 안 줘? 히히히!"
"응? 뭐야? 너 저능아냐? 말하는 꼴이 왜 이리 병신 같냐?"
그의 특이한 말투와 웃음소리에 그는 눈가를 찌푸렸다.
"씨발.. 세상이 아무리 좆같아도 그렇지.. 저딴 저능아한테 몸 파는 거냐? 와 족같
네.. 저딴 저능아보다 멀쩡한 나는 동네 아줌마나 따먹고 앉아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이마를 탁하고 손바닥을 치며 탄식했다.
"너 같은 병신보다 이쪽의 저능아가 9999조 배 나니까 그렇지 병신아 나는 너 같은 병
신한테는 몸 안 파니까. 지옥에나 가서 딸이나 쳐"
그의 등 뒤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명확하게 남자를 경멸하는 시선과 함께 그녀는 남
자에게 욕지 걸이를 내뱉으며 인상을 구겼다.
"미친년.. 상황 파악도 못하는 게 입에 걸레를 물어....!?
그 순간 남자의 뺨에 한줄기의 바람이 스쳐 지나갔고 그 직후 남자의 뺨에서 한줄기의
붉은 선혈이 뚝 하고 뺨을 탄 채 바닥에 떨어졌다.
자신의 뺨을 만진 남자는 그것이 피라는 것을 깨달은 남자는 자신의 뒤 벽에 부딪쳐 떨
어진 과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가 어느새 남자를 향해 던진 과도였다.
"미미쨔응을 욕하면 죽일 거야?
그는 해맑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시커먼 불꽃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친 저능아 새끼가..!"
남자는 그를 욕하면서도 그가 과도를 던져 자신을 상처 입혔다는 사실이 두려웠기에 또
다시 같은 공격을 당하지 않기 위한 방책으로 창문을 꽉 닫아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뒤 목소리를 높였다.
"거기서 어떻게 탈출한 거냐! 병신들아! 지금이야 식량에 여유가 있으니. 그딴 태도로
나오겠지만.. 조만간 식량이 바닥나봐라! 너 새끼도 저년을 나한테 때다 바치거나 저년
이 나한테 가랑이를 벌리거나 둘 중에 하나일걸! 딴 새끼들도 너희들이랑 똑같았다가 결
국에는 그렇게 하더라? 식량은 며칠 분 있냐? 3일? 4일? 이쪽은 식량이 넘쳐나니까 기
다려줄게! 저능아 새끼가 저 창년을 먼저 바칠지 아니면 저 창년이 나한테 먼저 다리
를 벌릴지 아니면 둘 다 저 괴물 새끼들한테 물려 뒤지던가 뭐가 됐든 나는 안전한 데서 너희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기다려 줄 테니까. 어디 한번 발광해봐!"
남자는 광기 들린 듯이 숨 하나 쉬지 않고 긴 말들을 단번에 토해냈다.
그 탓인지 마지막에는 거칠게 숨을 내 몰아쉬는 단계까지 왔지만.. 그와 그녀를 비웃는듯한 미소만큼은 절대로 지우지 않았다.
남자의 소리가 큰 탓에 좀비들은 남자가 있는 건물과 그와 그녀가 있는 건물 사이를 우
왕좌왕하며 특유의 신음을 흘려냈다.
"저 괴물 새끼들도 기대되는 모양인가 보네?
사이에서 방황하는 좀비들을 보며 남자는 씩 하고 웃었다.
남자는 근방에 온 생존자들을 이런 식으로 고립시키고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즐긴다
는 악취미적인 취향을 가진 남자였다.
처음에는 그저 식량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동료인 생존자들을 죽이기 위해 이런 식으로
고립시켰던 그였지만.. 그 동료들의 행동이 정말로 가관이었다.
점점 사라져가는 식량의 탓에 서로 싸우고 마지막에는 죽이고 결국 식량이 없어지자 자
신이 죽인 동료를 뜯어먹고.. 결국에는 미쳐버려 좀비들에게 달려나가 결국에는 똑같은
좀비가 되는 말로를 안전한 곳에서 지켜본 그는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럽고 재밌다고
생각됐다.
그렇기에 그는 근처에 온 다른 생존자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고립시켰다.
처음에 그들은 자신을 욕하고 무엇인가를 던지는 둥 분노를 표출하며 자신에게 절대 굴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탈출할 궁리를 하며 가지고 있는 식량을 조금씩 소비
하며 버티다가..
결국 식량이 떨어지고 며칠이 지나면.. 그들의 본성이 여실 없이 드러났다.
어떤 이는 살기 위해 자신의 와이프를 팔아넘기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다른 이들을 죽이
고 살기 위해 자신의 가랑이를 서슴없이 벌리기도 하는 둥 결국 누군가를 희생해 살아남
기 위해 추잡한 짓이나 비겁한 짓도 서슴없이 행했다.
그중 가끔 사이좋게 굶어 죽거나 동반자살하는 재미없는 인간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극소
수였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 추악한 본성을 여실 없이 드러낸 채 자신을 즐겁
게 해줬다.
그러니까 눈앞의.. 지금은 기세 등등하게 팔팔한 젊은 남녀들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저 기가 쌘 여자가.. 자신에게 다리를 벌리며 살려달라고 말하는 것이나 저능아
가 살기 위해 자신의 여자를 자신에게 바쳐 여자의 마음을 산산조각 부셔내는 장면도 나
쁘지 않을 것 같았다.
"너같은 찌질이 새끼한테 대줄 바에는 그냥 죽는 게 날 거 같다.
그녀는 눈가를 사정없이 찌푸리며 남자에게 말했다.
"그럼 죽던가? 시체는 내가 잘 따먹어줄게. 안심하고 뒤져라."
저 정도의 여자라면 시체라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남자는 천박한 웃음을 지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그리고.. 남자는 그가 손에 무엇인가를 쥐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둔탁한 빛의 금속으로 된 망치가 그의 손에 들려져 있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그와 동시
에 동공이 확대되며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그 직후 그가 닫아뒀던 창의 유리가 성대한 소리와 함께 박살이 났고 방금 전 자신이
서있던 곳을 지나 그 뒤의 벽면에 묵직한 망치가 벽에 구멍을 낸 채 낙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자신의 머리가 저런 식으로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등골
에 소름이 돋을 거 같았다.
하지만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사라졌다고 생각된 남자는 식은땀을 훔쳐내며
벽의 기둥 뒤에 숨어 고개를 반만 내민 채 차 앞에 서있는 그를 바라봤다.
"병신새끼! 방금 전이 마지막 찬스였는데! 못 죽여서 어떡하냐?"
남자는 목청껏 소리 높여 그를 조롱하는 말투로 외쳤다.
그러나 그는 분해하는 모습은 한 조각도 보이지 않은 채 쓰윽 하고 창가에서 그 모습
을 감췄고 그 대신 그녀의 모습만이 창가에 남았다.
그녀는 창틀에 팔을 걸친 채 축 늘어진 자세로 벽의 기둥에 숨어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
를 비웃듯이 입가를 비틀었다.
"우리 미친도라이가 많이 화난 것 같은데.. 너 곱게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아라?
흐아아아아암~"
그녀는 마지막으로 긴장감의 조각도 없는 모습으로 하품을 한채 흘러나온 눈물을 슥슥
손으로 문질러 닦아 냈다.
남자는 그녀의 그런 나른한 태도에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저 어이가 없다고 생각됐다.
보통 저런 허세의 발언을 할 때는 좀 점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인데에 비해
그녀의 태도는 그야말로 별거 아니라는 듯.. 그야말로 '오늘 아침 뭐 먹지?라는 태도
와 다를 바 없었다.
"씨발.. 너도 저능아처럼 지능이 딸리는 거 아니냐?"
남자는 그녀가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했기에 그런 소리를 내뱉었다.
"뭐 지능이 높지는 않은데.. 너보다는 높을 거다... 준비는 끝났어?"
그를 내리깎던 와중 그녀는 바로 시선을 전환하여 그를 바라봤다.
"응! 다녀올게! 히히히!"
"그래 다녀와. 혹시 내 몫도 남겨줄 수 있으면 남겨줘."
그녀는 코르를 걸친 그를 살짝 껴안은 뒤 그의 볼에 입술을 맞췄다.
"히히히!"
볼에 키스를 받은 그는 쾌할한 미소를 지으며 2층의 창가에 다리를 올려둔 뒤 그대로 2
층의 창문에서 지면을 향해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뛰어내렸다.
그것을 본 남자는 그야 마로 속으로 환호를 내질렀다.
며칠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바로 직후에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저능아(그)가 죽고 혼자 남은 창녀(그녀)를 폭력이든 협박이든 해서 구
워삶으면 되는 일만 남았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저능아새끼 주제에 일처리는 존나 빠르네. 마음에 든다! 하하 하하!
그는 방금 전 깨진 창가에 선채 그를 비웃는 발언을 하며 어서 그가 수십 마리의 좀비
때에게 몰려 죽는 것을 기다렸다.
그러나.. 좀비들은 지면에 착지한 그를 공격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였다.
그저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2층에 있는 남자와 2층에 있는 그녀를 잡기 위해 허공에 손
을 뻗은 채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좀비가 기피하는 체질이며 먹이를 인지한 좀비 상태에서 옵저버와 다름없는 존재가 되
는 그의 실체를 모르는 남자는 그저 그 상황이 이상하기만 했다.
어째서 좀비들이 그를 공격하지 않는지가 의문이었다.
의문이었지만.. 이내 그 의문을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히히히히히!"
왜나하면.. 그가 무방비한 수십 마리의 좀비 무리에게 돌진해 일방적인 살육을 시작했
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압도적으로 4번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ㅠㅠ
너무 공격당해서 좀 흥분할거 같네요.
허읅허읅